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0일 금요일

주민자치센터의 현황과 활성화방안(2002.8/한국여성개발원 7차 정책포럼)

주민자치센터의 현황과 활성화방안


박홍순(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지역사회 주민운동의 경험과 현실을 들여다보면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점차 증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해결해가야 하는 여러 과제들 - 육아, 교육, 환경, 먹거리, 주거, 문화 등 - 이 모두 여성들의 삶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뿐 아니라, 그 해결의 관점과 방법이 여성성에 입각하여 진행될 때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다라는 점에서도 앞의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범적인 주민자치센터의 사례들을 보더라도 대부분 운영주체의 구성과 역할에서 여성들의 참여와 적극성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자치센터가 정착되고 그 운영이 활성화되어 가면 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 걸쳐 주민들의 일상적 삶터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공적 공간인 주민자치센터가 어떠한 모습을 갖추고 어떤 관점에서 운영되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 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자치센터의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성인지적 관점에 입각한 자치센터 운영 방향 및 구체적인 활용전략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매우 필요하고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발표는 다른 분께서 해주실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측면에서 자치센터의 추진현황과 드러난 문제점, 민간단체들의 노력과 사례들, 그리고 자치센터 운영의 바람직한 운영원칙과 몇 가지 활성화 방안에 관해서만 간략히 정리해보는 것으로 하겠다.

주민자치센터의 추진현황과 문제점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행정기능의 전환과 맞물려 현정부의 100대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어왔다. 초기의 구상은 읍․면․동사무소를 완전폐지하고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것이었지만, 추진단계에서 이 구상은 후퇴하여 읍․면․동사무소의 존속과 일부업무의 이관 그리고 남는 공간을 활용한 주민자치센터의 설치로 변경되었다. 읍․면․동 기능전환은 1단계로 일반시 및 자치구의 동 지역에 대한 실시와 2단계 도․농복합시 및 군의 읍․면 지역에 대한 실시로 나뉘어 추진되었다. 1단계 시범실시는 99년도 하반기에 도시지역 94시구 278개 동에 대해 처음으로 시작되었고 2000년 하반기부터는 1,654개 동 전체로 확대시행이 추진되었다. 2단계 시범실시는 2000년 하반기에 14개시군 31개 읍․면에서 실시되었으며 확대시행은 2001년 10월 이후 138시군 1,858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주민자치센터설치는 읍․면 지역은 시군별 1~2개 우선 설치, 동 지역은 전면설치 방침으로(612개 읍․면․동) 추진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서 밝힌 2001년 12월 31일까지의 추진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동 기능전환〉

○ 사무․인력조정관련 자치법규 정비 : 94개 全시구(100%) 완료

○ 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 제정 : 94개시구 중 93개시구(99%) 완료

○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 1,654개동중 1,610개동(97%) 완료

○ 주민자치센터 설치 : 1,654개동중 1,590개동(96%) 완료

〈2단계 읍면(동) 기능전환〉

○ 사무․인력조정관련 자치법규 정비 : 138개시군중 53시군(38%) 완료

○ 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 제정 : 138개시군중 60시군(44%) 완료

○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 612개읍면동중 192개읍면동(31%) 완료

○ 주민자치센터 설치 : 612개읍면동중 55개읍면동(9%) 완료

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기능전환이 추진되었고 농촌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부 방침의 변경과 조정이 있었지만 큰 차질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보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주민자치위원 구성이 기존 관변인사나 정치적 성향의 인사들도 채워져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설과 프로그램 운용이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민간사설기관과의 프로그램 중복문제, 낮은 프로그램의 질, 동사무소 시설노후 및 협소로 인한 활용공간의 부족문제, 저녁시간이나 주말과 같은 일과시간 이외의 활용이 어려운 문제, 담당공무원의 업무과중과 전문성 부족, 강사 등 자원봉사자의 참여 저조, 민간시민단체나 지역주민의 참여 저조,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이 필요하고 그 개선점과 관련해서도 여러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자치센터가 민간의 역량축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관 주도로 진행됨에 따라 파생되는 근본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을 전환해나가는 행정당국의 추진방법은 행정 편의적이고 중앙집권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모범적인 사례들이 점차 생겨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들이 중앙행정부의 일반적 지침에 따른 천편일률적 시설배치와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적성을 상실하고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적 시설설치가 진행되었고, 지역실정에 근거한 자치센터의 융통성 있는 운영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역 내 교육, 문화, 복지 등 여러 공공시설과 기관들간의 연계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네트워크 형성이 부족하고, 주어진 동사무소의 공간 내에서의 시설배치와 프로그램운영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행정의 자율성이 낮아 현장실정에 근거한 융통성 있는 사업기획과 집행이 안되고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담당공무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형식적 지침수행에 머무르는 현재의 문제점은 실적보고 중심의 행정문화가 낳은 폐단이기도 하다. 기능전환이 추진된 읍․면․동 지역에서도 실질적 행정업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조사통계 업무보고 등 상급행정부서의 업무협조요청 등으로 많은 행정실무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고, 주민자치센터관련 업무만을 맡는 전담공무원이 드물고 부가적 업무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시범실시기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형식적인 행정문화를 극복하고 주민자율의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자치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많은 문제점과 해결과제를 안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낡은 관행을 거두어내고 새로운 자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민간과 행정의 상호작용과 협력은 필수적인 공정이다.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노력

비록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주체적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그 성과도 결코 적지 않다. 2000년도에는 열린사회시민연합 등 여러 시민단체들이 시범지역의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였고 전국 13개 도시에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지역별간담회'와 5개(서울․수도권․충청․강원․제주)권역별 워크샾이 진행되었다. 그러한 사업의 성과를 모아 11월 15일에는 82개 풀뿌리시민단체들이 연결된 "주민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이하 풀뿌리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주민자치센터의 참여와 운영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상호협력,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조사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주민자치형 센터운영의 모델 정립, 운영주체들의 체계적인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의 정비,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협력방안 모색 등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01년도에도 ‘풀뿌리네트워크’ 또는 개별 단체나 지역별로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졌다. 일선 운영주체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운영길라잡이‘가 출판되어 전국 1,500여개 자치센터에 배포되었으며 주민참여형의 자치센터 모델발굴을 위한 사업들이 서울, 인천, 수원, 광주,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었다. 11월에는 2001주민자치센터박람회가 개최되어 모범사례발표와 전시, 올해의 우수주민자치센터선정과 시상, 2002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의제 발표, 자치센터활성화를 위한 워크샵 등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과정에서 발굴된 사례들은 향후의 자치센터운영방향과 관련하여 희망적인 시사점을 주고 있다. 넥타이교환창구(군포어울마당), 가족등산대회(군포2동), 자연생태탐사반(시흥 연성동), 텃밭가꾸기(서울 응봉동), 맨발등산로만들기(울산 신정1동), 어린이현장문화체험(울산병영2동), 노인 정보화 교육(대전 월평3동), 동화읽는 어른들의 모임(진해 덕산동), 아름다운 마을만들기(광주 문화동) 등 취미교양강좌 중심의 프로그램을 탈피한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일선현장에서 많이 발굴되었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을 중심으로 도우미를 조직, 운영하여 현장학습의 보조교사로 활동하거나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경우(인천 숭의골 주민의 집), 프로그램 수강생들로 동아리를 구성하여 프로그램운영에 참여케 하거나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사례는 군포 어울마당, 군포2동. 시흥 연성동, 분당 정자1동, 서울 가양3동 등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에서도 과거 관변단체인사 중심의 주민자치위원 구성을 탈피하여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기 쉽게 자치위원회를 구성한 경우(광주 문화동), 프로그램자원강사의 자치위원회 참여(서울 행당2동), 자원봉사자의 참여(응봉동, 울산야음3동) 등의 사례가 있고 자치위원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자치위원들이 주민자치학교, 워크샵 등 정기적인 교육에 참여하고, 분과위를 구성한다든가(시흥연성동, 고양대화), 소식지편집, 홈페이지 운영을 담당한다든가(분당 정자1동) 자치위원들이 프로그램별 담당을 맡아 적극 활동(울산병영2동, 복산동 한마음-라인)하는 경우도 많았다. 센터운영자원봉사자 그룹을 구성하고 센터운영과 관리의 자율성을 높이거나(서울 응봉동,울산 복산동) 시민단체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센터실무팀을 구성한다든가(인천 연수2동)하는 경우는 센터운영의 주체를 자치위원들뿐 아니라 일반주민들에게 개방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도 기울여지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나 자원강사 등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보건소 연계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행당2동, 응봉동) 인근의 초등학교 시설을 활용한 전산교육(인천 일신동), 도서실운영(행당2동), 센터 밖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군포어울마당, 분당 정자1동) 등 지역사회 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노력들이 돗보였다. 센터시설을 단순편의공간이나 문화교양프로그램운영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주민들의 모임이나 회의 장소로 활용하고(군포 어울마당) 센터공간의 갤러리화를 추진하는 경우(대전 월평3동,울산 복산동)도 있었다. 민간단체 프로그램 위탁이나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한 경우도 공부방운영(인천 연수2동), 마을축제 공동진행(인천 일신동), 환경 프로그램 운영(제주 예례동), 자녀와의 대화기법 강좌(울산 신정1동) 등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인접센터들 간의 프로그램 협의조정을 통해 프로그램의 중복을 방지하고, 통합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기한다든지(서울 염창동 등), 구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자원봉사자 교육, 관리, 운영(서울 장안3동)을 체계화하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자치센터 기반조성과 관련하여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육, 행정지원, 협의조정 등 시군구 차원의 협력과 지원이 두드러진 경우도(서울 성동구, 경기 군포시 등) 있었고, 특히 인천지역에서는 20개소의 센터운영에 참여한 민간인들이 자율적으로 월2회 정기모임을 통해서 상호정보교환과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등 고무적인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많은 민간단체들의 안보이는 노력들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시민단체가 아닌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과정에서 만들어지고 발굴되어진 주민자생동아리와 자원봉사자그룹들의 활동이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우리시민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주민자치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직은 미약하고 일부에 국한된 것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를 위하여

주민자치센터의 목적은 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향상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를 올바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여 개방하거나 몇 가지 취미교양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는데 머물러서는 안되고,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어떠한 기여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민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을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민자치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하는 것은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그 계기를 만들어 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자신들의 이해에만 머물러 있는 주민들을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의식의 변화를 지향해야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는 완벽하게 규정된 어떤 형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의 성숙도에 따라 그 형태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 즉, 주민자치는 계속되는 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그러한 주민자치의 능력과 공동체 의식을 훈련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민자치센터의 기본 운영원칙은 다음의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로 주민참여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자원봉사자 등 주민 스스로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운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표할 수 있고 주민자치활동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활동력 있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단순히 보고 받고 심의하는 기구가 아니라 직접 기획하고 시행하며,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주민들 자신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시설과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고 서로간에 유대관계를 넓힐 수 있어 주인의식과 책임의식, 그리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수동적으로 서비스 받기만을 바라거나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에 익숙해진 주민들의 의식을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무단 투기된 쓰레기를 빨리 치우라고 행정당국에 요구하는 것 못지 않게 이제는 주민 스스로 무단투기를 방지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모니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둘째로 지역자원 연계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자치센터는 반드시 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에 한정하지 않으며, 동사무소라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실정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민자치센터는 인근 지역의 관련 시설과 상호 보완 또는 연계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지역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갈 수 있고 민간사설기관과의 중복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 자치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여러 민간자원들-학교, 교회, 병원, 언론, 단체, 기관, 개인 등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자치센터의 사업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연계하고 그 힘을 동원하여 수행할 때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로 민․관 파트너십의 원칙을 잘 실현하여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자치센터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율로 운영한다고 해서 주민들이 알아서 모든 것을 하라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주민자치센터는 지역사회의 운영을 구성원들 스스로의 힘으로 자치적으로 해나가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다. 행정의 요구에 따라 주민이 협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주인이 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행정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하는 방식이다. 위와 같은 방향에서 주민과 행정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형성되어야 한다.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동(읍․면)장을 비롯해서 공무원들은 주민자치센터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 등 다방면의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정부 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주민들과 대화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공무원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이제 민선 3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치행정의 향후 지향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주민자치센터는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기초가 되며 그 성공여부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정착시킬 수 있는가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관련 행정부처와 각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실효성있는 지원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주민자치센터를 올바로 정착시키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을 제시해 보겠다.

첫째 각 자치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전문성 있는 실무자가 배치되어야 하고 자원봉사자가 적극 결합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현재 형식적으로 담당공무원이 배치되어 있으나 동 행정업무의 연장선에서 본 업무이외의 부가적인 업무로 주어지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자치센터의 운영은 주민들을 만나고 조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이다. 커뮤니티 전문가 양성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나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별정직 또는 계약직 형식으로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존 공무원 중에서도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재배치할 수 있다.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보건소의 가정도우미제도와 같은 센터도우미 형식의 유급자원봉사자를 두는 것도 보조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취미, 문화 프로그램을 가급적 지양하고 사회교육프로그램과 마을만들기 등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을 강화하여야 한다. 천편일률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취미, 문화 프로그램 위주의 센터운영은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여타 문화복지시설이나 사설기관과의 중복과 마찰 우려를 낳고 있다. 주민자치와 지역공동체활성화라는 주민자치센터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상대적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환경, 교통. 복지, 공익시설설치․관리 등 지역사회내의 각종 문제를 마을만들기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관련 법령 및 조례의 개정, 운영주체에 대한 교육, 예산확보 등 자치단체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치센터의 활성화는 주민자치와 풀뿌리공동체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환경 조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을 높이고 풀뿌리 시민운동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주민리더십을 발굴, 육성하여야 한다. 일률적으로 하지 말고 모델을 세워 벤치마킹함으로서 단계적으로 확산시켜야 하며 지역에 따라 특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 제도와 지원시스템을 신설 또는 정비하고 공모방식 등을 통해 운영재원에 대한 조건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커뮤니티 전문가들에 의한 교육과 컨설팅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자치선거가 부활된 지 이미 10년이 지났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자치단체들이 로컬 거버넌스 형성의 새로운 계기를 만든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성숙된 선진사회로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지방자치는 생활정치 구현의 장이 되어야 하고, 일상적인 주민참여와 협력 속에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기능하여야 한다. 시민을 행정의 대상으로만 여기거나 거꾸로 행정에 모든 것을 요구하기만 하던 관행을 버리고 지역사회의 여러 산적한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기획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시스템화하고 문제해결과정에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연계해가야 한다. 또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주민자치역량을 강화하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시민 개개인들이 지방자치의 주체로 나서게 만들고 긍지와 책임감을 갖게 함으로써 수혜자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진정한 삶의 질 향상을 체득하게 하고 지역공동체의 자립성과 성숙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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