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명칭개칭에 대한 우리의 입장
행정자치부가 9월 1일부터 전국의 2166개 동사무소의 명칭을 “주민센터”로 개칭하고 9월 중에 현판교체를 완료하겠다고 하면서, 동사무소와 함께 설치되어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명칭을 자치사랑방 등 다른 명칭을 사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러한 행자부의 방침이 오만한 행정편의주의의 극치이며 주민자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판단하고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방침시행을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
행자부는 동사무소 명칭을 바꾸게 된 배경을 주민들이 부르기 쉽고, “주민생활서비스 전달체계 혁신”에 따른 통합서비스 제공기관 임을 쉽게 인식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정부정책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해 지난 8년 동안 설치, 운영되어 온 “주민자치센터”가 엄존하고 있는 조건에서 주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주민센터”라는 명칭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전국 6만여 주민자치위원들이나 지방의회, 지방정부와의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민자치센터”의 명칭개칭을 운운하고 있는 오만함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행정사무소(동사무소)의 명칭을 편의적으로 바꾸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거하여 주민들의 참여와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존재를 일거에 무시하고 행정기관의 일방적 계획에 따라 마치 자신들의 하부기관 이름 바꾸듯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관료적 발상에 경악할 따름이다. 또 행자부의 관련 정책들을 보면 지난 8년간 시행해온 주민자치센터 관련 시책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일관된 방침도 없고, 중앙정부가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통한 지방자치토대를 다지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대한 정책 비젼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시늉뿐이긴 했지만 주민자치센터와 관련된 기존 정책을 이제는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만일 포기하는 것이라면 그동안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고 향후 대책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8년간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주민자치의 새싹을 틔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주민자치위원들과 민간 시민단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경의표시는 고사하고 묵살과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8년 전 주민자치센터를 설치하면서 정부는 읍면동단위의 주민자치센터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관주도단계->민관협력단계->민주도단계로의 순차적인 발전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에 읍면동에서는 동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가 병존하고 협력하는 민관협력단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도 동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가 병존하는 기간이 상당기간 지속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지만, 만약 정부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면 그것은 주민주도성의 강화가 되어야지 관주도성의 강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행자부의 방침대로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개칭하여 ‘주민자치센터’의 존재의미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센터’로의 일원화경향에 대한 대안으로 검토해볼 수 있는 것은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강화를 통한 주민주도성의 강화가 유일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에 있어 주민대표성과 선출권 강화, 읍면동 운영에 있어서의 심의, 의결권 부여를 통한 준자치기관으로의 성격변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전국의 6만 주민자치위원들과 주민자치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뜻을 모아 다시 한번 촉구한다. 행자부는 행정편의적이고 일방적인 ‘주민센터’로의 명칭변경방침을 즉각 중지하고, 주민자치위원,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 단체와의 신중한 협의를 진행하며, 주민자치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읍면동체계정비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하라.
2007년 9월 19일
주민자치센터 전국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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