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5일 목요일

회원에게 보내는 편지(2000.12)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거리에 캐롤이 흐르고 여기저기 모임들은 많아도 사람들 표정은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경제상황은 서민들의 가슴을 옥죄고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어김없이 새해는 오고 우리들의 삶은 여전하기에 함께 보듬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우리 스스로 찾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전 동대문시민회에서 운영하는 ‘제기통통’ 방과후 교실을 밤늦게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12시가 다된 늦은 시간임에도 한 아이가 집에 가지 않고 남아있기에 물어보았더니 그 아이는 엄마는 없고 아버지는 지방에 일하러 가서 자기 혼자뿐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장가가지 않은 시민회의 일꾼 한 분이 함께 기숙하면서 마치 친삼촌처럼 아이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민회 일꾼들의 모습을 보며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발견합니다. 세상이 각박하다 말하지만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회의 상처를 시민의 힘으로 치유하려는 우리의 운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올 한해 열린사회는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고 반성할 점도 많지만 땀흘린 만큼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상근일꾼들, 항상 애정과 관심으로 참여해주신 회원여러분, 후원자분들 모두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사업에 함께 해주신 지역주민들,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더욱 힘찬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연말연시 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2000년 12월 박 홍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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