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5일 목요일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1998.8/전대협동우회지)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의 중요성


열린사회시민연합 기획실장 박홍순

최근들어 시민운동은 사회 각 분야에서 눈부신 양적 성장과 영향력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시민운동은 전문가중심의 활동을 벗어나지 못하며 전국지향적, 중앙중심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시민운동의 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해 시민운동의 영향력은 주로 언론에 의지하게 되고 이벤트 창출에 급급한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의 원래 목적이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사회변화를 추진하고 나아가 권력을 견제하며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라 할 때 시민참여의 여부가 향후 21세기 새로운 시민운동의 지평을 열어나가고 그 건강성과 성공을 판가름하는 핵심문제이다.

‘시민있는 시민운동’이 구호에 그치는 것은 발상의 전환과 구체적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민운동은 마치 시민단체활동가나 전문가들 몇몇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 이런 발상에 대전환이 필요하다. 시민단체는 시민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발굴, 연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이며 시민사회의 자발적 힘을 보다 인간적 사회란 방향으로 수렴시켜 나가는 방향제시자이다. 즉 시민단체는 코디네이터 기능을 수행하고 시민볼런티어는 적극적 참여자가 되는 것이 21세기 시민운동 활성화 전략의 핵심이다.

21세기 진보운동의 지향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인간을 존중하는 공동체사회’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민주주의혁명의 대표 격인 프랑스혁명의 이념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박애였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류는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자유와 평등의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정착의 단계에 와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박애의 문제, 곧 사랑과 봉사의 과제는 인간자체의 발전과 공동체적 사회변화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 것으로 향후 진보운동의 주요과제로 나서고 있다.

제도와 인간의 변화는 상호작용하지만 보다 선차적이고 중요한 것은 인간의 변화이다. 왜냐하면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인간을 사회와 경제의 주인으로, 역사의 주인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공동체적 삶은 사회구성원들이 남을 자신과 동등하게 인정하고 서로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적 자각(자유와 평등의 원칙에 대한 자각)을 가지되, 이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익, 사회전체의 공동이익을 자기의 개인적 이익보다 앞세우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자각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남과 나를 동등하게 보고 나의 권리와 남의 권리를 대등하게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민주주의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려는 사랑의 정신을 의미한다. 과거의 진보운동이 사회제도 특히 경제제도의 변화를 역사발전의 관건으로 보던 운동이었다면 새로운 운동은 제도변화의 의의를 부정하지 않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의 변화(공동체적 의식으로의 자각)를 추구하는 것을 더욱 중요한 문제로 보고 이 둘을 함께 추구해나가는 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원봉사활동은 개인이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의해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활동이다. 자원봉사는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되었다. 자원봉사는 근대적 시민권(civil right)의 기반인 개인의 해방과 자각에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전근대적 ‘봉사’나 종교적 ‘자선’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자원봉사의 특징은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7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제3영역(The third sector)은 정부, 공공영역인 제1섹터와 기업, 시장영역인 제2섹터와는 달리 기부금과 자원활동에 의해 운영되는 영역으로 21세기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원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은 활동과정을 통해 사회인식이 성장하고, 이타적 공동체 정신을 개발하며, 사회개혁을 끌어가는 진보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은 사회의 가장 큰 자원인 사람들을 개발, 성장시킬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이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저명한 사회학자인 솔로몬과 바우어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우선 마음의 평화, 자기존엄성, 지역사회 존중의 감정을 가져다 준다. 즉 동료인간들 사이에서 자신의 긍지 내지 위치를 확인하게 되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이를 통해서 자아를 발달시킬 수 있다. …… 자원봉사는 인간이 무언가 가치있는 부분에 소속되고,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며, 사회에 의해 높히 평가받는 한 부분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내적요구를 충족시켜 준다. ……자원봉사는 개인을 활동적이고 유용하게 그리고 성장하도록 유지시키며, 새로운 삶의 목적을 제시하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건강을 가져온다. …… 자원봉사는 개인의 직책․직종․성별․연령 등에 따르는 인간관계의 전망을 발전시킨다.”

구미선진국에서의 자원봉사운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자원봉사가 먼저 발전했던 나라가 영국이었다면 그것이 가장 실효를 거두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인들중 약 3천 7백만명(총인구 4명중 1명)이 해마다 어떤 형태로든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들 가운데 50%는 종교단체에서, 15%는 학교기관에서, 15%는 보건의료기관에서, 12%는 공공기관에서 봉사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1년간 미국에서 지원봉사에 쓰인 시간은 총 2백 40억 시간이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70억 달러, 미국인이 1년에 받는 총 임금의 5%에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특히 시간이 넉넉한 노인이나 청소년뿐만 아니라 직장인 특히 그 중에서도 직장일과 가사․육아 등을 도맡아 바쁜 일과를 보내는 직장여성들도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자원봉사 중 주목을 끄는 점은 상당수 기업체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복사기회사인 제록스사의 경우 「사회사업을 위한 유급휴가기간」을 설정하여 회사원으로 하여금 매년 1개월간 청소년상담․소수민족훈련․마약 - 알콜 중독자 재활사업 등을 위해 회사월급을 받고 봉사하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 벨 전화회사․체이스 맨해턴 은행․팬암 항공회사 등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미국은 취직신청서나 대학입학 원서 등에 자원봉사 경력을 쓰는 난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그 경력을 우선적으로 인정받으며 자원봉사활동 중에 상해를 입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 보험으로 보상해 주는 등 자원봉사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동양권에서는 일본이 활발하다. 일본의 자원봉사자 수는 95년 후생성 공식통계에 의하면 4백69만명에 이르며 파악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약 7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자원봉사의 특징은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정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5만6천1백여 개의 자원봉사단체가 있으며 3천4백14개의 지역협의회를 갖고 있는 전국사회복지협의회를 중추역으로 하여 조직적인 운영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75% 정도가 여성이며 주부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65세 이상의 정년퇴직한 노인들이 23.9%, 40세-60세의 비율이 60.2% 등 주로 장년층의 참여가 높은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일본에는 민생위원이라 하여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여 조직된 민간자원봉사자들이 있는데 현재 17만명 정도에 이른다. 이들은 지역주민의 생활실태를 파악하여 건강․가계․주택․가족관계 등의 상담에 응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자원봉사자를 위한 보험제도가 있어서 봉사활동 중에 일어나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발단은 삼한시대에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했던 계, 신라시대에 주민협동과 원조를 목적으로 했던 두레 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대적 의미에서의 자원봉사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양적 성장에만 치우친 사회발전전략으로 그 경제규모에 비해 우리사회의 복지수준은 거론하기 민망할 정도로 형편없다. 80년대 후반이후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행복추구에 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사회복지를 위한 기본적인 제도가 갖추어지고 이와 함께 자원봉사운동에 관한 사회의 관심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 인력현황을 보면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27,600명(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전수조사), 사회봉사단체에 소속되어 봉사하는 사람 46,000명, 행정기관 공공기관에서 봉사하는 사람 234,000명, 불우이웃돕기 참여자 45,000명, 총 357,000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음․양으로 활동중인 자원봉사자 수는 약1백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들의 실태를 보면, 한국사회복협의회가 1,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88년도) 이중 여자가 66.6%, 20~30세 미만이 55.5%, 기독교 55.1%, 학생과 주부가 60%정도, 미혼 67.9%, 참여통로는 인간접촉 86.5%(대중매체 저조), 봉사기간 1년 정도 54.1%(대개 6개월을 기준으로 중간탈락자 급증)이다.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수용자를 봉사대상으로 하는 사람이 66.3%이며 이때에는 장애자와 아동을 주대상으로 (65.2%) 단순노력봉사나 학습교양지도를 펼친다(72.0%). 우리나라에는 아직 자원봉사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지금까지 자원봉사자는 흔히 복지시설 등에 대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협소하게 인식되어 왔으나 실제 자원봉사의 영역은 다양하다. 자원봉사는 직접적 노력봉사, 사회단체 사무봉사, 정책결정과 자문봉사를 비롯하여 지역사회에서의 문화, 교육, 복지, 정치, 경제 등 생활상의 제 영역에 따라 다양하며, 사회의 다양한 문제상황이 복잡해짐에 따라 자원봉사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이다. 특히 지역사회공동체운동 차원에서 자원활동자가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활동 내용을 공동체의 기능에 따라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이 다양한 영역을 개발할 수 있다.

<기능에 따른 지역사회 자원활동 공동체 분류>
공동체 구분
자 원 활 동 내 용
문화공동체
미술, 역사, 박물관, 동물원, 기념관의 안내자, 해설자 또는 보조원, 지역사회의 미술, 음악, 공예, 무용, 창작, 연극 등을 지도
교육공동체
교사보조원, 학교자원활동자, 개인학습지도, 도서관, 사서보조원,특별과목 자원교사, 생활상담자, 방과후지도, 성교육, 교재개발, 사회교육 프로그램 기획,진행, 학교주변 유해환경 퇴치
보건공동체
보건소, 의료사업기관의 안내원, 보조원, 출장의사 및 간호원의 보조원, 간병인, 환자상담원, 가족상담, 암협회 또는 의학연구자선단체를 위한 기금모금, 호스피스, 보건위생강좌, 장기기증, 헌혈
환경공동체
재활용품분리수거, 쓰레기수거, 오염환경감시조사, 환경보호캠페인, 어린이환경모임지도
복지공동체
사회사업가 보조원, 빈곤지역, 노인정, 탁아소 등 도움, 입양가족찾기, 양부모면담, 신체장애자 교통편의 제공, 보호대상자들을 문화, 교육, 경제, 보건공동체에 연결
교통공동체
행사교통정리, 카풀자원봉사, 교통위반감시,교통안전캠페인,장애노약자를 위한 교통봉사단, 긴급구조봉사대
민생치안
공동체
범죄자를 위한 자원활동 프로그램의 보호관 보조원, 집행유예자 보호자로 활동, 법정의 보조원 및 상담자, 범죄자 출옥후 사회복귀를 위한 준비로서 ‘중간가정’ 마련하는 일 담당, 청소년선도, 성폭력상담
경제공동체
소비자보호활동, 도농공동체운동, 경영컨설팅, 직업개발자, 구직자들의 상담과 정착에 도움을 줌.
정치공동체
공명선거캠페인, 부정선거감시, 조례 제개정운동, 여론모니터, 정책개선압력활동,선거에서 득표활동과 여론조사를 도움.
종교공동체
종교교육교사 캠프의 지도자와 카운셀러, 문화활동 지도자, 외국인 예배 참석자의 통역, 인간관계를 깊게 하는 토론의 지도자로 활용
여가활동
공동체
게임, 취미활동, 무용, 체육활동 등의 교사, 심판관, 오락지도자, 청소년지도자, 어린이보호자.
매스컴공동체
자원아나운서, 어린이에게 대중매체의 기술을 가르치고 지역의 중요
행사나 사업을 위한 광고보조원, 선전, 판매요원
기 타
새로 이사온 사람의 환영과 정착을 돕는 일, 지역내의 문제점발굴,물질적․사회적 계획자, 통계자료 정리자, 재난예장 및 구호, 관공서 상담,안내, 후진국 사회개발 해외봉사, 국제기아난민구호활동, 국제민간교류


우리사회의 자원봉사운동은 지금 질적 전환이 요구되며 특히 지역사회 공동체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지금까지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기초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의 활성화와 사회의 다원적 발전에 따라 지역사회에서의 공동체성 형성과 지역주민들의 자원적 참여는 민주사회의 질높은 발전과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효과적인 자원동원과 서비스의 상호교환을 통해 공동체의식 형성이 가능한 지리적인 공간으로 될 수 있다.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구성원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름으로써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훈련장이요, 실습실이 될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부터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변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지역사회 구성원은 지역사회의 욕구와 문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즉, 지역복지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변화된 접근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 변화된 접근 방식이란 지역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활동과 지역사회의 자원개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진보운동진영에서도 지역운동의 의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정립을 위한 모색과 실천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문제의식의 핵심은 지역운동이 대중에게 공동체생활의 경험을 제공하고 공동체적인 의식을 갖게 하는데 매우 유용한 영역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계급운동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처지에 따른 권익실현운동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운동은 많은 경우 정당성을 가지지만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공동체적 정신을 가지도록 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동체적 정신, 남을 자기 이상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게 만드는데는 다양한 계급계층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협력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는 인간존중의 공동체사회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실천운동의 장이고 토대가 될 수 있다.
지역운동의 실천영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차지하는 의의와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새로운 진보운동의 방향이 사람의 다면적 발전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 여기에 사회제도의 점진적 변화를 위한 제도개혁운동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그 중요한 실천영역이 될 수 있다.
자원봉사는 그 어떤 외부의 강제적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것은 오직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개인 스스로의 자각과 노력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 도움을 주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원활동에 참여하는 각 개인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다른 사람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킴으로서 공동체적 인간형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를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문화양식으로 변화시키고, 지역사회의 공적자원과 민간자원을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합시킴으로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역공동체건설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한 주민참여의 바람직한 기제가 될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정치 사회적 역량의 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발전을 위한 올바른 정치세력화란 단순히 선거승리를 위한 지역토대를 만든다는 협소한 의미를 넘어서서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사상적, 도덕적 지도력을 형성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체화한 조직대열이 확립된 기초 위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지적되었지만 자원봉사활동은,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문화, 교육, 환경, 보건, 교통 등 주민생활의 제 영역에서의 공동체형성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정치, 경제, 행정,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주인인 주민들의 의식성장과 참여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확대됨으로써 미래사회의 주요한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은 그 자체로서뿐 아니라 지역사회조직(Community Orgnization)이란 측면에서 바라볼 때 종합적인 시각을 획득할 수 있다. 지역사회조직사업은 지역사회성원의 공통된 욕구를 발견하여 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역사회가 보유하고 있거나 외부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그 욕구를 충족해나가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지역사회조직화는 주민의 일상적인 생활향상과 개인적인 능력을 확장함으로서 지역주민의 잠재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공유하는 문제의 해결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역주민의 조직화는 민주주의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부와 권력의 보다 나은 분배를 가져올 수 있다. 지역사회 조직화의 원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둘 수 있다.

첫째, 지역주민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주민의 욕구에 기초한 주민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셋째, 복지수혜자를 포함한 주민, 주민단체대표, 기타 관련기관 및 단체를 참여시켜야 하며, 이들의 의견이 민주적 방법에 의하여 반영 조정되어야 한다.
넷째, 참여자간의 의사전달의 장벽이 없어야 하며, 각자의 요구와 의견이 충분히 표현되어야 한다.
다섯째, 지역복지기관 조직들은 위원회조직이어야 한다.
여섯째, 조직의 구조가 단순한 형태이어야 한다.
일곱째, 활동 및 토의의 내용이 주민에게 공개되며, 자유로운 비판이 보장되어야 한다.
여덟째, 지역복지서비스가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조직을 주민참여의 측면에서 보면, 함께 공유하는 문제와 투쟁하기 위하여 지역주민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민참여의 조직화는 어떠한 쟁점에 관한 사항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를 정하는 정치적 과정이며, 자신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하여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력을 증가시키고, 지역주민이 느끼는 무력감과 투쟁하도록 지역주민을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우리사회에서도 근대화와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지역사회개발과 조직화를 위한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정부의 주도하에 전개된 새마을운동은 위로부터 진행되는 개발도상국가 지역사회개발운동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80년대 중반이후 민주민권의식이 확산되고 아래로부터의 지역사회조직화가 진행되면서 철거반대투쟁 등 지역주민 특히 그 중에서도 개발의 이익에서 소외된 도시지역빈민들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기 위한 운동들이 활발히 전개되었고, 90년대 들어서는 환경문제, 교육문제 등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투쟁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이와 함께 우리사회에서는 민간에 의한 자원적 성격의 운동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등록된 비영리단체, NGO(비정부기구)들 외에도 임의단체 성격의 주민 자치활동, 자원봉사 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런데 민간차원의 자원봉사활동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지역사회의 조직화단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민주민권차원의 권리의식은 광범위해지고 상식적인 것으로 되었지만 사랑과 봉사의 공동체적 의식으로까지는 상승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단위의 공동체(community)의식이 개발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자원봉사 운동이 ‘주민’ 중심이기 보다 ‘기관 단체’ 중심이고, 둘째는 그 자원봉사 활동들이 조직화되지 못하고 제각기 흩어져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의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우선 풀뿌리 주민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자원봉사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들 주민들의 활동이 조직화, 즉 연대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반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의식(locality)에 눈을 뜨고 행동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목사, 시민단체 간부들이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교인, 회원자격으로 ‘동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평신도, 시민단체 자원봉사 회원, 즉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행사를 결정하고 계획,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개별활동의 난립을 억제하고 지역복지의 합리성을 높이는데 있어서는 주민, 또는 민간자원들의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사회에는 이제 주민이 주도가 되고 그들의 활동이 또 연대하는 지역사회 조직운동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지역사회공동체를 건설하고, 주민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서비스와 지역자원의 합리적인 배분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구성원들이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름 아닌, 바로 지역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와 자원개발을 통한 지역공동체운동의 활성화이다.
‘나’만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는 지역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웃’과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와 요구에 대하여 토론하는 기회를 자주 가짐은 몰론 ‘이웃’에게도 자원봉사활동 참여 동기를 부여하여야 한다. ‘나’와 ‘이웃’이 함께 손잡고 지역사회를 위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자원개발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 즉 시간과 노력을 최대한 개발하여야 한다.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있어서는 그 어떤 유형의 자원보다도 소중한 자원이 자원봉사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노력임을 알아야 한다. ‘나’의 자원이 아까우며 ‘이웃’의 자원도 아까운 법이다. 내가 먼저 나의 자원을 아끼지 않고 기꺼이 ‘이웃’에게 준다면, ‘이웃’도 자신의 자원을 또 다른 ‘이웃’에게 아낌없이 줄 것이다. 모든 지역사회구성원이 이렇게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지역사회생활을 하게 될 때, 그 지역사회는 인간중심의 자치적 공동체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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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1998년 7월 열린사회시민연합 지역운동 워크샵 “지역사회공동체운동과 자원봉사활동전략”에서 발표된 글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할 수 있다. <열린사회시민연합 정책실, 1997년, “새로운 사회운동의 이념과 전략”>
3) <김대욱, 지역복지의 자원봉사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7년> 참조
4) 지역사회조직론과 관련해서는 Herbert J. Rubin & Irene Rubin, Community Otganizing & Development, (Bell & Howell Co., 1986)를 참조하는 것이 좋고, 지역사회조직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실제로 준용할 수 있는 원칙과 관련해서는 Murray G. Ross, Community Organization: Theoty, Principles, and Practice, 3nd ed.(New York: Harper & Row, Publishers, 1967)를 참조할 수 있다


주민자치센터 조사보고서 발간사(2000.11)


자료집을 내면서


올 11월부터 전국 도시지역 1,655개 동에서 읍․면․동사무소의 기능전환과 함께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되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나라 지방자치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변화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센터의 목적은 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자치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향상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습니다. 그 목적을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자치센터를 민간 자율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는 풀뿌리시민단체의 육성과 주민리더십의 형성이 중요하며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의 마련과 창조적인 민․관파트너십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조사보고서는 주민자치센터의 본격 실시를 앞두고 시범실시기간의 주민자치센터의 운영현황을 평가해보고 향후의 올바른 운영방향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의 기초가 된 설문조사는 7월 3일부터 8월 12일 사이에 서울의 성동구, 은평구, 송파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관악구, 양천구, 강북구, 도봉구 등 9개구와 인천시, 부산시, 대구시, 전주시, 진해시 등 지방 5개도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조사는 주민자치센터 운영담당공무원,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프로그램 이용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열린사회 본회 및 은평, 송파, 서대문․마포, 동대문․중랑, 관악․동작, 강서․양천, 북부지부와 도봉시민회, 민주개혁을 위한 인천시민연대, 부산청년정보문화센터, 대구KYC, 희망공동체전북연대, 경남정보사회연구소 등의 활동가, 회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수고해주셨습니다.

조사의 설계와 설문결과의 분석, 그리고 심층면접조사과정에는 한국도시연구소의 이호 연구원,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의 박희선 간사, 나눔문화연구소의 임아연 연구원, 북부시민회의 박효선 사무국장, 열린사회 지방자치위원회의 정길채 간사가 참여하였으며, 통계분석 및 보고서 작성은 ‘아니너스 리서치’에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H.S. 리서치센터’의 우수명 소장님, 성동구 주민자치과의 소판수 계장님, 이성호님, 대구대학교 행정대학원 윤용희님 등 여러분들께서 좋은 도움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성의를 다해 참여하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각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관계 공무원들간에 서로의 의견과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향후 주민자치센터의 전망과 계획을 세우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조사를 전후하여 여러 차례의 간담회와 워크숍, 교육연수 등의 사업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풀뿌리네트워크’를 결성하게 되어 향후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참여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조사보고서가 주민자치센터 운영의 좋은 참고자료가 되고 풀뿌리공동체운동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2000년 11월 15일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 홍 순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2000.8)


1. 내가 있어 아름다운 공동체

◇ 어머님의 걱정
그리 멀지 않았던 옛날에 우리 어머님들은 걱정하였습니다.
혹시 놀다가 산짐승에게 다치지 않을까. 아이가 아프지는 않을까. 삼시 세끼 굶기지는 말아야 될텐데, 공부도 시키고 싶은데---.
지금 우리는 이런 걱정을 합니다.
등하교길에 교통사고는 없을까. 왕따는 당하지 않을까. 간혹 사랑스런 우리 아이가 나쁜 사람에게 유괴는 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이제 자기 아이만 잘 키워서는 결코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리워합니다.
자기집 쌀독도 비워져 가는데 옆집에 군불이 피워지지 않으면 걱정하던 그 마음을...
한가위라도 될라치면 온동네가 흥청거리며 어울리던 그 문화를...
삭막한 도시에 정겨운 공동체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애타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2등을 따뜻하게 감싸안고 격려하며, 한 아이의 불행이라도 가슴아프게 끌어안고 자식처럼 키우는 그 아름다운 세상을... 그런 사람들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 인간은 행복의 조건을 만든다.
인류역사에서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이 병으로, 자연재해로, 그리고 굶주림과 전쟁, 폭력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어갔습니다. 이 재앙은 가끔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곁에 있었습니다.
또한 인류역사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분의 차별로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억울하게 살아갔습니다. 이 사람들은 한 두명이 아니라 사회의 대다수였습니다.
이제 인류는 선조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배고픔과 질병, 일상적인 전쟁을 극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 위에 군림하는 신분제도를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만인이 평등하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사회를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이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우리가 추억하고 있는 보리고개의 과거보다 더 짧은 시간내에 더 많은 성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류는 생존과 평등을 넘어 서로 사랑하고 함께 발전하는 박애의 공동체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 이기주의와 공동체
무슨 꿈같은 소리냐고 합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인데 어떻게 사랑과 존중의 공동체사회가 실현될 수 있겠냐고 합니다. 어차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사회원리이고 약육강식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생존논리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독과 외로움은 인간의 존재방식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는 존재이며 차츰 그러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왔다고...
지금 사람들의 대다수는 폭력이 나쁘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법보다 주먹이 먼저였고, 싸움 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우두머리를 차지하곤 했습니다. 원시시대로 갈수록, 동물로 다가갈수록 폭력은 우열을 가리는 기준이 됩니다.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폭력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인간의 본능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폭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폭력은 범죄행위라고 이미 사회적으로 공유되었습니다.
우리는 폭력이 과거에 인간사회의 지배논리로 존재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이기주의가 현재 인간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우리는 이기와 이기주의를 구분합니다. 이기는 좋은 것입니다. 자신에게 이롭게 하는 것,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 좀더 아름답고 싶은 것, 좀더 인정받고 싶은 것, 자유롭고 싶은 것.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습니까. 개인이 발전하지 않고 어찌 사회가 발전하겠습니까. 개인이 이롭지 않은데 어떻게 사회가 이롭겠습니까. 우리는 개인의 이익을 존중하며 적극 권장합니다.
우리가 문제로 삼는 것은 타인의 발전을 해치면서 자신의 발전만을 도모하는 이기주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결국 공동의 이익을 방기하는 개인주의입니다. 이기주의의 결말은 사막같은 인간의 삶입니다. 결국 파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이기와 이타가 조화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이상주의의 유혹이 아닙니다. 인간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인간사회의 사막화와 파멸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살아야만 하는 사회에서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했을 때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냉혹한 경쟁의 현실에서 이기주의를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의 주변과 언론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으며 한번쯤 뭉클했던 가슴속의 그 고귀한 감정! 인간사회에서만 존재하는 고귀한 사랑의 감정을 우리는 공동체의 가능성으로 부여잡습니다.
폭력과 굶주림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는 성심을 다해 인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이기주의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 살 수 없습니다. 즉 함께 살지 않으면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으로써 이 사회에 결합합니다. 따라서 이기와 이타는 인간의 존재 방식입니다. 이 이기와 이타의 조화를 높여가는 곳에 우리가 실현하고자 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구체화 될 것입니다.
이 공동체 사회는 자신의 발전과 사회의 이익을 동시에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절반을 넘어설 때 현실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성찰하는 습관이 든 사람들이 절반을 넘어설 때 공동체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시민사회의 활성화는 우리 사회 발전의 과제
정치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합니다. 경제는 사람들의 생존을 해결합니다.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합니다. 이 두가지 영역은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외에 또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시민사회입니다.
권력이나 경제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공평무사하여 정치와 경제가 똑바로 갈 수 있도록 격려하거나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함께 사는 생활문화를 만들어 가는 아주 중요한 일도 바로 시민사회의 몫입니다. 이 사회는 누가 시켜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사회의 건강성을 높여줍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지난 수 십년간 우리 나라의 과제였다면 이제 시민사회를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과제가 되었습니다.

◇ We are the world
세계는 점점 좁아집니다. 경제는 이미 국경을 넘어선 지 오래고 거의 모든 문제들이 국제적인 협력 없이는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대기를 맑게 하자고 하여도 황사에 실려오는 중국 해안의 대기오염을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지구의 허파라는 열대 우림의 파괴도 선진국의 낭비를 자제하지 않으면 멈추어지지 않습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비인간적인 모습들도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 공동의 노력을 통해 해결되고 있습니다. 지구는 그야말로 하나의 마을인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운명적으로 함께 살 수밖에 없는 북녘의 동포들은 지금 기아로 인해 영양실조와 죽음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핏줄이라는 친애의 정이나, 기본적인 인간애에서 보더라도 이는 우리의 비극입니다. 북녘동포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같이 나누고, 그 해결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얹는 것에서 평화가 시작되고 민족공동체의 싹이 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림 속의 단어를 옆의 단어로 바꾸어 넣으시오>
공동체사회 실현
지역공동체, 민족공동체, 인류공동체
주민자치 활성화
공동체 의식개혁
인권과 복지 실현
평화와 인류애 함양
교육, 문화, 환경, 복지 등
시민참여 자원봉사활동


2. 열린사회는

◇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여깁니다
인류의 역사는 사람의 귀중함을 인식하고 사람들의 능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온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서 두려워 떨던 원시시대부터 절대신에 모든 것을 의탁하고 위안을 찾으려했던 중세시대를 거쳐 인권을 깨닫고 민주주의를 실현해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인류역사의 전 과정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완전한 인간해방을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그동안 앞서간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인 사회상도 제시해보고 피와 땀을 흘려가며 낡은 제도를 부수고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나 물질문명도 그를 운용할 사람들이 준비되고 각성되어 있지 않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뼈아픈 체험을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은 돈의 노예가 되어 사람을 한낱 도구로 전락시키고 서로간의 높은 벽을 쌓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준비되고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이상사회도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억 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목숨입니다. 억지로 어떤 틀에 고정시킬 수 없는 것이 사람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자각이 없이는, 스스로 우러나온 열정이 없이는 사회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소중함을 깨달은 사람만이 사회의 발전에 헌신할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함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만큼 나와 관계 맺고 있는 너와 우리 모두에 대해 배려하고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하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 지역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흐르는 사회,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공동체 사회는 어느날 갑자기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 소중한 일을 몇몇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단숨에가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씩 이루어 가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살아왔습니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희생해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당위에서 출발하여 현실을 해석했습니다. 이제는 한번 바꾸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함께 연결되어 있고 구체적 삶 속에서 이상은 하나씩 실현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는 나의 삶터에서, 가족과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고 함께 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람들은 삶의 체험을 통해 가치관도 형성하고 생활양식도 변화시킵니다. 지역사회는 이제 국가나 민족 같은 더 큰 것을 위한 하나의 부속품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사람들의 구체적 삶이 있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문화가 있으며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현실사회의 발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꽃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홀로되신 김씨 할머니와 동생들을 돌보며 힘겹게 생활과 공부를 하고 있는 민석이... 이들이 미소지으며 살아갈 수 있는 골목공동체를 이루어 가고 이 속에 민족과 인류의 삶과 희망을 녹여내고자 합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잿빛을 녹색으로 바꾸어 내면서 지구를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우리 지역사회로부터, 옆집 아저씨-아주머니와 함께 민족과 인류공동체의 이상을 조금씩 실현해 가고자 합니다.

◇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갑니다.
세상에는 많은 단체와 모임이 있습니다. 전문인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발전을 위한 비판과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하는 단체도 있고 특정분야에만 중점을 두고 활동하는 단체도 있으며 소속 구성원들과 특정계층의 권익옹호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사회에 더욱 필요한 단체는 평범한 보통사람들, 생활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가는 시민단체입니다.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는 주장이나 당위가 아니라 실제로 그를 실천하는 시민들이 필요합니다. 골목과 놀이터에서 함께 사는 문화를 만들고 민족과 인류를 생각하며 작은 실천을 해 나가는 시민들이 우리사회를 발전시키는 풀뿌리입니다.
열린사회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직접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꽃피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힘써 노력할 것입니다.

열린사회가 함께하는 풀뿌리공동체운동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푸른 생활환경의 실현 : 남은 음식물 자원화 사업, 동네하천 살리기 운동, 생태기행, 환경교실
․ 이웃과 함께하는 지역복지와 자원봉사 : 저소득실직가정결연운동, 무의탁노인집고쳐주기, 결식아동무료급식
․ 교육과 문화활동을 통한 공동체시민의식의 확산 : 공동체유아교육, 어린이방과후학교, 청소년자원봉사단, 주민강좌, 풍물패활동, 마을축제
․ 주민자치를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 : 지방의회모니터활동, 주민자치센터참여사업, 주민참여삶터가꾸기, 지역화폐 열린품앗이


3. 열린사회 회원은

◇ 아름다운 자원봉사자
자원봉사활동은 자신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사회 전체에 자신의 것을 나눔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자신이 어려움에 처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활동입니다. 더 많이 나누기 위해 자신의 발전을 갈고 닦는 사람이 자원봉사 실천가의 모습입니다. 그림에 소질 있는 사람은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악기를 다루고 싶은 사람은 열심히 연습하여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집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기술을 연마하여 외로운 노인들을 기쁘게 해 드리고, 아이들을 특히 예뻐하는 사람은 동화를 읽으며 아이들의 벗이 되는 자원봉사자들.
이 사회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가치발견에 게으르지 않은 사람. 가치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으로 최고의 가치를 꽃피우는 사람. 열린사회가 꿈꾸는 회원님들의 모습입니다.

◇ 공동체생활문화의 형성자
자신과 사회의 이익과 발전을 동시에 생각하고 생활하는 사람은 하루아침에 짠-하고 나타날 수 없습니다. 부단히 자신을 계발하고 사회의 이익과 발전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노력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 음악, 미술, 체육, 철학, 사랑하는 마음, 성실함 중에서 자신이 내면에 간직한 가치와 능력을 개발하고 이를 사회를 위해 사용하며 이를 통해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생활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혼자만의 생활은 아닙니다. 현대인은 혼자만의 생각과 생활에 너무 길들여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는 그 속에서 깊은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신을 존중받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동체와 더불어 성장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것은 동시에 자신이 행복해지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생활문화를 형성해 가는 사람! 바로 열린사회 회원들의 몫입니다.

◇ 공동체사회로의 안내자
인류는 오랜 세월동안 의지할 곳이 없는 고아나 노인들도 외롭지 않으며,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 사랑하고 함께 발전하는 이상사회를 꿈꾸어 왔습니다. 선조들의 노력으로 물질문명은 풍요롭게 발전하였습니다. 이제 인류는 더 이상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는 모든 이들이 평등하고 존중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생존이 절박한 시대에서 보람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서로가 함께 나누고 서로를 사랑하며 존중하는 공동체사회로 발전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사회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또한 이 사회는 비범한 어떤 지도자가 만들어 줄 수도 없습니다. 이기주의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일은 결코 법이나 제도, 명령을 통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함께 생각하고 생활할 줄 아는 사람이 사회의 다수룰 차지하고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갈 때 아름다운 사회는 실현되어 갈 것입니다.
우리 열린사회의 회원은 공동체적 인간으로 자신을 부단히 발전시키고 이웃과 함께 실천해감으로써 공동체사회를 현실로 이루어가는 안내자가 될 것입니다.

열린사회의 회원이라면 누구나
․ 나와 우리의 발전을 함께 생각합니다.
․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합니다.
․ 공동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 믿음과 봉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새로운 비젼과 열린사회의 역할(2000.5/열린사회회지)



사람의 변화 속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

우리단체, ‘열린사회시민연합’이 하는 일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는 먼저 나의 삶을 바꾸는 변화이며, 이웃의 삶을 바꾸는 변화이고, 우리 사회와 세계를 바꾸는 변화이다.

우리가 꿈꾸는 보다 나은 세상은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보장하되 서로가 이웃을 위해 사익추구를 스스로 제한하는 인간존중의 공동체 구현이다.

쉽지 않으며,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작은 물방울이 마침내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내 듯 생활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그려갈 때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21세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경쟁과 갈등이 아닌 참여와 자치, 상생과 협조의 원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새로운 비젼의 창조에 있어 시민운동에 거는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사회에서 권위와 독점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등을 신장시키는 데 시민운동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제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시민운동은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발전하고 있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역할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들 - 각 종 차별과 소외, 부정부패, 범죄, 환경파괴 등은 개인주의적 경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비영리적(non-profit)이고 자원적(voluntary)이며 자치적(self-governing)인 NGO가 주도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상생, 협조, 사랑의 사회운영원리가 자리잡을 때만이 새로운 사회발전의 비젼은 실현될 수 있다.

열린사회는 풀뿌리공동체운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발전에 기여하려고 한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은 말그대로 풀뿌리(GrassRoot, 民草)가 운동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Community Based) 전개하는 시민운동으로 생활실천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이다. 한마디로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를 건설하는 운동이다. 열린사회는 주민자치, 자원봉사, 시민교육을 3대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지방행정․의회에 대한 모니터링, 주민자치센터모델 발굴, 지역통화운동, 자원봉사생활화운동, 공동육아, 열린방과후학교, 남은음식물자원화운동, 주민참여삶터가꾸기운동 등 생활실천영역에서의 주민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시민운동의 3대 기능인 서비스(service), 권익옹호(advocacy), 자치권력행사(empowerment)를 통해 공동체사회 실현이라는 가치지향을 추구해가는 것이다.

열린사회사람들 - 열린사회의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참 소중한 사람들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창조하려 하기에 진취적이며, 머리 속에서만이 아니라 삶 속에서 가치를 실천하려 하기에 아름답다. 열린사회사람들은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자기스스로가 날로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의 발전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발전으로부터 가능하다. 열린사회는 사람들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


우리가 열린사회시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지만 그 뿌리는 오래고 깊다. 80년대 중반 6.10민주항쟁을 이끌었던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과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의 서울 지부들이 각 지역단위 시민회로 활동하다가 통합하여 1998년 4월 26일 창립된 시민단체다.

지금까지의 사회운동이 정치권력 비판과 견제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면, 미래의 운동은 사회구성원 사이의 공동체적 연대정신을 이끌어 내는 참여운동이다. 우리단체는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부조직의 강화에 힘을 쓴 결과 다른 시민단체들에 비해 비교적 하부토대가 튼튼한 시민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은평시민회, 북부시민회, 구로시민회, 영등포시민회, 송파시민회, 동대문중랑시민회, 서대문마포시민회, 관악동작시민회, 강서양천시민회, 강동송파시민회 등 본부외 12개지부가 각기 100명 내외의 회원들이 참여하여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비록 대규모의 회원단을 꾸리고 있지는 않지만 열린사회시민연합의 회원들은 단순한 후원회원 개념이 아닌 열린사회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부에서 지역문화사업, 사회교육, 저소득 실직가정돕기, 지방의정감시활동, 자원봉사활동 등이 지역주민들의 참여속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은평시민회의 주말환경농장, 송파시민회의 어린이도서관, 북부시민회의 무의탁노인집수리, 관악시민회의 도림천살리기, 동대문중랑시민회의 방과후아동교실, 영등포시민회의 풍물강습, 서대문마포시민회의 청소년학교, 강서양천시민회의 남은음식 자원화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삶터 가꾸기의 일환으로 영등포시민회에서 5월에 신길동 마을축제를 준비중이고, 북부시민회에서는 가고싶은 놀이터 만들기가 한창이다. 또한 금전없이 현물과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역통화시스템, ‘열린품앗이’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밖에도 각 지부에는 풍물, 글쓰기, 비디오, 전통무예, 문화답사 등의 소모임들을 자체적으로 꾸리고 있어 회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활동내용에서 보듯이 우리단체는 종합형 사회단체다. 환경,풍물에서 시작해서 지방자치까지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것이라면 다루지 않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떤 특정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심목표로 하기보다는 그런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촉진하고 지역사회에 책임성을 갖게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변화가 교육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이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일상적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세분화된 전문성이 아닌 종합적인 시야를 갖고 활동해 나가는 것이다.


요즘 아마도 이러저러한 상호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중 하나가 ‘열린’이 아닐까 생각한다. 슈퍼도 열렸고, 치과도 열렸고, 교회도 열렸다. 그동안 우리사회가 너무 닫혀있었나 보다. 이제는 정말 열린마음으로 함께하는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물론 열린사회의 문도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


‘’혼자서 생각하면 공상이지만, 여럿이 생각을 모으면 희망이 되고, 함께 모여 실천하면 현실이 됩니다.“ 



< 2000.5.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홍순 >

회원에게 보내는 편지(2000.12)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거리에 캐롤이 흐르고 여기저기 모임들은 많아도 사람들 표정은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경제상황은 서민들의 가슴을 옥죄고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어김없이 새해는 오고 우리들의 삶은 여전하기에 함께 보듬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우리 스스로 찾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전 동대문시민회에서 운영하는 ‘제기통통’ 방과후 교실을 밤늦게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12시가 다된 늦은 시간임에도 한 아이가 집에 가지 않고 남아있기에 물어보았더니 그 아이는 엄마는 없고 아버지는 지방에 일하러 가서 자기 혼자뿐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장가가지 않은 시민회의 일꾼 한 분이 함께 기숙하면서 마치 친삼촌처럼 아이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민회 일꾼들의 모습을 보며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발견합니다. 세상이 각박하다 말하지만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회의 상처를 시민의 힘으로 치유하려는 우리의 운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올 한해 열린사회는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고 반성할 점도 많지만 땀흘린 만큼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상근일꾼들, 항상 애정과 관심으로 참여해주신 회원여러분, 후원자분들 모두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사업에 함께 해주신 지역주민들,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더욱 힘찬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연말연시 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2000년 12월 박 홍순 드림.    

새로운 비젼과 열린사회의 역할(2000.5/서대문회원교육)


새로운 비젼과 열린사회의 역할



사람의 변화 속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
우리단체, ‘열린사회시민연합’이 하는 일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는 먼저 나의 삶을 바꾸는 변화이며, 이웃의 삶을 바꾸는 변화이고, 우리 사회와 세계를 바꾸는 변화이다.
우리가 꿈꾸는 보다 나은 세상은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보장하되 서로가 이웃을 위해 사익추구를 스스로 제한하는 인간존중의 공동체 구현이다.

쉽지 않으며,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작은 물방울이 마침내 커다란 바다를 만들어내 듯 생활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그려갈 때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21세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경쟁과 갈등이 아닌 참여와 자치, 상생과 협조의 원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새로운 비젼의 창조에 있어 시민운동에 거는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사회에서 권위와 독점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등을 신장시키는 데 시민운동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제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시민운동은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발전하고 있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역할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들 - 각 종 차별과 소외, 부정부패, 범죄, 환경파괴 등은 개인주의적 경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비영리적(non-profit)이고 자원적(voluntary)이며 자치적(self-governing)인 NGO가 주도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상생, 협조, 사랑의 사회운영원리가 자리잡을 때만이 새로운 사회발전의 비젼은 실현될 수 있다.

열린사회는 풀뿌리공동체운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발전에 기여하려고 한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은 말그대로 풀뿌리(GrassRoot, 民草)가 운동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Community Based) 전개하는 시민운동으로 생활실천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이다. 한마디로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를 건설하는 운동이다. 열린사회는 주민자치, 자원봉사, 시민교육을 3대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지방행정․의회에 대한 모니터링, 주민자치센터모델 발굴, 지역통화운동, 자원봉사생활화운동, 공동육아, 열린방과후학교, 남은음식물자원화운동, 주민참여삶터가꾸기운동 등 생활실천영역에서의 주민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시민운동의 3대 기능인 서비스(service), 권익옹호(advocacy), 자치권력행사(empowerment)를 통해 공동체사회 실현이라는 가치지향을 추구해가는 것이다.

열린사회사람들 - 열린사회의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참 소중한 사람들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창조하려 하기에 진취적이며, 머리 속에서만이 아니라 삶 속에서 가치를 실천하려 하기에 아름답다. 열린사회사람들은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자기스스로가 날로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의 발전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발전으로부터 가능하다. 열린사회는 사람들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

우리가 열린사회시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지만 그 뿌리는 오래고 깊다. 80년대 중반 6.10민주항쟁을 이끌었던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과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의 서울 지부들이 각 지역단위 시민회로 활동하다가 통합하여 1998년 4월 26일 창립된 시민단체다.

지금까지의 사회운동이 정치권력 비판과 견제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면, 미래의 운동은 사회구성원 사이의 공동체적 연대정신을 이끌어 내는 참여운동이다. 우리단체는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부조직의 강화에 힘을 쓴 결과 다른 시민단체들에 비해 비교적 하부토대가 튼튼한 시민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은평시민회, 북부시민회, 구로시민회, 영등포시민회, 송파시민회, 동대문중랑시민회, 서대문마포시민회, 관악동작시민회, 강서양천시민회, 강동송파시민회 등 본부외 12개지부가 각기 100명 내외의 회원들이 참여하여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비록 대규모의 회원단을 꾸리고 있지는 않지만 열린사회시민연합의 회원들은 단순한 후원회원 개념이 아닌 열린사회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부에서 지역문화사업, 사회교육, 저소득 실직가정돕기, 지방의정감시활동, 자원봉사활동 등이 지역주민들의 참여속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은평시민회의 주말환경농장, 송파시민회의 어린이도서관, 북부시민회의 무의탁노인집수리, 관악시민회의 도림천살리기, 동대문중랑시민회의 방과후아동교실, 영등포시민회의 풍물강습, 서대문마포시민회의 청소년학교, 강서양천시민회의 남은음식 자원화사업 등의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삶터 가꾸기의 일환으로 영등포시민회에서 5월에 신길동 마을축제를 준비중이고, 북부시민회에서는 가고싶은 놀이터 만들기가 한창이다. 또한 금전없이 현물과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역통화시스템, ‘열린품앗이’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밖에도 각 지부에는 풍물, 글쓰기, 비디오, 전통무예, 문화답사 등의 소모임들을 자체적으로 꾸리고 있어 회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활동내용에서 보듯이 우리단체는 종합형 사회단체다. 환경,풍물에서 시작해서 지방자치까지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것이라면 다루지 않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떤 특정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심목표로 하기보다는 그런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촉진하고 지역사회에 책임성을 갖게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변화가 교육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이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일상적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세분화된 전문성이 아닌 종합적인 시야를 갖고 활동해 나가는 것이다.

요즘 아마도 이러저러한 상호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중 하나가 ‘열린’이 아닐까 생각한다. 슈퍼도 열렸고, 치과도 열렸고, 교회도 열렸다. 그동안 우리사회가 너무 닫혀있었나 보다. 이제는 정말 열린마음으로 함께하는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물론 열린사회의 문도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

‘’혼자서 생각하면 공상이지만, 여럿이 생각을 모으면 희망이 되고, 함께 모여 실천하면 현실이 됩니다.“ 
 < 2000.5.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홍순 >

21세기의 희망, 자원봉사(1999.11/시대정신)


21세기의 희망, 자원봉사


열린사회시민연합 기획실장, 박홍순

볼런티어(Volunteer)는 라틴어의 Voluntas(자유의지)에 사람을 뜻하는 er를 붙인 것인데, 이 말은 "인류사회의 협조를 향한 인간 개인의 자발의지"를 의미한다. 자원봉사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1997년판 [사회복지백과사전](Encyclopedia of Social Work)에서는 Volunteer를 모든 분야의 사회복지 활동에 관련된 민간조직이나 공공기관에서 보상없이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서비스 분야는 가정과 아동복지, 교육, 보건과 정신보건, 지역사회개발, 주택과 도시재건, 교정분야를 포함하는데, 전통적인 활동으로서의 직접적인 서비스 활동 외에 변화 및 시민참여활동, 정책결정에의 참여, 자조활동, 모금활동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자원봉사를 완전한 자유의지에 따라 타인과 사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노력의 대가를 지불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분야는 단순히 사회복지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인류의 전 생활분야에 걸쳐 적용될 수 있으며, 또 그러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다.
자원봉사는 근대적 시민권(civil right)의 기반인 개인의 해방과 자각에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전근대적 ‘봉사’나 종교적 ‘자선’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일부에서는 '봉사'라고 하는 용어가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의 자발성을 무시하고 봉건적 충성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에 '봉사'라는 낱말을 빼고 그냥 '자원활동'이라고 부르는 경향도 있는데 본래 Volunteer 활동은 근대적 성숙을 전제로 하여 발전된 개념이므로 더 적절한 번역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원봉사활동’이라는 온전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의 특징은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Voluntas라는 어원 자체가 말해주고 있듯이 개인의 자주적인 의사로 자발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므로 근대적 의미의 자아에 대한 각성과 해방을 기초로 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각 개인이 사회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타인에게 또는 타인과 함께 봉사활동을 경험함으로써 인격적 성장을 가져옴과 동시에 자신의 잠재능력을 실현하는 자아실현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 자원봉사자는 특정 개인이나 계급,계층의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발전, 즉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하여 활동한다. 아무런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이나 혈연, 지연 등 1차적 관계에 있는 어떤 집단을 위해 봉사한 것이라면 자원봉사라 부르지 않는다. 자원봉사활동은 자신의 영리나 특정 종교의 확장,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이나 특권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자원봉사 활동은 한 개인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소속감과 책임성을 자각하고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한 사회성을 특성으로 하고 있다. 자원봉사 활동은 공동체 의식을 높일 뿐 아니라 그러한 생활을 실현하는 장이다. 공동체성은 사회에 대한 소속감, 주인의식,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며 자원봉사 활동은 이러한 특성을 기초로 하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 활동은 일회적이고 우연한 활동이 아니라 의도되고 계획된 활동을 말며, 일정기간 지속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활동 자체가 임의로 변경되거나 단결되어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우연히 길을 걷다 길에 쓰러져 있는 환자를 도와주었다든지, 개인적으로 동네 어린이놀이터에 깨진 병조각을 주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하였다든지 하는 일은 자원봉사적 활동(Voluntaty activity)은 될 지 모른지만 자원봉사 활동(Volunteer activity)은 아니다.

그런데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실현된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7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제3영역(The third sector)은 정부, 공공영역인 제1섹터와 기업, 시장영역인 제2섹터와는 달리 기부금과 자원봉사활동에 의해 운영되는 영역으로 21세기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때문에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인류의 지향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사랑’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진보운동이 실현하고자 했던 주요한 이념은 ‘자유와 평등’이었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류는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자유와 평등의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정착의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는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어떠한 억압과 권위로부터도 자유롭고 어떤 차별로부터도 평등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한 성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과 전체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 그러한 사회야말로 인류가 꿈꾸는 이상사회이고 그 사회를 이루는 기본원리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으로 인간을 존중하는 공동체사회의 건설은 사회구성원들이 남을 자신과 동등하게 인정하고 서로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적 자각을 가지되, 이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익, 사회전체의 공동이익을 자기의 개인적 이익보다 앞세우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자각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남과 나를 동등하게 보고 나의 권리와 남의 권리를 대등하게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민주주의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려는 사랑의 정신을 의미한다. 이렇게 ‘사랑’을 실현해가는 인간형으로 사람들을 변화 발전시키는 데 있어 자원봉사 활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원봉사 활동은 이타적인 활동의 과정을 통해 자아실현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활동은 자아실현 및 사회적 승인을 바라는 인간의 본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본적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인간에게는 심리적으로 여러 단계의 욕구가 있는데 의식주, 안전, 친교를 넘어서 남에게 인정받고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인간이 이러한 욕구를 실현하지 못할 때 건전한 인격형성에 문제가 생김은 물론, 사회에 대한 부적응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개인의 여가시간이 증가한 현대사회에서는 ‘자기실현, 사회적 승인’ 등과 같은 인간의 보다 높은 정신적 욕구가 증대하며 이의 실현을 위한 활동이 증가하게 된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여가를 건전하게 활용하고 나아가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것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제반 사회문제를 예방, 치료하며, 개인들로 하여금 생의 보람과 희망을 갖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문제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반드시 현대사회의 문제만은 아니고 인간사회가 존재하는 한 항상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이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의 해결을 상당정도 가족에 의존하였고 근대 복지국가체제 하에서는 국가가 그 역할을 떠맡아 왔다. 그런데 70년대 이후 서구 복지국가체제의 한계가 드러났고 그것은 날로 증대하는 복지예산을 국가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어떤 완벽한 시스템이나 풍부한 재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인간들 사이의 관계의 발전에 관한 문제이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사랑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민의식의 성장이 없이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궁극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70년대 이후 서구사회에서 시민운동이 다시 활성화되고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자원봉사는 사람들 사이에 만남과 나눔의 관계를 형성하여 주는 데에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 활동은 산업화의 결과로 나타난 인간성 상실을 반성하고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산업화가 진전될수록 인간성과 도덕성의 위기는 심화되었고, 이것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저해 요소가 되어 왔다. 현대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등과 같은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연대의식과 시민의식이 필요한데 자원봉사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는 또한 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나, 우리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한다.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예방되고 해결되며,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서구 복지국가체제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70년대 이후부터 두드러진 새로운 물결이 세계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사회복지 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범죄·의료·정치·인권·소비자 등 모든 영역, 모든 사회에 걸쳐 일어나는 새 물결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과거의 지역사회 운동이 아니고 정치적인 의미의 신 좌파운동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와 경제를 넘어 인류 모두가 자발적으로 나서 ‘손에 손을 잡는’ 새로운 시민사회(Civil Society)의 건설운동이다. 바로 우리 주민, 시민단체들이 나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마약·섹스·범죄·환경오염 등으로 얼룩진 사회를 맑게 하며, 점점 멀어져 가는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참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운동이다. 이른바 ‘제3섹터’의 등장으로 불리는 이 물결은 유럽·미국 등 구미 선진국에서,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중동에서 인종과 체제와 이념을 넘어 오늘날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오늘날 많은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에는 자원봉사의 사회적 중요성이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전망들을 하고 있다. 경영학자 피터 드릭커 교수는 “21세기엔 자원봉사가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인류의 미래활동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미, 일, 유럽의 경우 국가의 복지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민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강조하고 있고 이미 민간복지를 강조해 왔던 미국, 일본 등은 특히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에 대처해 자원봉사를 아예 교육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등 체계적인 자원봉사 육성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서는 자원봉사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험을 통해 자원봉사가 사회변화와 인간성 계발에 어떤 의의를 갖고 있는 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보기로 하겠다.

오늘날 미국의 자원봉사는 일반시민의 생활 속에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깊이 밀착되어 있으며, 자원봉사의 영역과 방법 또한 광범위하고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자원봉사 활동인구는 전체 인구의 48%에 달하는 8천9백20만명(1993년 통계)이며, 이들의 주당 평균 참여시간은 2-4시간이다.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있어 자원봉사는 사회생활의 일부다. 잘나거나 유별난 사람들의 특별활동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보통생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자가 생활 속에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가는 병원·학교·사회단체 등 공공기관들의 인적 구성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워싱턴 근교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노선 버지니아 트레이닝 센터’는 정신박약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재활센터다. 14~74세까지의 장애자 2백70여 명이 있는 이곳의 직원 4백50여 명 중 유급 직원은 고작 1백20여명이고, 나머지 3백여 명은 모두 자원 봉사자들이다. 이 재활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은 서른 가지가 넘는다. 환자 안내, 진찰기록 컴퓨터화, 응급실 대기 등 기초적인 일에서 물리치료실 보조, 수술실 지원, 약조제 업무 보조 등 전문성을 요하는 것 외에 환자복 세탁, 식당일, 청소 등 관리업무, 장애자 교육 등 업무의 대부분에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같은 카운티에 있는 YMCA도 47명의 직원 중 유급 직원은 불과 3명이다. 청소년 교육, 지역 직업학교 및 탁아소운영, 노인대학 등 업무 전부가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기획·운영되고 있다. 공립도서관, 우체국, 박물관, 공원, 유적지, 지역학교, 교통경찰보조, 동네 레크리에이션 센터, 주민자치회, 학교 사친회 등 어디든 마찬가지다. 공공성이 있는 단체나 기관들이라면 어김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공무원들은 ‘골격’을 맡고 자원봉사자들이 나머지 공간을 채우는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제도적 장치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보건분야에선 자칫 비인간화되고 냉정하며 일손이 부족할 수 있는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 주는 의사소통의 보조자로서, 의료서비스 보조자로서, 환자와 그 가족에 대한 대화자로서, 병원을 인간화시키는 일을 돕는다. 소비분야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를 위한 교육, 훈련, 자문하며, 소비자를 대신한 화해, 비공식적 데모, 로빙, 구매거부, 법적 행동, 그리고 소비자 입법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자들이 관여한다.

환경문제에서는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고 더 이상의 파괴를 막기 위해 주요 환경 이슈들을 개발, 제시하고 그 해결을 위해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강연회, 공청회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여 압력을 넣고 행동한다. 범죄분야에서는 범죄는 전문가들에게만 맡겨진 문제가 아니라 법 집행을 개선하기 위한 시민행동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관심과 우정으로 대하고 그들의 재활을 도울 수 있게 파트너 프로젝트가 있으며 수인 방문, 수인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석방자 직업 찾아주기, 마약복용자 돕기, 지역내에서의 범죄체크 등 프로그램이 많다.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전문사회복지사들의 수는 적고 원조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생겨나는 인간성의 결여를 메우기 위해 복지수혜자들과 친구하기 사업, 저소득가정 자녀들의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교육 사업, 여행 함께 하기 프로그램, 젊은이 행동프로그램, 영양지도 프로그램 등 많은 프로그램들을 맡고 있다. 주택분야에서는 주택이 필요한 저소득층, 중산층 가정을 위해 착수되는 지원주택 프로그램에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정부와 파트너 관계가 되어 돕는다. 건물의 실제건축과 그 과정에 관련된 기술과 전문적 일들을 제공하고, 주택에 들어와 살 사람들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킨다.

정치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선거자금 모금, 후보자 지지활동, 투표참여 호소활동 등 선거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많은 역할을 한다. 여성들의 정치적 권리를 위한 자원봉사활동도 괄목할만한데 여성유권자연맹 같은 단체는 연구, 행동, 입법의 단계적 행동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공동전선이라 불리우는 시민로비도 미국정치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분야에서의 자원봉사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요보호 학생들의 의복, 음식물 돌보기, 서적과 교육교재 구입을 위한 기금모금, 문맹퇴치 프로그램, 중퇴자 예방 프로그램, 시청각장애자 아동 돕기, 도서관 보조 교사 업무, 학교보안 프로그램, 방과후 프로그램, 자료센터 운영, 특별교육, 언어교정, 버스, 보건, 실험설비, 탁아 등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사회에서 현재와 같이 자원봉사가 활성화될 수 있게 된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봉사활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체계가 갖춰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자 할 때 사회봉사활동 여부는 합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수 대학들의 경우 마치 내신성적을 반영하듯 일정시간 이상의 봉사기록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립고교들도 봉사활동을 정규 학과목으로 책정,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도 자원봉사자로서의 활동기록은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 통상 어떤 분야에서 6개월 이상의 봉사활동을 했으면 이를 이력서 등에 기록하는 것이 당연시된다. 무언가 남을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되돌려 준다는 사회적인 약속이 돼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가능케 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사회복귀 욕구의 충족이다. 자원봉사단체들이 밝히고 있는 통계에 의하면 어디든 60대 이상 노인이 전체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은퇴 노인들인 이들에게 있어 자원봉사는 고립을 탈피, 지역사회 일에 참여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찾으며 ‘제2의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장(場)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자원봉사가 활성화된 데에는 자원봉사를 청소년들의 학교 교육과정에 접목시켜 꾸준히 육성해 온 것도 큰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자원봉사 활동을 학교커리큘럼과 통합시켜 시행하고 있다.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이라는 개념이 그 것인데 이 말은 지역사회에 나가 자원봉사를 하는 것을 배움(Learning)의 일부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원봉사를 학생들의 임의활동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보다 조직적으로 개입한다는 개념이다. 봉사학습은 미국의 거의 모든 주의 공립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특히 클린턴 정부가 들어서 법 개정을 하고 지원폭을 늘리면서 그 프로그램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봉사학습’의 특징은 지역사회 자원봉사와 클라스 토의의 순환성에 있다. 다시 말해 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나가 자원봉사를 하게 하고, 그 경험을 교실에서 토의토록 한 뒤 다시 봉사활동을 조정, 개선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학교교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 시민단체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이것은 ‘현장-인성(人性)교육’의 본격적인 제도화이고 그것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자원봉사가 생활의 일부분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게 하는 교육적인 배려, 적절한 보상체계, 사회적 회복의 기회제공 및 고도로 조직화된 운영 등 여러가지 ‘토대’들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돼 이뤄진 ‘공동 작품’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앞장 서 사원들을 지역사회에 보내 자원봉사를 하게 하는 기업 자원봉사도 활성화되어 있다. 199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1백대 대기업 중 45%가 사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 92년도 조사에선 4백54개의 응답기업 중 92%가 사원 자원봉사를 위한 회사 지원체제를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기업들은 사원 자원봉사를 통해 사원들의 인성개발, 지역사회에 대한 이미지 홍보 등 여러가지 목적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사원들의 결집된 봉사활동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사원들은 지역사회에 나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팀워크를 키우고 회사내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신선한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기업들이 실시하는 사원 자원봉사 지원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92년 4백54개의 대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91%가 유공 자원봉사 표창제도를 가지고 있었고 87%가 사내 홍보를 통해 지역사회 자원봉사를 유도하고 있었다. 또 임직원들에게 지역사회 기관 이사회에 참여토록 격려하고(86%), 자원봉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며(83%), 사장이 지지를 보이고(27%), 근무일에 자원봉사를 허가하는(68%) 등 여러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미 IBM사의 경우 지난 1990년 한햇동안 전세계 IBM을 통해 지역사회를 위해 쓴 돈이 1억4천8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천억원이 넘었다. 그외에 수많은 사원들이 회사의 지원을 받으며 직접 자원봉사에 참가를 했다. 93년 미국내에서만 20만 명의 IBM사원 중 거의 절반인 9만여 명이 자원봉사를 했다. 이들은 IBM사의 지역사회 봉사배치(CSA), 교수진 대여(FLP), 지역사회 봉사경력(CSCP), 기술대학 경력 프로그램(TACP)등 각종 명칭의 사내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폈다.

미국의 자원봉사 활동은 크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구분되며 전국 봉사연합 「Coporation for National Service(CNS)」과 촛불재단 「Point of Light Foundation(POLF)」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CNS는 연방정부내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또한 POLF를 포함한 비영리 민간단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POLF는 지역자원봉사센터를 포함한 민간영역에 대한 재정 및 기술적인 지원을 통해 미국 자원봉사 활동의 운영 및 관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정부는 자원봉사를 단순히 복지적 차원만이 아닌 인간성 및 공동체의 회복 메카니즘으로 파악을 하면서 특히 80년대 중반 이후 자원봉사에 대한 각종 제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공공정책의 일환으로 자원봉사를 육성하거나 기업 등 민간이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60년대 케네디, 존슨 대통령에 의해 평화봉사단(Peace Corps), 빈곤퇴치 자원봉사단(VISTA), 은퇴노인 자원봉사프로그램(RSVP)등 공공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바로 자원봉사를 전통적인 민간활동으로 남겨 두기보다 국가가 나서서 특수한 그룹으로 조직하고 관리한 것이다. 이들 공공자원봉사자 활동은 73년 닉슨 정부에 들어서 ‘국내자원봉사자법’(Domestic Volunteer Service Act)이 등장하고 이 법에 따라 ACTION이란 연방정부 기구가 들어서면서 보다 체계화, 조직화 됐다. 이후 80년대에 레이건의 특별기구가 설치됐고 90년 부시 행정부에 의해 ‘전국 및 지역사회봉사법’(National and Community Service Act)과 정부지원의 민간 ‘촛불재단’(Points of Light Foundation)등이 등장하면서 더욱 확충이 됐다. 최근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서서는 ‘아메리코’(Americorps)라고 하는 연방 자원봉사단과 ACTION을 대신한 연방 Coperation이 창설돼 더욱 그 규모와 활동을 넓히고 있다.

미국 자원봉사 총 연합체인「촛불재단」(Points of Light Foundation)은 90년 5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제출, 통과한「전국 및 지역사회봉사법」에 포함, 법정단체로 출발을 했다. 이후 이 단체는 91년 10월 1일「전국자원봉사센타」(NVC)와 통합, 산하에 5백개의 자원봉사 센타들을 갖는 전국기구로 발전을 했다. 이 촛불재단에 대한 국가지원은 막대하다. 91 회계년도 기간동안 미 연방정부는 촛불재단에 5백만 달러, 92년도엔 7백50만 달러, 93년도엔 1천만 달러(약 80억원)을 재정보조 했다. 이는 동 재단 총 수입의 절반이상이 되는 돈이다. 촛불재단의 92-93 회계년도 재정보고서를 보면 총 수입은 1천5만8천3달러였고, 그 중 프로그램비로 7백26말달러, 일반 운영비로 2백여만달러, 모금비용으로 28만달러등 총 9백60만달러를 썼다. 촛불재단은 국가로 부터의 재정지원외에 각 기업 및 개인들로 부터도 많은 기부금을 받고 있다. 촛불재단에 기부금을 낸 기업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T&T, 코카콜라등 2백여개의 미국 유수의 대기업들이 모두 기부금을 내고 있다.

촛불재단이 하는 사업 역시 아주 다양하다. 촛불재단은 그동안 전국의 자원봉사 센타를 통해 모두 80만명을 5만5천개의 비영리 기관들에 알선했다. 또 기업들의 사원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후원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다가정 문제」와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 주민들의 자원봉사 경험을 높이고「노인대사단(大使團)」,「봉사를 하는 청소년(YES)대사」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미 전역에서 노인 및 청소년 자원봉사 리더들을 개발해 냈다. 이 직접 사업들외에도 범국민적인 홍보, 조사, 데이터 베이스망 구축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펴고 있다. 이같은 촛불재단의 노력으로 오늘날 미국의 5백개에 달하는 지역 자원봉사 센타(VC)들은 3천여개의 기업들과 파트너가 돼 일하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로 하여금 4천5백만 시간 이상을 자원봉사에 나서게 하면서 거대한 전국 조직망을 형성하고 있다.

이상 미국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우리의 실정에서 보면 먼 나라의 얘기로 들릴 법하다.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지극히 저조하다. 우리 인구의 1%수준인 40만명 정도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숨어서 간헐적으로 하는 사람까지 합쳐도 1백만명 남짓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전체 인구의 25%가, 싱가포르와 일본은 각기 10%, 9%의 자원봉사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자원봉사자의 58%가 3년 이상 계속하지 못하고 중도에서 탈락하고 있다. 봉사자의 70%는 여성이다. 결국 우리의 자원봉사 현실은 어쩌다가 생각나면 한 푼 던지는 일시적 자선활동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는지도 모른다. 정부나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시설과 기구가 있지만 협조 및 연계체계가 안돼 있어 그나마 제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학자들은 우리사회의 총 절대 빈곤층 수를 약 10%로 추산을 한다. 즉 4백만 명 정도가 최저수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빈곤층 수를 약 30%로 추산한다. 즉 1천2백만 명이 취약계층이라는 말이다. IMF를 겪으면서 우리사회가 얼마만큼 사회복지 위기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뒷늦게 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고 생산적 복지가 논의되고는 있지만 우리의 사회보장 체제는 아직 너무나 취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복지투자는 정부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복지국가 패러다임에서는 기업은 세금만 내고 복지 전달은 국가가 맡고 국민은 복지수혜를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서구복지국가의 실패가 보여주고 있듯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의 향상은 어느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는 기업도 정부도 시민도 모두가 파트너가 되어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의 경우 국가투자도, 기업지원도, 민간의 자원봉사 참여도 모두가 낙후한 상태이다. 경제성장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는 빈곤층’에 대해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관심과 실천에 나서야 할 때이다.

최근 자원봉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자원봉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1994년이래 중앙일보 등 언론기관에서 정기적인 캠페인을 벌여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양대를 시작으로 각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자원봉사 교양필수제가 채택되고 있고 중,고등학교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이 의무화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사원들의 자원봉사를 장려,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자원봉사지원법을 준비 중에 있다.

그런데 이같은 빠른 확산에 비해 자원봉사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착과 실천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아주 부진하다. 자원봉사는 단순한 온정주의 활동이 아니라 조직화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우리는 자원봉사자들을 효과적으로 모집, 배치, 관리할 관리체계, 프로그램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로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자원봉사자들을 효과적으로 감독, 관리할 조정자(supervisor)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 조정자 양성 대상자들을 현행 사회복지 시설, 기관 종사자들을 비롯, 각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그리고 무엇보다 초·중·고 교사들이다. 이들을 교육, 훈련시켜 활동을 책임지게 해야만 자원봉사가 무질서한 상태에서 중도 탈락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두번째 과제는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을 효과적으로 모집, 배치, 홍보하는 ‘지역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하고 효율적인 연계망을 갖추는 것이다. 이 센터는 자원봉사 전산망, 기관 단체 주소록 발간사업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기관들을 연결시키고 교육 훈련을 맡는다. 세번째는 자원봉사에 대한 국가의 지원책을 마련, 미국과 같이 정부가 민간재단을 설립, 자금지원을 하거나 ‘공공자원봉사단’을 조직,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공자원봉사제’가 최근 정부에 의해 ‘공공근로’라고 하는 기형적 형태를 띠고 한시적으로 도입된 바 있다. 이는 우리 공무원들의 자원봉사에 대한 이해정도가 얼마만큼 한심한 수준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되고 있다. 어쨋든 정부와 민간, 기업이 지역사회 자원봉사 진흥을 위해 어떻게 협조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작업이 국가와 지역 차원에서 있어야 한다.

오늘날 시민들의 자원봉사는 단순히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선택적인 사항이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새로운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21세기는 ‘시민사회’의 세기이다. 동네 이웃집에 불이 나자 소방서에 연락만 한 뒤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20세기 소외된 주민들이 아니라 물동이를 들고 함께 뛰고 함께 애태우는 참된 지역사회 공동체 건설을 염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바로 지금 그같은 따스한 손길, 그리고 용기있는 국민들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범국민적인 자원봉사 운동이다. 자원봉사의 출발점은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과 애정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연민이나 충동만으론 자원봉사는 지속되지 않는다. 거액을 사회복지기관 단체에 기꺼이 기부하는 등 보통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선행을 베푸는 사람도 우리 주변엔 적지않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지만 정성이 깃들인 개개인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자원봉사가 빗물처럼 모여 강과 바다를 이루는 것이다. 그래야만 건강한 사회의 초석이 바로놓일 수 있다. 이웃을 돌아보는 작은 마음씨와 손길에 공동체의 미래가 걸렸다. 세계가 한마을로 좁아지고 인류가 한가족이 된 지구촌시대, 너와 내가 모두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이웃을 행해, 세계를 향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따뜻한 눈길로 서로 돕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

※ 이 글은 학술적 목적의 논문으로 쓰여진 글이 아닙니다. 다만 자원봉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 취지를 널리 확산시키고자 쓰여진 글입니다. 따라서 특별한 인용부호 없이 아래 자료들로부터 많은 부분을 도움받아 글이 작성되었습니다. 이 점 양해를 바랍니다.

- 중앙일보사, [시민사회 자원봉사의 길], 1995년,
- 삼성사회봉사단, 「자원봉사의 이해와 활동방법」, 1996.
- 사회복지자원봉사정보센터편, 「자원봉사 이렇게 합니다」, 1996.
- 최일섭․류진석, 「지역사회복지론」,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6.
- 홍승혜, 「자원봉사활동의 동향과 과제, 한국사회복지의 이해」, 서울 : 한울아카데미, 1995.
- 하명숙, 한국 자원봉사 활동의 실태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단국대학교 행정대학원, 1998.
- 열린사회시민연합, 현대 진보이론의 재평가, 1999.

제3섹터-정부 파트너십과 자원봉사활성화(2000.2)


한국자원봉사포럼 18차 정기포럼 지정토론문

제3섹터-정부 파트너쉽과 자원봉사활성화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 박홍순

발제자는 현대사회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자원봉사를 비롯한 민간 비영리부문의 역할 증대에 두고 자원봉사가 공동체 형성을 돕고 가치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자원봉사운동의 성장발전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원봉사운동의 발전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촉진, 지원자로서의 역할이지 지도, 감독이나 행정적 편의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발제자가 Civilized된 Government를 바람직한 역할로 희망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또 발제자는 가치관의 확립, 법과 행정지원체계, 재정지원, 직업전문가의 교육양성, 행정지도와 감독, 자원봉사 인프라, 인센티브, 국가봉사프로그램의 수행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별로 개선할 사항과 새롭게 시행할 정책에 대해 핵심적인 사항들을 적절하게 잘 지적하고 있으며 본 토론자도 지적된 점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생각을 같이한다. 그런 전제하에서 본 토론문에서는 먼저 21세기 우리 시민사회발전에서 자원봉사운동과 파트너쉽이 갖는 중요성을 논하고 정부의 역할과 관련하여 지적된 사항 중 토론자가 강조하고 싶은 몇 가지 사항을 토론하는 것으로 하겠다.

토론자가 활동하고 있는 ‘열린사회’는 87년 6월민주항쟁을 전후하여 민주화운동을 전개하였던 민통련과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 후 우리 단체는 사회저변의 민주주의 확대정착과 시민주체형성에 기여하고자 지역소단위 주민회, 시민회활동에 역점을 두어 왔으며, 90년대 중반이후 변화하는 시대조건과 요구를 자각하고 새롭게 활동목표를 정립하여 ‘열린사회’를 재창립하였다. 우리 단체는 주민자치, 자원봉사, 시민교육을 주활동분야로 해서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전개함으로써 21세기 우리 사회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원봉사운동은 21세기 시민사회운동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실현된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20세기 중반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제3영역(The third sector)은 정부, 공공영역인 제1섹터와 기업, 시장영역인 제2섹터와는 달리 기부금과 자원봉사활동에 의해 운영되는 영역으로 21세기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인류의 지향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사랑’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진보운동이 실현하고자 했던 주요한 이념은 ‘자유와 평등’이었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류는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자유와 평등의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정착의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는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어떠한 억압과 권위로부터도 자유롭고 어떤 차별로부터도 평등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한 성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과 전체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 그러한 사회야말로 인류가 꿈꾸는 이상사회이고 그 사회를 이루는 기본원리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랑’을 실천해 가는 인간형으로 사람들을 변화 발전시키는 데 있어 자원봉사 활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또한 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나, 우리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한다.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예방되고 해결되며,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원봉사를 주요한 동력으로 하고 있는 제3섹터의 성장에 있어 제1섹터 및 2섹터와의 올바른 관계정립, 그 중에서도 정부와의 건강한 파트너쉽 형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국사회에서의 민간시민단체와 정부와의 관계는 87년 6월항쟁 이후 9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제3섹터 연구자 Van Til이 정립한 제3섹터 5대 모델의 구분에 따른다면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에서의 ‘민중주의적 모델’에서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른 ‘다원주의 모델’로의 전이가 한국사회에서의 제3섹터 모델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Coston이 분류한 제3섹터-정부 관계 유형 분류를 대입해보면 87년 이전의 억압․대항형 유형에서 용역형 내지 경쟁형 유형으로 최근 들어서는 공조형 유형으로 점차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제3섹터-정부 관계의 변화발전의 기저에는 최근 총선시민연대운동이 보여주고 있듯이 시민사회운동의 성장과 사회, 정치적 영향력의 증대가 작용하고 있으며, 시민사회운동의 영역이 다양화되고 그 역할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관계 형성도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공보처의 민주공동체의식실천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고 단체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계속 확대시켜왔으며,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에도 시민단체대표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또 지방의제21과 같이 환경 등 국민공감대가 큰 사안에서부터 시민단체-정부-기업 3자간의 파트너쉽 형성을 위한 공동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공동모금법(98년)의 제정, 민간단체지원법(99년)의 제정 등 제3섹터의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가고 있다.

IMF국면이후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제3섹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분야에서의 민간단체들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이 마련될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그 동안 사회복지서비스분야에서 민간부문은 주된 제공자로서 정부의 역할을 대리해 왔으나,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의 기본구조하에서 타율적인 성장의 길을 걸어왔고 그 결과 비전문적인 행정공무원의 과도한 규제와 감독으로 민간비영리부문이 가지는 잠재적인 장점을 발휘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정부와 민간간의 정확한 역할분담과 민간자원동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21세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 대립과 경쟁이 아닌 참여와 자치, 상생과 공조의 원리가 주도하는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제3섹터와 정부간의 새로운 파트너쉽 형성의 방향은 무엇보다도 시민의 자발적 참여, 즉 자원봉사를 본질로 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형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들 - 범죄, 부정부패, 환경오염, 각 종 차별, 소외 등은 개인간의 경쟁을 본질로 하는 영리적 활동과 일방적 권력행사를 매개로 하는 공권력의 역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 비영리 부문이 성장하고 새로운 사회계약관계가 형성될 때만이 문제해결의 가능성이 열리고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자원봉사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관련하여 토론자가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무원, 특히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자원봉사운동에 대한 인식변화와 그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민간의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열린사회’는 98년 하반기에 대량실직사태로 길거리에 나앉은 홈리스들을 위한 상담 및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단체는 정부의 민주공동체의식실천사업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활동을 벌였는데 저녁 늦은 시간 서울역 지하도의 봉사현장에 담당사무관이 직접 찾아와 관심을 보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해결방법을 함께 모색했던 경험이 있다. 현장을 중시하고 민간주체를 존중하는 이러한 공무원의 태도는 자원봉사활성화의 보이지 않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실제 이러한 체험은 민관협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던 일부 회원들의 태도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반면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서울 4개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저소득가정아동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이 보인 태도는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결식아동 급식제공이 아니라 다수의 주부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참여시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으나 이러한 프로그램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담당공무원은 수혜 결식아동수 등 실적만을 중시하거나 자원봉사자의 교육과 관리에 대한 비용지출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음식물쓰레기재활용사업에 공공근로자를 활용하기 위한 지원요청에 대해 서울시에서는 지원승인이 있었으나 실제 공공근로의 배치권한이 있는 자치구에서는 자체사업과의 중복 등의 이유를 들어 거부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원프로젝트에 대한 회계결산에 있어 자체규정을 이유로 실정에 맞지 않는 형식적이고 까다로운 결산서류를 요청하고 있다. 그런 엄밀한 회계관리가 행정상 반드시 필요하다면 자원봉사를 기본으로 하는 시민단체에서는 갖추기 힘든 행정인력을 쓸 수 있는 인건비를 지원금에 포함시켜주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다.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역자원봉사센터 운영에 있어 관주도를 탈피하여 민간 자율적인 운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사회운동의 경향적 추세가 지역사회운동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발제자의 지적도 있었지만 시민운동과 사회복지계를 막론하고 요즘 강조되고 있는 것은 지역운동, 지역사회복지이다. 이러한 경향적 흐름은 ‘풀뿌리공동체운동’이라는 하나의 지향으로 만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 토론자의 생각이다. ‘풀뿌리’는 운동주체라는 측면에서 민(民)이 갖고 있는 생명력과 자율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공동체’는 운동지향이라는 측면에서 상생(相生)과 공조(共助)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역(Community)이라고 하는 장에서 서로 만나고 형성되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지역사회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나 그 핵심적 요소인 자원봉사활동의 증진을 위해서 지역자원봉사센터의 설립과 운영은 필수적인 것이고 중요한 일이다. 최근 몇 년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원봉사센터가 설치되고 자원봉사자 모집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역자원봉사센터가 지방정부의 부설기관처럼 운영되거나 관련부서의 직접 통제하에 있는 현상은 우려되는 점이다. 또 민간역량의 준비정도와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무리하게 설치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본래 취지대로 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관은 민의 육성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한다.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지원체계 개선과 관련된 발제자의 제안에 찬성한다. 지역사회자원봉사운동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지역센터를 중심으로 다른 자원봉사센터들이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행정관리의 편의를 위한 기재로 작동하지 않도록 자원봉사단체간 협의를 강화하고 각 분야별 자율성을 존중하며 기존의 해당 정부부처로부터의 계속적인 지원을 전제로 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원봉사활동지원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공동노력하자는 것과 자원봉사 인프라구축을 위한 장기적 비젼을 갖자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지원법안이 민간차원의 꾸준한 제정요구와 행자부의 공감대 형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의원입법형식을 통해 성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우리의 의정현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발제자의 지적대로 국회의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예처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이벤트를 기획한다든지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원자원봉사포럼 같은 것을 만들어 활동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올 4월부터 시행되는 민간운동지원법과는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필요하다면 일부 조항의 수정안을 준비하여 법제정의 설득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운동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위해 자원봉사전국센터의 설치와 운영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재정을 포함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센터의 운영은 민간의 자율성에 맡겨야 하며 정치적인 외풍을 타지 않도록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 관리자 및 지도자의 교육 및 훈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직업적 전문관리자의 훈련도 중요하지만 자원봉사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이끌 수 있는 중간지도자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사회복지계 종사자뿐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훈련하고 시민단체 활동회원들과 일선 초, 중, 고등학교 교사들을 자원봉사 중간 지도자로 양성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를 확대하고 운동을 일상적으로 조직하는 데 주춧돌이 될 것이다.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에 있어 우선순위는 운동주체, 선진그룹에 대한 초기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경우에나 다 그러하겠지만 투자자는 투자 대비 산출의 효과가 가장 큰 종목에 집중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운동은 주체가 중요하다. 특히 비영리적 동기를 본질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의 특성상 그 성장발전을 좌우하는 키포인트는 강한 목적의식성을 갖는 운동주체가 얼마나 튼튼하게 형성되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정부가 진정 21세기 우리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한 올바른 비젼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제3섹터의 창출과 성장에 주목하고 공익적 시민단체에 대한 우선적 배려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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