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4일 화요일

한국형 매니페스토운동의 추진과 의미(2006.3/열린사회회지)

한국형 매니페스토운동의 추진과 의미



박홍순
(사)열린사회시민연합 공동대표 
531스마트매니페스토추진본부 공동집행위원장


지난 2월1일 좋은 정책이 경쟁하고, 공약에 책임을 짊으로서 새로운 지방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가 발족되었다.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이하 매니페스토 추진본부로 약칭)”는 출범선언문에서 구체적이고(S, Specifi), 측정가능하며(M, Measurable), 달성할 수 있으며(A, Achievable), 타당하며(R, Relevant), 시간계획이 포함된(T, Timed) 정당과 후보자들의 메니페스토의 공개와 유권자들과의 책임 있는 합의를 실현함으로써 새로운 지방선거의 지평을 열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매니페스토가 일반 공약과 다른 점은 선거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내세워 실현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선거공약에 기간, 목표, 공정, 재원 나아가 우선순위라는 구체적 계약을 담는 것”을 말한다. 매스페스트는 대국민약속으로 위치 지워져 특정 정당이 정권을 획득했을 때 반드시 실행하고 그 정책 실패 여부의 책임을 져야 하는 정국운영의 로드맵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에게는 어떠한 정책을 표방한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앞으로의 국정을 맡길 것인가 하는 정권선택의 재료이자 수단으로 사용되게 된다. 매니페스토가 갖는 의의는 다음 세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매니페스토는 구체화되고 명확화된 계획으로서 기존 선거공약과 다르다. 매니페스토에는 각 정당이 정국운영을 책임을 지게 되었을 때 각종 정책의 우선순위와 사업목표와 방향, 구체적인 달성을 위한 공정표, 재원 마련방안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명확히 기입하고 있다. 

둘째 국민들에 대한 국정운영의 정보제공수단이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제시되는 각종의 매니페스토를 통해 국민들은 앞으로 국정 방향을 가늠하게 된다. 특히 각종 현안에 관하여 각 정당의 입장을 담은 대안을 제공받음으로써 국민들은 그것을 비교 평가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는 정책결정과정에서의 국민들의 참가를 이끌어내고 합의를 하게 되는 민주주의의 이상과도 부합되는 것이다. 

셋째 각종 정책 경연의 장이다

개별 정당은 자신의 기본적인 정책입장을 중심으로 기본이념을 기초로 한 다양한 정책들을 양산하게 된다. 생산된 정책들은 각 정당 간의 비교, 매스컴의 평가 유권자와의 토론 등을 통해 그 실현 가능성이 판단되어지며 이는 정당의 정책개발과 대안제시능력을 가늠하게 되는 판단자료가 된다. 


531지방선거를 계기로 모두가 책임지는 새로운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출범한 매니페스토추진본부는 좋은 정책의 개발과 보급, 정당과 후보자들의 좋은 정책 수용, 대중이 함께하는 정책평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하였다. 매니페스토추진본부의 활동은 크게 “좋은정책 뱅크 구축 및 제공운동”과 “매스페스토 확산과 평가운동”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좋은 정책 뱅크 구축과 제공운동”은 시민사회단체들과 각종 연구기관에서 개발하여 제시해 온 수많은 지역정책과 지역발전의 대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출마자들에게 제공, 활용토록 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미래 비젼과 좋은 정책은 주민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 속에 있기 때문에 좋은 정책 운동의 출발은 주민들이 관심과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개발, 활용할 예정이다. 또 각 지역에서 발굴되는 다양한 우수사례들을 수집, 정리하여 이들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냄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매니페스토 확산과 평가운동”은 SMART지표와 SELF지표의 개발, 언론을 통한 국민홍보, 주요 정당과의 협약, 16개 시도 및 기초지역별 협약식 추진, 지역별 매니페스토 아카데미 추진, 지역별 평가단 구성을 위한 주민공개모집 추진, 후보자 등록 및 후보자 매니페스토 발표, 정책분야별 토론회 진행, 평가단회의와 평가결과의 발표 등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민선4기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탄생하게 되면 매니페스토운동에 참여하였던 후보자들과 지역시민사회는 민선 4기를 출범하면서 약속하였던 정책들의 이행계획과 이행평가계획을 다시 한번 지역주민들에게 선포하여 약속 이행을 확고히 하며, 이때 경쟁자들과 협력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 이후에도 지역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선거 시기에 약속하였던 정책의 이행을 점검, 평가하고 격려할 수 있는 상시적 시스템을 갖추도록 계속 노력하며, 매니페스토추진본부의 활동이 지방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우수사례발굴과 확산, 지자체별 평가계획을 수립한다


그런데 앞으로 매니페스토추진본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게 될 한국형 매니페스트운동은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앞선 나라들의 매니페스토운동과 다른 한국적 특성을 갖고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을 처음 시작한 영국이나 최근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는 일본은 오랜 지방자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지방자치의 경험과 지방자치제도의 정착으로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우리보다 강화되어 있고 활동경험 또한 풍부하며 지방자치활동이 지역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생활화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이미 정착되어 있는 부분보다는 앞으로 개척하고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 더 많다. 따라서 한국형 매니페스트운동은 보다 가치지향적이고 시민사회의 조성(助成)적 활동이 강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평가지표에 있어 정량(定量)적인 스마트지표와 함께 정성(定性)적인 셀프지표를 개발하여 적용할 예정이다. 

영국의 매니페스토운동에서 기본요소로 활용된 스마트지표는 다분히 가치중립적이고 정량적 평가를 위주로 짜여져 있다. 이번 한국의 매니페스토운동에서 스마트지표와 함께 적용될 셀프지표는 지방자치발전에 있어 우리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합의가능한 시대적 과제와 지향점을 담은 내용을 평가지표로 개발하여 적용하려 하고 있다. 지표가 담아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S (Substantiality, 지속가능성) : 후보자들이 제안하는 정책들의 실현결과로 지역의 지속성이 강화되느냐, 혹은 악화되는가를 몇 가지 측정 가능한 기준들을 적용하여 평가한다.

E (Empowerment, 자치역량강화) : 주민자치역량을 성숙시키고 지자체 역량, 협치 역량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L (Locality, 지역성) : 각 분야별로 제시된 정책들이 얼마나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있으며 지역의 자기역량에 근거한 발전계획을 얼마나 풍부하게 제시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F (Following, 이행평가) : 약속한 정책이행과정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계획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제시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두 번째로 운동전개에 있어 활동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주도적 역할과 주민참여형의 매니페스토 작성과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 매니페스토 운동에 정당이 선도적, 혹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으나 한국은 유권자 및 시민사회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의 시민운동은 지난 총선시기의 낙천낙선운동 등을 통하여 이미 사회적 영향력과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네가티브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사회발전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보다 포지티브한 방향에서 좋은 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정당과 후보자들이 수용하도록 하며,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매니페스토와 같은 객관적인 선거공약평가와 이행감시를 통해 정책선거와 지역발전을 선도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매니페스토의 초기 작성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정책제안과 이의 반영, 선거과정에서 주민참여형 평가모델의 활용과 선거 후 정책집행 단계에서 정기적인 주민 평가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공약화과정에서 주민정책 제안운동의 전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워크숍 추진, 지역(정책)현안들에 대한 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하며 주민들이 쉽게 참여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정책평가 틀과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 


세 번째로 지역으로의 확산을 꾀하고 각 지역별로 해당지역의 정당, 후보자와 유권자, 시민사회와의 협약을 추진함으로써 로컬거버넌스 토대구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니페스토운동의 지역적 확산을 위해 전국적 네트워크의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 및 지역언론사들과의 협력을 통한 기획보도와 관심의 확산, 중앙선관위와의 협력과 공동사업을 통한 공정성과 영향력의 확보, 각 중앙정당과의 협력강화를 통한 지역차원의 활동 독려 등의 외적 환경조성과 함께 지역 순회간담회의 추진, 전국적 네트워크의 조직을 통한 정보의 교류와 공동행동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의 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기초로 각 지역별로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역별 추진본부가 구성되고 이들 지역별 추진본부는 선거 시기의 평가단운영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좋은 정책 제안운동과 해당지역의 정당, 후보자들과의 협약식 추진, 선거 이후에 이행평가를 통한 지속적 운동의 전개를 담당하게 된다. 또한 지역정치역량이 취약하여 효과적인 매니페스토의 작성과 활용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 후보자들에 대한 교육활동을 병행하고 평가지표 및 방식에 대한 사전 전달을 통한 후보자 매니페스토 작성을 안내하게 된다. 

평가과정도 개인들의 고립적 평가과정이 아닌 토론과 협의를 통한 개방적 평가과정으로 진행하도록 하려 한다. 평가단에 후보자 추천위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의 후보들과 정당들이 수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식과 투명한 평가결과를 만들도록 하며, 선거 이후에도 이러한 협약과 참여의 성과가 계속 이어져 지역 차원의 평가감시와 정책이행을 위한 공동협력체제가 구축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지역 매니페스토의 추진은 선거시기의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 사업들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이의 수용과 정책화, 집행과 평가 과정을 시스템화 함으로써 지역의 운영과 미래운영의 개척을 특정정당이나 해당 지자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과 권한을 갖고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로컬거버넌스의 토대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