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금요일

토론문(1999.12/반부패토론회)

토 론 문
열린사회시민연합 기획실장 박홍순
열린사회시민연합의 자원봉사시민모니터요원들은 지난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내 25개 구청과 각 구당 5개 동사무소 총 125개 동사무소 앞에서 민원인 대상의 행정서비스 시민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공무원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에서 100점만점에 친절도는 56점, 친절향상정도는 63점, 청렴도는 43점, 청렴향상도는 51점으로 친절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만족하고, 서비스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청렴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패 하고, 별로 변한 것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지난 95년부터 5년째 발표하고 있는 부패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도 10점 만점(청렴도) 기준으로 우리 나라는 3.8점을 얻어 조사대상 99개국 중 자메이카, 리투아니아와 함께 공동 50위를 차지하였다. 이와 함께 TI가 지난 10월 26일 발표한 세계 주요 수입국의 뇌물지수 발표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3.4점으로 1위 스웨덴(3.8점)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8.1점) 등과는 달리 해당 19개국 중 최하위권에 머무렀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 특히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경찰청, 행자부, 교육부, 국세청 등 특정 기능분야 및 특정기관에서 만연하고 비리공직자의 90%이상이 6급 이하의 하위직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패발생의 요인과 관련하여 업무환경과 행정제도면에서 구조적인 부패요인이 있다는 데 심각성이 더하다. 업무환경 측면에서 구체적으로는 사회전반의 부조리 풍토와 떡값 등 업무수행을 둘러싼 관행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고, 행정제도의 측면에서는 행정규제와 기준의 비현실성 등이 공직에서 부패를 발생케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박중훈, 한국의 부패실태 및 요인분석, 한국행정연구원)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사회전반의 문화, 시민의식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꾸준하게 사회문화 전반의 개혁과 시민교육, 그리고 관련된 법규와 제도의 개혁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가지고 국민이 직접 주체로 참여하는 부패척결을 위한 역동적인 운동에 불을 붙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시민사회단체들 간에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반부패 국민감사단 활동, 공직후보자 부패전과 공개를 위한 선거법 개정운동, 광범위한 반부패 네트워크 형성 등이다. 향후의 반부패운동은 일상적이고 예방적인 운동으로 보다 근원적인 부패 시스템의 타파를 이루어 내는데 모든 국민이 참여하여 자기 몫을 담당하여야 한다. 특히 전국에 인구 10만명 당 1명 정도의 철저히 훈련받은 민간인들을 국민감사단으로 위촉하도록 하여 지역별 부패감시활동과 반부패실천을 주도해 나가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특히 각 분야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며, 또 공개된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실시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지적, 시정해 나가는 감시자의 역할을 국민들 스스로 자임해야 한다. 또한 분야별 부패구조를 밝혀내고 이를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 그리고 법률과 제도의 정비를 위해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일도 국민들의 몫이다. 특히 건설, 건축, 보건위생, 소방, 정치, 조세, 사법, 국방, 언론, 교육, 경찰, 무역, 금융, 환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현장경험이 풍부한 퇴직자들이 일반 국민들이나 해당분야 전문가들과 더불어 문제를 발굴하고 또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일에 대거 동참할 수 있다.
또한 각종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물들이 다시 공직에 나가 또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수없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직무수행과 관련된 전과가 있는 후보자는 필수적으로 선거 포스터나 공보 등 홍보물에 그 사실을 적시하도록 하는 선거법의 개정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하나를 사먹을 때에도 부작용에 대한 경고 문구가 빨간 글씨로 표시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후보자들의 전과사실에 대해서 유권자들은 당연히 알 권리가 있으며, 후보자들은 이를 공개할 의무를 진다고 본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부패인물들을 공직에서 현실적으로 상당 부분 추방해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반부패운동은 정부의 일방적 선언으로 그친 측면이 강했다. 반면 민간 사회의 반부패운동은 소규모 고립분산적인 한계가 명확했다. 이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과 부문을 포함하며 단체와 개인이 망라되는 광범위한 전국적 반부패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각 지역 단위에서 접수한 특정 영역의 사안들, 예를 들자면 언론, 교육, 환경, 대기업 등이 연루된 문제들은 그 분야의 전문적 단체들과 연대하여 해결하고 또 전문분야의 단체들은 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지역 조직들의 힘을 빌리는 상호보완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를 추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제도를 개혁하고 법률을 개정 또는 제정토록 촉구하는 운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나 법률이 저절로 우리사회를 맑고 깨끗한 사회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기업과 행정과 시민사회 모두가 주체로 나서서 확고한 반부패의 사회분위기를 형성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실천행동의 조직을 통해 주인의식을 형성할 때만이 보다 정의로운 사회로의 한단계 발전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광범위한 국민참여를 통한 반부패운동의 전개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패추방의 정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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