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0일 월요일

자원봉사활동은 곧 공동체만들기이다(2008.4/경기자원봉사센터토론)

자원봉사활동은 곧 공동체만들기이다




시민사회의 두 가지 축은 권익과 책무의 측면에서 형성되는데, 사회발전에 따라 권익주창(Advocacy)에서 자원봉사(Volunteering)로 점차 기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사회도 기본적으로 그러한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Community)의 공동체 운동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가 처한 많은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받지 않고도 공공선의 실현이 가능할 수 있는 시민문화의 형성, 곧 공동체성의 체득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은 구체적 삶의 현장, 시민들의 생활세계영역인 지역공동체에서부터 비롯된다. 개개 시민들이 커뮤니티활동의 경험 속에서 참여를 통한 학습이 이루어지며 그것은 곧 볼런티어링(Volunteering)이기도 하다. 자발적 부문의 지역사회에서의 실천, 그것은 공동체만들기(Community Building)에 다름 아니다.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자는 것은 물리적, 경제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하드웨어적 측면뿐 아니라 공동체적 인관관계의 실현이라는 소프트웨어적 측면도 포괄한다. 또 그것은 지역사회의 운영에 있어 행정과 주민이 동등한 자격으로 파트너가 되어 함께 기획하고 함께 실천해가는 새로운 거버넌스(Governance)모형을 탐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볼 때도 선진사회로 갈 수록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그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정책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마을만들기(まちづくり)운동이나 미국의 지역공동체건설(community building)운동, 유럽연합의 ‘UrbanⅡ프로젝트’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들 지역공동체운동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목표를 지니고 있는데, 하나는 지역사회를 살기좋은 공동체로 만들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새로운 거버넌스(governance)모형을 탐색하는 일이다.

지역공동체(community)는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동일한 생활문화권을 형성하는 지역사회를 지칭한다. 행정적으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적, 문화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 개념에 가깝다.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구역보다는 작은 단위지역을 지칭하며,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동네(neighborhood ; 근린지역)가 모여 형성되는 지역단위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공동체 상실이라는 근대화의 비관적 현실은 역설적으로 현대의 사람들로 하여금 공동체적 삶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앙중심의 근대 산업화는 많은 문제를 초래하였다. 지역경제의 추락과 주택의 노후화, 전통적 상가의 몰락, 문화시설의 부족 등이 그것이다. 또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위기는 만성적 대량청년실업, 가족붕괴와 범죄, 쓰레기 등 생활환경의 악화, 교육환경의 열악, 사회적 신뢰상실 등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바로 공동체성의 회복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 지역공동체의 재생과 혁신으로부터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실현해나갈 주체형성 또한 '여기에' 살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 스스로의 참여와 새로운 관계맺음에 의해서이다.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현장은 시민들의 생활세계영역인 지역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된다. 

지역공동체 재생을 위한 주민참여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참여의 시작은 자신의 삶터에서부터이다. 생활주변의 여러 문제들은 함께 사는 이웃들과 연관성을 갖고 발생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이해와 갈등 조정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조건과 질서를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생활하는 데 고통과 불편을 주는 생활환경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개선하며, 공용시설이나 장소 등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삶터 가꾸기'는 새로운 주민 참여의 좋은 출발점이다. 공유공간에서 벌어지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개선하며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단절된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의사소통의 경로와 시스템을 형성해가는 것, 그것은 공동체를 이뤄가는 과정이다. 또 이러한 과정은 새로운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기문제에만 집착하던 개인들이 공동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학습하고 체험함으로써 진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민주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시흥에서 전개되고 있는 자원봉사 마을공동체 만들기사업은 자원봉사부문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의 지향점을 적극적으로 결합시켜 나가고 있는 최근의 사례로 주목되는 점이 크다. 특히 ‘마을’을 자원봉사의 구체적인 실천현장으로 두고 효과적인 자원봉사 관리를 수행하는 것에 주목하여 그 거점으로서 동 주민센터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의 자원봉사 시스템은 대체로 시군구단위의 자원봉사센터나 단체를 거점으로 각 종 자원봉사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필요한 자원봉사 수요에 대응하여 효과적인 자원봉사서비스를 공급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자원봉사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접근방식은 다르다. 주민들의 근린생활권에 밀착한 동단위에서 주민들 스스로가 자원봉사활동의 기획자이자 실행자가 되도록 함으로써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주인이 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주민들의 활동을 돕기 위한 거점으로, 지역내 자원봉사 자원들간의 네트워크를 엮는 그물코로서 동 주민센터에 ‘자원봉사 희망터’를 설치하고 코디네이터를 훈련, 양성하고 있다. 또 이 사업은 민간의 자원봉사센터와 주민자치위원 등이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제안하고 시당국과 동 행정조직이 협력하여 시스템을 짜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민관협력의 새로운 거버넌스 모색으로 시사적이다. 

자원봉사센터와 동 주민센터와의 유기적 관계 구축, 자원봉사 마을만들기사업 등은 시흥뿐 아니라 서울 서초구 등 전국적으로 몇몇 앞서가는 지역에서 시도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결실을 맺고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지역사회 공동체운동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체만들기를 위한 시민참여는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 마을만들기가 왜 사람만들기여야 하는지? 자원봉사활동이 자치활동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 이런 과제들을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좋은 경험과 소중한 노력들이 쌓여서 살기 좋고 행복한 지역사회로 가기 위한 ‘희망터’가 전국 방방곡곡에 등불을 밝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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