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한국의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소개와 문제의식(2002.11/일본도쿄 한일간담회)

<한국의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소개와 문제의식>


박홍순(풀뿌리네트워크 총무)

한국의 주민자치센터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지 아래 김대중 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된 읍․면․동 기능전환의 결과로 탄생한 주민자치기관이다. 1998년 정책기획 초기에는 읍․면․동사무소를 폐지하고 “주민자치센터”를 설립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많은 논란 끝에 읍․면․동사무소를 폐지하겠다는 원래의 방침에서 읍․면․동사무소를 축소․존속시키고 그 여유공간에 주민자치센터를 설치하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1999년 7월 전국의 278개동에서 시범주민자치센터가 개소하였고 2000년 11월부터 도시지역 1,655개 동과 2002년부터 도․농복합 및 농촌지역 전체 1,858개 중 612개 지역에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현재 기초자치단체별로 운영조례가 제정되어 있으며, 조례에 근거하면 주민자치센터는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여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목적실현을 위하여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읍․면․동사무소에 설치된 각종 문화․복지․편익시설과 프로그램을 총칭한다. 각 센터별로 민간인으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가 있어 운영전반에 대한 심의를 하고 동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들이 지원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으로는 1.지역문제 토론, 마을환경가꾸기, 자율방재활동 등 주민자치기능 2. 지역문화 행사, 전시회, 생활체육 등 문화여가기능 3. 건강증진, 마을문고, 청소년공부방 등 지역복지기능 4. 회의장, 알뜰매장, 생활정보제공 등 주민편익기능 5. 평생교육, 교양강좌, 청소년교실 등 시민교육기능 6. 내집앞 청소하기, 불우이웃돕기, 청소년지도 등 지역사회진흥기능을 들 수 있다.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주체적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2000년 11월에 결성된 "풀뿌리네트워크"는 이런 노력들을 모으고 교류시키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운영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상호협력,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조사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주민자치형 센터운영의 모델 정립, 운영주체들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의 정비,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방안 모색 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01년과 올해 두차례 개최한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를 통해서 자치센터 현장의 모범사례들이 발굴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발견된 가능성과 긍점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자치센터를 매개로 자치위원회가 조직되고 프로그램의 운영과정에서 동아리들이 조직되고 운영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주민자치역량과 주민리더십 발굴의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복지, 지역사회진흥 등 공동체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들을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다.

셋째, 주민위주 행정, 동 기능의 전환의 필요성, 민간의 역할에 대한 인식제고, 민관파트너십 등에 대한 트랜드가 확산되고 지역사회 가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는 단지 주어진 공간의 활용이나 행정서비스의 전환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구심체가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국민국가 체계 속에서의 일개 국민으로서만 존재하던 시민들이 생활권 단위를 매개로 자신과 이웃들의 문제해결에 직접 주인으로 나서고,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책임지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시민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밑으로부터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민운동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사명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치행정의 향후 지향성의 측면에서 볼 때도 지역사회 운영에서 민간의 역할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바람직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공동생산의 영역들을 확장시키는 데 자치센터의 경험들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는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여러 분야의 활동들과 연계되고 종합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사람들의 총체적인 삶이 어우러진 공간이므로 그 안에는 교육도 있고 복지도 있고 환경도 있다. 자치센터의 활성화와 다양하고 풍부한 접근을 위해서 한국의 민간단체들은 여러 분야에서 접근하고 협력방안을 찾고 있다.

첫째, 자원봉사운동의 활성화이다.

자원봉사의 활성화는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의 측면에서나 자치센터 운영의 현실적인 면에서 가장 기초가 되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원봉사의 기본 특성은 자발성과 공익성 그리고 무보수성에 있으므로 주민자치와 공동체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활동이다. 자원봉사개발 및 지원과 관련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자원봉사센터와 동자치센터가 어떻게 연계를 맺고 지원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둘째, 지역복지운동과의 연계문제이다.

이 문제는 전문적인 복지서비스의 취약지역에서 실제로 많은 지역의 기존 동사무소나 앞으로의 자치센터들이 직접적인 복지서비스의 전달체계로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된다. 지역복지관과의 연계문제나 효율적 조정문제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혜적 복지서비스의 제공이 아닌 지역사회 내부 자원들간의 자주적 연계를 통한 활력있는 지역사회복지의 구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다.

셋째, 여성들의 참여와 역할을 높이는 문제이다.

지역사회의 제반 문제들의 여성들의 사회적 성역할 영역들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자치센터의 실제 참여층이나 운영의 면에서도 여성들의 참여 확대와 적극적 역할, 또 그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 로컬아젠다운동과의 협력문제이다.

의제21운동은 환경문제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단순히 환경영역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치센터를 매개로 생활환경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간의 연대와 협력, 그리고 공동의 아젠다를 만들고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로컬 거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생활권단위인 동단위, 마을단위까지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논의와 실천이 필요한 지점이다.

다섯째, 마을만들기운동과의 연계문제이다.

마을만들기는 생활주변의 환경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하고 공용시설이나 장소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마을만들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정에서의 의사소통과 관계 증진을 만들어 감으로써 공동체만들기, 사람만들기로 나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 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 마을만들기를 지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민자치센터를 일반 시민들의 평생교육센터로 활용하는 문제이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으로 각성된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민교육의 측면에서 자치센터를 바라보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자치센터를 마을도서관으로 만들고 이를 매개로 일상적인 시민들의 학습동아리들이 형성되고 ‘항상 공부하는 마을’을 꿈꾸는 것은 즐거운 상상이다.


이상의 영역들에 대한 문제의식들은 지난 2년 간의 자치센터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실험되어지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현장에서의 실천과 그를 지원하고 연계하는 주체들간의 긴밀한 결합이 요구되어 지고 있다. 보다 심도깊은 컨설팅과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사회문화적 환경조성의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행정문화나 시민사회의 모습들은 비슷한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과 역사가 다른 점도 많으므로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장점은 배우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이번에 우리 방문단이 일본에 온 목적은 일차적으로 일본의 공민관을 비롯한 community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관련 단체와 인사들을 방문하고 만나서 지난 수십년간의 경험을 배우고 한국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를 위한 정보와 교류를 얻고자 하는 데 있다. 특히 시민교육활동과 마을만들기 등 지역공동체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노력들이 어떻게 진행되어왔으며, 그 과정에서의 민간과 행정간의 역할분담과 협력시스템은 어떤 지에 대해서 배우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방문을 계기로 주민자치와 community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일 NPO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정보와 활동가간의 교류를 갖고자 한다. 이번 방문이 한일 상호간의 우호증진과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02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우리 모두의 축제(2002.10/박람회인사말)

2002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우리 모두의 축제


두 번째 맞이하는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일선 현장의 자치센터 모범운영사례를 발굴하고 경험을 나누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작년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주민자치센터의 필요성에 공감하였고 자치센터 운영주체들에게는 좋은 격려의 장이 되었습니다. 2001 박람회에서 토론되고 서로 합의하였던 활동의제들은 그 후 실천과정에서 훌륭한 지침이 되었고 더 많은 지역의 센터운영원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작년 박람회에 참여하셨던 많은 분들이 2002년 박람회 개최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아주셨고 행정당국에서도 흔쾌히 지원을 약속하였습니다. 2002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보다 충분한 시간과 충실한 기획으로 더 많은 자치센터들의 참여 속에 준비될 수 있었습니다. 6월에 공모가 시작되었고 8월과 9월에 걸쳐 각계의 전문가들과 자원활동가들에 의해 심층적인 심사와 현장모니터링이 진행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24개의 전시사례가 선정되었고 자치센터 동아리들의 문화축제도 준비될 수 있었습니다.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있어 현실적 과제가 되고 있는 내용을 주제로 대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접근 방향을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하는 2개의 세미나도 준비되었습니다.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단지 우수센터에 대한 시상과 전시의 자리가 아니라 주민자치센터에 대하여 고민하고 활동하시는 분들, 그리고 애정과 관심을 갖고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지지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는 즐겁고 흥겨운 축제의 장입니다. 이번 박람회는 많은 분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주인이 되어 참여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주민자치센터의 정착과 활발한 활동을 계기로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한 주민운동과 행정을 지원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위원, 자원봉사자, 시민단체활동가, 담당공무원 등 관련자들간의 정보교류와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컨설팅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적 지원역량의 준비를 위해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박람회의 준비과정에서 땀과 정성을 기울여주신 많은 분들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자치센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주시기 위해 전시내용 준비에 수고해주신 자치위원님들과 관계공무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수사례선정을 위해 전국 각지를 발로 뛴 모니터요원과 심사위원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행사준비와 진행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주신 여러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관계전문가,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행사를 공동개최해주신 성남시와 후원해주신 행정자치부, 경기도, 콘라드아데나워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2년 10월 29일

풀뿌리네트워크 총무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 홍 순

주민자치센터 2년 평가와 다양한 영역의 접근 필요성(2002.10)

2002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세미나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 모색
일시 : 2002년 10월 30일 오전10시
장소 : 성남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 7층 대회의실
사회
임승빈(순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발제
“주민자치센터 2년 평가 및 다양한 영역 접근의 필요성”
-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토론
육동일(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김홍숙(한국여성개발원 책임연구원)
정희선(볼런티어21 사무국장)
염태영(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사무처장)
진광현(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사)


주민자치센터 2년 평가와 다양한 영역의 접근 필요성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풀뿌리네트워크 총무)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행정기능의 전환과 맞물려 현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어왔다. 초기의 구상은 읍․면․동사무소를 완전폐지하고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것이였지만, 추진단계에서 이 구상은 후퇴하여 읍․면․동사무소의 존속과 일부업무의 이관 그리고 남는 공간을 활용한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로 변경되었다. 읍면동 기능전환은 1단계로 일반시 및 자치구의 동 지역에 대한 실시와 2단계 도농복합시 및 군의 읍면 지역에 대한 실시로 나뉘어 추진되었다. 1단계 시범실시는 99년도 하반기에 도시지역 94시구 278개 동에 대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 하반기부터는 1,654개 동 전체로 확대시행이 추진되었다. 2단계 시범실시는 2000년 하반기에 14개시군 31개 읍면에서 실시되었으며 확대시행은 2001년 10월 이후 138시군 1858개 읍면 동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주민자치센터설치는 읍면지역은 시군별 1~2개 우선 설치, 동 지역은 전면설치 방침으로(612개 읍면동) 추진되고 있다. 확대시행 2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실제 운영현황을 근거로 한 실증적인 평가와 점검이 일정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는 전문연구자의 후속연구에 기대하고 이 글에서는 시민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몇 가지 주민자치센터의 발전방향에 대한 모색과 문제의식만을 제기하도록 하겠다.

동기능의 폐지와 자치센터로의 전환이라는 애초의 방향을 포기하고 동사무소의 존속하에 자치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현 상황은, 행정사무와 인력 효율화, 행정서비스의 개편, 주민자치기능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많은 한계와 문제점을 낳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먼저 행정면에서 보면 동체계가 존속됨으로 해서 일상적인 기관유지사무와 통계, 선거, 각종 규제단속, 증명인허가 업무 등 상급에서 위임한 사무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줄어든 인력에 비해 업무과중을 초래하고 새로운 사무인 자치센터 관련업무를 뒷전으로 밀리게 하거나 형식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자치센터 관련 업무는 기존의 사회복지, 사회진흥 업무를 보다 강화하고 신규로 자치위원회 지원업무, 각종 센터 프로그램 관리지원, 센터 시설 관리 등을 추가해야 하며 민관협력의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고 전문성을 갖추어나가야 하는 업무이므로 기존의 동행정의 관리경험만으로는 많은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동체계가 존속함으로 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장기적이고 계획적이며 효율적인 자치센터 운영에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역특성에 맞게 센터를 구분하고 연계해서 운영하거나 몇 개를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 특성화하는 것, 민간단체에 위탁하는 것 등이 기존 동체계의 관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또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재정지원, 정책기획, 교육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책임성이 떨어지고 구민회관, 복지관, 교육, 문화, 체육 등 여타 유사시설과의 중복문제나 효율적 연계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생활권 단위의 커뮤니티 육성, 주민자치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동체계의 존속은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오랫동안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행정문화에 젖어있는 지역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써 거듭나고, 중앙에 종속된 부분으로서의 지역이 아니라 자발적인 생활공동체로서의 지역을 실현하는 것은 상급 행정의 전달체계인 동이 통반까지 조직하고 집행해 들어가는 기존 체계가 견고하게 존속하는 한 난망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의 결여와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생활조건의 미비로 상당기간 동행정서비스체계의 존속이 불가피하고 동체계의 폐지는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혼란과 부적응이 있겠지만 자율과 자치는 결국 시행착오와 훈련을 통해 주민들이 임파워먼트될 때만이 가능한 것이지 언제까지 기다린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범실시기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형식적인 행정문화를 극복하고 주민자율의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자치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많은 문제점과 해결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낡은 관행을 거두어내고 새로운 자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민간과 행정의 상호작용과 협력은 필수적인 공정이다.

비록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주체적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2000년 11월에 결성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는 이런 노력들을 모으고 교류시키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운영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상호협력,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조사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주민자치형 센터운영의 모델 정립, 운영주체들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의 정비,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방안 모색 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01년과 올해 두차례 개최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를 통해서 자치센터 현장의 모범사례들이 발굴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발견된 가능성과 긍정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자치센터를 매개로 자치위원회가 조직되고 프로그램의 운영과정에서 동아리들이 조직, 운영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주민자치역량과 주민리더십 발굴의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복지, 지역사회진흥 등 공동체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들을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다.
셋째, 주민위주 행정, 동 기능의 전환의 필요성, 민간의 역할에 대한 인식제고, 민관파트너십 등에 대한 트랜드가 확산되고 지역사회 가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발굴된 사례들 중에서 앞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사례들을 보면 먼저 주민자치위원회의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주민자치위원의 구성을 직접 주민들에게 공개모집하거나 주민추천에 의한 신청자 중에서 주민자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구성하는 경우(군산시 나운2동, 광주시 서산동 등 많은 사례), 자치위원의 40%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한 경우(경기도 용문면, 인천시 연수2동 등), 주민자치위원들이 관내 순찰을 통해 주민의견 수렴, 불편사항 수렴 해결 등을 하거나(부산시 전포2동) 생활법률, 세무상담 등을 하는 경우(부산시 부곡2동), 주민자치위원들이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상적으로 활동하거나(광주시 오치1동, 군포시 산본1동 등 많은 사례), 자치위원들의 자체워크숍 개최를 통해 리더십향상과 운영활성화를 꾀하는 경우(수원시 영통2동, 안산시 초지동 등)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아리 구성과 활동은 대다수의 자치센터에서 발견되는 현상으로 보편화되었는데 동아리자체 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작품발표회, 전시회, 경진대회 등이 지역주민들의 참여 속에 개최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연결되고 있다. 노래동아리의 거리공연과 수익금을 통한 불우이웃돕기(군포시 산본2동), 노인봉사대의 쓰레기투기예방활동, 관혼상제 예법 알려주기 활동(군포시 군포1동), 풍물동아리 등 문화동아리들의 지역축제 참여 및 경노잔치 등의 활동(울산시 병영2동), 수지침동아리 , 기체조 동아리의 경노당 순회봉사(시흥시 연성동 등), 야생조류 및 환경보호활동(서귀포시 천지동 새사랑 오름탐사회), 일본어동아리의 일본영사관 연계 프로그램(제주 일도2동) 등 수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자원봉사활동도 보다 체계화되고 있는데 지역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한 자원봉사자의 배치와 관리, 활동전개(서울시 장안3동), 센터운영 자원봉사자 모임의 운영과 주도적 센터운영(울산시 복산1동, 안양시 석수2동), 자원봉사자 교육과 인정 적극화(서울시 염창동, 인천시 숭의1동, 시흥시 정왕3동) 등을 들 수 있겠다.

지역의 자원들을 발굴, 연계하고 지역사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프로그램 사례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먼저 지역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으로는 농촌특성에 맞는 영농모임방 운영(고양시 흥도동), 저소득 주민의 생계지원을 위한 공동작업장 제공(인천시 효성1동),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앙시장 거리축제(속초시 금호동민의 집) 등을 들 수 있고,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저소득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공부방 운영(성남시 단대동, 군포1동),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인천시 구월4동), 재활용 알뜰장터와 수익금의 불우이웃돕기(울산 야음3동, 대전시 내동), 사회복지관과 연계한 사랑의 이동서비스 추진(진해시 덕산동), 장애인복지 특화프로그램(제주 일도2동)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만들기 방식을 통한 지압보도 설치, 어린이그림 타일벽화 설치(광주시 오치1동), 인정넘치는 마을만들기 사업(부산 온천2동), 아파트 단지별 특색 프로그램 운영(대전 삼천동), 아파트관리사무소를 활용한 문화센터 운영과 시화가 있는 마을만들기(광주시 문화동), 지하철역 공간을 활용한 지역문화축제(서울 도화1동), 시민단체와 연계한 아름다운 영선 만들기(부산시 영선2동), 우리고장 둘러보기, 찾아가는 마을음악회(군포2동), 각종 문화행사와 센터공간 갤러리화(성남 정자1동) 등을 들 수 있다. 또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로는 자원봉사자나 자원강사 등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보건소 연계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행당2동, 응봉동) 인근의 초등학교 시설을 활용한 전산교육(인천 일신동), 도서실운영(행당2동), 센터 밖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군포어울마당, 성남 정자1동) 등 지역사회 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들이 기울여졌다. 또 민간단체 프로그램 위탁이나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한 경우도 공부방운영(인천 연수2동), 마을축제 공동진행(인천 일신동), 환경 프로그램 운영(서귀포시 서흥동, 예례동), 자녀와의 대화기법 강좌(울산 신정1동) 등의 사례를 볼 수 있었고 관내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수원 영통2동)도 주목할 만한 사례였다.

행정의 마인드 변화와 관련해서도 자치센터 공간에서의 일상적인 주민접촉과 자치위원회, 자원봉사자 등 민간주체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실마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지역욕구조사, 이용자만족도조사 등의 실시가 정례화되고, 홈페이지가 만들어지고, 센터공간의 업무외 시간 개방이 확대되고 있으며, 주민자치학교, 워크샵 등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열린 자세와 헌신성으로 신뢰와 전문성을 갖추어나가는 전담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지역시민단체, 자생단체, 복지관 등과의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이나 위탁이 실험되고 있으며, 인접 도농 지역간, 원거리 지역의 자치센터간에 상호방문을 통한 벤치마킹과 자매결연 등이 진행되고,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주민자치센터 운영협의회가 건설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부분적인 사례들이고 아직 일반적인 것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시민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주민자치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은 미약하고 일부에 국한된 것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는 단지 주어진 공간의 활용이나 행정서비스의 전환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구심체가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국민국가 체계 속에서의 일개 국민으로서만 존재하던 시민들이 생활권 단위를 매개로 자신과 이웃들의 문제해결에 직접 주인으로 나서고,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책임지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시민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밑으로부터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민운동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사명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치행정의 향후 지향성의 측면에서 볼 때도 지역사회 운영에서 민간의 역할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바람직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공동생산의 영역들을 확장시키는 데 자치센터의 경험들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는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여러 분야의 활동들과 연계되고 종합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사람들의 총체적인 삶이 어우러진 공간이므로 그 안에는 교육도 있고 복지도 있고 환경도 있고 성역할의 문제도 있다. 동기능전환의 초기 기획단계에서 전환되는 동사무소 공간의 활용문제를 놓고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등 중앙행정부서 내의 부서간 입장에 따라 다양한 방안들이 제출되고 갈등요인이 되었던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가 행정자치부의 주도하에 시행단계에 들어가면서 관련 부서간의 협조체제나 종합적인 기획조정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이 우리나라 행정의 현주소이고 자치센터의 문제를 행정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적어도 민간 차원에서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자치센터의 활성화가 밑으로부터 새로운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시민운동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의의를 인정한다면 관련 민간주체들간의 보다 원할한 협의와 풍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치센터의 활성화와 다양하고 풍부한 접근을 위해서 현 시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몇가지 영역에 대한 문제의식을 간략히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자원봉사의 활성화는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의 측면에서나 자치센터 운영의 현실적인 면에서 가장 기초가 되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원봉사의 기본 특성은 자발성과 공익성 그리고 무보수성에 있으므로 주민자치와 공동체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활동이다. 자원봉사개발 및 지원과 관련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자원봉사센터와 동 자치센터가 어떻게 연계를 맺고 지원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지역복지운동과의 연계문제는 전문적인 복지서비스의 취약지역에서 실제로 많은 지역의 기존 동사무소나 앞으로의 자치센터들이 직접적인 복지서비스의 전달체계로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된다. 지역복지관과의 연계문제나 효율적 조정문제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혜적 복지서비스의 제공이 아닌 지역사회 내부 자원들간의 능동적 연계를 통한 활력있는 지역사회복지의 구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성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의 제반 문제들의 여성들의 사회적 성역할 영역들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자치센터의 실제 참여층이나 운영의 면에서도 여성들의 참여 확대와 적극적 역할, 또 그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제21운동은 환경문제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단순히 환경영역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치센터를 매개로 생활환경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간의 연대와 협력, 그리고 공동의 아젠다를 만들고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로컬 거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생활권단위인 동단위, 마을단위까지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논의와 실천이 필요한 지점이다.

마을만들기는 생활주변의 환경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하고 공용시설이나 장소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마을만들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정에서의 의사소통과 관계 증진을 만들어 감으로써 공동체만들기, 사람만들기로 나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 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 마을만들기를 지향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를 마을도서관으로 만들고 이를 매개로 일반 시민들의 평생교육센터로 활용하는 것도 매우 훌륭한 시도가 될 수 있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으로 각성된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민교육의 측면에서 자치센터를 바라보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자치센터를 매개로 일상적인 시민들의 학습동아리들이 형성되고 ‘항상 공부하는 마을’을 꿈꾸는 것은 즐거운 상상이다.

이상의 영역들에 대한 문제의식들은 앞에서 든 사례들에서 살펴보았지만 지난 2년간의 자치센터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실험되어지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현장의 문제의식과 실천들은 여기서의 논의를 무색케 할 정도로 앞선 것이거나 적어도 진지함을 담보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현장에서의 실천과 그를 지원하고 연계하는 주체들간의 긴밀한 결합이 요구되어 지고 있다. 보다 심도깊은 컨설팅과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사회문화적 환경조성의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의 논의가 이를 위한 생산적인 토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시군구단위가 너무 크므로 동단위를 기초자치계층으로 하고 시도단위의 광역을 폐지하는 등 전면적인 행정계층의 재편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다만 현재의 읍면동 폐지와 시군구 유지의 기본방향을 전제로 놓고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 볼 때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기존의 기초자치단체 밑에 또 한 급의 자치계층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도 별도로 생활권역에서 임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지역사회활성화에 봉사하는 공익성을 갖는 주민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들은 주민들의 대의적 위임을 받은 대표자라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주민과 공동체에 헌신하는 봉사자의 성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회가 기존의 행정권력을 대신하는 새로운 권력기관=통치기구로 되어서는 안된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동 단위의 대의기구로 상정하고자 한다면 자치행정계층을 축소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치센터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해당 지역사회의 공동체활성화를 위해 봉사하는 주민자율의 자치기구가 되는 것이다.
     

주민자치센터길라잡이2 발간사(2002.10)

책을 내며


작년에 이어 두 번 째로 주민자치센터운영 길라잡이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에 나온 길라잡이가 내용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곳의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활용해 주신 것은 그만큼 아직 자치센터 현장에서 참고할 만한 좋은 지침서가 없기 때문이 아닐 까 생각합니다. 1999년도의 시범실시를 시작으로 벌써 4년째로 접어들면서 많은 경험들이 축적되고 배울 만한 시사점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례와 경험들을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풀뿌리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기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두 번 째의 길라잡이는 가능한 한 현장의 목소리와 사례들을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직접 주민들을 만나고 고민하는 주민자치위원, 센터운영 자원봉사자, 그리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법,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 주민들의 지역활동 참여활성화 방안, 자원활용과 네트워크 형성방법, 자치센터 일반 운영과 행정지원 등 가급적 항상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읽어볼 수 있는 실용적인 핸드북이 되도록 편집되었습니다.

자치센터는 그 운영주체들과 참여주민들의 지혜와 경험이 모아지고 교류하면서 성장합니다. 앞으로도 이 책의 내용은 이용자들의 참여를 통해 계속 보완될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의 기획과 현장조사, 원고집필은 한국도시연구소의 이 호 선생님께서 책임을 맡아 수고해주셨습니다. 오랜 현장경험과 연구성과를 반영한 소중한 작업에 대해 특별히 경의를 표합니다. 현장조사와 자료정리, 그리고 자문역할을 해주신 많은 시민단체 자원활동가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행정당국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이 책이 자치센터 현장에서 헌신과 열정으로 봉사하시는 여러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2년 10월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 총무
(사)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홍순

한국의 시민운동, 21세기를 책임질수 있는가?(2002.4/흥사단강좌)

한국의 시민운동, 21세기를 책임질수 있는가?-시민운동의 반성과 새로운 출발


강의 및 토론 참고자료

박홍순

80년대 이후의 한국사회의 진보운동을 크게 분류해 보면 민족민주운동이라 지칭되던 전통적인 사회변혁운동과 89년 창립된 경실련을 필두로 최근에 큰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참여연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민운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80년 민주화의 봄이 좌절되고 광주학살을 통해 군부가 재등장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우리 사회의 양식있는 사람들은 과연 한국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민주화가 가능한가 하는 깊은 회의에 빠졌고, 청년학생운동은 그 해결방법을 맑스의 세계관과 역사관에 입각한 근본적인 변혁운동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좌파의 부활은 급속하게 그리고 그 영향력은 빠른 속도로 커져 현재 시점에서는 큰 현실적인 힘을 갖게 되었다. 어쨋든 87년 6월항쟁은 이런 좌파적이고 변혁적인 사회운동세력과 전통적 민주화세력(종교, 재야 등) 그리고 야당정치인들이 연합하여 당면한 직선제 개헌이라는 절차적 민주화를 이루어낸 사건이다.

6월항쟁은 우리사회 전반의 민주화를 진척시키는 데 분수령이 된 큰 사건이기도 했지만, 시민운동이 유의미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독재권력이라는 것은 단지 그 통치행위가 독재자 개인의 전횡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 행사의 구조적 권위주의 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시민사회를 위축시키고 자율적인 시민들의 정치적, 사회적 운동의 입지를 아예 형성할 수 없도록 만든다. 직선제 개헌을 통한 정치권력 생성 절차의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또 그 과정을 전국민적인 항쟁을 통해 쟁취해 내면서, 시민들은 권위주의 시대에 억눌렸던 수 많은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고 이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운동 형태가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이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권위주의 시대로부터 민주적인 시민사회로의 이행속도가 매우 빠른 데 비해 정치권의 변화는 거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즉, 정치권이 사회 전체의 진보적인 요구를 대변하는 정책 제시나 그에 걸맞는 정치 행태를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이를 대신하는 위치로 시민운동이 인식되어졌고, 이 점이 우리사회의 시민운동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획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권위적 독재체제가 무너지고 정치, 경제, 인권, 환경 등 사회 각 영역의 다양한 요구들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사회민주화를 진척시키는 데 시민운동이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민운동이 정치 고유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논의를 차치하고라도 ‘과연 현재의 시민운동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담보하고 견인해갈 수 있는 비젼과 능력을 갖고 있는가’하는 점은 또 다른 측면에서 분석되고 비판적으로 성찰될 성질의 문제이다. 그것은 그간의 시민운동이 보여준 여러 한계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21세기 한국사회의 새로운 진보의 방향이 무엇인가’하는 근본적 질문을 풀어갈 수 있는 관점을 획득하고 그를 시민운동의 역할과 관련해 사고해 볼 때만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소개하는 글은 현재의 시민운동이 갖고 있는 한계와 과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에서 정리된 글로 21세기 한국사회의 진보를 고민하면서 시민운동의 현재를 분석, 토론하는 데 유의미한 참고가 될 수 있는 글이다.


<참고글 1>
*유종순,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과제와 지역공동체운동”, [열린사회] 통권 제23호, 2002년. 에서 발췌인용

이러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사회운동은 한국사회에서 이미 사회운영의 당당한 한 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치투쟁에 집중됐던 과거 재야운동이 '사상성'에 기초한 조직과 도덕성을 무기로 했다면,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진행되는 시민․사회운동은 전문성과 책임있는 정책적 대안 제시를 무기로 하게 되었으며, 이는 광범한 직업군의 시민들에게 참여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때문에 시민․사회운동은 사회주의 붕괴 이후 새로운 모색에 실패한 기존 재야운동의 몰락과 함께 한국사회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어쩄든 시민․사회운동의 지위상승과 활성화 현상은 바람직한 일이며, 사회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십년이 지난 지금, 시민․사회운동은 그들이 그렇게 거부했던 재야운동 처럼 방향타를 잃어가고 있으며, 구운동으로 전락될 처지에 놓여 있다. 우선 미래와 진정한 진보에 대한 고민을 근거로 새로운 전망부터 세울 일이다.

~ 중략 ~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시민․사회운동이 진정으로 역사와 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대해 냉정히 분석하고, 그것을 근거로 한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야 한다. 현재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당면과제는 권위주의시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발전의 상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사회발전의 주체인 시민들을 시민․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방도를 찾아내는 데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과제가 주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운동의 주체 차원에서 ‘시민 없는 시민운동’현상을 극복하는 것이다.

현재 시민․사회운동의 활동양상은 소수 명망가 중심의, 마치 병졸은 없고 장군들이 전투하는 기형적인 모습이다. 정상적인 사회발전은 다수의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현실을 변화시켜갈 때 가능하다. 따라서 시민의 힘이 밑받침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회발전과 시민․사회운동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

모든 시민․사회운동은 시민사회의 각 분야와 영역에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확대,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민주주의적 가치의 실현은 법과 제도에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민의 주인의식의 성장이다. 이슈 중심의 활동, 사안에 대한 기능주의적 접근 등은 전문성으로 해결되겠지만, 이것이 바로 시민이 사회운영의 주체가 되었다는 보증은 아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민주적이라 해도 그것을 운영해야 할 시민들이 준비되고 훈련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시민의 참여를 어떤 특정한 사안이나 활동에 시민 의견이 반영이 되었느냐, 안되었느냐라는 단순한 차원에서 이해하면 안 될 것이다. 시민의 참여문제는 민주주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민주사회의 운영 능력을 갖춘 시민층이 사회 내에 튼튼히 형성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자가 없는 민주주의’라고 불렸던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민주주의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한국 사회 발전의 수준을 제시하는 일이다.

한국 사회는 1987년 6월민주항쟁을 거치면서 시민․사회운동이 급속도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단절된 하나의 사안이나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에 그치거나 기능주의적인 접근에 머물고 있다.

오늘의 한국 사회의 두 가지 큰 과제는 지난 시기 폭압적 권위주의 잔재의 청산(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한 사회개혁)과 21세기 새로운 미래의 사회상을 설계하고 다가서는 일이다. 이 두 가지 과제는 현상적으로는 다른 문제지만 정상적인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동시적 과제다. 그런데 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는 과거청산의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의 사회발전의 상을 제시하고 다가서는 과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고민이 없이는 한 사회의 진보를 추동할 수 없다.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이 진보이고 무엇이 수구인지 어떻게 구별하겠는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한국 사회의 발전 수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미 세계는 우파와 좌파의 순환적 정권교체의 경험을 통해 양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발전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냉전질서의 유산인 흑백논리와 낡은 가치에 근거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발전의 현수준을 타산하지 못한 근본주의적 주장들이 사회개혁의 이름 아래 존재한다.

따라서 시민․사회운동은 한국 사회의 발전수준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시점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과제들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고, 나아가 정상적인 사회발전의 정책과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힘을 모아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종합적인 전문성의 강화다.

한 사안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전체 사회를 보는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는 중요하다. 이는 현실 운동에서 문제제기식 운동, 일회성운동의 극복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거의 폭압적 귄위주의 잔재의 청산의 차원에서는 문제제기식 운동이 어느 정도 유효하고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겠지만, 미래의 사회발전을 추동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분명 한계가 있다.

네번째는 정치운동에 대한 혐오감 극복이다.

많은 시민․사회운동의 지도자들은 정치운동 내지는 정치주의에 대해 과도한 결벽증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피해의식, 자신감 부족 등의 개인적, 혹은 정서적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운동가란 모름지기 심판을 보거나, 옳고 그름의 판정을 내리는 재판관이 아니다. 나름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준과 판단을 가지고 왜곡된 현실세계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다.

가령 화장실 변기에 누가 쓰레기를 버렸다면, 쓰레기를 버린 행위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쓰레기를 치우는 동시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운동인 것이다.

그런데 유독 정치운동에 관련해서는 이상하리만치 아마추어리즘적, 결벽증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치운동도 분명한 시민․사회운동의 한 영역이다. 환경이나 소액주주운동이나 별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정치운동과 관련해서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실패쪽에 가깝다 하더라도 이는 극복의 문제지 혐오의 대상은 아니다. 이런 자세는 자신감의 부족이나 너무 소박한 아마추어리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시민․사회운동의 지도그룹의 근거없는 패배의식의 소산이며, 분명 잘못된 것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한 의미없는 중립주의도 문제다. 사안에 따라 이해 관계가 다를 경우, 중재라는 미명 아래 미봉책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특히 정부나 여야 정치세력과의 관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정부와의 관계에서 협력과 비판의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 실천하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면 관변이고, 비판하면 운동적이라는 권위주의 시대의 논리는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섯 번째는 사상문화운동의 활성화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이전의 민주화운동과 현재의 시민․사회운동은 어떠한 연속성과 차이가 있는지, 시민․사회운동의 세계관과 가치는 무엇인지, 21세기의 새로운 사회발전의 상은 어떠한지, 시민․사회운동의 방향과 그에 따른 전략과 전술, 등등 앞으로의 시민․사회운동을 향도할 사상문화적인 내용 마련이 시급히 요청된다. 이러한 문화사상운동은 풍부한 토론과 실험, 실천을 통해 앞으로의 운동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 과제는 대부분의 시민․사회운동 지도그룹들이 재야운동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취하면서 진보운동의 연속성과 성과 계승의 측면을 간과한 후과다. 사회발전의 전망에 대한 풍부한 논의 보다는 소위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언론플레이’에 의존하는 사업형식이 주류의 형태로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의 담론은 수입품 이상의 독창적인 토착화를 이루지 못하고, 6월민주항쟁 이후의 한국사회 고유의 역사적 격동을 반영한 풍부한 논의로 발전되지 못했다. 단지 재야운동 전술에 대한 비판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만이 유일한 사상문화운동의 주제였다. 이러한 경향은 지금은 표적을 정권으로 옮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의 한계는 21세기의 엄청난 현실변화를 예상하면서도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을 극복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데서 초래된 것이다. 새로운 천년의 인간의 문제는, 진보의 문제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다.

~ 이하 생략 ~



21세기 우리사회의 진보를 위해 시민운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우리 시민운동의 역할을 얘기하기에 앞서 21세기 세계는 어떤 흐름을 타고 있고 그 속에서 시민사회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제3섹터와 NGO의 역할에 대해 먼저 토론해보자. 다음 글은 필자가 다른 기회에 발표했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참고글 2>
* 박홍순. “21세기 시민운동, 패러다임의 전환”, 2000년

21세기는 글로벌 시대와 함께 하고 있다. 동구권과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체제가 종결되면서 세계는 하나의 체제로 통합되어가고 있으며,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세계는 좁아지고 지구촌은 한울타리가 되고 있다. 빈곤, 환경, 인권, 평화, 주거 등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동과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확산되고 그 해결에 NGO가 앞장서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는 전통적인 국민국가의 기능이 약화되고 인간들의 삶의 공간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시민사회는 이제 상상 속의 관념이 아닌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주권국가들의 포럼인 UN에서도 이제 NGO들을 국제사회의 완전한 참여자로 간주하고 있다. NGO는 오늘날 세계문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시민참여 방법이고 대표적인 유형이 되고 있다. 이제 시민운동은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는(Think globally, Act Locally) 새로운 사고방식과 실천원리를 체득해나가야 한다.

각 국의 NGO가 국경을 넘어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한정된 자원을 나누면서 협력하는 연대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것은 전지구적인 생각을 갖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NGO의 당연한 임무이기도 하다. 국제NGO인 그린피스가 동해의 핵폐기물 유기에 반대하는 지역사회 환경단체들과 연대활동을 벌이는 것이 이제 자연스런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중략 ~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세계의 시민사회는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형성해가고 있다. 7,80년대에 걸쳐 우리 나라뿐 아니라 남미와 동구권에서도 민주화운동이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것은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고 각종 NGO들을 활성화시켰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시민운동은 국제적 협력을 얻어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개발NGO들뿐 아니라 토착적인 뿌리를 갖고 시민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으로 그 영역이 풍부해지고 역동적으로 변하였다.

선진국에서의 NGO는 80년대 이후 ‘커뮤니티 건설’, ‘파트너십 전략’ 을 내세우며, 기존의 계급대립 중심의 시민사회관을 비판하고 그에서 탈피하여 시민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들 즉, 정당, 노조, 교회, 각종 문화단체, 자선단체, 자원봉사단체, 지역사회단체 들간의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고 건전한 시민질서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중략 ~

21세기 우리사회에서 제3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조직되는 제1섹터나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제2섹터와 달리 제3섹터는 자원성에 입각한 시민들의 참여와 비영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 .

제3섹터 조직들의 특성은 첫째로 민간(private)조직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비정부(nongovernmental)조직이다. 둘째, 비영리적(non-profit)이라는 점이다. 조직구성원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익적 목적의 기금 모금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 셋째, 자원적(voluntary)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주요사업과 활동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자치적(self-governing)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의사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원리가 외부의 간섭이 아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이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제3섹터의 특성들은 21세기 새로운 사회운영의 기초가 되고 있다. 비영리적이고 자원적이며 자치적인 NGO가 주도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상생, 협조, 사랑의 사회운영원리가 자리잡을 때 21세기 우리사회는 새로운 사회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처음에 살펴보았던 시민운동의 현 주소와 과제, 그리고 앞에서 얘기한 세계적 흐름에서의 NGO의 역할을 기초로 했을 때, 우리사회의 향후 발전방향과 그에 견인차 역할을 하려는 시민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자기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지 토론해 보자. 참고할 글로 3가지를 간단하게 인용해보았다. 첫 번째 글은 바로 앞에 인용한 필자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고 둘째 글은 필자가 일하고 있는 단체의 수련회자료집에 실린 글 중의 일부를 인용하였고, 마지막 글은 필자가 “시민운동, 자기성찰과 21세기 발전전망”이란 주제의 한 토론회에서 토론했던 내용을 일부 정리한 것이다.


<참고글 3>

이제까지 우리사회에서 권위와 독점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등을 신장시키는 데 시민운동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한국사회의 시민운동 발전단계를 거칠게 시대구분해 보면 87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을 제1세대 운동시기, 그 이후를 제2세대 운동시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제1세대 운동의 특성은 ‘저항과 투쟁’의 운동이었다. 권위적인 독재권력에 맞서 강한 이념성과 정치성을 띠고 있었으며 90년대 초중반까지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제2세대 운동은 87년 이후 열려진 공간을 통해 성장한 현재 우리사회의 주류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의 특성은 ‘비판과 권익옹호’라고 할 수 있다. 제2세대 시민운동은 우리사회의 민주개혁를 촉진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또 사회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전문화되었다.

그런데 비판과 견제, 그리고 정책대안의 제출을 통해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보다 근본적인 방향에서 총체적으로 사회의 운영원리와 발전방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시민운동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사회의 시민운동도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 발전하여야 한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 창조적인 역할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 중략 ~

21세기의 시민사회는 근대적 시민성(civility)이 갖는 개인주의적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이 자기존중뿐 아니라 타인존중을 배우며, 개인과 Community 간의 생동감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동체적 사회문화를 창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세계는 대립과 경쟁, 투쟁의 원리보다는 상생과 협조, 참여와 자치의 원리들에 입각하여 사회발전의 동력을 조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진보운동은 모순의 대립과 투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세상을 해석하고 실천하였다. 그것은 전근대적인 억압과 굴종에서 해방되어 자아를 찾고 각성된 개인들간의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향해 즉,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역사였다. 그 성과를 딛고 21세기에는 더 나아간 인류의 비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개인과 공동체와의 조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비젼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보다 깊은 성찰과 성숙을 전제로 한다. ‘나’와 다른 ‘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함께 해야 할 ‘우리’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책임이 없이는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비젼에 한발자욱도 다가갈 수 없다.


<참고글 4>

* 이숭규, “시민교육의 의의”, 열린사회 상근자수련회 취지문, 2002년

우리는 창립 이후 사회구성원의 발전수준이 사회발전의 수준을 규정하며 사람의 변화발전 없이 사회진보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견지에서 사람의 변화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여기에서 ‘사람의 변화발전'이란 1) 사람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2) 이에 대해 그리고 이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정확한 판단능력을 갖추는 것과 함께 3) 사회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체적 협력관계를 이룰 수 있는 건전한 인격체로 변화하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창립이래 이런 관점에서 다양한 대중사업들을 진행해왔는데, 그 이유는 그러한 활동들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자신과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적 가치관을 보다 깊이 이해하며 스스로의 사회운영 능력을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변화를 중시한다면서도 그간 사람 자신에 대한 탐구는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사회제도적 측면에 대해서는 우리가 과거부터 많은 관심을 가져왔지만 사회발전의 주체인 사람에 대해서는 그 반의 반만큼도 관심을 제대로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어떤 대상을 변화시키려면 그 대상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많은 노력을 요구합니다. 특히 그 대상이 인간과 같이 복잡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세계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많이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 자신의 정신의 역동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환경이 아니라 인간 정신의 힘입니다. 어려운 사회역사적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은 정신의 힘이고 사회의 변화발전을 위해 자신의 것을 희생하며 노력하는 것도 정신의 힘이며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고 그들과 운명을 함께 할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정신의 힘입니다.

맑스 같은 사람은 사회적 처지에 따라서 사람의 정신이 결정되는 것처럼 생각했지만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회제도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사람이라는 복잡한 존재의 정신과 실천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이념, 정치체제가 인류에게 커다란 해악을 끼치고 고통을 준 것도 궁극적으로는 그것들이 인간에 대한 천박한 이해에 기초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 그리고 사람이 만든 물질적 문화적 재부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며 역사발전의 주체가 되는 것은 물론 사람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사회의 발전을 원한다면 사람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우리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정신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얻을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비과학적인 미신이나 사이비과학에 현혹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일 사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얻는 노력을 소홀히 하면 우리 역시 미신적 사고나 관습적 편견에 이끌리게 될 것입니다. 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자신이 속해 있지 않은 타집단에 대한 근거없는 적개심 등은 모두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부족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 자신을 이해하고 또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욕망은 인간 내면의 강렬한 욕구입니다. 또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탐구의 노력은 사회발전을 목표로 활동하는 시민운동가들의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역사적으로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사회사상과 운동은 모두 인간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일 인간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하면 우리의 시민운동은 사회발전에 별다른 기여를 하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참고글 5>

때문에 사회교육에 대한 시민운동의 역할, 공동체 형성에 대한 시민운동의 역할은 보다 강조되어야 마땅하다. 이제 시민운동은 네가티브한 운동에서 포지티브한 운동으로 수동적인 역할에서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역할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개혁적 방식에서 생활실천적 방식으로, 제도의 개혁을 넘어 사람들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민사회를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 대립적 위치로 고정시켜 놓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시민사회는 정치권력이 탄생하는 모태이며 시민 한사람 한사람은 정치권력에 대한 주권자이고 그 담보자이다. 때문에 시민사회는 자신이 낳은 자식에 대해 바르게 성장토록 애정과 책임을 가지고 돌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발제문이 시민운동의 본질을 정치권력, 경제권력 등과 구분하여 사회권력, 문화권력으로 표현하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사회권력, 문화권력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상정하는 것은 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왜냐하면 사회문화영역은 정치영역과는 달리 그 구성원리나 운영원리가 권력관계를 기본으로 하지 않고 구성원 상호간의 조화와 협동을 보다 중요한 원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회문화운동에서는 누가 누구를 지배, 관리하는 권력적 개념보다는 교육하고 상호협력하는 지도,지원의 개념이 보다 바람직할 듯 싶다. 최근 시민운동을 언론에 이어 제5의 권부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다.

발제문에서도 표현하고 있듯이 시민운동의 본질을 문화혁명(개혁)이라고 개념짓는 것은 지나친 일일까? 현재의 시민운동만 놓고 보면 과한 얘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우리 인류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본다면 그러한 사명감을 갖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중략 ~

생활실천적인 운동,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잇슈의 개발과 실천프로그램에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지역사회에서의 풀뿌리운동이 강조되고 있다. 시민운동의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지역을 거론할 때 그것은 단순히 지리적 개념을 의미하거나 중앙과 상대적 개념으로서의 지역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지구화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하는 지역을 의미하고 근대적 자각과 발전에 토대한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서의 지역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겸허히 성찰하고 시대의 흐름을 확실히 이해하고 새로운 방향에서 성심으로 노력한다면 21세기의 시민운동은 사회발전에 분명한 전망을 주고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현황과 활성화방안(2002.8/한국여성개발원 7차 정책포럼)

주민자치센터의 현황과 활성화방안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지역사회 주민운동의 경험과 현실을 들여다보면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점차 증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해결해가야 하는 여러 과제들 - 육아, 교육, 환경, 먹거리, 주거, 문화 등 - 이 모두 여성들의 삶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뿐 아니라, 그 해결의 관점과 방법이 여성성에 입각하여 진행될 때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라는 점에서도 앞의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범적인 주민자치센터의 사례들을 보더라도 대부분 운영주체의 구성과 역할에서 여성들의 참여와 적극성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자치센터가 정착되고 그 운영이 활성화되어 가면 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 걸쳐 주민들의 일상적 삶터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공적 공간인 주민자치센터가 어떠한 모습을 갖추고 어떤 관점에서 운영되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 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자치센터의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성인지적 관점에 입각한 자치센터 운영 방향 및 구체적인 활용전략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매우 필요하고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발표는 다른 분께서 해주실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측면에서 자치센터의 추진현황과 드러난 문제점, 민간단체들의 노력과 사례들, 그리고 자치센터 운영의 바람직한 운영원칙과 몇 가지 활성화 방안에 관해서만 간략히 정리해보는 것으로 하겠다.

주민자치센터의 추진현황과 문제점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행정기능의 전환과 맞물려 현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어왔다. 초기의 구상은 읍․면․동사무소를 완전폐지하고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것이었지만, 추진단계에서 이 구상은 후퇴하여 읍․면․동사무소의 존속과 일부업무의 이관 그리고 남는 공간을 활용한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로 변경되었다. 읍․면․동 기능전환은 1단계로 일반시 및 자치구의 동 지역에 대한 실시와 2단계 도․농복합시 및 군의 읍․면 지역에 대한 실시로 나뉘어 추진되었다. 1단계 시범실시는 99년도 하반기에 도시지역 94시구 278개 동에 대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 하반기부터는 1,654개 동 전체로 확대시행이 추진되었다. 2단계 시범실시는 2000년 하반기에 14개시군 31개 읍․면에서 실시되었으며 확대시행은 2001년 10월 이후 138시군 1,858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주민자치센터설치는 읍․면 지역은 시군별 1~2개 우선 설치, 동 지역은 전면설치 방침으로(612개 읍․면․동) 추진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서 밝힌 2001년 12월 31일까지의 추진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동 기능전환〉

○ 사무․인력조정관련 자치법규 정비 : 94개 全시구(100%) 완료

○ 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 제정 : 94개시구 중 93개시구(99%) 완료

○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 1,654개동중 1,610개동(97%) 완료

○ 주민자치센터 설치 : 1,654개동중 1,590개동(96%) 완료

〈2단계 읍면(동) 기능전환〉

○ 사무․인력조정관련 자치법규 정비 : 138개시군중 53시군(38%) 완료

○ 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 제정 : 138개시군중 60시군(44%) 완료

○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 612개읍면동중 192개읍면동(31%) 완료

○ 주민자치센터 설치 : 612개읍면동중 55개읍면동(9%) 완료

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기능전환이 추진되었고 농촌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부 방침의 변경과 조정이 있었지만 큰 차질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보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주민자치위원 구성이 기존 관변인사나 정치적 성향의 인사들도 채워져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설과 프로그램 운용이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민간사설기관과의 프로그램 중복문제, 낮은 프로그램의 질, 동사무소 시설노후 및 협소로 인한 활용공간의 부족문제, 저녁시간이나 주말과 같은 일과시간 이외의 활용이 어려운 문제, 담당공무원의 업무과중과 전문성 부족, 강사 등 자원봉사자의 참여 저조, 민간시민단체나 지역주민의 참여 저조,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이 필요하고 그 개선점과 관련해서도 여러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자치센터가 민간의 역량축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관 주도로 진행됨에 따라 파생되는 근본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을 전환해나가는 행정당국의 추진방법은 행정 편의적이고 중앙집권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범적인 사례들이 점차 생겨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들이 중앙행정부의 일반적 지침에 따른 천편일률적 시설배치와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적성을 상실하고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시설설치가 진행되었고, 지역실정에 근거한 자치센터의 융통성 있는 운영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역 내 교육, 문화, 복지 등 여러 공공시설과 기관들간의 연계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네트워크 형성이 부족하고, 주어진 동사무소의 공간 내에서의 시설배치와 프로그램운영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행정의 자율성이 낮아 현장실정에 근거한 융통성 있는 사업기획과 집행이 안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담당공무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형식적 지침수행에 머무르는 현재의 문제점은 실적보고 중심의 행정문화가 낳은 폐단이기도 하다. 기능전환이 추진된 읍․면․동 지역에서도 실질적 행정업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조사통계 업무보고 등 상급행정부서의 업무협조요청 등으로 많은 행정실무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고, 주민자치센터관련 업무만을 맡는 전담공무원이 드물고 부가적 업무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시범실시기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형식적인 행정문화를 극복하고 주민자율의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자치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많은 문제점과 해결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낡은 관행을 거두어내고 새로운 자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민간과 행정의 상호작용과 협력은 필수적인 공정이다.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노력

비록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주체적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그 성과도 결코 적지 않다. 2000년도에는 열린사회시민연합 등 여러 시민단체들이 시범지역의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였고 전국 13개 도시에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지역별간담회'와 5개(서울․수도권․충청․강원․제주)권역별 워크샾이 진행되었다. 그러한 사업의 성과를 모아 11월 15일에는 82개 풀뿌리시민단체들이 연결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이하 풀뿌리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운영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상호협력,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조사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주민자치형 센터운영의 모델 정립, 운영주체들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의 정비,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방안 모색 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01년도에도 ‘풀뿌리네트워크’ 또는 개별 단체나 지역별로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일선 운영주체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운영길라잡이‘가 출판되어 전국 1,500여개 자치센터에 배포되었으며 주민참여형의 자치센터 모델발굴을 위한 사업들이 서울, 인천, 수원, 광주,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었다. 11월에는 2001주민자치센터박람회가 개최되어 모범사례발표와 전시, 올해의 우수주민자치센터선정과 시상, 2002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의제 발표, 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워크샵 등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과정에서 발굴된 사례들은 향후의 자치센터운영방향과 관련하여 희망적인 시사점을 주고 있다. 넥타이교환창구(군포어울마당), 가족등산대회(군포2동), 자연생태탐사반(시흥 연성동), 텃밭가꾸기(서울 응봉동), 맨발등산로만들기(울산 신정1동), 어린이현장문화체험(울산병영2동), 노인 정보화 교육(대전 월평3동), 동화읽는 어른들의 모임(진해 덕산동), 아름다운 마을만들기(광주 문화동) 등 취미교양강좌 중심의 프로그램을 탈피한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일선현장에서 많이 발굴되었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을 중심으로 도우미를 조직, 운영하여 현장학습의 보조교사로 활동하거나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경우(인천 숭의골 주민의 집), 프로그램 수강생들로 동아리를 구성하여 프로그램운영에 참여케 하거나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사례는 군포 어울마당, 군포2동. 시흥 연성동, 분당 정자1동, 서울 가양3동 등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에서도 과거 관변단체인사 중심의 주민자치위원 구성을 탈피하여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기 쉽게 자치위원회를 구성한 경우(광주 문화동), 프로그램자원강사의 자치위원회 참여(서울 행당2동), 자원봉사자의 참여(응봉동, 울산야음3동) 등의 사례가 있고 자치위원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자치위원들이 주민자치학교, 워크샵 등 정기적인 교육에 참여하고, 분과위를 구성한다든가(시흥연성동, 고양대화), 소식지편집, 홈페이지 운영을 담당한다든가(분당 정자1동) 자치위원들이 프로그램별 담당을 맡아 적극 활동(울산병영2동, 복산동 한마음-라인)하는 경우도 많았다. 센터운영자원봉사자 그룹을 구성하고 센터운영과 관리의 자율성을 높이거나(서울 응봉동,울산 복산동) 시민단체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센터실무팀을 구성한다든가(인천 연수2동)하는 경우는 센터운영의 주체를 자치위원들뿐 아니라 일반주민들에게 개방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도 기울여지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나 자원강사 등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보건소 연계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행당2동, 응봉동) 인근의 초등학교 시설을 활용한 전산교육(인천 일신동), 도서실운영(행당2동), 센터 밖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군포어울마당, 분당 정자1동) 등 지역사회 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들이 돗보였다. 센터시설을 단순편의공간이나 문화교양프로그램운영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주민들의 모임이나 회의 장소로 활용하고(군포 어울마당) 센터공간의 갤러리화를 추진하는 경우(대전 월평3동,울산 복산동)도 있었다. 민간단체 프로그램 위탁이나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한 경우도 공부방운영(인천 연수2동), 마을축제 공동진행(인천 일신동), 환경 프로그램 운영(제주 예례동), 자녀와의 대화기법 강좌(울산 신정1동) 등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인접센터들 간의 프로그램 협의조정을 통해 프로그램의 중복을 방지하고, 통합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기한다든지(서울 염창동 등), 구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자원봉사자 교육, 관리, 운영(서울 장안3동)을 체계화하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자치센터 기반조성과 관련하여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육, 행정지원, 협의조정 등 시군구 차원의 협력과 지원이 두드러진 경우도(서울 성동구, 경기 군포시 등) 있었고, 특히 인천지역에서는 20개소의 센터운영에 참여한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월2회 정기모임을 통해서 상호정보교환과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등 고무적인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많은 민간단체들의 안보이는 노력들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시민단체가 아닌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과정에서 만들어지고 발굴되어진 주민자생동아리와 자원봉사자그룹들의 활동이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우리시민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주민자치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은 미약하고 일부에 국한된 것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를 위하여

주민자치센터의 목적은 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향상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를 올바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여 개방하거나 몇 가지 취미교양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는데 머물러서는 안되고,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어떠한 기여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민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을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민자치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하는 것은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그 계기를 만들어 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자신들의 이해에만 머물러 있는 주민들을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의식의 변화를 지향해야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는 완벽하게 규정된 어떤 형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의 성숙도에 따라 그 형태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 즉, 주민자치는 계속되는 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그러한 주민자치의 능력과 공동체 의식을 훈련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민자치센터의 기본 운영원칙은 다음의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로 주민참여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자원봉사자 등 주민 스스로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운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표할 수 있고 주민자치활동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활동력 있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단순히 보고 받고 심의하는 기구가 아니라 직접 기획하고 시행하며,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주민들 자신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시설과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고 서로간에 유대관계를 넓힐 수 있어 주인의식과 책임의식, 그리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수동적으로 서비스 받기만을 바라거나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에 익숙해진 주민들의 의식을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무단 투기된 쓰레기를 빨리 치우라고 행정당국에 요구하는 것 못지 않게 이제는 주민 스스로 무단투기를 방지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모니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둘째로 지역자원 연계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자치센터는 반드시 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에 한정하지 않으며, 동사무소라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실정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민자치센터는 인근 지역의 관련 시설과 상호 보완 또는 연계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지역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갈 수 있고 민간사설기관과의 중복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 자치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여러 민간자원들-학교, 교회, 병원, 언론, 단체, 기관, 개인 등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자치센터의 사업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연계하고 그 힘을 동원하여 수행할 때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로 민․관 파트너십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자치센터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율로 운영한다고 해서 주민들이 알아서 모든 것을 하라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주민자치센터는 지역사회의 운영을 구성원들 스스로의 힘으로 자치적으로 해나가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다. 행정의 요구에 따라 주민이 협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주인이 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행정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하는 방식이다. 위와 같은 방향에서 주민과 행정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형성되어야 한다.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동(읍․면)장을 비롯해서 공무원들은 주민자치센터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 등 다방면의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정부 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주민들과 대화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공무원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이제 민선 3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치행정의 향후 지향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주민자치센터는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기초가 되며 그 성공여부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정착시킬 수 있는가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관련 행정부처와 각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실효성있는 지원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주민자치센터를 올바로 정착시키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을 제시해 보겠다.

첫째 각 자치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성 있는 실무자가 배치되어야 하고 자원봉사자가 적극 결합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현재 형식적으로 담당공무원이 배치되어 있으나 동 행정업무의 연장선에서 본 업무이외의 부가적인 업무로 주어지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자치센터의 운영은 주민들을 만나고 조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이다. 커뮤니티 전문가 양성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나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별정직 또는 계약직 형식으로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존 공무원 중에서도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재배치할 수 있다.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보건소의 가정도우미제도와 같은 센터도우미 형식의 유급자원봉사자를 두는 것도 보조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취미, 문화 프로그램을 가급적 지양하고 사회교육프로그램과 마을만들기 등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을 강화하여야 한다. 천편일률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취미, 문화 프로그램 위주의 센터운영은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여타 문화복지시설이나 사설기관과의 중복과 마찰 우려를 낳고 있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라는 주민자치센터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상대적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환경, 교통. 복지, 공익시설설치․관리 등 지역사회내의 각종 문제를 마을만들기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관련 법령 및 조례의 개정, 운영주체에 대한 교육, 예산확보 등 자치단체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치센터의 활성화는 주민자치와 풀뿌리공동체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환경 조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을 높이고 풀뿌리 시민운동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주민리더십을 발굴, 육성하여야 한다. 일률적으로 하지 말고 모델을 세워 벤치마킹함으로서 단계적으로 확산시켜야 하며 지역에 따라 특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 제도와 지원시스템을 신설 또는 정비하고 공모방식 등을 통해 운영재원에 대한 조건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커뮤니티 전문가들에 의한 교육과 컨설팅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자치선거가 부활된 지 이미 10년이 지났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자치단체들이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새로운 계기를 만든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성숙된 선진사회로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지방자치는 생활정치 구현의 장이 되어야 하고, 일상적인 주민참여와 협력 속에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기능하여야 한다. 시민을 행정의 대상으로만 여기거나 거꾸로 행정에 모든 것을 요구하기만 하던 관행을 버리고 지역사회의 여러 산적한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시스템화하고 문제해결과정에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연계해가야 한다. 또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주민자치역량을 강화하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시민 개개인들이 지방자치의 주체로 나서게 만들고 긍지와 책임감을 갖게 함으로써 수혜자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진정한 삶의 질 향상을 체득하게 하고 지역공동체의 자립성과 성숙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2010년 4월 28일 수요일

실라버스

학습세미나 계획서

1. 세미나 제목 : 시민사회와 NGOs

2. 참가대상 : 신입상근자 학습모임 “단지” 外 참여를 원하는 사람

3. 도우미 : 박홍순(openhs@welfare.net, 019-286-5321)

4. 시간, 장소 : 열린사회사무실, 매월 1~2회 토요일오전 10시(첫시간 5/25, )

5. 세미나 범위와 목표 :

5.1. 이 세미나는 열린사회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시민사회와 NGOs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활동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를 쌓아 간부를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본 목적이 있음.
5.2. 세미나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 데 첫 번째 부분은 시민사회와 NGOs에 대한 원론적 이해와 한국사회에서의 흐름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둠.
5.3. 두 번째 부분은 앞에서 학습한 일반론을 기초로 사례분석을 통해 구체적 적용과 이해를 꾀함. 사례분석 대상은 열린사회시민연합으로 특정함. 그 과정에서 열린사회의 풀뿌리공동체운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도 목적이 있음.

6. 세미나 진행 및 평가방법 :

6.1. 세미나 진행방식 : 세미나 각 회별 필독 문헌에 대한 발제-토론-정리.
6.2. 발제문 준비 : 매회 주어진 텍스트에 집중할 것. 주어진 텍스트를 철저히 분석하여 A4 1장 분량의 발제문 준비할 것, 필독문헌이 여러 개일 경우 역할 분담하여 발제함. 참고자료를 풍부히 읽어오면 더욱 좋음.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내용을 극히 축약적이고 핵심적으로 만들기 바람. 발제시간은 10-15분.
6.3. 토론 진행: 토론할 논점이나 질문을 준비해 온다면 세미나시간은 훨씬 즐거워진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토론자세를 권장한다. 아까운 시간, 침묵 속에 괴로워하지 맙시다.
6.4. 레포트 제출 : 중간 레포트, 기말 레포트 각 1회, A4 5~10장 분량, 세미나에서 진행된 내용을 중심으로 각자가 연구과제를 정하여 작성 제출
6.5. 평가방식 : 발제(20%), 토론 참여(40%), 레포트(40%)

7. 세미나 내용과 순서

<시민사회와 NGOs에 대한 이해>

7.1. NGO란 무엇인가
7.2. 시민사회론
7.3. 지구시민사회와 글로벌 거버넌스
7.4. 한국 시민운동의 역사적 맥락과 현 지점

<적용(사례분석;열린사회시민연합)>

7.5. 열린사회의 창립배경과 주요논점
7.6. 열린사회의 활동내용과 평가
7.7. 종합토론: 시민운동의 새로운 발전방향

8. 교재

참고문헌 중 발췌부분 및 세미나시간에 지정하는 개별 논문

9. 참고자료

김동춘 외, 『NGO란 무엇인가』, 아르케
레스트 설러먼, 『NPO란 무엇인가』, 아르케
주성수, 『시민사회와 NGO 논쟁』, 한양대출판부
조효제. NGO의 시대, 창작과 비평사, 2000
김경동, ‘시민사회 사상사 개관’ 『시민사회』4호 (중앙일보 홈페이지-시민사회연구소-에서 다운로드).
이신행 외, 『시민사회운동--이론적 배경과 국제적 사례』, 법문사, 1999
유팔무 외, 『시민사회와 시민운동』
조효제 저, 시민사회의 변화와 주권의 급진적 재편, 창작과 비평 28(1), 2000
주성수 저, 글로버 가버넌스와 NGO, 아르케, 2000
구갑우 저, 지구적 통치와 국가형태: 시민사회의 전망, 경제와사회,45, 2000
주성수, 서영진 저, UN, NGO, 글로벌 시민사회, 한양대학교 출판부, 2000
울리히 백, 홍윤기 역, 1999, {세계시민사회를 위한 비젼: 아릅답고 새로운 노동세계}, 생각의 나무. "세계시민사회를 위한 열두테제".
앤소니 기든스, 울리히 벡, 스콧 래쉬, 임현진 외 역, 1998, {성찰적 근대화}, 한울.
주성수, 1999, {시민사회와 제3섹터}, 한양대 출판부.
주성수․남정일, 1999, {정부와 제3섹터 파트너쉽}, 한양대 출판부.
주성수, [공동생산과 자원봉사], 한양대 출판부, 1999
조희연, 1998, {한국민주주의와 사회운동}, 당대. 5장(시민사회'와 시민운동: 진보적 시민운동론)
유팔무, "비정부 사회운동단체(NGO)의 역사와 사회적 역할" 시민운동과 정부의 관계를 중심으로", 동서연구 제10권 제2호, 1998.
김광식, 1999, {한국 NGO, 21세기의 희망인가}, 동명사.
주성수 편, 1999, {새천년 시민사회의 비젼}, 한양대 출판부.
문형욱. 한국 시민운동의 현황과 과제. 박형신 외, 새로운 사회운동의 이론과 현실,문형, 2001.
신명순. 한국에서의 시민사회 형성과 민주화과정에서의 역할. 안병준 외, 국가, 시민사회, 정치민주화, 한울. 1995
이신행, 한국의 사회운동과 정치변동, 민음사, 1997
김동춘 저, 한국사회운동 100년: 정치개혁에서 ‘사회만들기’로, 경제와 사회 44, 1999
조희연. 시민운동과 민중운동. 한국NGO학회 7월 콜로키움 발표논문집,2001

내실을 다지고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한해로(2002/3)


내실을 다지고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한해로


박홍순

우리가 열린사회시민연합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 창립된지도 4년이 지났다. ‘열린사회’의 출범은 새로운 세기의 대안적 사회를 관념 속에서가 아니라 일상적 삶 속에서, 이웃들과 함께 열린 마음과 지속적 실천으로 만들어가자는 굳은 다짐이었다. 우리의 지향은 “사람을 존중하는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자는 것이었다. ‘열린사회’의 회원들은 지난 시기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청춘을 아낌없이 바쳤던 수많은 사람들의 값진 노력을 바탕으로 역사의 새로운 전진을 선언하였다. 이기주의와 무한경쟁의 논리를 극복하고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사랑을 실천하는 새로운 가치관, 인간형, 사회질서를 추구하는 ‘열린사회’의 문제의식은 단절과 갈등을 넘어 사랑과 협조를 실현하는 21세기의 시대적 지향을 반영한 것이었다.

지난 4년 간 우리의 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모든 회원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지부들이 뿌리박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함께 연대하고 교류하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의 실천 속에서 쉼 없이 진행되어왔다. IMF실업에 직장을 잃고 거리에 나앉은 노숙자들에 대한 의료봉사활동과 실직가정 결연사업,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 고쳐주기 사업, 저소득가정 방임아동들의 방과후교실사업에서부터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로 썩어가는 한강의 지천들을 살려내고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만들어가는 생활환경운동, 지방행정과 의정을 모니터하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조직하는 지방자치사업, 주민참여를 통해 삶의 터전을 함께 바꾸어나가는 삶터가꾸기 사업, 동사무소를 지역주민들의 자치공간으로 바꾸고 공동체활성화의 요람으로 만들어가는 주민자치센터사업, 공동육아유치원, 어린이도서관, 청소년학교, 풍물패 등 열린교육과 문화활동을 통해 공동체시민의식을 확산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활동은 그 하나 하나가 모두 풀뿌리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며 공동체의식과 자원봉사의 생활양식을 실현해가는 소중한 밑거름들이었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되돌아보고 되짚어보면 부족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직의 비젼과 사명에 대해 회원 모두가 자각하고 구체적 조직발전계획을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 지부와 본부간의 의사소통과 통일성을 강화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조직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회적 실천에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회원들이 일상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며 회원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풍을 만들기 위해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공동체 시민교육의 새로운 내용과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열린사회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하는 시민운동단체이다. 열린사회의 핵심적 사업과제는 사람들을 공동체적 인간형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회원과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적 우애정신,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주민참여형의 주민자치사업은 이와 같은 방향에서 조직되어야 하며, 앞으로 보다 직접적인 공동체 시민교육사업을 개발, 강화해나가야 한다. 열린사회가 이러한 사명과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자각이 높고 경험과 능력이 풍부한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재정기반을 강화하며, 사업의 목적성을 조직의 사명에 맞게 통일시키고 조정하며 사람들을 성장, 발전시키는 사업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열린사회 창립 5년 차를 맞이하는 올해 무엇보다 우리가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우리의 주의와 관심을 보다 안으로 돌려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바쁘게 몰아쳐 온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조직의 현실을 점검하며 앞으로 나아갈 더 큰 걸음을 위해 우리자신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우리단체의 창립과정에서 새로운 운동방향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그 내용을 전 조직적으로 공유하는데는 미흡했으며 이로 인해 그간 인식상의 혼란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단체의 사업과 조직운영의 출발점이 되는 열린사회의 지향과 사명에 대한 인식의 통일성을 높이고 조직의 통합력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본부와 지부들 사이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전개에 있어서 통일성을 확립해야 한다. 본부는 각 지부의 실정과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직면한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하며, 지부는 독자적인 조직이 아니라 열린사회의 일부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른 지부 및 본부와의 일체감을 높이고 사업의 관점과 방향을 통일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열린사회의 활동에 자신의 비전을 세우고 풍부한 사업전개능력을 갖춘 간부활동가를 양성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조직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며 특히 간부활동가들의 준비정도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과 직결되어 있다. 활동가들의 학습모임을 확대하고 정기화하며 전체 차원의 각종 교육과 훈련프로그램을 체계화하여야 한다. 또한 상근자들의 원할한 활동과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재정대책과 업무조건 마련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회원은 우리단체의 주인이고 우리단체 활동을 끌어가는 힘의 원천이다. ‘회원활동길라잡이’에서 잘 정리하고 있듯이 ‘열린사회’의 회원은 “아름다운 자원봉사자”이고 “공동체생활문화의 형성자”이며 “공동체사회로의 안내자”이다. 이처럼 소중한 회원들이 자신들의 진가를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회원모임과 회원참여행사들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활성화시키며, 회원교육, 회원생활문화캠페인, 회원자원봉사활동들을 잘 조직해야 한다. 또한 회원정보의 관리와 회원서비스를 더욱 체계화하고 정기적인 회원확대캠페인을 통해 ‘열린사람’들의 대열을 넓혀나가야 한다.

주민사업에 있어서는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업들의 평가․조정을 통해 사업간의 연계성과 통합력을 높여나가고, 매 사업에서 사람을 변화시켜나가는 교육․인성개발 노력을 결합해 병행해 나가야 한다. 개개인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사회운동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으므로, 우리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사람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야 하며 이를 위한 활동능력을 길러나가야 한다.


올 해 우리사회에는 월드컵이나 양대 선거와 같이 국가적 차원의 커다란 행사와 중요한 일정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남북관계 등 주변정세도 국가사회의 운명과 관련한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해 우리회원들 모두가 책임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깊은 관심을 갖고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올바른 길인지 심사숙고하고 성심껏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회원 개개인과 단체의 성장, 우리 사회의 발전은 상호 연관성을 갖고 진행된다. 자율성과 책임성을 기초로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열린사회’의 활동이 꾸준히 전개된다면 가까운 장래에 ‘열린사회’가 공동체운동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사람의 성장발전을 핵심으로 주민자치, 자원봉사, 시민교육의 사업을 전개하는 특장있는 시민단체로, 유능한 간부활동가와 단단한 재정기반을 갖춘 실력있는 시민단체로 성장해 갈 것임을 우리는 믿는다.

토론메모(2002/2)

<문제제기 요약>
* 경향과 추세 : 정보화, 세계화, 분권과 다양화, 시장권력의 신장
* 과거의 잔재의 문제점 : 권위주의, 관료주의, 연고주의, 패거리문화, 투명성 결여, 비효율성, 사회적 갈등,
* 중심과제 : 구심점과 비젼 형성, 사회통합력 형성
->자유와 권익 -> 사회정의 ->책임과 의무, 공동체적 가치
* 시민사회의 역할 : the voluntary sector의 잠재력
- 공익성과 도덕성 ; 제1섹터와 공유 but 한계
- 자발성의 현실화 조건 : 교육과 문화에 의한 장기적 과정
- 내재적 한계 : 자발적 희생과 참여의 어려움, 정통성의 문제, 에리트주의, 관료화, 대중추수주의, 시민사회의 현실적 힘(수단), 언론에 대한 의존,

<우리나라 시민사회운동의 특징과 한계>
* 반부패, 교육, 환경, 인권 등 사회 각 분야의 민주적 개혁과 민주적 운영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시민운동의 역할이 크게 부각됨.
- 반독재민주화운동의 전통이 크게 작용함.
* 선전, 폭로, 여론 환기 등의 활동이 위주로, 정책대안제시활동 위주로 이루어지며 생활 속에서의 시민참여가 미흡함.
- 위와 같은 주 운동내용의 성격상, 준정당적 역할
- 시민사회의 성숙도가 아직 미약
* 사회발전의 종합적 패러다임, 통합력이 미흡하고 영역별 분산성과 급진적 경향이 존재함.
- 이익단체, 집단이기주의, 과거 급진적 이념으로부터의 관성, 모순과 갈등론적 시각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경향

<시민운동의 역할(사명, 혁신방향)>
- 투명성, 합리성, 효율성, 생산성
- 선도부문(리더십)의 역할 : 공익정신, 헌신성, 노블레스 오블리즈
- 사회통합에 앞장서는 모범 필요, 동의
but 구심점의 형성을 시민사회의 형식적 조직화로 귀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함.
- 제도개혁을 넘어선 사회문화, 의식의 변화, 사람들의 성장
자유와 평등 -> 사랑과 협동
- 풀뿌리공동체운동 : 공동체활성화, 사회교육, 자원봉사 -> 삶터로부터, 이해와 갈등조정, 새로운 질서와 조건 창조, 자기성찰과 관계훈련, 자기존중만이 아닌 타인존중을 배우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체득, 자기통제의 기술과 자치의 원리

< 현시기 우리사회의 당면과제 >
* 정치개혁과 선거문제
- 정치를 권력게임으로 보는 현실 ; 정치를 보는 관점, 국민국가와 지역화
- 대의민주제와 참여민주제 그리고 공동체 활성화
* 사회통합과 리더십의 문제
- 북한문제, 부시발언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갈등 표출 : 뿌리, 홍위병 / 시위 ; 시민사회의 수준, 여론주도층의 반영
-> 위험성 ; 객관적 합리적 토론문화부재, 즉자적, 감성적 대응, 이념적 갈등
-> 보편적 민주주의, 국가사회의 안전과 지속성,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 사고

2002년 지방선거와 열린사회의 대응(2002/2)


2002년 지방선거와 열린사회의 대응


한국에서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것은 1952년 한국전쟁 이후였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90년대 들어서부터이다. 1987년 6월민주화항쟁 이후 사회전반의 민주화 흐름에 힘입어 91년 지방의원선거가 부활되었고 94년과 98년에는 단체장 선거와 지방의원선거가 실시됨으로써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10년 남짓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불완전한 모습이다. 중앙집권적 정치와 사회시스템이 아직도 강력히 존재하고 있고 중앙정부의 권한이양도 부실하여 지방정부로서의 독자적인 지위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이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민사회의 성장, 지역운동의 성장은 지방자치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 세기에 걸친 서구의 근대화역사에 비해 한국사회의 산업화와 민주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급격한 사회변동에 따른 불안정성과 중첩된 의식구조가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시계가 거꾸로 가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치권력이나 행정기관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태도, 양자간의 의존관계 등을 한 10년 전과만 비교해봐도 그 동안 시민자율문화가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사회의 각종 이익단체나 시민단체의 증가정도, 현재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보면 가히 비약적이라고 할 만 하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성장은 90년대 중반이후 지역사회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지역시민단체의 활동도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성장을 배경으로 보다 완전한 것으로 거듭 발전해야할 시점에 서 있다.



지역은 생활의 기초단위이자 출발점이다. 지방자치는 참여민주주의, 생활정치 구현의 장이다. 시민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지역정치시스템과 인적구성을 개혁하고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영역의 확대에 지방자치가 기여하여야 한다. 지방자치의 본래 목적은 ‘분권’과 ‘자치’이다. 근대화과정에서 중앙정부에 집중되어있던 권력을 분산시켜 유연화하고, 시민들의 자치능력에 의해 지속적인 사회발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권한은 책임을 동반한다. ‘요구’하고 ‘주장’하는 시민에서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에 지방자치의 요체가 있다.

지방자치의 발전은 고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에서 세계를 보는 관점을 키워야 한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가까워지고 사람들의 활동범위가 광역화되었다. 이미 경제는 국경을 넘어 자본과 노동의 이동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 또는 중앙을 중심으로 세계와 접촉했지만 이제 지역에 앉아서도 세계의 변화속도를 접하게 되었다. 국가와 지역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라기보다는 수평적 관계, 역할분담의 관계로 변하고 있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자’는 말의 의미를 잘 새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방자치의 의미를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거와 정치와의 상관관계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는 선거가 정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정치의 전부일 수는 없다. 특히 지방자치에서는 선거보다 일상적인 주민참여가 보다 중요한 정치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의 직접민주주의적 참여와 각종 위원회의 참여, 실효성있는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표명, 정보공개운동, 각종 주민운동 등 지방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 일상적으로 주민이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2주일간의 선거기간만 반짝하는 “2주정치의 객체”에서 일상적으로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4년정치의 주체”로 주민이 나서야만 한다.

지방정치의 주체는 당연히 주민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소외되어 있다. 중앙정치의 현실이 국민과 유리된 정치인들이 정당에 예속되어 국민없는 정치인들만의 정치를 하고 있듯이 지방정치 또한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있고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다. 지방정치는 주민의 생활상 문제를 다루고 주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지역을 주민자치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방정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지방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벽을 깨야 하고, 지방정치의 실제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치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역이 바뀌면 자신의 생활이 바뀐다’는 철학을 참여의 경험 속에서 체험토록 하는 것, 곧 지역주민들의 자치운동을 활성화할 때만 지방정치의 주인으로 주민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지방정치인은 지역주민의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 ‘대리인’이라는 의미는 “주민들을 대신하여 의사표시를 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고, 이는 지방정치인과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나타낸 말이다. 지방정치인은 보스가 아니다. 정보를 독점하고 권력을 가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방정치인은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이 가진 공신력을 이용하여 주민들을 조직하고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며 그것을 전달하고 주민들의 의사가 정책결정과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이 참여의 경험을 쌓는데 기여하여야 하며 ‘시민참여의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이상에서 지방자치의 본질적 의미와 지방정치의 역할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다음으로는 열린사회시민연합이 2002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려하는 지에 대해 지방자치위원회의 논의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본래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환경적 요소들, 예컨대 각종 법과 조례, 제도와 관행 등을 개혁하여 그 지역의 사회환경을 바꾸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회제도를 만든다 해도 주민들의 의식 변화와 발전이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좋은 법과 제도가 있는 자치구의 주민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주민'은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공동체에 참여하여 주체자로 나서게 하는 일, 이는 좁은 의미의 지방정치 영역을 넘어서서, 지역사회 공동체운동의 영역이고, 몫이다. 현직에 있는 개혁성향의 지방의원 중에 많은 의원들이 "아무리 좋은 조례와 정책을 내놔도 이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가 없음"을 한편으로는 한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의아해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정치의 영역으로 운동의 영역을 대신하려고 한 데서 비롯된 혼란이다.

우리는 '정치'로서가 아니라 '운동'으로서 시민단체 활동가의 지방의회 진출문제를 바라보고자 한다. 지방의회에 진출하면 좋은 제도와 정책을 실현하여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이지만, 지역사회공동체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한 정보력을 확보하고 전향적인 민․관 파트너십을 매개하며, 또한 시민단체 소속의원의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와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이런 유형의 활동은 생협조직을 토대로 했던 일본의 가나카와네트워크의 예에서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의 1인 보스 중심의 정당구조에서 정치는 사회 모든 분야의 최상에 위치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러한 파행적 구조는 개혁되어야 하고 또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밑으로부터의 지방의정활동은 지방자치의 개혁뿐만 아니라 중앙정치 개혁의 밑거름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2002년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적지 않은 수의 시민단체 출신의 인사들이 지방정치에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영남과 호남 등 여러 지역에서 분권의 확대, 주민참여 제도화, 지방정치개혁 등을 위한 제도개혁운동과 선거참여를 내세우며 자치연대라는 명칭으로 세력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되었다. 또 환경운동 출신의 인사와 단체들이 지방선거 참여를 통해 상당수의 녹색후보를 지방정치에 진출시키고 더 나아가 녹색당의 전망을 개척하겠다는 흐름도 있다. 몇몇 청년단체와 지역주민단체에서도 그 동안의 지역운동기반을 토대로 기초의회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 중 많은 부분은 이번 지방선거를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의 계기로 만들려는 흐름과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정치세력화의 과정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삼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과거 시민사회운동의 선거시기 대응방식을 유추해보면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일이다.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 논의는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기존 민주노동당의 이념적 성격이나 조직기반이 협소한 점을 감안하면 이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보다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며 민노당과 거리를 두고 별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감안한다면 이런 시도가 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시민운동세력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 경우 정치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 하는 현실적 가능성과 아울러 과연 사회발전에서 시민운동이 기여해야 할 고유의 역할에 비추어서 이러한 정치세력화 시도가 도움이 될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정치개혁은 기성의 것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나타나고 또 그 대안세력이 실질적으로 기성정치세력을 극복할만한 실력을 갖출 때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서 기성정치세력을 뛰어넘는 독자적인 미래사회의 비전과 이념, 실천력, 그리고 사회운영능력을 갖출 때 가능해진다. 이 점에서 시민사회 내에 기성정치세력을 극복할 대안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 지에 대해 깊이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가 궁극적으로 시민사회의 수준에 의해 규정된다면 지금은 시민운동이 시민사회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더구나 중앙정치차원의 활동보다는 시민들의 의식변화와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에게는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정치세력화는 거리가 먼 얘기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운동내부에 정치세력화 논의가 진행된다 할 때 열린사회시민연합과 같은 풀뿌리시민단체가 이에 참여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선거에 나온 시민단체의 후보들 중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을 경우 이들을 지역조건에 따라 선별해 지지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경우도 지역에서 대중활동을 하는 풀뿌리 단체의 특성상 다른 여러 정파들에 등을 돌리는 협소한 정치적 대응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정치세력화를 위한 연대조직에 명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근거 하에서 2002년 지방선거에 임하는 열린사회시민연합의 일반적인 활동원칙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역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기권을 반대하고 주위사람과 함께 주민 참여의 기본수단인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한다.

둘째, 자기 지역 후보의 공약 등을 비교, 분석하여 정당․단체를 불문하고 시민사회의 발전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개혁적인 후보에게 투표한다.

셋째, 풀뿌리시민단체의 활동을 통해 검증되고 지역공동체운동을 위해 지역주민의 대리자로서 성실히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후보로 진출시켜 당선시킨다.

넷째, 정치세력화를 목적으로 한 연대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다섯째, 선거시기에 특정 정파를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오해받아 이후의 지역활동에 장애를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



이 글에서 지방정치의 의미에 관한 부분은 < 하승수, “생활정치로서의 지방정치의 의제”, [시민운동과 지방정치 토론회 자료집], 시민자치정책센터 등, 2001 >을 참고하였음.

2010년 4월 20일 화요일

2001주민자치박람회초청장(2001.11)

후원요청편지(2001.8)



그간 건강하셨습니까?

말복도 지나고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의 가을이 기다려집니다. 해가 갈수록 잠 못 이루는 열대야도 늘어나고 올해는 폭우까지 겹쳐 지난 여름 크게 불편은 없으셨는지... 이제 몸과 마음도 추스르시고 새로운 기분으로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평소에 연락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불쑥 지면으로 인사를 드리려하니 죄송스럽기도 하고 다소간 쑥스럽기도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열린사회시민연합’이 창립된 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8,90년대 민통련,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에서의 활동경험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열린사회’의 1천여 회원들은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게 믿음과 상조의 참된 공동체 실현을 위해 생활현장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오늘도 열심히 땀흘리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부족한 제가 사무처장을 맡아 일해오면서 어려움도 많았습니다만 나름대로 풀뿌리시민운동의 전망과 비젼에 대해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꾸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선생님의 격려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은평, 강북, 동대문 그리고 송파시민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저소득가정아동 무료방과후학교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에서, 도림천, 중랑천, 홍재천, 불광천 샛강살리기 시민운동과 미아동, 갈현동, 송파구의 어린이놀이터 가꾸기 사업, 강북구의회, 동대문구의회, 서대문구의회, 송파구의회의 방청모니터사업에 참여한 주부자원봉사자들의 자신감 넘친 얼굴에서, 무의탁노인과 장애인가정 집수리사업에 참여하신 아저씨자원봉사자들의 굵은 팔뚝에서 저는 우리사회 미래의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열린사회’는 최근들어 주민자치센터의 올바른 정착과 활성화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민원서류나 발급받는 곳으로 인식되어온 동사무소를 주민들이 함께 모여 동네 대소사를 논의하고 시민교육과 문화활동을 하는 자치센터로 탈바꿈시키려는 이 운동은 주민자치와 풀뿌리공동체활성화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린사회’의 활동들이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기까지는 안 보이는 곳에서 헌신과 정열로 봉사하는 활동가들을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흔 명의 숨은 일꾼들, 이들 소중한 인재들이 생계를 크게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하루라도 빨리 만드는 것이 사무책임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가장 큰 현실적 고민이고 바램입니다. 비록 저 개인의 능력은 미약하지만 뜻을 같이하고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소망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라 믿기에 외롭지는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일구고 사람과 사람사이를 사랑으로 이어주는 열린 공동체, 우리가 소망하는 사회입니다. 작지만 꾸준한 실천, 아름다운 사람들의 열린 모임에 선생님을 초대합니다. 선생님의 참여와 후원은 정말 간절하고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01년 8월 22일

박 홍 순 드림.

주민자치센터의 현주소와 활성화 방안(2001/강의자료)


주민자치센터의 현주소와 활성화 방안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주민자치센터의 현주소
행정자치부가 읍면동사무소의 기능전환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는 시범실시를 거쳐 2001년 현재 전국의 자치구 및 일반시의 동 1,655개소로 확대시행되고 있다. 도농복합시 및 군의 읍면동 1,856개소에 대한 시행은 현재 시범실시지역에 대한 평가작업에 들어가 있으며 올 하반기 확대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건의 미비와 몇몇 문제점들로 인해 일부 농촌지역 및 도서산간지역의 전면실시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는 행정기능의 전환과 맞물려 현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어왔고, 초기의 읍면동사무소의 폐지와 주민자치센터로의 전환계획에서 후퇴하여 읍면동사무소의 존속과 일부업무의 이관 그리고 남는 공간을 활용한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로 변경되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여러 지역의 주민자치센터 현황을 조사해보면 과연 주민자치센터가 본래의 목적에 걸맞는 주민자치의 강화와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다할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주민자치위원 구성이 관변인사나 정치적 성향의 인사들도 채워져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설과 프로그램 운용이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민간사설기관과의 프로그램 중복문제, 낮은 프로그램의 질, 동사무소 시설노후 및 협소로 인한 활용공간의 부족문제, 저녁시간이나 주말과 같은 일과시간 이외의 활용이 어려운 문제, 담당공무원의 업무과중과 전문성 부족, 강사 등 자원봉사자의 참여 저조, 민간시민단체나 지역주민의 참여 저조,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99년 말 행자부의 시범실시지역에 대한 자체 평가보고나 열린사회시민연합의 2000년 모니터 결과, 그리고 각 지역의 시민단체에서 진행한 여러 모니터 결과에도 비슷한 문제점으로 공히 지적되고 있는 점들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마련하는 데 있어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 주소에 대한 현실적 인식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형식적인 대의제 선거제도가 아닌 주민의 직접참여라는 측면에서의 주민자치 경험이 일천하고 풀뿌리단위에서의 민간시민운동의 역량축적이 초기단계인 현재의 지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만들어낸 요인 중에는 앞의 근본적인 한계외에도 시행주체들의 잘못된 관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을 통해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한다는 기본방향은 옳고 시의적절한 것이었지만, 기능을 전환해나가는 행정당국의 추진방법은 행정편의적이고 중앙집권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마디로 말해 총론과 방향은 옳지만 시행방법은 구태의연하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시범지역 자치센터들이 중앙행정부의 일반적 지침에 따른 천편일률적 시설배치와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방문하여 조사하였던 몇몇 자치센터의 경우에도 민원인 휴게시설, 인터넷 검색대, 어린이 놀이방, 다목적실, 탁구장, 주민회의실 등 예시안에 따라 시설설치가 완료되어 있었다. 하지만 목적성을 상실하고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시설설치(예 : ‘다목적실의 카페트와 붙박이 의자, 이용객이 없는 인터넷 검색대와 놀이방, 동장실과 겸용으로 쓰는 주민회의실)는 전시성에 그치고 오히려 예산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농촌지역 시범센터의 경우 문화여가, 복지기능 위주의 프로그램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지역과 달리 농촌지역은 당장 문화여가서비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경제 활성화가 더 절박하다. 영농 및 농산물 판매관련정보, 농한기 활용방법, 노인건강과 복지 프로그램 등이 중요하다. 지역실정에 근거한 자치센터의 융통성있는 운영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역내 교육, 문화, 복지 등 여러 공공시설과 기관들간의 연계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네트워크 형성이 될 때 자치센터와 지역공동체활성화의 본 취지를 살릴 수 있음에도 이러한 방면에는 전혀 인식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고 다만 주어진 동사무소의 공간내에서의 시설배치와 프로그램운영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행정의 자율성이 극히 낮아 현장실정에 근거한 융통성있는 업무기획과 집행이 안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동사무소에 인접한 복지회관의 시설위탁과 운영에 관한 권한이 상급행정기관에 있어 주민자치센터와는 전혀 연계성없이 별도로 운영되는 현실을 들 수 있다.

담당공무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형식적 지침수행에 머무르는 현재의 문제점은 실적보고 중심의 행정문화가 낳은 폐단이기도 하다. 기능전환이 추진된 읍면동지역에서도 실질적 행정업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조사통계 업무보고 등 상급행정부서의 업무협조요청 등으로 많은 행정실무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고, 주민자치센터관련 업무만을 맡는 전담공무원이 없고 부가적 업무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의의와 기본방향

주민자치센터의 목적은 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향상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를 올바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여 개방하거나 몇 가지 취미교양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는데 머물러서는 안되고,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어떠한 기여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민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을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지역 외부의 생산현장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지역의 모든 기능을 자치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민자치라고 해서 현재의 동사무소와 같은 행정기능을 수행하는 관청의 모든 일을 주민들이 다 맡아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적 의미의 주민자치는 관의 행정적인 기능 외에 주민들이 지역의 여러 의사결정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또 스스로 지역사회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주민자치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하는 것은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그 계기를 만들어 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자신들의 이해에만 머물러 있는 주민들을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의식의 변화를 지향해야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는 완벽하게 규정된 어떤 형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의 성숙도에 따라 그 형태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 즉, 주민자치는 계속되는 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그러한 주민자치의 능력과 공동체 의식을 훈련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설립과 운영은 바람직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전형적인 민․관파트너십 형성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제까지 행정에서의 민․관협력 모델은 관(官)이 주도하고 민(民)은 그에 협조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민이 주도해야 할 것과 관이 주도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 민이 주도해야 할 것은 관이 할 수 없는 것들로 주민자치센터의 본래 기능인 주민자치력의 향상과 지역공동체의 형성이 바로 그와 같은 것이다.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민․관협력모델은 주민들의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software)을 민이 담당하고 관은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적, 재정적, 시설적 지원(hardware)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모델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민․관파트너십의 전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방식을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에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 마을만들기는 놀이터, 공원, 하수처리장 등 공공시설의 건축과 유지관리에 있어 지방행정의 발상을 전환하여 그 과정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마을의 제 집단을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중시하는 것은 얼마나 값비싸고 좋은 시설을 설치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애정을 갖고 참여하느냐하는 점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서도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환경, 교통, 교육, 복지, 범죄, 재난관리, 시설유지 등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주민 스스로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하여 해결하는 주체로 되도록 하는 것이고, 행정은 이러한 과정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민․관파트너십의 형성을 위해서는 관의 태도변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민(民) 스스로가 먼저 마인드를 변화키고 새로운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민간시민운동이 그동안 여러 개혁사안에 대해 취해온 태도는 다분히 네가티브(negative)한 것이었다. 즉 비판과 견제를 주요한 목적으로 행정을 감시하고 고발하며 개선책을 촉구하고 것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의 문제는 그러한 관점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센터는 그 자체의 성격과 목적이 민의 직접적 참여와 운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성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문제이다. 또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라고 하는 미래지향적인 목적을 스스로 건설, 창조해 나가는 포지티브(positive)한 성격의 사안인 것이다.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민간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살아왔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희생되어야 한다고 배워왔고 당위에서 출발하여 현실을 해석해왔다. 하지만 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함께 연결되어 있고 구체적 삶 속에서 이상은 하나씩 실현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나의 삶터에서, 가족과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고 함께 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운동의 전망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는 이제 국가나 민족 같은 더 큰 것을 위한 부속품이 아니다. 지역사회에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 있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문화가 있으며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현실사회의 발전이 있다.

주민자치센터를 매개로 생활권 단위에서의 주민과 밀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주민들의 자치적인 모임을 조직하며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로 연결하는 운동을 향후 주요한 풀뿌리시민운동의 사업방향으로 잡아나가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는 ‘시설’의 개념이다. 이제까지의 행정사무소기능에서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모임하는 자치방이나 교육실, 정보센터, 문화의 집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주민자치센터가 하나의 그릇이라고 할 때 그 그릇에 담길 새로운 내용을 채우고 그 내용-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공동체적 생활문화와 의식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풀뿌리시민단체의 역할이다. 풀뿌리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해 온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 즉 동네하천 생태기행, 마을축제, 방과후 학교, 지역화폐, 각종 강습과 교육 등등... 이 모든 것이 주민자치센터라고 하는 그릇을 채울 가장 적절한 내용인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생적 주민리더십의 발굴과 육성이다. 주민자치센터는 말 그대로 ‘동민의 집’이고 주민 모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 속에서 리더십이 나오고 그 리더십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재생산이 되는 구조로 가야한다. 풀뿌리시민단체는 여기서 지원자가 되고 촉진자가 되어야 하지 그 수혜자가 되려고 해서는 안된다. 같은 맥락에서 협소한 단체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둘러싸고 경쟁하거나 자신의 성과물로 축적하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사심없이 봉사하고 지역사회내의 각종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여러 민간기관들, 학교, 도서관, 종교기관, 복지기관, 언론사, 상공업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와의 올바른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한 창조적인 지혜가 요구된다.


주민자치센터 활성화 전략

1) 홍보와 주민참여 전략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홍보가 미흡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홍보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보나 인쇄홍보물을 통한 프로그램 소개 정도가 전부이다. 홍보의 내용이 보강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기본 성격과 목적에 대한 홍보내용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주민참여방안과 관련한 홍보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 시설이나 프로그램 배치에 대한 주민의견을 묻는 공개제안, 자원봉사자의 공개모집 등이 홍보내용이 되어야 하며 홍보주체도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중앙행정부 차원에서 언론 등을 통한 대규모의 홍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홍보방법으로는 형식적으로 인쇄물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설명회, 주민자치위원후보에 대한 공개청문회, 주민욕구설문조사, 명칭, 공간활용방안 등에 대한 공모, 작품전시회 등 창조적인 주민참여방안을 동원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역주민 중에 관심있는 사람들로 마을신문 편집진을 꾸리고 자율적으로 발행하게 하면서, 행정은 정보제공, 인쇄, 배포 등의 역할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홍보가 곧 주민참여를 위한 주요한 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 주민자치위원회 구성기준의 세부화

주민자치위원의 구성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자생적이고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여러 단체, 모임, 기관에서 파견한 위원들과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관련 동아리 대표들을 주요 구성원으로 하여 실질적인 센터를 운영해나가는 협의회가 되어야 한다. 활동력있는 봉사자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여성과 청년들이 많이 결합해야 한다. 전문가의 참여를 권장하되 전문성의 기준에서 주민자치활동, 주민자율단체 활동경험 등이 중시되도록 고려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 선임의 기준을 보다 세부화하여 제시하고 필요하면 조례에 명기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성위원 비율을 30%이상으로 의무화한다든지, 연령별 배정 기준을 두어 청년층의 참여를 보장한다든지, 직선통장이나 아파트자치회 등 직접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에서 파견한 위원이 50%이상을 차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임기는 2년으로 하되 매년 1/2씩 재선임하도록 하여 개방성을 보장하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한다. 선임권은 현재의 동장 권한에서 빠른 시간내에 주민자율적 권한으로 이양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봉사자로서의 자기 역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자치위원별 프로그램 담당책임제나 회비납부 의무제를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3) 운영주체 (전담실무자와 자원봉사자)의 육성과 교육

전담실무자는 주민자율단체의 운영경험이나 관련 프로그램의 기획 및 집행 등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 또한 커뮤니티 과정이나 사회복지, 문화, 교육 등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 전담실무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야 하고 전담실무자가 된 이후에도 정기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전담실무자가 기존의 공무원일 경우에는 주민자치센터 이외의 다른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하며 민간전문가를 별정직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고려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서는 자원봉사자의 양성과 결합이 필수적이다. 자원봉사자의 원할한 수급을 위해서는 자원봉사센터와의 유기적인 연계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지역민간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1단체 1책임 프로그램제를 도입하여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와 주민모임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민간단체에 프로그램을 위탁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단체의 선정을 위해서는 홍보와 적절한 심의과정을 거쳐야 하며 전담 실무자는 이러한 위탁 프로그램간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주민자치위원과 전담실무자 등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설치해야 한다. 이 교육과정은 동단위에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최소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의 종합적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며 민간시민단체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하여 민․관합동 워크숍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많은 성과를 볼 수 있다.


4) 지역내 자원네트워크의 형성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을 좁은 센터 공간 내에 한정하지 말고 지역의 각종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네트워크를 형성하여야 한다. 학교, 도서관, 종교기관. 복지시설, 문화센터 등과 연계하여 주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야 한다. 센터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중재, 조정, 배치하는 등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여타 민간부분의 프로그램과 경쟁하지 말고 보완하거나 네트워크 기능을 해야 한다

단순한 취미, 교양 프로그램에 그치지 말고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동네 홈페이지만들기, 우리동네 문화유적답사와 지도만들기, 가족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하천기행, 마을놀이터가꾸기, 한여름밤의 아파트영화제, 소년소녀가장 삼촌되어주기, 무의탁노인 집수리자원봉사, 주말환경농장, 녹색가게, 벼룩시장, 바자회, 마을축제 등등... 지역주민단체가 결합하면 얼마든지 창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5) 민․관협력위원회와 프로그램 뱅크의 설치

주민자치센터의 초기단계에서는 특히 주민자치센터간 혹은 외부 관련시설간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특성에 따른 특성화 전략을 시도할 수도 있고 주민자치센터 몇 개를 묶어서 역할분담을 할 수도 있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홍보와 센터운영주체에 대한 교육과 프로그램 협조, 지원의 필요성도 매우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민․관협력위원회와 프로그램 뱅크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정기능재편과 구조조정은 행정 고유의 권한이고 의무이겠지만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만큼은 민간시민단체의 협조와 노하우가 절실히 필요한 사안이다. 대체적으로 도시지역에서 일반시민단체가 동단위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기초자치단체단위로는 많은 수가 활동하고 있고 적절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훌륭한 민․관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제21의 경험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 차원에서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민간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 민간네트워크와 관련행정부서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민자치센터의 실시는 처음있는 일이고 경험이 부족한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른 시간내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협력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인 일이다.


6) 주민자치센터간 네트워크 형성과 민간주도형 모델 개발

전국 1,655개 동단위에서 동시에 실시된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시범실시 기간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동에서는 경험도 없고 준비된 역량과 프로그램도 제대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시설배치와 프로그램 베끼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꺼번에 시행되기 때문에 한번 잘못 길을 들여놓으면 그것을 시정하는데 많은 시간과 재원이 낭비될 수 있다. 반면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다양한 시도와 사례를 통해 창조적인 운영방법과 프로그램이 실험될 수 있다.

일시에 모든 동이 바람직한 주민자치센터로 정착될 수는 없다. 그러기에 모델을 개발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률적으로 관주도단계, 민․관합동단계를 거쳐 민간주도형으로 갈 것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적어도 한 두개의 주민자치센터는 민간주도형으로 개방하자. 그래야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고 비교평가도 가능하다. 창원시같은 경우에는 동기능전환 훨씬 이전부터 대동제(大洞制)를 실시하고 잔여공간을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주민복지센터나 사회교육센터로 운영하여 좋은 성과를 본 사례가 있다.

주민자치센터간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것은 각 주민자치센터별로 인터넷홈페이지를 만들고 홈페이지간 링크를 하여 사이버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이버네트워크를 통해 프로그램도 교환하고 매년 프로그램경연대회 같은 것도 열어 잘된 사례는 전시하고 포상하는 것도 모델확산의 좋은 방법이다.


7) 환경조성과 재원의 마련

아무리 좋은 제도도 주변 여건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는 시․군․구청으로 이관된 사무에 대하여 읍․면․동사무소에 지시하거나 의존함이 없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처리해 나가려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동안 중앙 행정부처나 시․도에서도 읍․면․동사무소에 조사나 자료수집 등의 업무지시가 많았으나 이제는 인력도 축소된 만큼 읍․면․동사무소가 존치업무와 주민자치센터지원 업무이외의 다른 업무가 증가되어 지장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주민자치센터 운영의 재원을 충분히 보조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주민자치의 활성화가 지방자치단체 본연의 임무인 만큼 적극적인 재정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 동사무소 유지비용의 절반만 주민자치센터에 투자해도 민간의 창조성과 자율성이 결합된다면 획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투입재정의 지출에 있어서도 시설비 위주의 경직성 경비를 지양하고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많은 비중이 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중앙행정부와 정치권도 주민자치센터의 추진을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한번 정책을 시행했으면 끝까지 일관성있게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한다. 현실정치의 이해관계를 앞세우거나 일시적 저항에 굴복하여 주민자치센터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시민사회문화를 창조한다는 신념을 갖고 국민을 믿고 민간과 협력하여 주민자치와 공동체활성화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읍면지역추진관련토론회(2001.3)


토 론 문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주민들의 직접 참여와 자치를 통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또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사회저변에 개인주의를 넘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연대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많은 풀뿌리시민단체들은 행정기능의 전환과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에 대해 매우 바람직한 일로 환영하고, 그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가고 있다. 지난 해 결성된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는 전국의 112개 풀뿌리시민단체들과 관심있는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고, 일부 도시지역의 자치센터에는 시민단체들이 프로그램위탁이나 자치위원 참여를 통해 주민참여형 자치센터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지역과 달리 읍면지역의 기능전환과 자치센터 설치는 농어촌 주민의 경제적, 사회적 생활조건과 행정여건의 차이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제발표자가 잘 지적하고 있듯이 농촌지역의 특성상 원거리로 인한 현장민원의 신속한 처리와 재해발생시의 신속한 대처가 지연될 수 있으며, 인적 자원의 부족과 NGO의 미발달, 예산의 부족 등의 이유로 시설설치와 자치센터운영이 형식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시지역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이지만 주민자치위원 구성이 관변인사나 정치적 성향의 인사들도 채워져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설과 프로그램 운용이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은 농촌지역의 경우 더욱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읍면지역의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바람직한 운영방향에 대한 주제발표자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그 중에서도 토론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을 현지방문과 의견수렴을 통해 얻은 결론을 토대로 다음 몇 가지로 제기하고자 한다.

총론과 방향은 옳지만 시행방법은 구태의연하다.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을 통해 주민자치와 커뮤니티를 활성화한다는 기본방향은 옳고 시의적절한 것이지만, 기능을 전환해나가는 행정당국의 추진방법은 행정편의적이고 중앙집권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다수의 시범지역 자치센터들이 중앙행정부의 일반적 지침에 따른 천편일률적 시설배치와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론자가 방문한 자치센터의 경우에도 민원인 휴게시설, 인터넷 검색대, 어린이 놀이방, 다목적실, 탁구장, 주민회의실 등 예시안에 따라 시설설치가 완료되어 있었다. 하지만 목적성을 상실하고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시설설치(예 : ‘다목적실의 카페트와 붙박이 의자, 이용객이 없는 인터넷검색대와 놀이방, 읍장실과 겸용으로 쓰는 주민회의실)는 전시성에 그치고 오히려 예산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농촌지역에서의 문화여가, 복지기능 위주의 프로그램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지역과 달리 농촌지역은 문화여가서비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경제 활성화가 더 절박하다. 영농 및 농산물 판매관련정보, 농한기 활용방법, 노인건강과 복지 프로그램 등이 중요하다. 읍단위 등 상대적으로 도시화된 지역의 경우에도 문화여가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만한 주민층은 프로그램 질의 비교우위상 차라리 인접 도시지역의 문화복지시설과 사설기관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또 지역내 교육, 문화, 복지 등 여러 공공시설과 기관들간의 연계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네트워크 형성이 될 때 자치센터와 지역공동체활성화의 본 취지를 살릴 수 있음에도 이러한 방면에는 전혀 인식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고 다만 주어진 읍면사무소의 공간내에서의 시설배치와 프로그램운영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행정의 자율성이 극히 낮아 현장실정에 근거한 융통성있는 업무기획과 집행이 안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동사무소에 인접한 복지회관의 시설위탁과 운영에 관한 권한이 군청에 있어 주민자치센터와는 전혀 연계성없이 별도로 운영되는 현실을 들 수 있다.

담당공무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형식적 지침수행에 머무르는 현재의 문제점은 실적보고 중심의 행정문화가 낳은 폐단이기도 하다. 기능전환이 추진된 읍면동지역에서도 실질적 행정업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조사통계 업무보고 등 상급행정부서의 업무협조요청 등으로 많은 행정실무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고, 주민자치센터관련 업무만을 맡는 전담공무원이 없고 부가적 업무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소를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우리사회발전의 장기적 비젼을 개척하는 것이고 시민사회 전반의 생활문화를 개혁하는 운동적 성격의 문제이다. 행정기능전환과 시설재배치와 같은 단기간의 행정적 조치로만 될 일이 아니고 주민자치역량의 육성과 풀뿌리시민단체에 대한 지원 등 정치적 판단과 사회운동적 흐름이 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장기적 관점에서 ‘시설’이 아니라 ‘사람’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토론자가 만난 농촌지역의 담당공무원은 이를 한마디로 “우리지역에는 NGO가 없다”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국민의 정부’ 초기부터 제2건국위원회가 각 읍면지역에 이르기까지 조직되었지만 실제 살아 움직이는 조직은 거의 없다. 관련 공무원들에 의한 형식적 활동보고가 있을 뿐이다. 읍면사무소의 인력이 축소되고 행정기능이 재편되면 “산불은 누가 끄나? 눈은 누가 치우나? 공공시설의 보수와 관리는 누가 하나?”라는 일선 공무원의 항변은 나름대로 이유있는 것이다. 읍면지역에서는 새마을부녀회 정도가 거의 유일한 자원봉사자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의 주민지도자 양성이 필수적이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 유지들의 친목모임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더욱이 선거철에 정치바람에 휘둘리게 된다면 더 이상 전망을 찾을 수 없게 된다. 기존 지역개발위원이나 관변인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고 역할을 주어 성장시켜야 한다. 민주주의는 ‘과정’이다. 자율적인 운영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더 나은 민주주의로 훈련되는 것이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을 과감히 개방하자.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민추천과 직접선출을 시도해보자. 연령, 직업별 배정비율을 정해볼 수도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도 확실하게 밀어주자. 단순 심의자문기구는 자치형의 지도자를 배출할 수 없다. 직접 센터운영주체가 되어 책임지고 일하게 해야 한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소모임, 동아리를 만들고 그들의 대표를 센터운영위원으로 참여시키자.

센터가 활성화되려면 전담실무자 양성이 필수적이다. 현재의 주민자치센터업무는 담당공무원의 부가업무일 뿐이다. 전담실무자에게 필요한 전문성은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주민을 조직하는 능력이다. 기존 행정공무원의 마인드만 가지고는 어렵다. 별정직 등으로 전문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그에 따른 예산이 지원되어야 한다. 기존 공무원 중에 관련 전문성이 있는 인력을 재훈련 과정을 통해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농촌지역에서의 주민자치센터 운영은 기존 읍면사무소 공간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 자연부락단위(혹은 리단위)의 마을회관을 활용하고 ‘대동회’ 등 전통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주민자치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읍면사무소에 문화, 복지 관련 시설을 설치하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매몰되지 말고, 주민자치기능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시설비 위주의 국비지원을 지양해야한다. 오히려 주민자치역량을 활성화하고, 주민소모임, 자원봉사그룹, 풀뿌리시민단체의 육성에 주력하고 그를 지원하는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가 낮은 현 실정에서는 과감한 국가예산의 투입이 필요하다. 지방교부금 속에 포함된 운영비지원은 실효성이 없다.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예산항목이 신설되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기능전환과 ‘작은 재원 쪼개서 나눠주기’를 하지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서 모델을 세우고 확산하는 방식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제발표자가 제기한 일정기간을 정해 희망자치단체부터 융통성있게 실시하자는 방법론을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

전 사회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자원봉사 지원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자원봉사에 대한 지원, 인정, 보상과 같은 자원봉사 활성화 기반을 제도화하고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중앙정부나 중앙매스컴의 홍보나 보도, 캠페인 등을 적극화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 플랜이란 생각을 갖고 분명한 목적의식과 지속성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기반조성을 충실히 해나가야 하며, 모델을 세워 확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행정시스템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치센터를 담당해나갈 사람-주체형성과 주민자치기능의 활성화를 위한 각별한 노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