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를 마치고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서 2004 주민자치센터 국제박람회가 ‘민관파트너십을 통한 지역사회혁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개최되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29개의 국내 우수사례와 5개의 외국사례, 그리고 5년간의 주민자치센터 운영현황을 분석한 기획전시가 있었으며, 개막식, 국제세미나, 시상 및 폐막식 등 공식행사 외에 교육행사로서 “주민자치센터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센터컨설팅 “사례에서 배운다”, 문화교류행사로서 전국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 발표회, 주민자치위원 토론광장, 길거리토론회, 지역주민자치센터 홍보전시관, 지역특산물 전시회, 오름체험 및 문화유적답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어 25개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2만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주민자치센터를 토대로 민·관 파트너십의 새로운 상을 모색하며, 지역사회 혁신에 대한 논의와 실천을 확산하자는 취지로 준비되었다. 열린사회시민연합과 제주시가 공동주최하고 행정자치부와 제주도가 후원하였으며, 주요행사의 기획과 진행은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가 주관하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자치센터박람회는 해를 거듭 할수록 참여하는 센터와 사람들이 늘어나고 내용면에서도 보다 충실해지고 있다. 그동안 4차례의 박람회를 통하여 좋은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었고 전국의 자치센터들이 서로 교류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직접 관련된 주민자치위원, 시민자원봉사자, 담당공무원뿐만 아니라 참다운 주민자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는 교차로가 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행사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주민자치센터와 지역혁신”이란 주제로 국제 세미나(International Seminar on Community center & Community Innovation)가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21일, 22일 양일간에 걸쳐 제주 라마다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세미나는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외에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가 공동주최했으며, 독일 아데나워재단 한국지부(Korean office of Konrad-Adenauer Stiftung)가 후원하였다. 한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5개국에서 지역커뮤니티센터 관계자, 관련 공무원, 학자, NGO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여한 세미나는 세계 여러 나라의 주민자치 현장이 소개되고 커뮤니티센터의 활동을 서로 교류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번 세미나에서는 나라마다 전통과 환경은 서로 다르지만 지역사회의 주인인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는 공동의 관심과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한국의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들에게는 시야를 넓히고 국제사회와 교류를 확대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들 삶의 터전인 공동체를 활성화하자는 것은 현대를 사는 모든 세계인들의 공통된 소망이기에 서로간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박람회의 주요 슬로건이 Partnership-Governance-Innovation 였는데 이는 국제세미나의 주요 주제이기도 했다. 공동체의 활성화는 침체된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지역사회 혁신의 주요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주요한 국가정책으로 되면서 지역혁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지역혁신은 위로부터의 행정적 조치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시민사회의 자발적 운동과 만날 때만이 가능하다. 시민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행정과의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지역혁신을 위한 가장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를 “민관파트너십을 통한 지역혁신”으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이번 박람회의 특징 중에 하나는 주민자치위원 토론광장과 동아리 축제 등 전국 각 주민자치센터들이 직접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여러 행사들이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욱 빛내주었다는 점이다. 개최도시인 제주시에서는 각 자치센터별로 육지부의 자치센터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제주도를 떠날 때까지 따뜻한 애정과 관심으로 함께 하였다. 주민자치센터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형성과 향후 주민자치센터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제주시 19개동 주민자치센터와 16개 광역시도별로 추천한 우수 주민자치센터가 함께 한 주민자치위원 토론 광장이 제주시 곳곳에서 개최되었고, 제주 목관아지에서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선정된 주민자치센터 우수동아리들이 그간의 학습 결과를 발표하는 문화교류행사를 가짐으로써 친선과 교류의 장으로서 박람회의 의미를 더해주었다. 또한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지역의 NGO들이 주관하는 주민자치토론회와 문화환경체험행사들이 박람회 행사의 일환으로 기간 중에 개최되었다. 이제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는 단지 우수센터에 대한 시상과 전시의 자리가 아니라 주민자치센터에 대하여 고민하고 활동하시는 분들, 그리고 애정과 관심을 갖고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되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5개 분야에 걸쳐 모두 29개의 사례가 선정되어 시상되었다. 작년 3회까지 유지해왔던 종합평가 분야가 없어지고, 제4분야(농어촌과 지역특성)과 제5분야(지자체 지원행정)가 신설된 것이 이번 제4회 박람회의 특징이다. 제1분야 (주민자치와 참여), 제2분야 (시민교육과 문화여가), 그리고 제3분야 (지역복지와 지역진흥)은 그간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세분화한 것이다. 선정에 앞서 진행된 우수사례 공모에는 전국 47개 기초 자치단체의 123개 주민자치센터가 참여했다. 프로그램 수로 보면, 전국적으로 151건이 접수되어, 작년(123건)에 비해 25% 증가한 실적을 보여준다. 지리적으로는 1회와 2회에 가장 많이 참여했던 서울시와 울산시의 참여가 다소 저조한 반면에 꾸준히 최다수로 참여해온 경기도, 최근 급진전된 전남 광주시와 이번 개최지인 제주도의 참여가 크게 높아진 특징이 있다. 또 충북이 많은 프로그램을 제시해준 것도 작년 개최지(청주시)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전체 151건 중에 제3분야인 지역복지와 지역진흥에 가장 많은 56개가 몰려 그 중 9개 사례가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그밖에도 제1분야 37개 중 5개, 제2분야 36개 중 5개, 제4분야 13개 중 3개, 그리고 제5분야 9개 중 5개 사례를 선정하였다. 탈락한 사례 중에도 우수한 사례가 많이 있었으나 전시 공간 등 행사여건 문제로 소개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었다. 그 중에서도 제4분야는 주민자치센터 제2단계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농촌과 도농복합 지역의 주민자체센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분야였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응모 건수가 13개에 지나지 않아 3개 사업만을 우수사례로 선정하였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행정 사업 분야는 그동안의 센터 중심의 사례공모 관성을 깨고 지방정부의 혁신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도입한 분야였지만 사전홍보의 부족 등으로 응모 건수가 적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최우수상을 수상한 광주북구의 마을만들기 지원행정체계 등 선정된 사례들은 매우 우수한 사례들로 타 지자체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이 4, 5분야는 계속해서 역점을 두어 우수사례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다시한번 확인되었지만 이제 주민자치센터가 전국적으로 안정과 균형을 이뤄가는 추세에 있는 것 같다. 위원회 구성과 주요 사업들이 안정화되어 가며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해감으로써 다른 센터들과 차별되는 센터들이 점차 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구성과 역할, 프로그램과 운영, 사회복지 강화 등에서 전국적으로 주민자치센터들이 이제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동향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가는 센터들의 모범 사례를 많이 참고해서 학습한 효과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지역과 유사한 조직, 운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문제점, 즉 특성화가 미진한 센터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수년간 센터들 사이의 학습이 중시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주민자치네트워크 활성화를 기대해본다.
또한 프로그램이 교육과 문화 중심에서 지역봉사활동 등 다양한 자치적 프로그램으로 확대된 것은 바람직한 진전이다. 프로그램이 숫적으로는 여전히 문화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광범위하게 다양한 창의적인 자치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주민자치센터의 밝은 전망을 보여준다. 소외층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과 자원봉사 활동뿐 아니라 마을축제와 같은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특별 프로그램들을 통해 공동체 건설을 지향하는 모범사례들이 늘고 있다. 특히 광주시 북구청의 경우처럼 지자체가 앞장서는 경우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다음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도 전국적인 추세이다. 그럼에도 내용 면에서 적지 않은 과제들이 있다. 지역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소외층을 파악하는 일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며, 이들을 돕는 기부와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동아리 활동과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사회 자원동원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에서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하다. 주민자치센터는 민관 공동의 전달체계로서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의 소외층이 친근하게 인간적인 서비스를 전달받을 수 있는 기초전달체계이다. 주민자치센터가 소외층과 주민을 기다려 맞이할 게 아니라 소외층을 찾아가 필요한 욕구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자치역량’을 발휘할 때 주민자치센터가 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박람회는 국제세미나 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 이전보다 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사례를 전시한 센터나 지자체뿐만 아니라 박람회에 참가할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봄부터 기금을 적립했던 전국의 주민자치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해준 제주시 관계자들과 후원해준 각 종 기관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이 수고해주셨다. 국내 관계자만이 아니라 초청국 4개국의 노력도 함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박람회가 조그마한 성과라도 있었다면 그것은 이 행사가 이루어지기까지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이 모든 분들의 수고가 함께 한 결과이며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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