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4일 월요일

월간자치발전연재3(2010.4)


주민자치센터운영사례3

농촌과 도시가 윈-윈(win-win)하는 상생전략
원주민과 이주민이 화합할 수 있으려면?

지방 중소도시를 끼고 있는 근교농촌지역은 지역의 특성상 농촌과 도시의 상생전략을 잘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가 일방적으로 농촌을 잠식해 들어가거나 농촌의 의존성을 가속화시키지 않고 상호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연관되어 있는 지역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방법은 없을까? 충북 청원군 오창읍 주민자치위원회가 보여준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시스템과 유기농투어 프로그램은 '농촌과 도시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오창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것은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8천여세대의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새로 만들어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아파트단지에 외부에서 이주해온 새로운 주민들과 기존 농촌주민들과의 이질감에 따른 의견충돌이 잦아지면서 주민자치위원회가 노력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바로 주민화합을 위한 대책마련에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우선 첫 단계로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기존 주민과 아파트 입주민을 각각 반반씩 대등하게 구성하여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문제해결과 주민화합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주민들에게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아파트 주민들에게서는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과학단지 내 아파드단지 내에 매월 금요장터를 개장 운영하기로 하였다. 신선한 유기농산물을 시중가 보다 20~30% 싼 가격에 판매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지역 친환경 농축산 관련 작목반과 과학단지 아파트주민 간에 연계의 고리를 만들었다.
직거래시스템과 유기농투어의 조직
다음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지역 농산물 유통망을 만들었다.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기존주민의 협동조직인 작목반과 주 소비자인 과학단지 8개 아파트 부녀회를 연계하여 아파트별 필요물량을 파악한 후 철저한 주문배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 결과 지역 작목반은 안정적으로 생산에 주력할 수 있게 되었고 토착민과 이주민 간에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었다. 더 나아가 오창읍 주민자치센터는 주부 유기농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농산물의 주요 소비자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산물 재배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함으로써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2회씩 체험단을 모집하여 버스를 타고 현지를 직접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는데, 체험코스를 따라가 보면 먼저 오창아파트단지를 출발하여 오창농협에 도착 친환경농법에 대해 소개를 받고, 친환경물류센터를 방문하여 물류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받은 다음, 팔결채소작목반이 경작하는 채소밭에서 친환경 쌈채따기 체험을 하고 판매장을 견학한 후 쌈채비빔밥을 시식하는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아파트지역 주부들이 체험행사에 참여하였고 생산자와 소비자 서로 간에 교류가 이루어지고 믿음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버려진 땅을 청보리밭과 주말농장으로
오창읍 주민자치위원회는 쓸모없이 버려져 있는 땅을 주말농장과 대체사료 재배지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도 진행하였다. 과학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미분양된 기업체 부지에 쓰레기와 각종 건축폐자재 등이 무단 방치되어 보기가 매우 흉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이 공한지를 개간하여 도시미관도 개선하고 생산적인 일에 활용하기로 하였다. 축산농가들과 논의한 결과 사료값 상승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사료 대체용 청보리를 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 청보리를 한우에 먹이면 1등급 출현율이 기존 50%에서 88%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주민자치위원들은 과학산업단지 미분양부지의 소유자들에게 무료로 쓸 수 있는 허락을 얻어내고 확보된 부지에 로터리 작업을 한 후 청보리를 파종하였다. 20ha에 조성된 푸르른 청보리밭은 보기에도 좋아 주민들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또 과학산업단지 내 유휴지를 개간하여 주민들에게 주말농장으로 분양하였다. 200구좌의 주말농장회원을 공개모집하여 옥수수, 고구마, 장목수수 등을 심고 수시로 농촌체험행사를 진행하였다. 6월에는 주말농장회원 300여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직접 재배한 쌈채를 차리고 삼겹살을 굽고 잔치를 벌여 친목을 도모하고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주말농장에서 나온 수익은 복지기금을 조성하는 데 보탰다.
오창읍 주민자치센터의 사례는 도시와 인접해 있는 지역 특성을 잘 살려 도시와 농촌이 서로 돕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실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도시의 확장과정이 일방적 흡수, 대립과 반목으로 귀결되지 않고 화합과 상생의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현실적 이해를 잘 조화시키고 공동체의 필요성을 체험케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민들의 판로개척에 대한 요구, 아파트부녀자들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욕구, 축산농가들의 대체사료작물에 대한 요구, 아파트주민들의 주말농장에 대한 욕구 등 현실적 이해에 근거한 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의 조직은 실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그 성과물은 주민자치의 훌륭한 토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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