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4일 월요일

지역재단기고(2010.5)


민선5기를 맞는 지방선거, 주민자치를 통한 지역발전 계기 삼아야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선거여야 한다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총 여덟 개의 투표지에 기표를 하게 된다. 시·도지사, 시·군·구청장, 시·도의원, 시·군·구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그리고 비례대표 시·도의원과 시·군·구의원까지 그 많은 후보자를 어떻게 다 기억하고 올바로 선택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

년초부터 시내 여기저기 후보자들의 현수막들이 넘쳐나고 공천과정의 이러저러한 잡음과 신문·방송들의 경마중계식 보도는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오히려 어지럽히고 있다.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언론들의 관심은 온통 서울시장이 누가되고 단체장들을 여야 어느 정당이 얼마만큼 차지 하냐 하는데 쏠려있는 것 같다. 

이명박정부 심판론이니 안정적 국정 운영론이니 하는 중앙정치판의 이해관계가 왜 지방선거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방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자치선거여야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이제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 때가 되었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 부활로 치면 벌써 20여년이 흘러 민선자치 5기가 되었고, 1995년 시장, 군수, 도지사를 우리 손으로 직접 뽑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따져도 벌써 4번째 임기의 자치단체장을 맞이하게 된다. 

중앙집권적 전통이 강하고 지방분권의 추진이 지지부진한 데다가, 지방선거가 대통령임기 중간에 딱 걸쳐 있어서 이러저래 중간평가적 성격을 피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중앙정치의 뒷치다꺼리나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선택과 심판의 룰과 제도를 바꾸던 아니면 정당, 정치인들의 구성과 정치문화를 확 바꿔치던 간에 그것은 그렇게 하도록 하고, 지방자치선거만큼은 내 삶, 내가 사는 동네, 내가 사는 지역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 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방자치선거는 서울시장, 경기도지사와 같은 광역단체장만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동네, 우리 마을 구석구석을 위해 열심히 뛸 그런 일꾼들을 선출하는 선거이다. 우리 지역의 예산을 어떻게 잘 써서 우리 동네를 좀 더 행복한 지역공동체로 만들까? 이런 얘기들이 중심이 되는 선거여야 한다.

올바른 지역개발 정책은 어떤 것일까?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역개발정책들은 산업경제개발전략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회개발전략이 결여되어 있었다. 지역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려면 산업경제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성장, 양 측면 모두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야만 한다. 

지방의 산업발전이 그 지역 주민들의 삶과 무관하게 되고 오히려 지역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교육과 복지, 환경과 보건, 주거와 문화 등 지역주민들의 삶을 규정하는 사회발전 영역에서의 새로운 성장과 변화가 이루어질 때만 지속적 발전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는 고부가가치의 IT지식기반산업과 서비스산업이 사회발전을 이끌 것이라고들 말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고부가가치산업의 활성화가 그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시민사회의 지식문화수준의 향상과 사회적 인프라의 구축 없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또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안정적 영업과 노동자들의 소비를 통해서만이 지속적인 내수시장의 확대도 가능하다. 결국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투자는 산업경제발전을 위한 선순환적 투자인 것이다.

지역사회개발(Community Development)에 대해 연구한 많은 학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사회적 자본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를 위해서는 지역시민사회의 역량강화가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 오려면 그 지역에 뿌리박고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생각과 삶이 변화되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은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지역사회에서의 풀뿌리시민운동과 그 속에서 길러지는 주민자치의 역량이다. 새로운 거버넌스는 지역시민사회의 참여를 촉진하고 민간과 행정 간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지방행정은 지역사회 운영에서 민간의 역할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바람직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민간과 행정 간의 공동생산의 영역들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주민자치활성화를 위한 시민운동의 역할

최근에 시민사회운동진영에서도 지역밀착형 사회적 기업(커뮤니티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에서도 농촌형 공동체 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시민들 스스로가 지역경제의 활력을 만들어가는 협동경제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지역개발전략의 새롭고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의 풀뿌리시민운동이 마을이나 지구단위의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밑으로부터의 운동, 즉 마을만들기, 마을의제 운동, 주민자치센터 활성화운동 등에 비중을 넓혀온 것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지방자치 5기를 맞이하면서 지역사회의 시민운동이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주민자치역량강화운동에 보다 활발히 나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합’이니 ‘심판’이니 하는 중앙정치의 틀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선거답게 치루고, 또 선거 이후에도 지역을 책임지고 함께 발전시켜나갈 역량을 키우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민들의 삶과 관련된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과제들, 육아, 교육, 취업, 건강, 복지, 여가, 문화, 지역개발 등을 해당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해결하고 만들어가는 주민자치형 운동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 또 그것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정책과 사람은 누구인지 잘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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