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7일 화요일

책읽는 마을 만들기 (2010.8 / 월간 자치발전)



주민자치센터사례6

책 읽는 마을 만들기 - 광주시 북구 운암3동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자치기능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지역의 특성이나 운영주체들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영역의 기능으로 특화된 운영을 할 수도 있다. 문화여가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는 센터도 있고 지역복지활동이 활발한 센터도 있으며, 마을만들기 등 지역활성화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센터도 있다. 지난 호에서는 ‘배움과 참여가 있는 주민학습공동체’라는 제목으로 부산 연제구 연산9동의 사례를 소개하였는데 이는 평생학습분야의 프로그램이 특화된 사례이다. 이번 호에서도 지난 호에 이어 평생학습분야의 사례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이번 광주 북구 운암3동의 사례는 ‘책읽기’라는 학습의 고전적인 방법을 통해 새로운 마을공동체만들기를 접근해가는 사례이다. 두 사례 공히 2009전국주민자치박람회 평생학습분야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사례이다.
운암3동은 아파트 등 중․소형의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무려 97%에 이르는 지역이다. 비교적 생활수준이 고르고 인구특성상 어린이와 주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빈부격차가 크지 않는 지역으로 7개의 교육기관이 소재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2000년도에 주민자치센터를 개소한 이래 많은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운영되어 왔지만 황계 작은 도서관의 설치와 운영은 운암3동 주민자치센터가 ‘책 읽는 마을 만들기’라는 특화된 성과를 내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운암3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책 읽는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게 된 것은 지역 내 학교장, 일반주민 등이 참여하는 주민자치열린회의에서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정신문화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웃에 무관심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특성상 만연한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이웃과의 관계회복으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민자치위원회의 독서분과에서는 개인주의 극복과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매개로 하는 공동체 운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운암3동은 책 읽는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가자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책 읽는 마을 만들기”사업은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왔으며, 매년 말에는 주민만족도 조사 및 자체평가를 통해 성과와 개선점을 파악하고 다음해의 사업에 반영해왔다. 이 글에서는 2008년도 하반기와 2009년 상반기에 걸쳐 진행된 사업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2008년 7월부터 11월까지는 주1회씩 5세에서 7세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동화표현 놀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공개모집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모집강좌를 진행하는 한편 지역내 5개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강좌를 진행하였다.
‘즐거운 책 만들기’ 프로그램은 2008년 8월부터 11월까지 주1회씩 초등학교 1~3년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어린이가 작가가 되어 내용을 정하여 글을 쓰고, 이미지를 그리고, 표지를 디자인하는 일련의 책 만들기 과정을 통해 책과 친밀한 경험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2008년 9월부터 11월까지 세 달간은 월1회씩 ‘작품을 찾아 떠나는 독서기행’이 운영되었다. 9월달은 문학의 바다에 빠지다(정남진 문학기행), 10월달은 섬진강 문학기행(박경리의 삶과 문학 “토지”), 11월달은 ‘혼불’마을 기행(최명희의 삶과 문학 “혼불”)이 진행되었다.
2008년 9월과 10월에는 총 5회에 걸쳐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학생과 주민대상으로 차동엽(운암동 한권의 책 저자), 탁현숙(수필가), 오정순(수필가), 노창수(시인) 등을 초청하여 진행하였다.
또 2008년 7월부터 10월에 걸쳐 독후감 ․ 독후화 공모전도 진행하였는데 공모결과, 유치부 독후화 308점, 초등부2327점(독후감1286 독후화1041), 중등부 독후감 1086점, 고등부 독후화 40점 등이 접수되었다. 이 중 우수작품 424점(독후화377, 독후감47)을 선정하여 11월 26일 부터 12월 5일까지 10일간 주민센터 맞은편 황계로변에서 독후감 독후화 길거리 전시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09년 3월부터 9월까지는 ‘좋은 부모되기 학교’가 운영되었다. 주1회씩 15강좌가 운영되었고 운암권역의 일반주민들이 참여하였다. ‘좋은 부모되기 학교’는 교육과 상담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올바른 자녀양육관에 대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올바른 자녀양육관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2009년 6월부터 9월까지는 주1회씩 10강에 걸쳐 ‘클레이로 만드는 동화나라’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줄거리, 주인공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와 엄마와 함께 공동 제작하는 ‘책을 통한 공감나누기’프로그램이었다.
2009년 3월 30일 운암주공 3단지에서는 ‘책과 벚꽃이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 날 음악회에서는 운암권역의 4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과 3개 동아리가 참여하여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권의 책 선포식’이었다. 벚꽃피는 봄에 세대와 계층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추천도서를 선정하여 운암동 권역의 주민들이 돌려 읽고, 가을에는 ‘도전! 독서골든벨’ 축제를 개최하여 가족단위로 참여한 주민들이 서로 겨루는 일련의 ‘책 읽는 마을 만들기’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올해의 ‘한권의 책’ 선정은 관내 학교장, 명예도서관장, 주민자치위원, 주민 대표 등 14명으로 구성된 책읽는마을 자문위원회에서 하였다. 책읽는마을 자문위원회는 ‘한권의 책’ 선정 이외에도 초청 작가와 강연장 섭외 등 사업상의 애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자문위원회 구성은 ‘책읽는 마을만들기’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학교, 각 가정이 서로 연계를 맺고 협력할 수 있게 하는 매개가 되었으며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과 벚꽃이 함께하는 작은음악회’와 ‘한권의 책 선포식’은 책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마을축제를 탄생시켰고, 아파트 자치회와 공동 추진함으로써 독서캠페인을 주민들의 생활근거지로 확대시켰다. '독서'를 통해 소통이 단절될 수 있는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소통의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주민자치위원들의 비전공유와 열정이 숨어있다. ‘책읽기’는 학습의 본질이고, 교육적 소통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식상하거나 관성에 빠질 수 있는 것이 독서운동이기도 하다. 이러한 단조로운 책읽기를 독서기행, 작가와의 만남, 찾아가는 강좌, 엄마와 함께 책만들기, 독후화 그리기와 전시회, 그리고 책을 주제로 한 마을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조를 통해 신선하고 즐거운 것으로 변화시켜낸 주민자치의 힘이 놀랍다. ‘한 아이를 온전히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격언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지금 운암3동 주민자치센터는 운암권역의 인근지역주민들에게까지 ‘책읽는 마을만들기’의 새물결을 넓혀나가는 거점평생학습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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