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세미나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 모색
일시 : 2002년 10월 30일 오전10시
장소 : 성남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 7층 대회의실
사회
임승빈(순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발제
“주민자치센터 2년 평가 및 다양한 영역 접근의 필요성”
-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토론
육동일(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김홍숙(한국여성개발원 책임연구원)
정희선(볼런티어21 사무국장)
염태영(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사무처장)
진광현(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사)
주민자치센터 2년 평가와 다양한 영역의 접근 필요성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풀뿌리네트워크 총무)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행정기능의 전환과 맞물려 현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어왔다. 초기의 구상은 읍․면․동사무소를 완전폐지하고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것이였지만, 추진단계에서 이 구상은 후퇴하여 읍․면․동사무소의 존속과 일부업무의 이관 그리고 남는 공간을 활용한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로 변경되었다. 읍면동 기능전환은 1단계로 일반시 및 자치구의 동 지역에 대한 실시와 2단계 도농복합시 및 군의 읍면 지역에 대한 실시로 나뉘어 추진되었다. 1단계 시범실시는 99년도 하반기에 도시지역 94시구 278개 동에 대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 하반기부터는 1,654개 동 전체로 확대시행이 추진되었다. 2단계 시범실시는 2000년 하반기에 14개시군 31개 읍면에서 실시되었으며 확대시행은 2001년 10월 이후 138시군 1858개 읍면 동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주민자치센터설치는 읍면지역은 시군별 1~2개 우선 설치, 동 지역은 전면설치 방침으로(612개 읍면동) 추진되고 있다. 확대시행 2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실제 운영현황을 근거로 한 실증적인 평가와 점검이 일정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는 전문연구자의 후속연구에 기대하고 이 글에서는 시민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몇 가지 주민자치센터의 발전방향에 대한 모색과 문제의식만을 제기하도록 하겠다.
동기능의 폐지와 자치센터로의 전환이라는 애초의 방향을 포기하고 동사무소의 존속하에 자치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현 상황은, 행정사무와 인력 효율화, 행정서비스의 개편, 주민자치기능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많은 한계와 문제점을 낳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먼저 행정면에서 보면 동체계가 존속됨으로 해서 일상적인 기관유지사무와 통계, 선거, 각종 규제단속, 증명인허가 업무 등 상급에서 위임한 사무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줄어든 인력에 비해 업무과중을 초래하고 새로운 사무인 자치센터 관련업무를 뒷전으로 밀리게 하거나 형식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자치센터 관련 업무는 기존의 사회복지, 사회진흥 업무를 보다 강화하고 신규로 자치위원회 지원업무, 각종 센터 프로그램 관리지원, 센터 시설 관리 등을 추가해야 하며 민관협력의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고 전문성을 갖추어나가야 하는 업무이므로 기존의 동행정의 관리경험만으로는 많은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동체계가 존속함으로 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장기적이고 계획적이며 효율적인 자치센터 운영에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역특성에 맞게 센터를 구분하고 연계해서 운영하거나 몇 개를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 특성화하는 것, 민간단체에 위탁하는 것 등이 기존 동체계의 관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또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재정지원, 정책기획, 교육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책임성이 떨어지고 구민회관, 복지관, 교육, 문화, 체육 등 여타 유사시설과의 중복문제나 효율적 연계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생활권 단위의 커뮤니티 육성, 주민자치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동체계의 존속은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오랫동안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행정문화에 젖어있는 지역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써 거듭나고, 중앙에 종속된 부분으로서의 지역이 아니라 자발적인 생활공동체로서의 지역을 실현하는 것은 상급 행정의 전달체계인 동이 통반까지 조직하고 집행해 들어가는 기존 체계가 견고하게 존속하는 한 난망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의 결여와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생활조건의 미비로 상당기간 동행정서비스체계의 존속이 불가피하고 동체계의 폐지는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혼란과 부적응이 있겠지만 자율과 자치는 결국 시행착오와 훈련을 통해 주민들이 임파워먼트될 때만이 가능한 것이지 언제까지 기다린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범실시기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형식적인 행정문화를 극복하고 주민자율의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자치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많은 문제점과 해결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낡은 관행을 거두어내고 새로운 자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민간과 행정의 상호작용과 협력은 필수적인 공정이다.
비록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주체적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2000년 11월에 결성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는 이런 노력들을 모으고 교류시키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운영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상호협력,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조사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주민자치형 센터운영의 모델 정립, 운영주체들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의 정비,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방안 모색 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01년과 올해 두차례 개최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를 통해서 자치센터 현장의 모범사례들이 발굴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발견된 가능성과 긍정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자치센터를 매개로 자치위원회가 조직되고 프로그램의 운영과정에서 동아리들이 조직, 운영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주민자치역량과 주민리더십 발굴의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복지, 지역사회진흥 등 공동체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들을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이 기울여지고 있다.
셋째, 주민위주 행정, 동 기능의 전환의 필요성, 민간의 역할에 대한 인식제고, 민관파트너십 등에 대한 트랜드가 확산되고 지역사회 가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발굴된 사례들 중에서 앞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사례들을 보면 먼저 주민자치위원회의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주민자치위원의 구성을 직접 주민들에게 공개모집하거나 주민추천에 의한 신청자 중에서 주민자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구성하는 경우(군산시 나운2동, 광주시 서산동 등 많은 사례), 자치위원의 40%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한 경우(경기도 용문면, 인천시 연수2동 등), 주민자치위원들이 관내 순찰을 통해 주민의견 수렴, 불편사항 수렴 해결 등을 하거나(부산시 전포2동) 생활법률, 세무상담 등을 하는 경우(부산시 부곡2동), 주민자치위원들이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상적으로 활동하거나(광주시 오치1동, 군포시 산본1동 등 많은 사례), 자치위원들의 자체워크숍 개최를 통해 리더십향상과 운영활성화를 꾀하는 경우(수원시 영통2동, 안산시 초지동 등)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아리 구성과 활동은 대다수의 자치센터에서 발견되는 현상으로 보편화되었는데 동아리자체 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작품발표회, 전시회, 경진대회 등이 지역주민들의 참여 속에 개최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연결되고 있다. 노래동아리의 거리공연과 수익금을 통한 불우이웃돕기(군포시 산본2동), 노인봉사대의 쓰레기투기예방활동, 관혼상제 예법 알려주기 활동(군포시 군포1동), 풍물동아리 등 문화동아리들의 지역축제 참여 및 경노잔치 등의 활동(울산시 병영2동), 수지침동아리 , 기체조 동아리의 경노당 순회봉사(시흥시 연성동 등), 야생조류 및 환경보호활동(서귀포시 천지동 새사랑 오름탐사회), 일본어동아리의 일본영사관 연계 프로그램(제주 일도2동) 등 수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자원봉사활동도 보다 체계화되고 있는데 지역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한 자원봉사자의 배치와 관리, 활동전개(서울시 장안3동), 센터운영 자원봉사자 모임의 운영과 주도적 센터운영(울산시 복산1동, 안양시 석수2동), 자원봉사자 교육과 인정 적극화(서울시 염창동, 인천시 숭의1동, 시흥시 정왕3동) 등을 들 수 있겠다.
지역의 자원들을 발굴, 연계하고 지역사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프로그램 사례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먼저 지역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으로는 농촌특성에 맞는 영농모임방 운영(고양시 흥도동), 저소득 주민의 생계지원을 위한 공동작업장 제공(인천시 효성1동),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앙시장 거리축제(속초시 금호동민의 집) 등을 들 수 있고,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저소득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공부방 운영(성남시 단대동, 군포1동),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인천시 구월4동), 재활용 알뜰장터와 수익금의 불우이웃돕기(울산 야음3동, 대전시 내동), 사회복지관과 연계한 사랑의 이동서비스 추진(진해시 덕산동), 장애인복지 특화프로그램(제주 일도2동)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만들기 방식을 통한 지압보도 설치, 어린이그림 타일벽화 설치(광주시 오치1동), 인정넘치는 마을만들기 사업(부산 온천2동), 아파트 단지별 특색 프로그램 운영(대전 삼천동), 아파트관리사무소를 활용한 문화센터 운영과 시화가 있는 마을만들기(광주시 문화동), 지하철역 공간을 활용한 지역문화축제(서울 도화1동), 시민단체와 연계한 아름다운 영선 만들기(부산시 영선2동), 우리고장 둘러보기, 찾아가는 마을음악회(군포2동), 각종 문화행사와 센터공간 갤러리화(성남 정자1동) 등을 들 수 있다. 또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로는 자원봉사자나 자원강사 등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보건소 연계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행당2동, 응봉동) 인근의 초등학교 시설을 활용한 전산교육(인천 일신동), 도서실운영(행당2동), 센터 밖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군포어울마당, 성남 정자1동) 등 지역사회 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들이 기울여졌다. 또 민간단체 프로그램 위탁이나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한 경우도 공부방운영(인천 연수2동), 마을축제 공동진행(인천 일신동), 환경 프로그램 운영(서귀포시 서흥동, 예례동), 자녀와의 대화기법 강좌(울산 신정1동) 등의 사례를 볼 수 있었고 관내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수원 영통2동)도 주목할 만한 사례였다.
행정의 마인드 변화와 관련해서도 자치센터 공간에서의 일상적인 주민접촉과 자치위원회, 자원봉사자 등 민간주체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실마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지역욕구조사, 이용자만족도조사 등의 실시가 정례화되고, 홈페이지가 만들어지고, 센터공간의 업무외 시간 개방이 확대되고 있으며, 주민자치학교, 워크샵 등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열린 자세와 헌신성으로 신뢰와 전문성을 갖추어나가는 전담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지역시민단체, 자생단체, 복지관 등과의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이나 위탁이 실험되고 있으며, 인접 도농 지역간, 원거리 지역의 자치센터간에 상호방문을 통한 벤치마킹과 자매결연 등이 진행되고,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주민자치센터 운영협의회가 건설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부분적인 사례들이고 아직 일반적인 것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시민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주민자치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은 미약하고 일부에 국한된 것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는 단지 주어진 공간의 활용이나 행정서비스의 전환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구심체가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국민국가 체계 속에서의 일개 국민으로서만 존재하던 시민들이 생활권 단위를 매개로 자신과 이웃들의 문제해결에 직접 주인으로 나서고,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책임지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시민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밑으로부터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민운동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사명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치행정의 향후 지향성의 측면에서 볼 때도 지역사회 운영에서 민간의 역할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바람직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공동생산의 영역들을 확장시키는 데 자치센터의 경험들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는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여러 분야의 활동들과 연계되고 종합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사람들의 총체적인 삶이 어우러진 공간이므로 그 안에는 교육도 있고 복지도 있고 환경도 있고 성역할의 문제도 있다. 동기능전환의 초기 기획단계에서 전환되는 동사무소 공간의 활용문제를 놓고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등 중앙행정부서 내의 부서간 입장에 따라 다양한 방안들이 제출되고 갈등요인이 되었던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가 행정자치부의 주도하에 시행단계에 들어가면서 관련 부서간의 협조체제나 종합적인 기획조정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이 우리나라 행정의 현주소이고 자치센터의 문제를 행정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적어도 민간 차원에서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자치센터의 활성화가 밑으로부터 새로운 시민문화를 만들어가는 시민운동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의의를 인정한다면 관련 민간주체들간의 보다 원할한 협의와 풍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치센터의 활성화와 다양하고 풍부한 접근을 위해서 현 시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몇가지 영역에 대한 문제의식을 간략히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자원봉사의 활성화는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의 측면에서나 자치센터 운영의 현실적인 면에서 가장 기초가 되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원봉사의 기본 특성은 자발성과 공익성 그리고 무보수성에 있으므로 주민자치와 공동체활성화의 기반이 되는 활동이다. 자원봉사개발 및 지원과 관련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자원봉사센터와 동 자치센터가 어떻게 연계를 맺고 지원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지역복지운동과의 연계문제는 전문적인 복지서비스의 취약지역에서 실제로 많은 지역의 기존 동사무소나 앞으로의 자치센터들이 직접적인 복지서비스의 전달체계로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된다. 지역복지관과의 연계문제나 효율적 조정문제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혜적 복지서비스의 제공이 아닌 지역사회 내부 자원들간의 능동적 연계를 통한 활력있는 지역사회복지의 구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성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의 제반 문제들의 여성들의 사회적 성역할 영역들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자치센터의 실제 참여층이나 운영의 면에서도 여성들의 참여 확대와 적극적 역할, 또 그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제21운동은 환경문제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단순히 환경영역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치센터를 매개로 생활환경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간의 연대와 협력, 그리고 공동의 아젠다를 만들고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로컬 거버넌스 형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생활권단위인 동단위, 마을단위까지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논의와 실천이 필요한 지점이다.
마을만들기는 생활주변의 환경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하고 공용시설이나 장소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마을만들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정에서의 의사소통과 관계 증진을 만들어 감으로써 공동체만들기, 사람만들기로 나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 자치센터의 프로그램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 마을만들기를 지향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를 마을도서관으로 만들고 이를 매개로 일반 시민들의 평생교육센터로 활용하는 것도 매우 훌륭한 시도가 될 수 있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으로 각성된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민교육의 측면에서 자치센터를 바라보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자치센터를 매개로 일상적인 시민들의 학습동아리들이 형성되고 ‘항상 공부하는 마을’을 꿈꾸는 것은 즐거운 상상이다.
이상의 영역들에 대한 문제의식들은 앞에서 든 사례들에서 살펴보았지만 지난 2년간의 자치센터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실험되어지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현장의 문제의식과 실천들은 여기서의 논의를 무색케 할 정도로 앞선 것이거나 적어도 진지함을 담보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현장에서의 실천과 그를 지원하고 연계하는 주체들간의 긴밀한 결합이 요구되어 지고 있다. 보다 심도깊은 컨설팅과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사회문화적 환경조성의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의 논의가 이를 위한 생산적인 토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시군구단위가 너무 크므로 동단위를 기초자치계층으로 하고 시도단위의 광역을 폐지하는 등 전면적인 행정계층의 재편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다만 현재의 읍면동 폐지와 시군구 유지의 기본방향을 전제로 놓고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 볼 때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기존의 기초자치단체 밑에 또 한 급의 자치계층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도 별도로 생활권역에서 임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지역사회활성화에 봉사하는 공익성을 갖는 주민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들은 주민들의 대의적 위임을 받은 대표자라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주민과 공동체에 헌신하는 봉사자의 성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회가 기존의 행정권력을 대신하는 새로운 권력기관=통치기구로 되어서는 안된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동 단위의 대의기구로 상정하고자 한다면 자치행정계층을 축소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자치센터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해당 지역사회의 공동체활성화를 위해 봉사하는 주민자율의 자치기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