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5일 목요일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1998.8/전대협동우회지)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


열린사회시민연합 기획실장 박홍순

최근들어 시민운동은 사회 각 분야에서 눈부신 양적 성장과 영향력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시민운동은 전문가중심의 활동을 벗어나지 못하며 전국지향적, 중앙중심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시민운동의 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해 시민운동의 영향력은 주로 언론에 의지하게 되고 이벤트 창출에 급급한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의 원래 목적이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사회변화를 추진하고 나아가 권력을 견제하며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라 할 때 시민참여의 여부가 향후 21세기 새로운 시민운동의 지평을 열어나가고 그 건강성과 성공을 판가름하는 핵심문제이다.

‘시민있는 시민운동’이 구호에 그치는 것은 발상의 전환과 구체적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민운동은 마치 시민단체활동가나 전문가들 몇몇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이런 발상에 대전환이 필요하다. 시민단체는 시민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발굴, 연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이며 시민사회의 자발적 힘을 보다 인간적 사회란 방향으로 수렴시켜 나가는 방향제시자이다. 즉 시민단체는 코디네이터 기능을 수행하고 시민볼런티어는 적극적 참여자가 되는 것이 21세기 시민운동 활성화 전략의 핵심이다.

21세기 진보운동의 지향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인간을 존중하는 공동체사회’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민주주의혁명의 대표 격인 프랑스혁명의 이념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박애였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류는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자유와 평등의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정착의 단계에 와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박애의 문제, 곧 사랑과 봉사의 과제는 인간자체의 발전과 공동체적 사회변화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 것으로 향후 진보운동의 주요과제로 나서고 있다.

제도와 인간의 변화는 상호작용하지만 보다 선차적이고 중요한 것은 인간의 변화이다. 왜냐하면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인간을 사회와 경제의 주인으로, 역사의 주인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공동체적 삶은 사회구성원들이 남을 자신과 동등하게 인정하고 서로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적 자각(자유와 평등의 원칙에 대한 자각)을 가지되, 이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익, 사회전체의 공동이익을 자기의 개인적 이익보다 앞세우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자각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남과 나를 동등하게 보고 나의 권리와 남의 권리를 대등하게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민주주의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려는 사랑의 정신을 의미한다. 과거의 진보운동이 사회제도 특히 경제제도의 변화를 역사발전의 관건으로 보던 운동이었다면 새로운 운동은 제도변화의 의의를 부정하지 않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의 변화(공동체적 의식으로의 자각)를 추구하는 것을 더욱 중요한 문제로 보고 이 둘을 함께 추구해나가는 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원봉사활동은 개인이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의해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활동이다. 자원봉사는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되었다. 자원봉사는 근대적 시민권(civil right)의 기반인 개인의 해방과 자각에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전근대적 ‘봉사’나 종교적 ‘자선’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자원봉사의 특징은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7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제3영역(The third sector)은 정부, 공공영역인 제1섹터와 기업, 시장영역인 제2섹터와는 달리 기부금과 자원활동에 의해 운영되는 영역으로 21세기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원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은 활동과정을 통해 사회인식이 성장하고, 이타적 공동체 정신을 개발하며, 사회개혁을 끌어가는 진보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은 사회의 가장 큰 자원인 사람들을 개발, 성장시킬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이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저명한 사회학자인 솔로몬과 바우어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우선 마음의 평화, 자기존엄성, 지역사회 존중의 감정을 가져다 준다. 즉 동료인간들 사이에서 자신의 긍지 내지 위치를 확인하게 되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이를 통해서 자아를 발달시킬 수 있다. …… 자원봉사는 인간이 무언가 가치있는 부분에 소속되고,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며, 사회에 의해 높히 평가받는 한 부분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내적요구를 충족시켜 준다. ……자원봉사는 개인을 활동적이고 유용하게 그리고 성장하도록 유지시키며, 새로운 삶의 목적을 제시하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건강을 가져온다. …… 자원봉사는 개인의 직책․직종․성별․연령 등에 따르는 인간관계의 전망을 발전시킨다.”

구미선진국에서의 자원봉사운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자원봉사가 먼저 발전했던 나라가 영국이었다면 그것이 가장 실효를 거두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인들중 약 3천 7백만명(총인구 4명중 1명)이 해마다 어떤 형태로든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들 가운데 50%는 종교단체에서, 15%는 학교기관에서, 15%는 보건의료기관에서, 12%는 공공기관에서 봉사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1년간 미국에서 지원봉사에 쓰인 시간은 총 2백 40억 시간이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70억 달러, 미국인이 1년에 받는 총 임금의 5%에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특히 시간이 넉넉한 노인이나 청소년뿐만 아니라 직장인 특히 그 중에서도 직장일과 가사․육아 등을 도맡아 바쁜 일과를 보내는 직장여성들도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자원봉사 중 주목을 끄는 점은 상당수 기업체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복사기회사인 제록스사의 경우 「사회사업을 위한 유급휴가기간」을 설정하여 회사원으로 하여금 매년 1개월간 청소년상담․소수민족훈련․마약 - 알콜 중독자 재활사업 등을 위해 회사월급을 받고 봉사하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 벨 전화회사․체이스 맨해턴 은행․팬암 항공회사 등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미국은 취직신청서나 대학입학 원서 등에 자원봉사 경력을 쓰는 난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그 경력을 우선적으로 인정받으며 자원봉사활동 중에 상해를 입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보험으로 보상해 주는 등 자원봉사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동양권에서는 일본이 활발하다. 일본의 자원봉사자 수는 95년 후생성 공식통계에 의하면 4백69만명에 이르며 파악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약 7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자원봉사의 특징은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정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5만6천1백여 개의 자원봉사단체가 있으며 3천4백14개의 지역협의회를 갖고 있는 전국사회복지협의회를 중추역으로 하여 조직적인 운영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75% 정도가 여성이며 주부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65세 이상의 정년퇴직한 노인들이 23.9%, 40세-60세의 비율이 60.2% 등 주로 장년층의 참여가 높은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일본에는 민생위원이라 하여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여 조직된 민간자원봉사자들이 있는데 현재 17만명 정도에 이른다. 이들은 지역주민의 생활실태를 파악하여 건강․가계․주택․가족관계 등의 상담에 응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자원봉사자를 위한 보험제도가 있어서 봉사활동 중에 일어나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발단은 삼한시대에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했던 계, 신라시대에 주민협동과 원조를 목적으로 했던 두레 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대적 의미에서의 자원봉사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양적 성장에만 치우친 사회발전전략으로 그 경제규모에 비해 우리사회의 복지수준은 거론하기 민망할 정도로 형편없다. 80년대 후반이후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행복추구에 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사회복지를 위한 기본적인 제도가 갖추어지고 이와 함께 자원봉사운동에 관한 사회의 관심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 인력현황을 보면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27,600명(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전수조사), 사회봉사단체에 소속되어 봉사하는 사람 46,000명, 행정기관 공공기관에서 봉사하는 사람 234,000명, 불우이웃돕기 참여자 45,000명, 총 357,000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음․양으로 활동중인 자원봉사자 수는 약1백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들의 실태를 보면, 한국사회복협의회가 1,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88년도) 이중 여자가 66.6%, 20~30세 미만이 55.5%, 기독교 55.1%, 학생과 주부가 60%정도, 미혼 67.9%, 참여통로는 인간접촉 86.5%(대중매체 저조), 봉사기간 1년 정도 54.1%(대개 6개월을 기준으로 중간탈락자 급증)이다.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수용자를 봉사대상으로 하는 사람이 66.3%이며 이때에는 장애자와 아동을 주대상으로 (65.2%) 단순노력봉사나 학습교양지도를 펼친다(72.0%). 우리나라에는 아직 자원봉사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지금까지 자원봉사자는 흔히 복지시설 등에 대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협소하게 인식되어 왔으나 실제 자원봉사의 영역은 다양하다. 자원봉사는 직접적 노력봉사, 사회단체 사무봉사, 정책결정과 자문봉사를 비롯하여 지역사회에서의 문화, 교육, 복지, 정치, 경제 등 생활상의 제 영역에 따라 다양하며, 사회의 다양한 문제상황이 복잡해짐에 따라 자원봉사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이다. 특히 지역사회공동체운동 차원에서 자원활동자가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활동 내용을 공동체의 기능에 따라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이 다양한 영역을 개발할 수 있다.

<기능에 따른 지역사회 자원활동 공동체 분류>
공동체 구분
자 원 활 동 내 용
문화공동체
미술, 역사, 박물관, 동물원, 기념관의 안내자, 해설자 또는 보조원, 지역사회의 미술, 음악, 공예, 무용, 창작, 연극 등을 지도
교육공동체
교사보조원, 학교자원활동자, 개인학습지도, 도서관, 사서보조원,특별과목 자원교사, 생활상담자, 방과후지도, 성교육, 교재개발, 사회교육 프로그램 기획,진행, 학교주변 유해환경 퇴치
보건공동체
보건소, 의료사업기관의 안내원, 보조원, 출장의사 및 간호원의 보조원, 간병인, 환자상담원, 가족상담, 암협회 또는 의학연구자선단체를 위한 기금모금, 호스피스, 보건위생강좌, 장기기증, 헌혈
환경공동체
재활용품분리수거, 쓰레기수거, 오염환경감시조사, 환경보호캠페인, 어린이환경모임지도
복지공동체
사회사업가 보조원, 빈곤지역, 노인정, 탁아소 등 도움, 입양가족찾기, 양부모면담, 신체장애자 교통편의 제공, 보호대상자들을 문화, 교육, 경제, 보건공동체에 연결
교통공동체
행사교통정리, 카풀자원봉사, 교통위반감시,교통안전캠페인,장애노약자를 위한 교통봉사단, 긴급구조봉사대
민생치안
공동체
범죄자를 위한 자원활동 프로그램의 보호관 보조원, 집행유예자 보호자로 활동, 법정의 보조원 및 상담자, 범죄자 출옥후 사회복귀를 위한 준비로서 ‘중간가정’ 마련하는 일 담당, 청소년선도, 성폭력상담
경제공동체
소비자보호활동, 도농공동체운동, 경영컨설팅, 직업개발자, 구직자들의 상담과 정착에 도움을 줌.
정치공동체
공명선거캠페인, 부정선거감시, 조례 제개정운동, 여론모니터, 정책개선압력활동,선거에서 득표활동과 여론조사를 도움.
종교공동체
종교교육교사 캠프의 지도자와 카운셀러, 문화활동 지도자, 외국인 예배 참석자의 통역, 인간관계를 깊게 하는 토론의 지도자로 활용
여가활동
공동체
게임, 취미활동, 무용, 체육활동 등의 교사, 심판관, 오락지도자, 청소년지도자, 어린이보호자.
매스컴공동체
자원아나운서, 어린이에게 대중매체의 기술을 가르치고 지역의 중요
행사나 사업을 위한 광고보조원, 선전, 판매요원
기 타
새로 이사온 사람의 환영과 정착을 돕는 일, 지역내의 문제점발굴,물질적․사회적 계획자, 통계자료 정리자, 재난예장 및 구호, 관공서 상담,안내, 후진국 사회개발 해외봉사, 국제기아난민구호활동, 국제민간교류


우리사회의 자원봉사운동은 지금 질적 전환이 요구되며 특히 지역사회 공동체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지금까지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기초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의 활성화와 사회의 다원적 발전에 따라 지역사회에서의 공동체성 형성과 지역주민들의 자원적 참여는 민주사회의 질높은 발전과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효과적인 자원동원과 서비스의 상호교환을 통해 공동체의식 형성이 가능한 지리적인 공간으로 될 수 있다.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구성원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름으로써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훈련장이요, 실습실이 될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부터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변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지역사회 구성원은 지역사회의 욕구와 문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즉, 지역복지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변화된 접근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 변화된 접근 방식이란 지역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활동과 지역사회의 자원개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진보운동진영에서도 지역운동의 의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정립을 위한 모색과 실천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문제의식의 핵심은 지역운동이 대중에게 공동체생활의 경험을 제공하고 공동체적인 의식을 갖게 하는데 매우 유용한 영역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계급운동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처지에 따른 권익실현운동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운동은 많은 경우 정당성을 가지지만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공동체적 정신을 가지도록 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동체적 정신, 남을 자기 이상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게 만드는데는 다양한 계급계층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협력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는 인간존중의 공동체사회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실천운동의 장이고 토대가 될 수 있다.
지역운동의 실천영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차지하는 의의와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새로운 진보운동의 방향이 사람의 다면적 발전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 여기에 사회제도의 점진적 변화를 위한 제도개혁운동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그 중요한 실천영역이 될 수 있다.
자원봉사는 그 어떤 외부의 강제적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것은 오직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개인 스스로의 자각과 노력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 도움을 주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원활동에 참여하는 각 개인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다른 사람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킴으로서 공동체적 인간형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를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문화양식으로 변화시키고, 지역사회의 공적자원과 민간자원을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합시킴으로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역공동체건설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한 주민참여의 바람직한 기제가 될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정치 사회적 역량의 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발전을 위한 올바른 정치세력화란 단순히 선거승리를 위한 지역토대를 만든다는 협소한 의미를 넘어서서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사상적, 도덕적 지도력을 형성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체화한 조직대열이 확립된 기초 위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지적되었지만 자원봉사활동은,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문화, 교육, 환경, 보건, 교통 등 주민생활의 제 영역에서의 공동체형성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정치, 경제, 행정,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주인인 주민들의 의식성장과 참여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확대됨으로써 미래사회의 주요한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은 그 자체로서뿐 아니라 지역사회조직(Community Orgnization)이란 측면에서 바라볼 때 종합적인 시각을 획득할 수 있다. 지역사회조직사업은 지역사회성원의 공통된 욕구를 발견하여 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역사회가 보유하고 있거나 외부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그 욕구를 충족해나가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지역사회조직화는 주민의 일상적인 생활향상과 개인적인 능력을 확장함으로서 지역주민의 잠재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공유하는 문제의 해결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역주민의 조직화는 민주주의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부와 권력의 보다 나은 분배를 가져올 수 있다. 지역사회 조직화의 원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둘 수 있다.

첫째, 지역주민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주민의 욕구에 기초한 주민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셋째, 복지수혜자를 포함한 주민, 주민단체대표, 기타 관련기관 및 단체를 참여시켜야 하며, 이들의 의견이 민주적 방법에 의하여 반영 조정되어야 한다.
넷째, 참여자간의 의사전달의 장벽이 없어야 하며, 각자의 요구와 의견이 충분히 표현되어야 한다.
다섯째, 지역복지기관 조직들은 위원회조직이어야 한다.
여섯째, 조직의 구조가 단순한 형태이어야 한다.
일곱째, 활동 및 토의의 내용이 주민에게 공개되며, 자유로운 비판이 보장되어야 한다.
여덟째, 지역복지서비스가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조직을 주민참여의 측면에서 보면, 함께 공유하는 문제와 투쟁하기 위하여 지역주민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민참여의 조직화는 어떠한 쟁점에 관한 사항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를 정하는 정치적 과정이며, 자신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하여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력을 증가시키고, 지역주민이 느끼는 무력감과 투쟁하도록 지역주민을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우리사회에서도 근대화와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지역사회개발과 조직화를 위한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정부의 주도하에 전개된 새마을운동은 위로부터 진행되는 개발도상국가 지역사회개발운동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80년대 중반이후 민주민권의식이 확산되고 아래로부터의 지역사회조직화가 진행되면서 철거반대투쟁 등 지역주민 특히 그 중에서도 개발의 이익에서 소외된 도시지역빈민들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기 위한 운동들이 활발히 전개되었고, 90년대 들어서는 환경문제, 교육문제 등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투쟁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이와 함께 우리사회에서는 민간에 의한 자원적 성격의 운동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등록된 비영리단체, NGO(비정부기구)들 외에도 임의단체 성격의 주민 자치활동, 자원봉사 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런데 민간차원의 자원봉사활동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지역사회의 조직화단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민주민권차원의 권리의식은 광범위해지고 상식적인 것으로 되었지만 사랑과 봉사의 공동체적 의식으로까지는 상승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단위의 공동체(community)의식이 개발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자원봉사 운동이 ‘주민’ 중심이기 보다 ‘기관 단체’ 중심이고, 둘째는 그 자원봉사 활동들이 조직화되지 못하고 제각기 흩어져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의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우선 풀뿌리 주민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자원봉사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들 주민들의 활동이 조직화, 즉 연대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반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의식(locality)에 눈을 뜨고 행동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목사, 시민단체 간부들이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교인, 회원자격으로 ‘동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평신도, 시민단체 자원봉사 회원, 즉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행사를 결정하고 계획,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개별활동의 난립을 억제하고 지역복지의 합리성을 높이는데 있어서는 주민, 또는 민간자원들의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사회에는 이제 주민이 주도가 되고 그들의 활동이 또 연대하는 지역사회 조직운동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지역사회공동체를 건설하고, 주민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서비스와 지역자원의 합리적인 배분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구성원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름 아닌, 바로 지역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와 자원개발을 통한 지역공동체운동의 활성화이다.
‘나’만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는 지역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웃’과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에 대하여 토론하는 기회를 자주 가짐은 몰론 ‘이웃’에게도 자원봉사활동 참여 동기를 부여하여야 한다. ‘나’와 ‘이웃’이 함께 손잡고 지역사회를 위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자원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 즉 시간과 노력을 최대한 개발하여야 한다.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있어서는 그 어떤 유형의 자원보다도 소중한 자원이 자원봉사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노력임을 알아야 한다. ‘나’의 자원이 아까우며 ‘이웃’의 자원도 아까운 법이다. 내가 먼저 나의 자원을 아끼지 않고 기꺼이 ‘이웃’에게 준다면, ‘이웃’도 자신의 자원을 또 다른 ‘이웃’에게 아낌없이 줄 것이다. 모든 지역사회구성원이 이렇게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지역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그 지역사회는 인간중심의 자치적 공동체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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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1998년 7월 열린사회시민연합 지역운동 워크샵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전략”에서 발표된 글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할 수 있다. <열린사회시민연합 정책실, 1997년, “새로운 사회운동의 이념과 전략”>
3) <김대욱, 지역복지의 자원봉사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7년> 참조
4) 지역사회조직론과 관련해서는 Herbert J. Rubin & Irene Rubin, Community Otganizing & Development, (Bell & Howell Co., 1986)를 참조하는 것이 좋고, 지역사회조직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실제로 준용할 수 있는 원칙과 관련해서는 Murray G. Ross, Community Organization: Theoty, Principles, and Practice, 3nd ed.(New York: Harper & Row, Publishers, 1967)를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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