2011년 2월 21일 월요일

열린사회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2011.2/총회인사말)

인사말


올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계절이었습니다.
이제 입춘도 지나고 곧 새봄 소식이 들려오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새봄을 맞으며 우리 조상들은 대개 이맘때쯤 대보름행사를 치뤘습니다설에는 주로 개인적인 의례로 개인의 건강이나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였다면 정월 대보름에는 지신밟기처럼 마을 공동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 많았습니다.
오늘 우리도 한해의 사업계획을 세우고 책임맡을 집행부를 선거하는 총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열린사회 사람들 모두가 하나로 마음을 모아 올해 풍년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나눕시다.   

13년전 열린사회를 창립하면서 모두가 함께 다짐하였던 열린사회의 창립정신은 '인간존중의 희망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존중'의 정신은 우리 고유의 '홍익인간'정신에도 나와있습니다만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물질이나 제도보다도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정신을 의미합니다. 열린사회는 이를 이루기 위해 '시민의 참여와 소통, 나눔을 통해 개인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해가는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해 이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만약 오늘 우리가 조직운영의 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점이 있다면 먼저 이 정신과 사명에 비추어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총회인사말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에 대해 얘기하면서 물의 미덕으로부터 배우자는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에 덧붙여 우리의 운동이 ()의 운동이 아니라, ()의 운동이 되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불의 운동이 분노와 열정의 운동이라면 물의 운동은 상생과 조화의 운동입니다. 낮은 곳에 처하여 이웃과 함께하고 세상에 맑은 물을 끊임없이 부어서 변화시키는 운동입니다.
물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이제 우리 조직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관성을 탈피하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이라는 본질은 변치 않치만 각 단위의 자립성과 조직운영의 유연성을 높여야 합니다지역시민회의 역할을 높이고 활동가중심이 아니라 회원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 우리단체의 이름에 걸맞게 외부를 향하여 열린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사실 성공한 비영리단체들의 예들을 잘 살펴보면 효과적인 조직관리, 끊임없는 자금조달 등과 같은 조직내부 운영요소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 외부적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더 큰 영향력을 창조해냈느냐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성공요소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부와의 관계를 잘 맺고 영향력을 창조하려면 자기중심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단체 사명실현을 위한 성공의 열쇠입니다.

그릇을 비워야 새 물을 채울 수 있습니다새 물은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창조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제 저는 지난 13년간의 상근활동가로서의 소임을 마무리하고 회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애정과 관심으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열린사회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1 2 18
박홍순

2011년 1월 25일 화요일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2011.1/고용노동부사회적기업토론회)

사회적기업 인적물적자원연계토론회 토론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1.
올해가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인데, 비유를 들자면 사회적 기업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돈도 벌면서 좋은 일도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사익(私益)과 공익(公益)은 공존할 수 있는가? 사적 이해관계의 실현과 배타적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방법을 통해 공익을 창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언뜻 보기에도 모순되고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모순된 듯이 보이는 것을 현실가능한 일로 만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가들이다.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려면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풍부한 공동체연대의 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은 위로부터 이식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공적인 자원봉사활동이 축적되고 진화하여 비즈니스적 방법을 배우고 적용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럴 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이 무슨 신묘한 처방전인 것처럼 단기적 효과를 얻으려고 잔꾀를 부려서는 안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발전의 큰 흐름 속에서 깨닫게 된 융합적 가치를 현실의 토양 속에 접목하고 확산시켜가는 소중한 시도이다.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자원봉사영역을 어떤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할까? 시민사회의 자원봉사역량을 활용가능한 인적 자원으로만 보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관리할 것인가?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왜인가? 그것은 자원봉사역량을 대상화시키고 물건으로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고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자원봉사센터 등의 자원봉사인프라는 정부가 확보하고 있고 언제든지 동원가능한 인적 자원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자원봉사자 등 시민사회의 개인, 단체들이 좋은 뜻으로 창업하고자 할 때, 또는 그런 회사나 활동에 참여하고자 할 때 무엇을 도와주고 어떻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줄 것인가?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성공한다.

2.
사회적기업이 공공부문에 비해 일자리창출과 같은 사회문제해결에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민간부분이 갖고 있는 높은 자유도(自由度)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때문에 시민사회의 자발성을 고양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높이는 관건이고 그를 통해서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높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 가능해진다. 사실 그동안의 경험을 살펴보면 사회적기업과 같은 새로운 공익적 경제활동의 시작은 개인이나 동아리의 자원봉사 활동에서부터 태동이 되며 이것이 협동조합적 성격의 조직이나 더 나아가 기업적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때문에 자원봉사의 풀(pool)이 넓어지면 질수록 사회적기업의 토대는 튼튼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영역과 사회적기업의 영역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의 성격을 다른 활동과 구분짓는 기본원칙은 자발성, 무댓가성, 공익성에 있다. 상호연관성이 높고 몇 가지 원칙을 같이하고 유사한 형태를 띤다고 해서 앞의 기본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활동을 자원봉사와 혼용해버리면 자원봉사의 가치를 훼손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의 기반을 무너뜨리게 된다.
자칫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이 자원봉사의 자발적 영역을 침해하거나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원봉사영역은 사회적 기업 창출의 저수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단기적 실적을 높이려는 지나친 정책의지가 앞서게 되면 마치 윗논 물빼서 아랫논 물대기식으로 되어 결국 저수지를 고갈시켜 버릴 수도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되려면 사회적 협력과 공동체 연대에 기반하여야 한다. 사회적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출발선부터 약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하며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은 주로 사회복지의 영역이다. 무한경쟁의 시장질서에서 승리한 사람들, 능력을 인정받고 보상받은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이고 기부와 자원봉사는 그 구체적 실천이다. 그 경쟁에서 일시적으로 패배한 사람들이 다시 활력을 찾고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은 사회통합과 정의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이다. 공동체의 유지와 연대강화를 위한 활동은 시민사회의 책무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를 위한 전형(典型)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 이루려하는 사명의 특성은 “지역을 위해서, 사람을 위해서”라는 말로 요약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기업은 무한경쟁의 시장질서에서 내몰려 지역으로 돌아온 아버지들(은퇴자, 실직자 ; 인생이막의 새로운 설계자들이기도 하다), 명함내밀기가 두려워 멈칫거리고 있는 어머니들(주부, 경력단절여성),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젊은이들(청년구직자)에게 품앗이, 계와 같은 인간적 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한 상호부조의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활동을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참여하면서 주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역역량이 강화되고 쇠퇴한 공동체가 재생한다. 그리고 지역경제의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게 된다. 자원봉사 조직, 사회적 기업형 조직, 기존의 시장형 기업이 서로 보완하여 지역을 활성화하고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다.

3.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선 사회적 기업도 훌륭한 자원봉사 수요처임을 인식하고 이를 널리 홍보하여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배치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의 일차적 목적은 사회적 목적의 실현에 있다. 즉 공동체의 공익을 위해 존재하고 활동한다. 단지 방법으로서 비즈니스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비영리경영을 하는 기관에 자원봉사자가 파견되는 것과 비교해볼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의 공익성과 시민적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대(對)사회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창의적으로 나서서 성공한 구체적 사례들이 감동적으로 전달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에서의 자원봉사할동을 조직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이는 보수를 받는 직원이고 어떤 이는 자원봉사자가 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무의 성격에 따른 자원봉사관리와 교육의 전문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는 많은 경우 경영자문, 법률자문, 세무회계, 홍보 등 전문적 영역의 지원이다. 때문에 포르보노와 같은 전문적 자원봉사가 긴요하다. 특히 전문역량이 취약한 지방에서의 수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울의 전문자원봉사역량을 조직하여 지역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커뮤니티, 집단지성, 새로운 미디어수단의 활용방안을 연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기존의 민간 중간지원기관과의 중복을 피하고 그러한 전문민간기관들이 더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 일자리사업에 관해서이다.
자원봉사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적당한 믹싱(Mixing)은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자원봉사자로서의 명예를 확실히 해 주거나, 일자리로서의 보상(정부주도의 여타 프로그램, 취로사업형 일자리나 청년인턴제 등과 비교했을 때 매리트가 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을 확실히 해 주거나 두 가지 중 하나를 명확히 하는 것이 맞다.
전자의 경우 프로보노가 가장 전형적인 사례이다. 자기 돈 내가면서 봉사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는 양보다 질이다. 단기간에 많은 수의 자원봉사실적을 올리려는 욕심을 포기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기반으로 하여(그 활동에 참여하거나 주변에서 호의적으로 지원하는 그룹들)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창업하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거나 결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상시적 고용에는 반드시 합당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를 싼 노동력 취급을 해서는 자원봉사문화도 망치고 해당기업의 경영질서도 엉망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가예산배정의 규모와 관련이 있겠지만 양적 성과를 키우려면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전체 예산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이 정책에 두는 과감한 예산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정된 예산 하에서 목표설정을 일자리창출 규모가 아니라 이 사업이 갖는 사회적 파급효과를 높이고 잘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정책을 통해 시민사회를 만날 때는 ‘단순한 비용절감’의 차원이 아니라 행정으로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발상에 의한 공공서비스 담당자로서의 ‘파트너’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활동도 비판, 견제나 자원봉사 활동을 넘어서 생산과 경제의 영역, 현실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결합하고 경험을 축적해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활용은 그 실천적 대안의 주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파트너십의 형성은 정부와 시민사회 쌍방향에서의 노력이 만나야 하고 공동생산의 경험과 신뢰가 축적되어야 한다.



< 토론자 소개 >
성명 : 박홍순
직책 : 열린사회시민연합 공동대표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한국자원봉사관리협회 부회장

2010년 12월 22일 수요일

한파에 떨고 있는 사랑의 온도계 (2010.12/열린사회 회지)

한파에 떨고 있는 사랑의 온도계


  매년 연말이 되면 시청앞 광장에는 ‘사랑의 온도탑’이 우뚝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하여 모금목표액의 달성정도를 표시하는 탑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 탑이 시청광장에 서지 못하고 서울 정동 공동모금회 건물외벽에 ‘사랑의 온도계’로 대신 설치되었다. 얼마 전에 터진 공금유용과 인사비리 파문 때문이다. 사회의 엄정한 비판과 이사진 전원사퇴 등 자정노력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고 있지만, 한번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달 1일부터 시작한 공동모금회의 ‘사랑온도’는 13일 현재 3.4도에 그쳤다고 한다. 목표금액의 3.4%만 모았다는 의미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13.8도였다고 하니 작년 모금액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이다.
  그런데 그것이 진짜 걱정스러운 것은 이제 막 뿌리내리기 시작한 우리 사회 나눔문화 정착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말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큰 고통과 어려움을 안겨 주게 된다는 점이다.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재산이나 재능을 공동체 이웃들을 위해 내놓는 기부와 자원봉사는 인간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행위이고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하지만 아무 조건 없이 돈을 기부했다고 해서 그 돈이 허투루 쓰여지는 것을 수수방관할 기부자는 그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는 돈을 믿고 맡겼다면 당연히 그 돈이 공정하고 의미있게 쓰이기를 기대했을 것이고, 그 기대가 배반당했을 때 오는 실망과 분노는 훨씬 더 큰 법이다. 그러기에 더 많이 모금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금된 돈을 올바로 배분하고 그 관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 하물며 공정한 관리를 위해 사용될 공금이 부당하게 유용되고 투명해야할 직원채용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투명성과 공정성의 유지는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우는 데서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다. 기부와 자원봉사를 활성화하는 활동은 사랑의 정신을 구현하는 숭고한 일이긴 하지만, 정의가 바로서야 비로소 사랑의 가치가 제 빛을 발할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공동모금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영리공익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이다.
  우리 단체 회원들도 매년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연탄나눔봉사도 하고 보일러도 놓아드리고 있다. 회원 한분 한분이 회비를 모으고 시간을 쪼개 자원봉사에 나서며, 필요한 물품은 모금후원기관과 기업체를 섭외하여 마련한다. 이런 때일수록 주변의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우리사회가 보다 따뜻해지려면 직접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우리회원들과 같은 역할이 소중하지만 그와 함께 전문적인 모금과 지원을 하는 기관들의 역할도 또한 중요하다. 오히려 이번 일을 자기뼈를 깍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 일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부와 자원봉사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위한 주춧돌과 같다. 사랑의 온도계가 더 이상 한파에 떨며 홀로 서 있지 않도록 우리의 관심을 모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사랑의 온도계 눈금은 바로 우리 시민사회의 바로미터이이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7일 화요일

2010년 12월 6일 월요일

연극을 주제로 한 농촌체험 품앗이 축제(자치발전 2010.12)

주민자치센터사례10
연극을 주제로 한 농촌체험 품앗이 축제
-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



농부들로 구성된 파머스밴드
6명의 농부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 파머스 밴드(Farmer's Band)를 아십니까? “여러분의 댓글로 차를 선물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모 기업체 광고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음악밴드이다. 쌀농사와 포도농사를 짓던 사람, 대파밭 주인, 자동차 공장에 다니면서 묘목원을 하던 사람 등 농부로 살아온 사람들이 삽 대신 기타, 곡괭이 대신 드럼스틱을 들었다. 전문적으로 악기를 배우지 않은 농부들이 봄, 가을 농사일을 끝내고 밤늦게 일이 없는 시간 짬짬이 악기 연습을 통해 밴드결성을 하였고, 음악으로 공연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금으로는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바로 이 파머스 밴드는 우정읍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아리이다.
우정읍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으며 인구는 17,199명이다. 경기도 서남해안에 인접하여 서쪽으로 남양만, 남쪽으로 평택항, 북쪽으로 수원, 안산지역과 연결된다. 활발한 간척사업으로 해안부분이 육지화되어 있고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항이 연계되는 물류유동도시이며, 근처에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바다와 갯벌, 골프장, 온천 등을 잇는 수도권 1일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다양한 지역활성화사업
우정읍 주민자치위원회는 처음 구성된 것은 2001년 12월이었는데 지금은 지역봉사분과, 문화분과, 사회진흥분과, 생활체육분과 등 총 4개의 분과를 운영하며 주민자치와 지역봉사에 힘쓰고 있다. 우정읍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시급히 해결할 지역문제를 발굴하고,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2009년도 대표적 사업들을 보면 지역봉사분과의 사랑의 연탄나눔, 김장나눔, 사회진흥분과의 깨끗한 우정읍만들기 환경조사연구, 지역주민 청소년 사회교육프로그램, 문화분과의 문화강좌와 어린이 생태체험학습, 파머스밴드와 함께하는 불우이웃돕기, 생활체육분과의 체육관련 동호회와 화성시 체육대회 참가 지원 등 꾸준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적 분과사업 외에도 우정읍 주민자치센터는 시기별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매년 1월1일 우정읍의 대표산인 쌍봉산에서 해맞이 행사가 이루어지며,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추억의 썰매장이 개설된다. 건전한 놀이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가족간의 유대관계를 돈돈히 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정원대보름에는 민속놀이 한마당을 열고 소원부적쓰기와 제기차기, 풍물놀이, 쥐불놀이 등의 전통놀이를 통해 주민들의 화합과 행복을 기원한다. 3월에는 삼일절 기념 만세재현 시가행진이 펼쳐진다. 년중 프로젝트인 친환경 유기농 벼농사 체험학습을 통해 어린이 생태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우리 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6월에는 지역내 인재를 발굴하고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예술적 재능을 개발하여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 및 전승의 중요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청소년 역사탐방 프로그램도 매월 진행하고 있다.
 장수노인과 독거노인들을 위해서는 경노효잔치를 열고 있고, 독거노인과 차상위계층을 위한 사랑의 집지어주기, 연탄나눔, 김장김치나눔 등의 지역복지 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내 봉사단체인 사랑 한모금회와 함께한 도시락봉사, 미용봉사, 시설봉사, 미화봉사, 그리고 아름다운 어은천 만들기와 벚나무 심기 등의 사업이 자원봉사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주변의 기업체 임직원, 학생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

최초의 연극주제 농촌체험축제
“무대 뒤 인삼 밭 위로 날으는 잠자리와 푸르디 푸른 하늘, 그리고 시원한 바람까지
자연과 하나가 되는듯한 무대.
넓고 조명이 휘황찬란한 공연장은 아니어도 석양이 조명이 되어주고
깔아놓은 멍석이 무대가 되고 사이사이 쳐놓은 발이 분장실이 되는 곳
배우는 네 명이지만 그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 배역이 되고
그들의 소품 하나 하나가 강물이 되고 거북이 되고, 악기가 되고 소리가 되는...
작은 것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민들레마을의 공연장이었다.“
 [출처] 민들레연극마을 공연|작성자 아인 http://min365.com/

품앗이 축제는 우리나라 최초로 연극을 주제로 하는 녹색농촌체험 축제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마음을 열고 온몸으로 체험하는 즐거운 한마당 축제이며, 마을 단위에서 출발하는 작은 축제로 작은 것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고 보고, 느끼고 나누는 품앗이축제이다.
 품앗이 축제를 추진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목적이 있었다. 농촌 주민들을 위한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고, 지역 특성화 상품과 연계하여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농산물 신뢰형성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또 보는 연극이 아니라 체험하는 연극, 하나되는 연극문화를 통해 새로운 지역축제의 장을 창조하고 품앗이 정신을 문화적 축제에 적용한 이색적이고 뚜렷한 테마의 지역문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품앗이축제는 주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주민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만드는 축제이다. 그러기에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주민자치위원회의 회의와 토론을 거쳐 준비되었다. 주민자치위원회, 농업경영인, 환경시민단체, 교육연극학회, 사회단체협의회가 품앗이 축제를 위해 공개포럼을 열고 함께 토론하였다. 또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참여한 각 주체들이 각각 축제의 추진업무를 분담하였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축제의 홍보와 총괄 관리를 담당하였고 극단민들레는 공연팀 섭외와 유치, 공연 진행을 맡았다. 부녀회는 먹거리마당, 청년회는 지역교통 연계를 맡았고 체험마당 자원봉사와 마실 품앗이 이동수단 제공도 마을주민들이 맡았다.
 품앗이축제가 진행된 곳은 우정읍 이화리에 있는 민들레연극마을이었다. 품앗이 축제 프로그램은 특산물 품앗이, 공연 품앗이, 농촌체험 프로그램, 감성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이루어졌다. 씨없는 포도, 오디주, 동중하초, 천염염색, 조청, 바로 찧은 쌀, 단호박 등 화성지역의 농특산물을 다른 마을과 연계하여 제공받고 다른 극단의 초청도 이 지역의 극단인 민들레와 서로 품앗이로 초청하여 공연하였다. 두레체험, 농사체험, 천연염색체험, 먹거리체험과 같은 농촌체험과 탈만들기, 누에고치공예, 연극체험, 책읽기체험 등의 감성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모든 체험에는 품앗이방식이 적용되어 농사일을 품으로 사고 노동을 품앗이체험교환권으로 돌려주었다.

품앗이 정신으로 새로운 전형창출
우정읍의 품앗이 축제는 우리 민족고유의 협동과 나눔 정신이 깃들어있는 품앗이정신을 되살려 기존의 일방향적인 지역축제에서 벗어나 실행자와 참여자가 함께 같이 만들어가는 쌍방향적인 축제를 만들었다. 축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와 직접만나 신뢰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어 축제시기뿐 아니라 가을추수철에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마을주민이 축제에 스텝으로 직접 참여하면서 축제를 함께 준비하고, 진행도 같이하는 주민자치의 마을만들기가 진행되었다. 농촌과 문화예술이 어울어지고 농민들도 당당한 문화향수의 주체가 될 수 있었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야외 예술제가 개최되었다.
예술을 매개로 화성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역활성화의 계기를 만들었으며, 기존 농촌체험 프로그램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농촌과 예술을 결합한 농촌문화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도였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우정읍 주민자치센터는 진주에서 개최된 제10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내외 예술가를 초청한 레지던스 프로그램 운영과 국제적인 환경예술축제로의 발전이라는 꿈과 비젼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