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몇가지 당면 과제
지방자치가 올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그 제도를 잘 운영해나갈 수 있는 리더십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열심히 참여하는 시민의식이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각 부문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작용케 할 수 있는 매개체가 시민운동이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참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지방자치단체, 정당, 지방의원의 대다수는 지역유지, 토호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더욱 위험하다. 그래서 지방정부로의 분권은 반드시 주민참여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병행되어야 한다. 주민참여의 제도로는 우선 주민투표제를 들 수 있는데 현재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의해서만 실시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주민투표제를 유권자인 주민 일정수의 요구에 의해서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소환제도는 아직 실시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도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
옴부즈만은 시민편에서 일하는 감사관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유권자는 선거 때만 황제대우를 받지 선거가 끝나면 다음 선거 때까지는 노예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다. 선거와 선거사이의 기간동안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가 옴부즈만 제도이다. 이와 함께 일부 자치단체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민감사청구제도 전면화되어야 한다. 또 일반시민들이 조례개정 등을 위한 청원을 하기 위해서 현재는 지방의원을 경유해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주민발안제를 채택해서 주민들이 직접 조례안을 청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이 지방정치와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정보에의 접근이 자유로워야 한다. 98년부터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법률상의 비공개사유를 들어 실질적인 공개를 거부하거나 가공자료 답변 등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정보공개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보공표로의 인식전환과 제도화가 필요하다. 의회의 속기록, 각 행정청의 연간활동계획, 구성과 업무 담당자, 통계자료, 현안문제, 주요 행정처분과 청원내용 및 처리결과, 각종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 등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명료화해야 하며 인터넷 등을 통한 상시열람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정책결정과정에의 참여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민사회의 대표가 정부의 위원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원회가 모두 유명무실한 것은 위원회 구성의 대다수가 고위공무원들이고 위원의 임명권이 관련부처에 있어 외부인사 선정에서도 입맛에 맞는 식으로 되고 기능과 권한에서도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 심의와 자문의 기능만 갖기 때문이다. 공청회도 형식적인 절차로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원회 구성에서 민간인 비율을 높이고 위원선정의 자의성을 개선하며 운영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심의의결권을 확대하고 심의내용의 정책 반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활성화는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분권화를 통해서만 가능한다. 현재는 인사, 조직, 예산권, 사업추진권, 도시계획권, 조례제정권 등 모든 것이 중앙 정부나 광역 단체의 허가를 받게 되어 있다. 선진국의 경우는 지방 정부들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조례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좋은 조례로 검증된 것을 거꾸로 중앙 정부의 법령으로 제정한다. 반면에 한국의 경우는 중앙법령에 근거해서 그 한계 내에서만 조례의 제정이 가능하다. 지방정치가 입법을 선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예산권도 중앙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지방 정부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치경찰제, 교육자치제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교육은 지역주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주민의 권한이 직접 작용할 수 있는 교육행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교육환경의 과감한 개선을 위해서는 지방 행정 예산이 쉽게 교육 예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교육자치가 연동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지방행정구조의 개혁에서 중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읍․면․동사무소의 기능전환이다. 읍․면․동사무소가 말단행정기관에서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 취지에 맞게 그 운영을 관변인사가 아닌 주민단체와 대표가 참여해서 하도록 하고 프로그램도 단순한 취미, 교양교실이 아닌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시민단체가 공개적으로 시민의 편에 선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잘못된 정책과 인물은 낙선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방의회의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의원 정원을 축소하고 전문적인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전문위원제가 보완되고 필요경비가 지급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정 감시와 모니터활동을 활성화하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들을 지원하고 후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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