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금요일

NGO2000시민한마당(2000.3)


풀뿌리 공동체운동을 통해 새로운 시민사회 문화를 창조하는 NGO

21세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경쟁과 갈등이 아닌 참여와 자치, 상생(相生)과 협조의 원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새로운 비젼의 창조에 있어 시민운동에 거는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사회에서 권위와 독점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등을 신장시키는 데 시민운동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제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시민운동은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 창조적인 역할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들은 개인주의적 경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비영리적(non-profit)이고 자원적(voluntary)이며 자치적(self-governing)인 NGO가 주도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상생, 협조, 사랑의 사회운영원리가 자리잡을 때만이 새로운 사회발전의 비젼은 실현될 수 있다.

7,80년대에 걸쳐 우리 나라뿐 아니라 남미와 동구권에서도 민주화운동이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것은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고 각종 NGO들을 활성화시켰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시민운동은 국제적 협력을 얻어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개발NGO들뿐 아니라 토착적인 뿌리를 갖고 시민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으로 그 영역이 풍부해지고 역동적으로 변하였다. 선진국에서의 NGO는 80년대 이후 ‘커뮤니티 건설’, ‘파트너십 전략’ 을 내세우며, 기존의 계급대립 중심의 시민사회관을 비판하고 그에서 탈피하여 시민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들 즉, 정당, 노조, 교회, 각종 문화단체, 자선단체, 자원봉사단체, 지역사회단체 들간의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고 건전한 시민질서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1세기의 NGO는 근대적 시민성(civility)이 갖는 개인주의적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이 자기존중뿐 아니라 타인존중을 배우며, 개인과 커뮤니티 간의 생동감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동체적 사회문화를 창조해가도록 돕는 선도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는(Think globally, Act Locally) 새로운 사고방식과 실천원리를 체득해나가야 한다.

이 글에서는 위와 같은 비젼과 관점에 입각하여 21세기 NGO가 지향해야 할 10대 과제 중 “6)지방자치와 공동체형성에 앞장서는 NGO", "7)지역과 국경을 넘어 손에 손을 잡는 NGO", "8)튼튼한 뿌리, 스스로 일어서는 NGO" 라는 과제에 한정해서 그와 관련된 구체적 실천과제들을 다루기로 한다.

지방자치 정착을 앞당기는 NGO

지방자치가 올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그 제도를 잘 운영해나갈 수 있는 리더십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열심히 참여하는 시민의식이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각 부문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작용케 할 수 있는 매개체가 시민운동이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참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지방자치단체, 정당, 지방의원의 대다수는 지역유지, 토호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더욱 위험하다. 그래서 지방정부로의 분권은 반드시 주민참여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병행되어야 한다. 주민참여의 제도로는 우선 주민투표제를 들 수 있는데 현재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의해서만 실시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주민투표제를 유권자인 주민 일정수의 요구에 의해서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소환제도는 아직 실시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도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

옴부즈만은 시민편에서 일하는 감사관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유권자는 선거 때만 황제대우를 받지 선거가 끝나면 다음 선거 때까지는 노예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다. 선거와 선거사이의 기간동안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가 옴부즈만 제도이다. 이와 함께 일부 자치단체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민감사청구제도 전면화되어야 한다. 또 일반시민들이 조례개정 등을 위한 청원을 하기 위해서 현재는 지방의원을 경유해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주민발안제를 채택해서 주민들이 직접 조례안을 청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이 지방정치와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정보에의 접근이 자유로워야 한다. 98년부터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법률상의 비공개사유를 들어 실질적인 공개를 거부하거나 가공자료 답변 등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정보공개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보공표로의 인식전환과 제도화가 필요하다. 의회의 속기록, 각 행정청의 연간활동계획, 구성과 업무 담당자, 통계자료, 현안문제, 주요 행정처분과 청원내용 및 처리결과, 각종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 등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명료화해야 하며 인터넷 등을 통한 상시열람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정책결정과정에의 참여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민사회의 대표가 정부의 위원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원회가 모두 유명무실한 것은 위원회 구성의 대다수가 고위공무원들이고 위원의 임명권이 관련부처에 있어 외부인사 선정에서도 입맛에 맞는 식으로 되고 기능과 권한에서도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 심의와 자문의 기능만 갖기 때문이다. 공청회도 형식적인 절차로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원회 구성에서 민간인 비율을 높이고 위원선정의 자의성을 개선하며 운영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심의의결권을 확대하고 심의내용의 정책 반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활성화는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분권화를 통해서만 가능한다. 현재는 인사, 조직, 예산권, 사업추진권, 도시계획권, 조례제정권 등 모든 것이 중앙 정부나 광역 단체의 허가를 받게 되어 있다. 선진국의 경우는 지방 정부들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조례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좋은 조례로 검증된 것을 거꾸로 중앙 정부의 법령으로 제정한다. 반면에 한국의 경우는 중앙법령에 근거해서 그 한계 내에서만 조례의 제정이 가능하다. 지방정치가 입법을 선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예산권도 중앙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지방 정부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치경찰제, 교육자치제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교육은 지역주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주민의 권한이 직접 작용할 수 있는 교육행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교육환경의 과감한 개선을 위해서는 지방 행정 예산이 쉽게 교육 예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교육자치가 연동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지방행정구조의 개혁에서 중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읍․면․동사무소의 기능전환이다. 읍․면․동사무소가 말단행정기관에서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 취지에 맞게 그 운영을 관변인사가 아닌 주민단체와 대표가 참여해서 하도록 하고 프로그램도 단순한 취미, 교양교실이 아닌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시민단체가 공개적으로 시민의 편에 선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잘못된 정책과 인물은 낙선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방의회의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의원 정원을 축소하고 전문적인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전문위원제가 보완되고 필요경비가 지급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정 감시와 모니터활동을 활성화하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들을 지원하고 후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공동체 형성에 앞장서는 NGO

지방자치의 활성화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진행되어오는 민주주의의 확대, 심화와 관련된 문제라면 공동체(Community)의 형성은 현재로부터 미래로 이어가는 21세기 NGO의 새로운 전략과제이다. 뉴밀레니움을 맞는 NGO의 새로운 과제로 글로벌 시민사회와 지역공동체 건설의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제 시민운동에서 전지구적으로 생각하는 것(Think globally)은 당연한 추세가 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지구적 생각의 실천은 지역에서 행해진다(Act locally). 실천의 지역화에서 핵심적인 것은 커뮤니티의 형성이고, 커뮤니티의 형성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십의 구축과 주민참여 자원동원 모델이다.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부문들간의 연대와 협력, 즉 파트너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이 갖고 있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고양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꾸어야 하며 그럴 때만이 진정한 파트너십이 구축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시민단체, 자원봉사조직, 종교기관, 학교, 노조, 기업 등이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그들의 리더십, 관리 기술, 교육 경험, 자원봉사 동원 능력 등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존중하고 신장시켜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파악해서 제거하며, 인센티브를 마련하여야 한다. 정부가 비정부기구를 육성하고 영리기업이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터부시될 일이 아니다. 시민사회가 갖는 자정력과 창조력은 NGO를 훌륭한 파트너로 성장시킬 것이며 정부나 영리기업에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 ‘지방의제 21’의 경험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주민참여형 자원동원 모델이란 지역문제의 해결에 있어 정부와 기업 등 지역공동체 바깥으로부터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지역공동체 내부의 기관들, 기업들, 학교, 병원, 복지관, 시민단체, 주민자원봉사자 등이 파트너가 되어 나서는 모델을 말한다. 이제까지는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 즉 범죄, 교육, 도시계획, 교통, 실업 등 너무나 많은 부분들을 중앙정부에 의존해왔고 당연히 그 관계는 종속적인 것이 되었다. 서구의 복지국가형의 정책들도 문제해결의 자원을 주로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소모적인 반복이 계속되었다. 앞으로는 지역공동체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능동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자원동원 모델이 정립되어야 한다. 공공근로제를 활용한 실직자, 저소득주민 자활지원사업은 참고할 만한 사례이다.

정책집행과정에서의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간의 가장 대표적인 결합방식은 민간위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복지, 환경, 교육, 건강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는 과감한 민간위탁이 행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을 민영화와 같이 단순히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주민의 참여라는 측면, 민간섹터의 활성화와 장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탁사업자 선정과정이 공개되고 선정기준에는 운영능력과 함께 공익 지향성, 주민자치 지향성 등에 가산점이 주어져야 한다. 운영평가 및 예산 책정권을 독립시켜 담당공무원의 자의적인 개입과 단체장의 정략적 개입을 방지하여야 한다.

풀뿌리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활권 단위에서의 주민자치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특히 도시지역에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의 비율이 50%를 넘고 있는 현실과 관련하여 아파트공동체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반장제도나 반상회 등을 주민들의 직선대표와 마을공동체 모임단위로 변화시키고 동사무소를 지역주민자치센터로 변화시켜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는 말그대로 주민들의 자치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촛점이 두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주민들의 자치적 대표성과 공익적 시민단체, 자원봉사단체의 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권한에 있어서도 존치 행정사무의 지휘 권한을 제외한 센터운영에 관한 모든 심의결정권한을 센터운영위원회에 넘겨주어야 한다. 또 운영프로그램도 정보와 교육과 복지 등 서비스 기능에서부터 주민클럽운영,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심화, 발전되어야 한다.

마을단위, 동단위의 공동체활성화를 위해서는 마을축제와 같은 주민참여형 문화프로그램과 알뜰장터나 주민도서실과 같은 생활과 밀착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주민자치적인 공동체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지방행정의 발상 전환이 요구되는데 그것은 하드웨어적인, 시설의 디자인에서 소프트웨어적인 즉, 사람들의 생활을 디자인하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방행정의 모범은 주민들과의 대화에 잘 참여하고 주민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 하는 기준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시도되고 있는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은 가능성 있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국경을 넘어 손에 손을 잡는 NGO

뉴밀레니움은 글로벌 시대와 함께 하고 있다. 동구권과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체제가 종결되면서 세계는 하나의 체제로 통합되어가고 있으며,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세계는 좁아지고 지구촌은 한울타리가 되고 있다. 빈곤, 환경, 인권, 평화, 주거 등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동과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확산되고 그 해결에 NGO가 앞장서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는 전통적인 국민국가의 기능이 약화되고 인간들의 삶의 공간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시민사회는 이제 상상 속의 관념이 아닌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주권국가들의 포럼인 UN에서도 이제 NGO들을 국제사회의 완전한 참여자로 간주하고 있다. NGO는 오늘날 세계문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시민참여 방법이고 대표적인 유형이 되고 있다.

한국의 NGO들이 국제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2년 리우환경회담 이후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시민단체들의 국제연대는 확대되었지만 아직도 몇몇 지도자들이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보고하는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해외의 민주화나 인권상황, 외국인노동자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고는 있으나 시민사회가 풀어가야 할 제반 과제들을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는 노력은 매우 부족하다.

일반시민들도 IMF 위기를 겪으면서 세계화를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지만 경제적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닥친 변화에 무방비로 노출되거나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적 대응에 머무르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세계변화에 둔감한 시민사회의 리더십부족에 다름 아닌 것이다. 지금 하나가 되어 가는 지구촌에서 국민국가나 정부간 국제기구(ICOs)들만 가지고는 그들이 갖는 국가이기주의 때문에 올바른 문제해결을 기대하기 힘들며 인류적 차원의 공공선을 추구하는 글로벌 시민사회가 담당해야 할 몫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각 국의 NGO가 국경을 넘어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한정된 자원을 나누면서 협력하는 연대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것은 전지구적인 생각을 갖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NGO의 당연한 임무이기도 하다. 국제NGO인 그린피스가 동해의 핵폐기물 유기에 반대하는 지역사회 환경단체들과 연대활동을 벌이는 것이 이제 자연스런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90년대 중반이후 기아와 빈곤, 재난 구호과 같은 국제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려는 개발NGO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권이나 환경, 평화와 같은 민감한 문제들도 인류적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새 질서를 구축하려는 흐름에 동참해가고 있다. 지역적으로 우리와 연관성이 높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NGO 차원의 관심과 교류, 지원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 시기 받기만 하던 우리가 글로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제연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NGO들이 국제적인 동향에 보다 민감해야 하며 해외의 NGO들과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제를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논의하면서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역사회와 세계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글로벌 시대에 맞는 활동가교육과 회원교육이 필요하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며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좋은 방법은 인터넷과 e-mail이다. 정보화는 세계화를 촉진하는 기반이며 세계와 가까워지는 지름길이다. 인터넷과 e-mail을 통해 일상적인 정보를 신속히 교환, 공유하고 필요시에는 mail과 팩스를 통해 항의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이나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조직할 수도 있다.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한 교육도 시급한 일이다.

국제적인 교류와 연대는 시민운동의 경험과 전문성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캠페인, advocacy, lobby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각종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실무자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대중의 참여는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으며, 전문인력은 어떻게 참여시킬 수 있는지 우리는 해외NGO와의 교류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국제회의와 워크숍에의 참석, 상호방문 등 직접적인 교류의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국제협력을 위한 NGO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NGO

국경을 넘어 국제연대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NGO간의 연대와 협력, 지역내 NGO간의 일상적 교류와 협력도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 NGO간의 연대와 협력은 상생과 협조의 공동체적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형의 네트워크로 발전하여야 한다. 중앙중심의 연대, 전국적인 전선형성을 기본 목표로 한 과거의 연대방식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호이해를 높이는 방향에서 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7,80년대 민주화운동이 주요한 과제로 집약되었던 시기에는 분산되어 있는 힘을 하나로 모으고 강력한 집권세력에 맞서 첨예한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이 시기에는 지역 차원의 연대도 국민국가 차원의 전국적 정치사안에 대한 각계 역량의 결집을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편성, 조직되었고 중앙과의 관계에서 일사분란한 위계질서를 갖는 것을 미덕으로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적 과제도 변화했고 시민단체의 활동조건도 변하였다. 이제 중앙집중의 연대방식은 오히려 풀뿌리 NGO의 창조성과 자립성, 시민참여의 확대에 장애 요소로 전화되고 있으며 활동가들에게 과부하를 가져오고 소모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국민국가적 과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우리사회의 조건에서 이번 총선연대의 활동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사안에 따라서는 전국적 집중과 통일성이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인 지향성은 보다 열려있는 NGO, 성찰하는 NGO, 나눔의 NGO를 추구해야 한다.

먼저 앞서가는 단체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과 자원을 풀뿌리 단체들을 위하여 개방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정보 및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공유하며 인적, 물적 자원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기금모금과 배분, 활동가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 정보데이타베이스의 구축 등 NGO 지원을 목적으로 한 전문적인 기구(NGO for NGO)가 만들어지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NGO간 네트워크의 구축은 상생과 협력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네트워크의 구축이 세력확장의 
수단으로 쓰여져서는 안되며 다양한 운동단체들간의 상호이해를 촉진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며 상호커뮤니케이션의 증진을 통한 공동선의 추구로 연결되어야 한다. 교육, 환경, 교통, 복지 등 세부영역별로 공동의 과제를 추구하는 NGO간의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전문성을 축적하고 역량을 배가시키는 좋은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지역사회내의 서로 다른 NGO간의 네트워크 구축도 지역사회의 공동과제에 대한 대응에서 힘을 모으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며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파트너십의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 정보화와 관련하여 사이버 공간상에 지역공동의 NGO Portal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회원활동의 상호교환도 고려해 볼 만하다. 환경, 교육, 복지 등 분야별로 세분화되고 있는 NGO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회원멤버십만을 고집하지 말고 자신의 고유한 회원활동을 개방하고 상호 교류함으로써 지역주민 요구의 다양성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NGO간 네트워크 구축 외에 행정과 NGO의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은 앞에서 언급한 커뮤니티의 형성이란 지향에 기초하여 충분히 고려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튼튼한 뿌리, 스스로 일어서는 NGO

NGO의 자립성 강화를 위해 여러 가지 과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절박한 것이 재정문제이다. 불안정한 재정구조 속에서 생활비도 안 되는 박봉에 시달리는 상근 실무자들이 그나마도 제대로 지급이 안되어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현재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의 실정이다.

NGO는 원칙적으로 될 수 있는 한 정부, 기업 등 외부의 재정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강한 자립성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원칙을 그대로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체 회비 수입이 경상비를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큰 규모의 몇몇 단체를 제외하고는 인지도도 낮아 일반후원금을 모금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우리 사회가 기부금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였고 일반 시민이나 기업들의 후원을 장려할 수 있는 법적,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형편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도 회원확대와 후원자 개발을 위한 전문능력이 부족하고 다양한 모금방법의 개발 등 마케팅 영역에는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하겠다. 외부 재정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고유 주력사업에 대한 소홀, 외부의 감독과 규제 등의 문제를 야기하며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에 자립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재정확보의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회원들의 회비와 다수의 소액후원자들에 의해 재정을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시민운동의 자율성이라는 원칙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외국의 많은 예나 우리 나라에서도 재정문제에서 성공한 NGO들의 경우를 보면 그것만이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이고 또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감시단체인 Common Cause는 20만명의 회원에 5천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회원들의 회비만을 가지고 재정을 100% 자립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최근 수년간 지속적인 회원확대 캠페인을 통해 회원수가 5만명 수준으로 늘었고 회비납부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월드비전의 경우에는 ‘기아체험’ 등 다양한 모금방법을 동원해 최근 수년간 소액다수의 모금에 성공하고 있다. 물론 이상의 예가 아직은 특별한 경우이겠지만 공통점은 회원확대와 소액다수의 모금방식에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얻은 사례라는 점이다.

지난 해 참여연대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42.9%가 시민운동을 잘 알고 있고, 62.5%는 기회가 있으면 시민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현재 어떤 형태로든 시민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시민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이유에 대한 답변에서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이들이 41.3%이고 ‘납부방법을 몰라서’가 8%에 이르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의식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라 시민단체들의 노력과 방법이 못 미치고 있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비영리 마케팅 개념의 도입과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 후원자시장에 대한 조사와 과학적인 모금전략의 수립, 다양하고 적합한 모금 프로그램의 개발, 철저한 후원자 관리와 서비스 체계 구축, 시민단체간 공동모금의 개발과 자원의 공동 관리 등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가 되겠지만 기금모금사업에 자기 재정과 인력의 상당부분을 투자하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있으며, 심지어 전문적인 모금기관에 총 모금액의 20%를 모금비용으로 지불하고 아웃소싱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우리도 과감하게 회원관리와 기금모금사업에 재정과 인력을 투자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의 폐지와 기업이 낸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기업이윤과 개인유산의 사회환원을 유도하는 문화형성을 위한 캠페인 등 기부금 문화의 정착을 위한 법,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분위기 형성작업이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NGO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의 보조금 확대와 실업극복국민운동기금 등 공익기금의 배분이 증가하면서 NGO의 책임성, 특히 회계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보조금과 기금은 결국 국민의 세금 또는 성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명한 사용과 정확한 회계처리는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더 많은 국민의 지원과 참여를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간 백화점식 사업방식, 언론홍보 위주의 활동에 대한 내부비판과 반성이 많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체별로 주력사업을 몇 가지로 한정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주력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투자와 프로그램 개발, 이를 전담하는 전문인력의 교육훈련이 계획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또한 일상적인 회원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문가나 명망가 중심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의식개혁과 생활실천을 위한 잇슈와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정부에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감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민사회 문화를 창조하고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제야말로 진정 NGO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며 사명이다.

모든 사회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향후 NGO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그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질과 비젼이다. 현재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상근 활동가들은 정말 헌신적이고 도덕적이며 유능한 인재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소모적인 반복을 계속할 것인가? 안정적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도 물론이지만 리더십 교육과 인재개발에 보다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상근 활동가의 재충전을 위한 여건 마련과 공동의 연수 프로그램 마련, 전문적 활동 인력 양성 및 지도자 성장과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 정보화, 세계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인터넷교육, 외국어 연수, 국제NGO간의 인턴교환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능력의 신장도 중요하지만 비젼은 탄탄한 철학적 기반에서 나온다. 인간본질과 시대와 세계 흐름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깊은 성찰과 토론문화가 정착되어야 하며 세부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필요하지만 통찰력과 소명의식을 갖출 수 있는 인문적 교양에도 게을리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NGO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대책이 보다 전향적으로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시민단체들이 보다 쉽고 간편하게 법인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장치 마련, 지원보조금의 확대 및 공평한 배분이 필요하고 세제지원, 공공시설의 무상 혹은 실비이용, 우편통신요금의 할인, 인턴채용 지원 등의 간접지원방식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난 4월 13일부터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발효되면서 이와 관련된 여러 조항들이 법으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대체로 선언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애초의 법제정 취지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여타 관련법규의 개정과 행정관료들의 의식변화, 시민사회의 성장에 기반한 법의 보완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또 몇 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자원봉사활동지원법의 조속한 제정도 필요하다. 향후 위와 같은 변화를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은 결국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섹터의 인식전환 속도여하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21세기를 맞는 NGO의 새로운 과제인 공동체(Community)의 형성은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운동이다. 개인 위주의 이기적이고 황폐한 인간관계를 상생(相生)의 참된 인간관계로 변화시키고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온갖 차별과 소외를 극복해 가는 함께 나누고 함께 섬기는 운동을 지향해야 한다. 생활실천 속에서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정립해가고 공공선의 문화를 창조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캠페인이나 제도정비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으며 꾸준한 체험교육과 생활실천운동을 결합할 때만이 가능하다. 한 예로 자원봉사운동의 활성화는 지역내 자원의 동원과 효율적 결합이란 측면뿐 아니라 오히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미래형 인간의 교육․훈련이란 측면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NGO는 새로운 시민사회 문화창조의 주역이 될 것이다. 그것은 풀뿌리(GrassRoot, 民草)가 운동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Community Based) 전개하는 시민운동, 생활실천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을 통해 가능하게 될 것이다.

2000.5. 열린사회시민연합 박 홍순

※ 이 글을 작성하는데는 과제선정작업에 의견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생각이 도움이 되었으며 다음의 글들을 참고하였음을 밝혀둡니다.

주 성수, 1999, “시민사회와 제3섹터”
김 준식, 1999, “지방자치 활동의제 21”
박 홍순, 1999, “지방행정과 파트너십”
김 혜경, 1999, “제3섹터와 국제연대”
이 일하, 1999, “글로벌 시민사회와 NGO활동”
유 종성, 1999, “한국시민사회의 한계와 개혁과제”
양 용희, 2000, “시민단체의 재정확보방안”

kbs인터뷰(2000.10)


1. 열린사회는 어떤 단체?

열린사회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던 개인과 단체가 모태가 되어 창립한 단체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지역사회공동체(community)의 활성화를 위해 실천하는 풀뿌리시민단체입니다. 서울에 각 지역별로 10개의 시민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지방의회 방청 등 지방자치 참여활동, 공동육아유치원, 방과후 학교, 풍물패 등 공동체문화․교육활동, 저소득가정결연, 무의탁노인집수리 등 사회복지활동, 샛강살리기, 음식물쓰레기재활용과 같은 생활환경활동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2. 시민없는 시민운동?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사회를 향해 발언하고 개입하는 것에 많이 치중해왔습니다. 그를 통해 사회의 민주개혁을 촉진하였고 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일반시민들로부터 마치 정치단체나 자신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단체정도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시민운동이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공공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자원봉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 복지, 교육, 문화, 주민자치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가 중요시하는 것은 그 과정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3. 성과와 고충

방과후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주부자원교사의 환한 얼굴에서 우리는 보람을 느끼고 우리 운동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IMF경제위기를 맞아 실직가정결연운동에 나섰던 많은 회원들, 무료의료결연에 참여해준 의사들, 동네놀이터 담장에 페인트칠을 하는 아기엄마들, 이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가꾸는 숨은 주인공들이고 우리 운동의 진정한 성과입니다. 아직 풀뿌리시민운동의 토대는 많이 미약합니다. 기본생계비에도 못미치는 활동비만 받고도 헌신적으로 일하는 풀타임자원활동가들의 희생없이는 현재의 운동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4. 제도적 뒷받침

NGO를 지원, 활성화하고 자원봉사를 촉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시민단체운영에 필요한 경비에 대한 세제혜택과 기부금 장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인센티브 제공, 시민단체활동가들에 대한 안정적 급여와 교육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참여가 보장되려면 지방행정의 마인드전환이 필요합니다. 놀이터 하나 만드는 과정에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치와 운영과정에 주민참여가 얼마만큼 보장되어있느냐 하는 것이 어떤 값비싼 시설을 설치하느냐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5. 향후 계획

우리는 주민자치센터(Community Center)를 건립하고 활성화하는 일에 보다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전국 각지의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단행정기능을 하던 동사무소 공간을 주민들의 문화, 복지, 교육공간으로 전환하고 그 운영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자치적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센터 모델을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운영담당자들을 교육할 수 있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책 추천사(1999/8)


최근 우리사회에 NGO 바람이 불고 있다. 언론사들의 주목과 행정기관들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근대화와 민주화의 진전을 토대로 삶의 질을 더욱 높이고 사회를 풍부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자칫 그러한 현상들이 한 시기의 유행이나 거품에 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시민단체들의 내실있는 조직운영과 풀뿌리단체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시민단체의 전문성 및 운영능력개발을 위해 좋은 일을 해온 한국휴먼네트워크가 이번에 사회활동가를 위한 종합메뉴얼을 번역,소개하게 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시민운동도 결코 연륜이 짧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피땀흘려 일궈온 소중한 경험들이 체계적으로 축적되고 연구되지 못하였다. 개인활동가 수준에서 사장되거나 수공업적으로 전수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이 책자가 미국의 사회환경을 토대로 하고 있어 우리 현실에 직접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실제 사업을 세부적으로 조직하거나 단체의 운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지역사회의 어려운 조건에서 분투하는 활동가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더 나아가 우리 현장의 생생한 경험들이 녹아있는 한국판 매뉴얼을 빠른 시일내에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열린사회시민연합 기획실장 박홍순

자원봉사활성화와 제3섹터-정부 파트너십(2000.2)


자원봉사운동은 21세기 시민사회운동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실현된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20세기 중반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제3영역(The third sector)은 정부, 공공영역인 제1섹터와 기업, 시장영역인 제2섹터와는 달리 기부금과 자원봉사활동에 의해 운영되는 영역으로 21세기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좌우할 핵심적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인류의 지향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사랑’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진보운동이 실현하고자 했던 주요한 이념은 ‘자유와 평등’이었다.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류는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자유와 평등의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정착의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는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어떠한 억압과 권위로부터도 자유롭고 어떤 차별로부터도 평등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한 성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과 전체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 그러한 사회야말로 인류가 꿈꾸는 이상사회이고 그 사회를 이루는 기본원리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랑’을 실천해가는 인간형으로 사람들을 변화 발전시키는 데 있어 자원봉사 활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또한 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나, 우리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한다.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예방되고 해결되며,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원봉사를 주요한 동력으로 하고 있는 제3섹터의 성장에 있어 제1섹터 및 2섹터와의 올바른 관계정립, 그 중에서도 정부와의 건강한 파트너십 형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국사회에서의 민간시민단체와 정부와의 관계는 87년 6월항쟁 이후 9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제3섹터 연구자 Van Til이 정립한 제3섹터 5대 모델의 구분에 따른다면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에서의 ‘민중주의적 모델’에서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른 ‘다원주의 모델’로의 전이가 한국사회에서의 제3섹터 모델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Coston이 분류한 제3섹터-정부 관계 유형 분류를 대입해보면 87년 이전의 억압, 대항형 유형에서 용역형 내지 경쟁형 유형으로 최근들어서는 공조형 유형으로 점차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제3섹터-정부 관계의 변화발전의 기저에는 최근 총선시민연대운동이 보여주고 있듯이 시민사회운동의 성장과 사회, 정치적 영향력의 증대가 작용하고 있으며, 시민사회운동의 영역이 다양화되고 그 역할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관계 형성도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공보처의 민주공동체의식실천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고 단체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계속 확대시켜왔으며,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에도 시민단체대표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또 지방의제21과 같이 환경 등 국민공감대가 큰 사안에서부터 시민단체-정부-기업 3자간의 파트너십형성을 위한 공동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공동모금법(98년)의 제정, 민간단체지원법(99년)의 제정 등 제3섹터의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가고 있다.

IMF국면이후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제3섹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분야에서의 민간단체들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이 마련될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그동안 사회복지서비스분야에서 민간부문은 주된 제공자로서 정부의 역할을 대리해 왔으나,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의 기본구조하에서 타율적인 성장의 길을 걸어왔고 그 결과 비전문적인 행정공무원의 과도한 규제와 감독으로 민간비영리부문이 가지는 잠재적인 장점을 발휘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정부와 민간간의 정확한 역할분담과 민간자원동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21세기 우리사회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 대립과 경쟁이 아닌 참여와 자치, 상생과 공조의 원리가 주도하는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제3섹터와 정부간의 새로운 파트너십․ 형성의 방향은 무엇보다도 시민의 자발적 참여, 즉 자원봉사를 본질로 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형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들 - 범죄, 부정부패, 환경오염, 각 종 차별, 소외 등은 개인간의 경쟁을 본질로 하는 영리적 활동과 일방적 권력행사를 매개로 하는 공권력의 역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 비영리 부문이 성장하고 새로운 사회계약관계가 형성될 때만이 문제해결의 가능성이 열리고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다음으로 자원봉사운동 민․관 파트너십 형성을 위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구체적인 몇 가지 문제와 해결방향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무원, 특히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자원봉사운동에 대한 인식변화와 그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민간의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역자원봉사센터 운영에 있어 관주도를 탈피하여 민간 자율적인 운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운동과 사회복지계를 막론하고 요즘 강조되고 있는 것은 지역운동, 지역사회복지이다. 이러한 경향적 흐름은 ‘풀뿌리공동체운동’이라는 하나의 지향으로 만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풀뿌리’는 운동주체라는 측면에서 민(民)이 갖고 있는 생명력과 자율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공동체’는 운동지향이라는 측면에서 상생(相生)과 공조(共助)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역(Community)이라고 하는 장에서 서로 만나고 형성되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지역사회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나 그 핵심적 요소인 자원봉사활동의 증진을 위해서 지역자원봉사센터의 설립과 운영은 필수적인 것이고 중요한 일이다. 최근 몇 년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원봉사센터가 설치되고 자원봉사자 모집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역자원봉사센터가 지방정부의 부설기관처럼 운영되거나 관련 부서의 직접 통제하에 있는 현상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또 민간역량의 준비정도와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무리하게 설치되고 있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본래 취지대로 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관은 민의 육성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한다.

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지원체계가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자원봉사운동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지역센터를 중심으로 다른 자원봉사센터들이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것이 행정관리의 편의를 위한 기재로 작동하지 않도록 자원봉사단체간 협의를 강화하고 각 분야별 자율성을 존중하며 기존의 해당 정부부처로부터의 계속적인 지원을 전제로 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자원봉사활동지원법안이 민간차원의 꾸준한 제정요구와 행자부의 공감대 형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의원입법형식을 통해 성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우리의 의정현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예처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이벤트를 기획한다든지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원자원봉사포럼 같은 것을 만들어 활동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올 4월부터 시행되는 민간운동지원법과는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필요하다면 일부 조항의 수정안을 준비하여 법제정의 설득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운동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위해 자원봉사전국센터의 설치와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재정을 포함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센터의 운영은 민간의 자율성에 맡겨야 하며 정치적인 외풍을 타지 않도록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 관리자 및 지도자의 교육 및 훈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직업적 전문관리자의 훈련도 중요하지만 자원봉사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이끌 수 있는 중간지도자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사회복지계 종사자뿐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훈련하고 시민단체 활동회원들과 일선 초, 중, 고등학교 교사들을 자원봉사 중간 지도자로 양성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를 확대하고 운동을 일상적으로 조직하는 데 주춧돌이 될 것이다.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에 있어 우선순위는 운동주체, 선진그룹에 대한 초기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경우에나 다 그러하겠지만 투자자는 투자 대비 산출의 효과가 가장 큰 종목에 집중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운동은 주체가 중요하다. 특히 비영리적 동기를 본질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의 특성상 그 성장발전을 좌우하는 키포인트는 강한 목적의식성을 갖는 운동주체가 얼마나 튼튼하게 형성되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정부가 진정 21세기 우리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한 올바른 비젼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제3섹터의 창출과 성장에 주목하고 공익적 시민단체에 대한 우선적 배려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

  * 이 글은 필자가 한국자원봉사포럼 제18회 정기포럼 “한국의 자원봉사운동, 관의 역할 어디까지인가?”에서 발표한 토론문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회원 설문조사에 부쳐(2000.3)



회원 설문조사에 부쳐

회원여러분 반갑습니다.
열린사회가 창립한지도 이제 만 2년이 되어갑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날 민주주의와 겨레의 통일을 위하여 땀흘린 성과를 밑받침으로 열린사회의 품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하나 둘씩 쌓임을 느껴보는 것은 참 기분좋은 일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 사람을 존중하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희망이자 소명입니다.

지난 1월30일 총회에서 올해의 가장 중요한 사업목표로 잡은 것이 회원사업의 강화입니다. 지난 2년간 회원여러분과 상근일꾼들의 정성과 노력 덕분에 열린사회의 각종 대외사업과 조직운영은 안정과 활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린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바로 회원여러분입니다. 회원여러분의 의견이 열린사회의 사업방침에 올바로 반영되고 회원여러분의 생활이 열린사회활동의 골간이 될 때만이 열린사회는 회원여러분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시민회를 중심으로 모든 회원활동이 이루어지는 우리 열린사회의 특성상 열린사회 본회가 회원여러분을 직접 만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우리가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공동체사회를 지향한다고 한다면 먼저 우리 회원들 사이에서 서로 아끼고 도와주고 함께 만들어가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에는 회원모임메뉴얼 제작, 열린품앗이 제도의 운영, 회원의 날 정례화, e-mail주소갖기 운동과 인터넷홈페이지 활성화, 전회원에게 열린사회 회지 배포하기 등 여러 가지 좋은 계획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 첫 시도로 열린사회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회원여러분의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회원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깊이 새겨서 열린사회 운영과 활동에 반영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회원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새 봄을 맞이하며 종로에서 사무처장 박 홍순 드림.  

회원활동워크샵에 부쳐(2000.11)

회원활동 워크숍에 부쳐
열린사회는 지역사회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벌이는 환경, 복지, 교육, 주민자치 등 다양한 사업들은 궁긍적으로 그러한 과정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공동체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이 잘 이루어지려면 우선 우리의 활동이 회원들의 생활과 삶에 어떠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사회를 향해 발언하고 개입하는 것에 많이 치중해왔습니다. 그를 통해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시민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관계맺음을 통해 살아갑니다. 시민회의 각종 활동이나 모임에의 참여도 관계맺음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만남은 전혀 새로운 만남입니다. 가족과 같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생적으로 주어진 혈연적 만남도 아니고 먹고살기 위한 경제적 활동을 위한 만남도 아니고 한 국가의 국민과 같이 의무지어진 만남도 아니며 개인의 취미나 선호를 위한 동호모임도 아닌, 철저히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하고 책임지며 모임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이웃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만남인 것입니다. 회원들의 생활과 모임을 풍요롭게 하고 그 속에서 회원들이 성장하게 하며 회원의 힘으로, 생활실천의 조직을 통해 사회를 근저로부터 변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것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열린사회’에서는 올 해 ‘회원활동의 강화’를 주요한 사업방향으로 채택하고 ‘회원활동강화소위’를 구성하여 여러 차례의 논의와 조사, 연구작업을 통해 얼마 전 “풀뿌리 시민단체 회원활동 길라잡이”라는 소책자를 발간한 바 있습니다. 소책자도 회원활동에 좋은 참고서가 되겠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현장에서 회원활동을 운영하고 있는 간부들이 직접 모여 회원활동의 현황과 경험을 공유하고 성과와 문제점을 짚어보며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회원활동에 필요한 의사소통훈련 등 노하우를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열린사회’가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재창립을 선언한 지 어느덧 2년 반이 지나갔습니다만 본부 차원에서 직접 회원활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워크숍을 개최한 것은 처음있는 일입니다. 때 늦은 감은 있으나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회원모임간에 지속적인 교류망을 형성하고 회원활동방법에 관한 보다 깊은 관심과 연구를 통해 회원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회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 ‘열린사회’ 회원들은 우리사회의 희망입니다.
2000.11. 사무처장 박홍순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1998.11/홈리스자원봉사)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
실직 홈리스 의료상담봉사
겨울바람을 뒤로한 채 종종걸음으로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난 늦은 밤 11시, 서울역 지하도에 한번 나가보았는가? 거기 종이판자 하나에 몸을 깔고 구부정한 자세로 주위의 시선에 아랑 곳 하지 않은 채 한뎃잠으로 긴 겨울밤을 넘기는 사람들이 있다.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들, 이름하여 홈리스(Homeless)들이다.
홈리스 문제는 지금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극심한 경제 고통의 다른 표현이다. 이들은 이혼, 별거, 독신 등 가족관계가 취약하거나, 오랜 사회적 소외, 불안정한 주거생활 등이 누적되다가 IMF 이후 대규모의 실직과 함께 짧은 시간내에 노숙에 이르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11월 중순 현재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약 4천1백여명의 홈리스들이 직장과 가정을 잃고 찬바람 부는 계절을 거리에서 맞이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당분간 더 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열린사회시민연합은 지난 10월 한달간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 서울역 지하도에서 홈리스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밀착 상담과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였다. 활동준비를 위한 현장답사차 처음 서울역 지하도에 나갔을 때 필자도 사실 강한 충격을 받았다.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역 광장에는 수십여명의 노숙자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서소문공원 일대에는 그들이 임시로 쳐논 텐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서울역 지하도로 내려가니 그곳은 한마디로 노숙자 세상(?)이었다.
침낭과 담요를 준비한 노숙자도 보이고 라면상자만 바닥에 깔고 누운 노숙자도 있었다. 머리가 허연 노인네부터 칭얼대는 아기를 달래느냐 씨름하는 젊은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거기 있었고, 그들 중에는 소주를 먹고 싸움판을 벌이거나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적선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윽고 모 선교회의 급식봉사를 알리는 찬송가소리가 울려퍼지자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꾸역구역 모여들기 시작한 그들의 숫자는 점차 늘어나 어림짐작만으로도 3백명은 넘어 보였다. 오로지 한 끼의 때늦은 저녁식사를 위해 남루한 옷차림과 퀘퀘한 냄새를 풍기며 길게 줄을 지어 낮은 목소리로 찬송가를 웅얼거리고 있는 사람들! 이것이 진정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민소득 1만불시대를 눈앞에 두고 OECD가입으로 선진국문턱에 들어섰다고 떠들어대던 이 나라의 수도 서울 중심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란 말인가? ......
우리는 즉각 자원봉사자 조직에 착수하였다. 각계에 호소문을 보내고 자원봉사자모집포스터를 부착하고 신문에 조각 광고도 내었다. 모금운동을 벌이고 사회경험이 많은 회원들로 상담원들을 선발하여 사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동대문지부의 이은영회원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간호사들로 자원봉사단을 구성하였고, 구로지부의 치과의사인 하충식회원은 무료치과진료를 자청해주었으며, ‘건치’ 소속 회원들도 자원봉사를 약속하였다. ‘건약’ 회원들은 간이약국을 운영하겠다고 나섰고,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의사들은 각 대학병원별로 순번을 정해 내과 및 외과 무료진료를 맡아주기로 하였다. 더욱 반가운 일은 신문의 조각광고를 보고 몇번이나 망설이다 동료들과 함께 상의하여 전화를 주었다는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이었다. 포스터를 보고 전화를 했다며 자신은 특별히 가진 능력이 없으니 그냥 무슨 일이든지 시켜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노력봉사를 자청한 회사원이나 대학생들도 많았다.
우리의 활동은 노숙자들에게 당장 긴급한 의료구호활동을 중심으로 잠자리를 연결해주고 다시 일할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도록 하는 상담활동을 결합하여 진행하였다. 필자가 맡고 있던 상담파트의 테이블 위에는 인쇄된 작은 메모쪽지 하나를 비치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서울역 근처에서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장소와 시간, 일자리나 신상에 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상담기관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어느날 치과진료를 하던 하충식회원이 그 쪽지 하나를 달라고 해서 아무생각없이 건네주었다. 다음날 치과진료테이블을 지나치다 보니 거기에도 똑같은 모양의 쪽지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내용을 언뜻보니 거기에는 하충식회원의 치과 전화번호와 약도 등이 적혀 있었다. “아니 하선생, 이 사람들 상대로 영업광고하세요?” 필자가 농담조로 물었다. “웬걸요? 이 분들 치아상태가 영 엉망입니다. 그대로 놔두면 그나마 얻어 먹는 밥들도 못먹게 됩니다. 우리치과가 좀 멀긴 하지만 여기서 임시처방하는 것 보다야 낳겠지요.”, “그렇게 자선사업만 하시다 이 IMF시대에 치과 문닫으시게요?”, “까짓것, 치과 문닫으면 나도 돗자리들고 아예 여기 서울역지하도로 옮기지요 뭐, 하하하.....” 하충식회원은 그렇게 사람좋은 얼굴로 웃는 것이었다.
활동 닷세째 날이던가 필자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던 테이블 맍은 편 의자에 말쑥한 잠바차림의 40대 아저씨 한분이 앉았다. 아무리 보아도 노숙할 만한 분이 아닌 것같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순서대로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을 묻고 본론에 들어갔다. “노숙하신지 얼마나 되셨죠?”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 분은 겸연쩍은 얼굴로 “사실은 전 노숙자가 아니고요. 사람을 구하러 왔습니다. 건실한 사람 한사람만 소개시켜 주십시오”, “예? 사람은 소개받아 어디에 쓰시려고요?”, “제가 영등포에서 조그마한 마찌고바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제밤 테레비젼에서 서울역노숙자들에 대한 프로를 보다가 이게 남의 일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밤새워 고민하다 아침에 출근한 공장사람들하고 같이 상의를 했죠. 회사형편도 어렵지만 우리가 조금씩 양보해서 일자리를 하나 나누어주면 되지 않느냐. 잠자리는 공장숙직실을 사용하면 될 것이고. 이렇게 결론을 본 것이지요.” 우리사회에 이런 분들이 계시는 한 이 어려운 IMF시대도 그리 멀지 않아 극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기간 중 작성된 상담기록부를 분석해보면 노숙기간이 1년 미만인 사람이 전체의 93.4%에 달해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최근의 IMF사태 이후에 발생한 노숙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직업별로 보면 건축일용 노동자가 전체의 40.9%에 달하고, 주방보조, 구두닦기, 행상인 등 불안정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50%에 달하였다. ‘사장님’소리를 들으며 소규모 공장제조업이나 영세 하청업을 운영하던 사람도 5명이나 되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이들 실직자들의 노숙이 3개월정도 지속되면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노숙 자체에 익숙해져 가며, 6개월 정도면 기존의 부랑인들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피폐화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감기, 폐결핵 등 호흡기 질환환자가 185명(30.7%)으로 가장 많았고, 불규칙한 식사와 음주 등으로 인한 소화성궤양, 기능성 위장장애 등 소화기 질환환자가 93명(15.4%), 오랜기간 노숙 등으로 인한 염좌, 관절통 기타 정형외과 질환환자도 144명(23.9%)으로 나타났다. 외상환자의 경우 45명(7.5%)을 차지하였으며, 피부질환 환자도 39명(6.5%)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상당수의 홈리스들이 부적합한 위생환경에서 생활하는 데 따른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고혈압, 부정맥, 당뇨, 간경화, 간질, 심장질환 등 지속적인 치료를 요하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더우기, 폐결핵 등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홈리스들의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워지지 않아 급속히 환자수가 늘어날 위험이 크며, 전염성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할동기간 중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함께 ‘노숙자 건강실태 조사를 위한 설문’ 인터뷰도 전개하였다. 이 설문인터뷰는 진료기록부 및 상담기록부와 함께 심층분석, 통계처리되어 홈리스의 실태를 연구하고 대책을 세우는 데 소중한 자료로 쓰여질 예정이다. 추운 겨울이 닥치면서 홈리스들의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어 공공의료기관의 적극적인 대책히 요구되어 진다. 장애인․병약자․고령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실제로 거동하기 조차 힘든 노숙자, 만성질병으로 인해 노동력이 상실된 노숙자, 장기입원이 필요함에도 돈이 없어 입원수속을 받기 어려운 노숙자, 상처가 깊게나서 당장 응급치료조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노숙자들이 예상외로 많이 나타났다.
홈리스들의 대부분은 정부의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된 취약계층이다. 급작스런 경제난과 불안정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순식간에 노숙을 선택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아쉽다. 지금 종교계나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적극나서 ‘희망의 집’ 입소를 유도하고 홈리스들에게 자활의지를 되찾아주기 위해 각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홈리스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운점이 한둘이 아니다. 홈리스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적대감, 장기적인 홈리스대책을 위한 예산의 부족, 홈리스 자활 프로그램의 개발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음이 현실이다. 올 겨울이 지나고 내년 봄이 되면 더욱 많은 홈리스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홈리스 문제는 고통스럽더라도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우리사회가 함께 부둥켜안고 갈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노숙자들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골치 아픈 존재로 여기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정책적․사회적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집을 잃은 자(Homeless)가 희망을 잃은 자(Hopeless)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그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의미, 실천경험, 그리고 과제(2000.10/풀뿌리활동가워크샵)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의미, 실천경험, 그리고 과제

1.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의미
1) 개념의 정의
풀뿌리시민운동이나 공동체활성화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최근 우리사회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일반적인 개념에 어느 정도 근거를 두면서도 열린사회시민연합의 실천활동과 결부되어 언급되고 있는 ‘풀뿌리공동체운동’에 다소 한정하여 개념을 정의하고자 한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이라는 정의에서 ‘풀뿌리’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민초(民草)라는 의미로 생활 속의 평범한 보통사람들을 우리사회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운동의 주체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특정 사회계층을 계급적으로 규정하여 역사발전의 주체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과는 무관하며, 사회발전에 있어 선진적 의식을 갖는 엘리트들의 역할을 무시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또 하나는 지역사회의 생활기반을 의미하며 열린사회가 추구하는 운동의 기반과 영역을 표현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살아왔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희생되어야 한다고 배워왔고 당위에서 출발하여 현실을 해석해왔다. 하지만 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함께 연결되어 있고 구체적 삶 속에서 이상은 하나씩 실현되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나의 삶터에서, 가족과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고 함께 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운동의 전망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는 이제 국가나 민족 같은 더 큰 것을 위한 부속품이 아니다. 지역사회에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 있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문화가 있으며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현실사회의 발전이 있다.
‘공동체’라는 개념도 두 가지 측면에서 사용되었다. 하나는 앞의 ‘풀뿌리’라는 개념에서의 두 번째 의미 즉 지역사회공동체에 기반한(Community Based) 운동이라는 측면을 보완하는 의미이고 두 번째는 열린사회운동의 이념적 지향과 총체성과 관련하여 ‘공동체주의 운동’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 ‘공동체’란 개념 자체가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고 ‘공동체주의 운동’이라는 것이 아직은 실험적 수준에 있지만 이 글에서 쓰이고 있는 '공동체주의 운동'의 보다 명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기본 성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가치가 조화를 이룰 때 인간의 자주성이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갖는 운동이다". "둘째 사람의 의식과 인간관계의 공동체적 발전을 주된 목표로 삼는 고도의 목적의식적인 운동이다.” 즉 사회발전에서 법, 제도의 개혁이나 정치권력을 통한 파워의 행사보다도 사람들의 의식과 능력을 발전시키는 문제가 보다 근본적인 과제이며, 개인주의나 집단주의 모두에 반대하여 사람 개개인의 의식과 생활양식의 발전을 토대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공동체적 관계발전에 사회발전의 핵심을 두는 운동인 것이다.
우리사회에서의 ‘공동체주의 운동’은 7,80년대의 민주화운동(사회주의적 변혁운동 포함)이나 90년대의 시민운동의 경험을 성찰적으로 계승, 극복하고자 하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자유주의적 세계관과 집단주의적 세계관 양자를 넘어서는 새로운 운동지향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은 이러한 운동지향을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실천해보겠다는 구체적 의지의 표현이다.
아직은 ‘풀뿌리공동체운동’이 다분히 실험적이고 현재로서는 모호한 성격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향후 실천경험이 축적되고 평가되면서 보다 명확한 개념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풀뿌리공동체운동' 그 자체만 가지고는 전체운동의 목표를 모두 담을 수 없는 부분적 성격을 지닌 운동이다. 다만 지역사회에서의 주민생활실천운동으로서의 자기 운동분야에서 공동체주의적 지향을 어떻게 적용할 것이며, 그 성과가 전체공동체주의 운동의 구체화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가 항상 고려되어야 한다.
2) 시민운동의 맥락
다음으로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최근 시민운동의 흐름과 향후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어떤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21세기의 시민사회는 근대적 시민성(civility)이 갖는 개인주의적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이 자기존중뿐 아니라 타인존중을 배우며, 개인과 커뮤니티 간의 생동감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동체적 사회문화를 창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세계는 대립과 경쟁, 투쟁의 원리보다는 상생과 협조, 참여와 자치의 원리들에 입각하여 사회발전의 동력을 조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진보운동은 모순의 대립과 투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세상을 해석하고 실천하였다. 그것은 전근대적인 억압과 굴종에서 해방되어 자아를 찾고 각성된 개인들간의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향해 즉,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역사였다. 그 성과를 딛고 21세기에는 더 나아간 인류의 비젼인 ‘사랑’의 실현, 즉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개인과 공동체와의 조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비젼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보다 깊은 성찰과 성숙을 전제로 한다. ‘나’와 다른 ‘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함께 해야 할 ‘우리’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책임이 없이는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비젼에 한발자욱도 다가갈 수 없다.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세계의 시민사회는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형성해가고 있다. 20세기 중반이후 구미선진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민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8,90년대에 걸쳐 우리 나라를 비롯한 남미와 동구권에서도 민주화운동이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것은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고 각종 NGO들을 활성화시켰다. 세계의 NGO운동은 80년대 이후 ‘커뮤니티 건설’, ‘파트너십 전략’ 을 주요 내용으로 하여, 기존의 계급대립 중심의 시민사회관을 비판하고 그에서 탈피하여 시민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들 즉, 정당, 노조, 교회, 각종 문화단체, 자선단체, 자원봉사단체, 지역사회단체 들간의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고 건전한 시민질서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의 시민운동도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 발전하여야 한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 창조적인 역할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우리사회에서 제3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조직되는 제1섹터나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제2섹터와 달리 제3섹터는 자원성에 입각한 시민들의 참여와 비영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
제3섹터 조직들의 특성은 첫째로 민간(private)조직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비정부(nongovernmental)조직이다. 둘째, 비영리적(non-profit)이라는 점이다. 조직구성원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익적 목적의 기금 모금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 셋째, 자원적(voluntary)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주요사업과 활동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자치적(self-governing)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의사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원리가 외부의 간섭이 아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이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진다.
3)커뮤니티의 형성과 자원봉사
최근 시민운동의 전개에 있어 커뮤니티의 형성은 핵심적인 과제이다. 커뮤니티의 형성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파트너십의 구축과 주민참여 자원동원 모델이다.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부문들간의 연대와 협력, 즉 파트너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파트너십이 실현되려면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모두 생각을 바꾸고 협력의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이 갖고 있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고양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시민단체, 자원봉사조직, 종교기관, 학교, 노조, 기업 등이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그들의 리더십, 관리 기술, 교육 경험, 자원봉사 동원 능력 등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존중하고 신장시켜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파악해서 제거하며, 인센티브를 마련하여야 한다. 지역의 시민사회는 한편으로 지방정부를 견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협력자로서 나서야 한다. 정부가 비정부기구를 육성하고 영리기업이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터부시될 일이 아니다.
'주민참여형 자원동원 모델'은 지역문제의 해결에 있어 정부와 기업 등 지역공동체 바깥으로부터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지역공동체 내부의 기관들, 기업들, 학교, 병원, 복지관, 시민단체, 주민자원봉사자 등이 파트너가 되어 나서는 모델을 말한다. 이제까지는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 즉 범죄, 교육, 도시계획, 교통, 실업 등 너무나 많은 부분들을 중앙정부에 의존해왔고 당연히 그 관계는 종속적인 것이 되었다. 서구의 복지국가형의 정책들도 문제해결의 자원을 주로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소모적인 반복이 계속되었다. 앞으로는 지역공동체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능동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자원동원 모델이 정립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시민운동의 전개, 특히 공동체주의 운동의 관점에서 볼 때 주민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조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원봉사는 근대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의해서 실현된다. 기존의 사회운영원리가 이윤동기를 매개로 철저한 ‘give and take'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전체와 그 구성원들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다.
20세기를 포함한 근대사회에서는 제1섹터의 원리인 법과 공공권력의 질서, 제2섹터의 원리인 경쟁과 교환이 주요한 사회운영원리로 작동하였다. 그 결과 현대사회는 많은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비대한 정부기구와 막대한 재정적자,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물질만능과 인간소외로 인한 각종 사회적 병폐의 만연,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사회문화풍토 등등...... 정부실패, 시장실패로 표현되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21세기 사회운영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자율적 시민참여와 자원봉사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제3섹터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원봉사는 단순히 근대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하는 비공식적 영역의 보조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이기적인 인간형이 아닌 공동체 속에서 함께하고 더불어 ‘사랑’을 실천해가는 인간형으로 변화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인류역사를 사람들의 능력과 의식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한다면 전근대사회의 인간형은 가족과 나라에 충성하는 인간형, 즉 개인은 없고 집단에만 속한 인간형으로 볼 수 있고, 근대사회의 인간형은 자아의 발견을 통한 집단구성원으로부터 개인의 탈출, 즉 고립되고 원자화된 개인들간의 계약관계로 이루어진 개인주의적 인간형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사회의 인간형은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와 통일, 즉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자발성을 기초로 공동체 속에서의 자신을 인식하고 함께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는 인간형이다. 자원봉사야말로 이러한 인간형에 접근하는 훌륭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자원봉사는 또한 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나, 우리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연대 의식을 갖도록 한다.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예방되고 해결되며,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풀뿌리공동체운동’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시민운동의 발전 맥락에서 바라볼 때 총체적 전망과 실현전략을 획득할 수 있다. 자유와 평등을 넘어 사랑을 지향하는 이념적 맥락, 개인과 공동체간의 조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운동사적 흐름, 제3섹터적 원리, 커뮤니티 형성과 파트너십, 자원봉사활동전략 등은 우리가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 유의하고 있는 이론적 기초들이고 이는 또한 실천활동을 통해 풍부해지고 재정립되어야 할 과제들이기도 하다.

2. ‘열린사회’의 정체성과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실천
‘열린사회’는 자기 조직성격을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조직’, ‘지역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조직’,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으로, 열린사회의 회원은 ‘아름다운 자원봉사자’, ‘공동체생활문화의 형성자’, ‘공동체사회로의 안내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자신의 조직정체성으로 확립해가려는 ‘열린사회’의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열린사회’가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지역사회주민운동을 본격화한 것은 몇 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안의 실천경험이 적은 것만은 아니며 나름대로 짚어보고 향후 발전방향과 관련하여 문제의식을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구체적 사업상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들이 작용하여 문제의 핵심을 옳게 가려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그 나름대로의 관성에 매몰되어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풀뿌리공동체운동’의 기본방향에 입각하여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 더욱이 현실적인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풀뿌리활동가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와 비젼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풀뿌리공동체운동’ 전반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필자의 능력상 가능하지도 않고 근거도 충분하지 않으며 이 글에서는 다만 ‘열린사회’의 최근 실천경험을 몇가지 분야로 나누어 설명하고 그 특징을 짚어보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1)환경
먼저 환경분야에서 ‘열린사회’는 최근 4년여동안 ‘샛강살리기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중랑천, 도림천, 홍제천 등 서울의 중소하천들은 이미 하천의 본래적 기능을 상실한채 거대한 하수구로 전락한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하천복개 등으로 인해 자정능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민들의 접근성은 상실되어 도시하천오염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친환경적 녹색도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각종 오염원의 규제와 당국의 효과적인 환경정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필수적인 것은 지역주민들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활동에 직접 나서도록 하고 생활양식 자체를 친환경적인 것으로 전환할 때 가능한 것이다. 하천환경의 복원문제도 우선 주민들 스스로가 동네 주변의 개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기 삶의 일부로서 친숙하게 대하며 생태복원의 주체로서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핵심적인 것이다.
‘샛강살리기운동’은 하천주변주민들의 가족단위 생태기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동네하천의 물속생물을 관찰하고 간이수질측정을 해보면서 자신들의 가정에서, 생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생태기행으로 시작된 ‘샛강살리기운동’은 교실밖 환경교실과 순회환경교실로 확산되었고 동네하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우기 위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하천문화제로 발전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관악구에서는 지역내 관심있는 단체와 주민들이 참여하여 지속적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을 만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최근들어 ‘열린사회’는 강서양천과 은평지역에서 남은음식물자원화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몇 개의 지부에서 주말농장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생활환경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음식물쓰레기문제이다. 매립이나 소각방식에 의한 처리가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있고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건설문제와 관련한 지역간 이기주의(님비현상)도 많이 여론화된 문제이다. 열린사회가 도입한 방식은 EM이라고 하는 혐기성 미생물발효제를 사용한 남은 음식물의 퇴비화, 사료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주민들을 환경회원으로 가입시키고 각 가정에 직접 EM을 나누어주어 가정에서부터 발효된 남은 음식물을 일주일에 2회 수거하여 파주에 있는 환경농장에 공급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현재 강서양천지역에 1300가정, 은평지역에 200가정정도가 가입되어 있으며 파주농장은 오리사육과 각종 작물재배, 그리고 주말환경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사업은 친환경적인 리사이클링 방식이라는 장점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환경의식 제고와 참여, 주부들의 환경농장 견학, 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등의 프로그램을 결합함으로써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토대를 제공하는 사업기반이 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열린사회’의 환경운동은 감시와 고발, 정책전환 촉구를 주 사업방식으로 하는 기존의 전문적인 환경운동단체들의 운동방식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사람들의 의식변화, 생활양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사업을 앞세운다는 점이다. 둘째 주민들의 직접 실천의 주체로 만들고 조직화함으로써 생활실천운동으로 정착시킨다는 점이다. 셋째 환경문제뿐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키고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2) 지역사회복지
다음으로 ‘열린사회’의 사업 중에서 양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활동가 역량도 많이 투여되고 있는 분야가 아동교육사업을 비롯한 지역사회복지분야이다.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사업은 저소득방임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교실’사업이다. 현재 열린사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교실은 4개지역 5개소이다. 이 밖에도 서울지역 22개소의 방과후 교실에 대한 교사교육, 교육프로그램연구, 공익자금 행정지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열린사회의 방과후 교실은 단순히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제공이나 방과후 숙제물이나 학습지도, 또는 특기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편부모, 부모동시취업, 기타 사유 등으로 방임되어 있는 저소득가정의 아동들을 학교방과후에 맡아 통합교육방식으로 질 높은 전인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물론 이 사업의 유지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금 등의 공익자금을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결연을 끌어내고 자원봉사교사들을 조직함으로서 가능하다. 방과후 교실이 질 높은 교육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열린사회’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는 공동체방식의 아동교육사업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인대상의 복지사업은 강서양천지역에서 벌인 무의탁노인 한방무료결연사업과 강북지역에서 매년 지속사업으로 벌이고 있는 무의탁노인 집수리자원봉사사업이 있다. 전자는 지역 한의사회의 결연과 자원봉사로 가능했고 후자는 도배 등 전문기술을 가진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함으로써 가능하였다. IMF로 경제가 어려워진 직후 먼저 실행했던 사업은 서울역의 실직홈리스들을 위한 무료진료자원봉사활동이었다. 이 사업은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의사들과 뜻있는 약사들의 자원봉사와 회원들의 상담 및 노력봉사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사업이었다. 대량 실직사태에 직면하면 본격적으로 벌인 사업은 ‘실업극복범국민위원회’의 재정지원을 받아 전개한 실직가정 결연운동 “사랑의 트라이앵글”이었다. 이 운동은 4개지역의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참여하여 어느정도 경제가 회복된 올해까지 2년간 지속적으로 벌인 운동으로 연인원 14,300가정에 생계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의료진료와 물품지원 등 관심과 결연을 조직한 사업이었다. 현재는 이 사업의 후속대책으로 실직자들의 자활을 위한 지역센터건립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열린사회’의 지역사회복지사업의 특징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일반적인 시민단체들의 주요활동내용과는 다르게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복지정책의 도입을 촉구하는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지역사회에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원을 조직, 동원하고 회원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둘째 적극적인 자원봉사자의 조직과 활용에 역점을 둔다는 점이다. 자원봉사의 조직은 단순히 인적자원의 동원이란 측면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변화와 결부하여 적극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아동교육사업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서비스의 제공이 아니라 미래적인 대안제시와 교육내용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각종 프로젝트지원사업의 적극적 활용, 문화, 교육, 복지 등 공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의 민간위탁 모색 등 새로운 민․관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모델개발과 지역사회의 자립적인 복지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복지서비스분야의 사업은 많은 재원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고 우리사회의 현실상황상 많은 한계와 어려움을 갖고 있다. 지나친 외부프로젝트지원에의 의존은 단체운영의 안정성과 자립성을 헤칠 수 있으며 사업규모의 확장과 지속에 따른 관성과 경직성을 경계해야 한다.
3) 주민자치
다음으로 주민자치운동분야이다. 이 분야는 ‘열린사회’가 최근들어 역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을 조직하고 있는 분야이다. 대표적인 사업은 주민자치센터 참여와 네트워크 조직사업, 그리고 삶터가꾸기 사업이다.
주민자치센터관련사업은 단계적인 읍․면․동사무소 기능전환에 발맞추어 기존의 말단행정기관이었던 동사무소 대신에 주민자치에 의한 커뮤니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장기적 관점을 갖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벌이는 데 있어 다음의 두 가지 기본방향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주민참여와 자치, 즉 민간이 운영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커뮤니티 형성, 즉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개척해나는 데 있어 지역사회의 여러 구성부분들이 유대감을 갖고 파트너가 되어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건설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자치센터는 기본적으로 제3섹터적 운영원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구성과 운영은 권력위임을 기초로 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연장선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의 기초자치단체는 시․군․구단위이고 동사무소의 자치센터전환으로 최하행정계층도 시․군․구로 되고 있다. 선거에 의해 권력을 위임해 통치하는 단위로서는 시․군․구가 최하이고 이제 동단위는 새로운 운영원리, 민간자발적이고 비영리적이고 자원적이고 자치적인 공동체(community)의 형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를 매개로 생활권 단위에서의 주민과 밀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주민들의 자치적인 모임을 조직하며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을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주요한 사업방법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열린사회가 올해 실행하고 있는 삶터가꾸기 사업은 전형적인 풀뿌리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이다. 삶터가꾸기사업은 원래 일본에서 유행한 바 있는 마을만들기프로그램을 도입, 우리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을만들기는 놀이터, 공원, 하수처리장 등 공공시설의 건축과 유지관리와 관련하여 지방행정의 발상을 전환하여 - 하드웨어적인, 시설의 디자인에서 소프트웨어적인 즉, 사람들의 생활을 디자인하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 - 그 과정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마을의 제 집단을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의 사람을 중시하는 관점을 높이 평가하고 동네의 시설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공동체활성화로 연결시키고 그 과정에의 주민참여와 조직화를 주요한 방법으로 채택하였다.
4) 사회교육, 소모임활동
마지막으로 ‘열린사회’의 공동체운동 지향과 관련하여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장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로 사회교육과 소모임활동 조직사업분야이다.
‘열린사회’는 자신의 주 사업분야를 시민들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실천운동에 두고 있다. 환경, 복지, 문화, 교육, 주민자치 등 다양한 사업을 벌리고 있지만 우리가 중요시하는 것은 그러한 과정에서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느냐 하는 것이며 결국 더불어 함께 사는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넘어서서 성찰하는 ‘참나’를 발견하고 개발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는 사랍들의 대오를 확대하는 조직활동을 중요시한다. 그 동안 시민단체들은 사회를 향해 발언하고 개입하는 것에 많이 치중해왔다. 그를 통해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시민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관계맺음을 통해 살아가는데 시민회의 각종 활동이나 모임에의 참여도 관계맺음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만남은 전혀 새로운 만남이다. 가족과 같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생적으로 주어진 혈연적 만남도 아니고 먹고살기 위한 경제적 활동을 위한 만남도 아니고 한 국가의 국민과 같이 의무지어진 만남도 아니며 개인의 취미나 선호를 위한 동호모임도 아닌, 철저히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하고 책임지며 모임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이웃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만남인 것이다. 회원들의 생활과 모임을 풍요롭게 하고 그 속에서 회원들이 성장하게 하며 회원의 힘으로, 생활실천의 조직을 통해 사회를 근저로부터 변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열린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일반시민대상의 사회교육프로그램들은 꽤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다. (구)서울민주시민연합의 ‘민주시민학교’는 10여년에 걸쳐 수천명의‘민주시민’들을 사회에 배출하였고 각 지역시민회의 주민대상의 각종 강좌와 문화교육프로그램들 예컨대 풍물강습 등은 지금도 매년 새로운 졸업생을 배출하고 주민동아리활동과 지역사회공동체문화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또 어머니가 교사로 함께 참여하여 공동체교육을 추구하는 강북의 ‘책마을유치원’ 사업과 어린이도서관을 매개로 취학전 아동들의 공동교육과 회원가족들간의 공동체적 유대를 높여가는 송파의 ‘함께 끄는 우리’ 사업 등은 공동체적 유아교육에 관한 새로운 시도이다. 일부지부에서는 최근 중고등학교 청소년 대상의 교육사업도 환경, 문화, 자원봉사 등을 매개로 시도하고 있다. 회원소모임활동도 풍물패, 글모임, 영화모임, 인형극모임, 통기타 모임 등 문화 소모임과 그림책모임, 박물관모임, 시사토론반, 영어회화반 등 교육소모임, 산행모임, 축구모임 등 취미체육활동소모임, 환경사업팀, 문화사업단, 지방자치연구팀 등 과제해결형 모임 등 다양한 형태의 소모임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교육프로그램과 회원소모임활동이 이전 민주화운동시기의 내용과 방법에서 크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답습하거나 정체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민주민권의식의 신장과 취미교양식 활동을 넘어서서 개인의 자아성장을 도모하고 공동체생활의 갈등을 중재극복하며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참인간으로 성장하는 교육프로그램과 조직활동방식의 개발이 절실한 과제이다.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회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삶을 공동체적 삶으로 변화시키고 의식의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어 유력한 방법으로 채택된 것이 자원봉사활동이다.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을 특징으로 하는 자원봉사는 자원봉사자가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로 사회를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자원봉사자 스스로가 개발․성장되는 쌍방향 운동이다. 자원봉사자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이해와 이타성을 높이고 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킴으로써 공동체적 인간형으로 성장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다. 또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를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문화양식으로 변화시키고, 공적자원과 민간자원을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합시킴으로써 다양한 영역에서 풀뿌리공동체 건설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열린사회'의 자원봉사운동은 '열린사회'가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회원을 비롯하여 지역의 주민, 청소년,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확대하고,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기획사업, 자원봉사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자원봉사의 실천주체이자 안내자로 기능하여 자원봉사를 시민들의 보편적인 생활양식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또 회원간 또는 지역주민사이의 경제생활을 매개로 나눔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 ‘열린 품앗이’활동이다. 일반적으로 지역통화라고 불리는 이 운동은 재화와 서비스의 교환에서 ‘화폐’라는 물신성을 극복하고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간적 교류를 통해 새로운 생활문화를 형성해보려는 시도이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이란 개념으로 ‘열린사회’의 실천활동을 설명하고 이론화작업을 시도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유사한 범주의 운동과 실천들은 ‘열린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풀뿌리 단체들의 운동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공동체주의운동’이라는 총체적 전망 하에서 지역사회주민운동을 해석하고 그 발전방향을 정립해보려고 하는 시도는 일단 유의미한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이 운동은 아직 시작단계이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하지만 실천과 이론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한다. 우리의 실천과 이론작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현실적 장애와 난관을 돌파해야 하고 보다 보편화된 경험이 축적되고 연구와 토론이 병행되어야 한다.
3. 몇 가지 현실적 과제
다음으로 현재 시점에서 ‘풀뿌리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 나서는 몇 가지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나서는 문제는 우리사회에서 ‘풀뿌리공동체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데 있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토대가 많이 미약하고 그러한 조건 하에서 운동지향과 현실조건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언론 등 사회적 관심과 영향력이 높지 못한 상태에서 주민밀착형의 생활실천운동은 활동가들에게 많은 인고를 감수하도록 요구한다. 또 주류로 형성되어 있는 사회여론분위기에 편승하여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과 잇슈에 치중해보면 어떨까 하는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사회적 흐름이나 여론과 동떨어져 나홀로 독야청청식의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풀뿌리공동체운동’의 비젼이 이상적 주관주의가 아닌 과거 진보운동에 대한 철저한 자기성찰과 현실사회발전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토대한 것이라고 한다면 운동주체들의 신념과 헌신에 응답할 수 있는 사회변화가 우리의 노력과 더불어 가까운 시일내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확신한다.
다음으로 공동체주의 운동의 지향에 보다 접근할 수 있는 핵심적 운동영역인 사람들의 의식을 발전시키는 사업들, 즉 사회교육사업, 소모임활동의 조직화 등의 사업영역에서 뚜렷한 방법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내부적이고 장기적인 사업으로 쌓인 공에 비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사업영역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많은 연구개발과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시민운동뿐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의 노력과 성과들이 축적되고 연결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다 개방적인 태도로 배우고 협력하여야 한다.
앞의 문제들은 현실적으로는 취약한 재정과 인력 수급 등 단체운영을 어렵게 하는 압박요인을 어떻게 돌파하고 지속적 운동의 동력을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재정확보의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회원들의 회비와 다수의 소액후원자들에 의해 재정을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시민운동의 자율성이라는 원칙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외국의 많은 예나 우리 나라에서도 재정문제에서 성공한 NGO들의 경우를 보면 그것만이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이고 또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비영리 마케팅 개념의 도입과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 후원자시장에 대한 조사와 과학적인 모금전략의 수립, 다양하고 적합한 모금 프로그램의 개발, 철저한 후원자 관리와 서비스 체계 구축, 시민단체간 공동모금의 개발과 자원의 공동 관리 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풀뿌리공동체운동’의 확산과 연대의 문제이다. 풀뿌리단체간의 연대와 협력은 상생과 협조의 공동체적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형의 네트워크로 발전하여야 한다. 중앙중심의 연대, 전국적인 전선형성을 기본 목표로 한 과거의 연대방식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호이해를 높이는 방향에서 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네트워크의 구축이 세력확장의 수단으로 쓰여져서는 안되며 다양한 운동단체들간의 상호이해를 촉진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며 상호커뮤니케이션의 증진을 통한 공동선의 추구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사회내의 서로 다른 NGO간의 네트워크 구축도 지역사회의 공동과제에 대한 대응에서 힘을 모으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며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파트너십의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 정보화와 관련하여 사이버 공간상에 지역공동의 NGO Portal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회원활동의 상호교환도 고려해 볼 만하다. 환경, 교육, 복지 등 분야별로 세분화되고 있는 NGO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회원멤버십만을 고집하지 말고 자신의 고유한 회원활동을 개방하고 상호 교류함으로써 지역주민 요구의 다양성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풀뿌리시민단체들은 조직이기주의에 빠져서는 안되며 과감한 벽허물기를 통해 주민에게 개방된 주민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모든 사회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향후 ‘풀뿌리공동체운동’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그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질과 비젼이다. 현재 풀뿌리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상근 활동가들은 정말 헌신적이고 도덕적이며 유능한 인재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소모적인 반복을 계속할 것인가? 안정적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것도 물론이지만 리더십 교육과 인재개발에 보다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상근 활동가의 재충전을 위한 여건 마련과 공동의 연수 프로그램 마련, 전문적 활동 인력 양성 및 지도자 성장과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 정보화, 세계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인터넷교육, 외국어 연수, 국제NGO간의 인턴교환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능력의 신장도 중요하지만 비젼은 탄탄한 철학적 기반에서 나온다. 인간본질과 시대와 세계 흐름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깊은 성찰과 토론문화가 정착되어야 하며 세부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필요하지만 통찰력과 소명의식을 갖출 수 있는 인문적 교양에도 게을리 말아야 한다.
‘풀뿌리공동체운동’이 추구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공동체의 건설’은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운동이다. 개인 위주의 이기적이고 황폐한 인간관계를 상생(相生)의 참된 인간관계로 변화시키고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온갖 차별과 소외를 극복해 가는 함께 나누고 함께 섬기는 운동을 지향해야 한다. 생활실천 속에서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정립해가고 공공선의 문화를 창조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캠페인이나 제도정비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으며 꾸준한 체험교육과 생활실천운동을 결합할 때만이 가능하다. 21세기는 새로운 시민사회 문화창조의 세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풀뿌리(GrassRoot, 民草)가 운동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Community Based) 전개하는 시민운동, 생활실천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을 통해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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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체주의 운동에 대한 보다 자세한 근거와 내용을 보려면 “새로운 사회운동의 모색” ; 정원용, 「현대진보이론의 재평가」, 열린사회 발간, 1999 참조하기 바란다.

2)
“풀뿌리운동” ; 정원용, 「21세기 대안적 지역주민운동모색」, 기독교사회발전협회 발간, 1999 참조

3)
제3섹터의 발전, 커뮤니티 건설, 파트너십 등에 관한 이론적 배경은 다음의 책자를 참조하기 바란다. 「시민사회와 제3섹터」, 주성수, 한양대 출판부, 1999

4)
“자원봉사와 제3섹터-정부 파트너십” ; 박홍순, [열린사회] 12호 참조

5)
자세한 내용은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 ; 최홍재, 박홍순, 「풀뿌리단체 회원활동길라잡이」, 열린사회 발간, 2000년 참조

6)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환경사업”; 박정란, [열린사회] 13호, 2000년 참조

7)
열린사회 방과후 교실의 대표적 사례인 은평 ‘열린 어린이 학교’ 사례를 살펴보려면 회지 [열린사회] 9호에 실린 신미혜회원의 “저소득 결식아동들에게도 질높은 교육을”이란 글을 참고할 것.

8)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홈페이지가 최근 개설되었다. 관련 자료와 활동내용을 알려면 다음 사이트를 참조하시오. http://www.community.simin.org

9)
열린사회의 삶터가꾸기사업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참조하려면 “주민밀착형 공동체운동” ; 허선행, [열린사회] 14호, 2000년을 보시오.

10)
“공동체사회를 여는 힘, 자원봉사” ; 조재학, [열린사회] 12호, 2000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