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을 다지고 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한해로
박홍순
우리가 열린사회시민연합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 창립된지도 4년이 지났다. ‘열린사회’의 출범은 새로운 세기의 대안적 사회를 관념 속에서가 아니라 일상적 삶 속에서, 이웃들과 함께 열린 마음과 지속적 실천으로 만들어가자는 굳은 다짐이었다. 우리의 지향은 “사람을 존중하는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자는 것이었다. ‘열린사회’의 회원들은 지난 시기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청춘을 아낌없이 바쳤던 수많은 사람들의 값진 노력을 바탕으로 역사의 새로운 전진을 선언하였다. 이기주의와 무한경쟁의 논리를 극복하고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사랑을 실천하는 새로운 가치관, 인간형, 사회질서를 추구하는 ‘열린사회’의 문제의식은 단절과 갈등을 넘어 사랑과 협조를 실현하는 21세기의 시대적 지향을 반영한 것이었다.
지난 4년 간 우리의 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모든 회원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지부들이 뿌리박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함께 연대하고 교류하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의 실천 속에서 쉼 없이 진행되어왔다. IMF실업에 직장을 잃고 거리에 나앉은 노숙자들에 대한 의료봉사활동과 실직가정 결연사업,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 고쳐주기 사업, 저소득가정 방임아동들의 방과후교실사업에서부터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로 썩어가는 한강의 지천들을 살려내고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만들어가는 생활환경운동, 지방행정과 의정을 모니터하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조직하는 지방자치사업, 주민참여를 통해 삶의 터전을 함께 바꾸어나가는 삶터가꾸기 사업, 동사무소를 지역주민들의 자치공간으로 바꾸고 공동체활성화의 요람으로 만들어가는 주민자치센터사업, 공동육아유치원, 어린이도서관, 청소년학교, 풍물패 등 열린교육과 문화활동을 통해 공동체시민의식을 확산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활동은 그 하나 하나가 모두 풀뿌리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며 공동체의식과 자원봉사의 생활양식을 실현해가는 소중한 밑거름들이었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되돌아보고 되짚어보면 부족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직의 비젼과 사명에 대해 회원 모두가 자각하고 구체적 조직발전계획을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 지부와 본부간의 의사소통과 통일성을 강화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조직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회적 실천에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회원들이 일상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며 회원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풍을 만들기 위해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공동체 시민교육의 새로운 내용과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열린사회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하는 시민운동단체이다. 열린사회의 핵심적 사업과제는 사람들을 공동체적 인간형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회원과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적 우애정신,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주민참여형의 주민자치사업은 이와 같은 방향에서 조직되어야 하며, 앞으로 보다 직접적인 공동체 시민교육사업을 개발, 강화해나가야 한다. 열린사회가 이러한 사명과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자각이 높고 경험과 능력이 풍부한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재정기반을 강화하며, 사업의 목적성을 조직의 사명에 맞게 통일시키고 조정하며 사람들을 성장, 발전시키는 사업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열린사회 창립 5년 차를 맞이하는 올해 무엇보다 우리가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우리의 주의와 관심을 보다 안으로 돌려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바쁘게 몰아쳐 온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조직의 현실을 점검하며 앞으로 나아갈 더 큰 걸음을 위해 우리자신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우리단체의 창립과정에서 새로운 운동방향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그 내용을 전 조직적으로 공유하는데는 미흡했으며 이로 인해 그간 인식상의 혼란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단체의 사업과 조직운영의 출발점이 되는 열린사회의 지향과 사명에 대한 인식의 통일성을 높이고 조직의 통합력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본부와 지부들 사이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고 사업전개에 있어서 통일성을 확립해야 한다. 본부는 각 지부의 실정과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직면한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하며, 지부는 독자적인 조직이 아니라 열린사회의 일부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른 지부 및 본부와의 일체감을 높이고 사업의 관점과 방향을 통일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열린사회의 활동에 자신의 비전을 세우고 풍부한 사업전개능력을 갖춘 간부활동가를 양성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조직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며 특히 간부활동가들의 준비정도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과 직결되어 있다. 활동가들의 학습모임을 확대하고 정기화하며 전체 차원의 각종 교육과 훈련프로그램을 체계화하여야 한다. 또한 상근자들의 원할한 활동과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재정대책과 업무조건 마련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회원은 우리단체의 주인이고 우리단체 활동을 끌어가는 힘의 원천이다. ‘회원활동길라잡이’에서 잘 정리하고 있듯이 ‘열린사회’의 회원은 “아름다운 자원봉사자”이고 “공동체생활문화의 형성자”이며 “공동체사회로의 안내자”이다. 이처럼 소중한 회원들이 자신들의 진가를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회원모임과 회원참여행사들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활성화시키며, 회원교육, 회원생활문화캠페인, 회원자원봉사활동들을 잘 조직해야 한다. 또한 회원정보의 관리와 회원서비스를 더욱 체계화하고 정기적인 회원확대캠페인을 통해 ‘열린사람’들의 대열을 넓혀나가야 한다.
주민사업에 있어서는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업들의 평가․조정을 통해 사업간의 연계성과 통합력을 높여나가고, 매 사업에서 사람을 변화시켜나가는 교육․인성개발 노력을 결합해 병행해 나가야 한다. 개개인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사회운동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으므로, 우리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사람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야 하며 이를 위한 활동능력을 길러나가야 한다.
올 해 우리사회에는 월드컵이나 양대 선거와 같이 국가적 차원의 커다란 행사와 중요한 일정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남북관계 등 주변정세도 국가사회의 운명과 관련한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해 우리회원들 모두가 책임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깊은 관심을 갖고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올바른 길인지 심사숙고하고 성심껏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회원 개개인과 단체의 성장, 우리 사회의 발전은 상호 연관성을 갖고 진행된다. 자율성과 책임성을 기초로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열린사회’의 활동이 꾸준히 전개된다면 가까운 장래에 ‘열린사회’가 공동체운동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사람의 성장발전을 핵심으로 주민자치, 자원봉사, 시민교육의 사업을 전개하는 특장있는 시민단체로, 유능한 간부활동가와 단단한 재정기반을 갖춘 실력있는 시민단체로 성장해 갈 것임을 우리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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