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센터활성화와 자원봉사자의 역할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1.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의의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데 있어 자원봉사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운영상의 편의성이나 인력활용의 측면에서 바라볼 뿐, 정작 자원봉사의 중요성과 기본적 의의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자원봉사의 본질과 의의에 대해 잘 알고 그에 맞게 운영해야만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라는 주민자치센터 본래의 사명을 잘 실현할 수 있으며, 자원봉사자의 모집과 활발한 참여도 가능하다.
‘자원봉사’는 단순히 봉사와 희생을 통해 약자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행위가 아니다. 또 수동적인 위치에서 보조적인 역할로 남을 돕는 것이 아니다.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그 어떤 외부의 강제적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것은 오직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개인 스스로의 자각과 노력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 도움을 주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활동에 참여하는 각 개인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다른 사람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킴으로서 보다 성숙한 ‘공동체안의 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나, 우리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지역주민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한다.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예방되고 해결되며,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 주민참여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에 기반을 둔 자원봉사활동은 그 자체가 민주시민교육이 되며 건강한 시민사회형성을 촉진하게 된다. 또 자원봉사는 지역사회를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문화양식으로 변화시키고, 지역사회의 공적자원과 민간자원을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합시킴으로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역공동체활성화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요컨대 자원봉사는 지역공동체활성화를 위한 시민의식 형성의 기반이 되는 활동이며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사회문제해결의 주인으로 참여케하는 주된 방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의 설립목적과 존재의의를 잘 실현하려면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그를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잘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2. 자치센터와 자원봉사자의 참여
자치센터운영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는 대부분 자원봉사 활동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우선 주민자치위원들 부터가 자원봉사자이다. 자원봉사자는 외부로부터의 강요나 지시가 아닌 자발적 의지에 의해서(자발성),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무보수성), 사적 이해관계가 아닌 공공의 이익실현을 위해(공익성),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고(계획성)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자치센터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주민자치위원들인만큼 그 구성에 있어서도 자원봉사의 기본원칙에 가장 투철하고 그러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례상의 규정에서도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을 위한 방법으로 공개모집 등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추천한 사람들과 지역사회의 여러 주민모임, 단체 등의 활동을 통해 검증된 사람들을 우선시하고 위원들이 반드시 매월 소정의 시간을 자치센터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주민들이 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취미, 교양 등의 프로그램에 단순히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의 입장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 범죄, 교육, 교통, 복지 등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기에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케 유도하는 것이다. 지역문제의 해결에 있어 정부와 기업 등 지역공동체 바깥으로부터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지역공동체 내부의 기관들, 기업들, 학교, 병원, 복지관, 시민단체, 주민자원봉사자 등 지역자원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어야 한다. 또 문화,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수강생들로 하여금 동아리를 만들고 자신들이 배운 능력을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속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 때만이 자치센터의 교양프로그램이 또 하나의 ‘학원’이 아닌 생동감있는 지역사회센터로서의 기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여러 민간조직, 동호인조직, 각종 직능조직 등이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조직적 연계를 하는 등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 관내의 주민동아리․단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단체별로 1개 프로그램을 맡아 책임운영토록 한다든지 주민자치센터시설 일부를 동아리, 단체들의 모임, 회의, 활동준비 공간 등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는 자치조직에게는 주민자치센터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해당 자치조직이 추진하는 각종 이벤트 행사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관할구역 내 기업체의 각종 사내 동호회, 취미서클 등을 주민자치센터에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지역주민에게 긍정적으로 심어 줄 수 있도록 하면, 기업의 입장에서도 지역사회에 대한 동질감과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지역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취미, 학습 등과 관련된 동아리활동조직과 학부모관련 조직인 어머니회,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주민자치센터와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3. 자원봉사에 대한 지원과 관리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자원봉사자의 수급이나 자원봉사자 교육, 그리고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인정과 관리, 자원봉사 활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전국의 약 200여개 시군구에 설치, 운영되고 있는 지역종합자원봉사센터와의 유기적인 연계체계를 갖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 내의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조정하는 지원 기관으로서 자원봉사자의 모집과 배치, 지역사회 활성화 기획과 프로그램 개발, 상담과 교육, 훈련, 자원봉사자에 대한 인정과 보상,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홍보와 촉진, 자원봉사자들의 대변과 옹호, 지역사회 내의 자원봉사에 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등 직접적으로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여러 가지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지역사회기관들과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센터가 적절한 역할분담과 유기적 연계체계를 갖춘다면 더욱 효율적인 자원봉사관리와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에 결합한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참여동기에 맞는 일감을 찾아 보람을 느끼고 더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임할 수 있게 하려면 ‘자원봉사자의 관리’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자원봉사자를 센터에 단순히 '도움을 주는 인력'으로서 '활용을 위한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중요한 참여자, 실천자로서 개개인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원봉사관리의 과정은 자원봉사활동이 필요한 문제에 대한 발견과 목적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하여 자원봉사운영 내규 및 운영체계 만들기, 자원봉사 프로그램 기획과 업무안내서 만들기, 자원봉사자 모집과 면접, 업무분장과 교육, 자원봉사자에 대한 지지, 관리 및 동기부여, 스트레스 및 갈등관리, 조직간 연계와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만들기, 평가와 기록 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자원봉사자 관리에 필요한 노하우는 많은 경험과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전문적인 기관의 도움과 자원봉사담당실무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병행된다면 보다 빨리 축적되고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구성원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름 아닌, 바로 지역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활동 참여를 통한 풀뿌리공동체운동의 활성화이다. 주민자치센터가 이루고자 하는 사명의 실현은 ‘이웃’과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에 대해 토론하고 ‘이웃’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모든 지역사회구성원이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지역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그 지역사회는 인간중심의 자치적 공동체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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