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체계 구축방안에 대한 보완의견(2005.9)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체계 구축방안에 대한 보완의견(안)



O 주민통합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최종 현장은 행정구역상 읍면동으로 표현되는 주민근린생활공동체이기 때문에 추진의 제1원칙에서 읍면동단위의 통합적인 서비스제공원칙이 있듯이 제2원칙인 민-관 협치의 원칙도 읍면동단위에서도 이루어져야만 새로 준비되고 있는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체계 구축방안(이하 새 개편안)의 기본취지가 실현될 수 있다. 또한 현재 거론되고 있는 향후 행정구역 개편의 기본방향이 광역화 추세라고 할 때 기존 읍면동단위 이하의 지역공동체활성화와 주민자치의 강화가 보완될 때만이 지방자치의 정신이 살고 지방분권과 시민참여라는 현 정부의 기본 개혁정책의 일관성도 유지할 수 있다. 


O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새개편안에서는 이에 관한 구체적 고민과 현실적 대책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체계도 도표 안에 주민자치위원회가 위치하고 있지만 읍면동단위와는 어떤 관련을 맺는지, 시군구 차원의 민관협의체와는 어떤 관련을 맺는지에 대한 구상이 없다). 새개편안에서는 읍면동사무소의 개편을 통한 주민생활지원팀의 설치 등 읍면동단위의 통합서비스 강화를 위한 대책도 있고 시군구 단위에서의 민간협의회나 민관협의체에 관한 구상은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지역현장인 읍면동단위에서는 그와 상응하는 구상과 대책이 없다. 지난 5년간 현실적으로 설치 운영되어온 주민자치센터 및 주민자치위원회와는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 주민자치역량을 어떻게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읍면동단위의 민관협력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기존의 읍면동사무소를 주민복지센터로 명칭변경함으로써 주민자치센터의 존립근거를 흔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읍면동단위에 행정서비스를 위한 주민복지센터와 주민자치기관인 주민자치센터를 병립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주민자치센터 정책을 폐기하고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지 아니면 읍면동단위의 주민자치나 민관협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별도의 보완정책이 없이 새개편안이 추진될 시 관련법의 제정에 따른 자치단체 차원의 주민복지센터 관련 조례제정이 예상되는 바, 주민자치센터및주민자치위원회에 경쟁의식이나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지방의회에서 기존의 주민자치센터나 주민자치위원회를 폐지, 약화시킬 것이 명약관화하다. ) 


O 기존의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여러 가지 한계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원인이 어디에 있고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은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원인의 첫째는 우리의 지방자치 기반의 취약성과 지역시민사회의 미활성화에 있다. 자립, 자율성을 갖춘 복지관련 민간역량에 관해서 판단해볼 때도 기본적으로 읍면동단위에서 뿐만 아니라 몇몇 도시지역을 제외하면 시군구단위에서도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역으로 건강한 민관협력을 위한 민간역량의 성장은 자생성에만 의존하지 말고 그를 위한 제도적 환경과 지원정책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원인의 둘째는 주민자치센터 정책추진과정의 한계와 후속대책의 결여에 있다. 주민자치센터 정책은 그 시작부터 읍면동행정기능의 전환과정의 부산물처럼 취급되었고 행정의 지침에 의해 일률적으로 실시되었다. 주민자치 지원정책의 부재 속에서도 그나마 민간의 노력에 의해 많은 지역에서 주민자치센터의 좋은 모델들이 발굴되고 확산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 싯점에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성과를 확산하고 지지,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지, 또다시 중앙행정의 기획에 따라 지난 5년간의 현실적 근거를 뒤흔들 수 있는 시책을 하향식으로 일률적으로 펴는 결과로 돼서는 안 된다.

새 개편안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간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축적된 성과가 유실되지 않고 올바로 결합,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5년간 주민자치센터박람회를 등을 통해 확인된 성과들을 대략적으로 보더라도 주민자치센터운영모범지역일수록 과거 읍면동행정만으로 수행할 때에 비교해서 민간자원의 결합과 통합적 접근 등 지역사회내 복지관련 주민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들이 있다.(사례들에 대해 살펴보려면 박람회 홈페이지 http://partner.or.kr/expo를 참조하시오) 



O 새 개편안 체계내에서의 보완책

민관협치에 기반한 지역단위에서의 주민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새 개편안의 취지를 실현하는 방향에서 주민자치센터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실현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반영, 보완되어야 한다. 


-. 읍면동사무소의 개편명칭은 “주민복지센터”가 아닌 “복지사무소”등 다른 명칭을 써서 주민자치센터와의 명칭 상 혼란을 없앤다(행정에 의해 주도되는 서비스센터와 구별되는, 주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운영주체가 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고유한 의미를 잃어버리지 말게 해달라는 취지이다). 그것이 안 된다면 굳이 어렵게 주민복지센터로 명칭변경 할 것도 없이 “주민자치센터”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기능에 있어 통합복지분야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시군구청에 주민생활지원국을 통합설치하는 것이지 시군구청을 ‘주민복지청’으로 개편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주민자치센터로의 동기능재편 초기의 정책방침도 관주도단계, 민관합동단계, 민간주도단계의 순차적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읍면동기능을 민간주민자치에 맡긴다는 방향이었다.) 아울러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주민자치역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하는데 이 때 주민자치센터의 유지가 중요하다. 주민자치센터의 유지가 중요한 이유는 주민자치역량의 육성은 주민자치위원회의 형식적 설치나 권한부여만으로는 안되고 실천활동과의 결합이 중요하며, 주민자치센터는 이를 위한 현시기 중심적인 실천현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 시군구에 설치되는 주민생활지원국 내에 주민자치과 또는 민간협력과 등을 설치하고 주민자치위원회을 비롯한 민간조직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협력을 담당하는 업무를 배치한다. 

-. 읍면동사무소에 설치하는 ‘주민생활지원팀’ 내에 주민조직지원 혹은 민관협력 업무를 편성하여 주민자치센터 및 주민자치위원회의 활성화를 지원한다.

-. 담당공무원에 대한 교육내용에 있어서도 지역공동체와 지역복지에 대한 이해, 주민의 참여와 협력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킨다.

-. 읍면동단위에서도 민관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읍면동복지사무소와 주민자치위원회를 기본으로 하되 실정에 맞추어서 다양한 파트너십구조를 취할 수 있다.

-. 시군구단위에서의 민관협의체의 구성에서도 읍면동단위의 주민자치위원회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서비스공급자 중심의 협의체(시군구단위의 복지 관련 민간기관, 단체들은 이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가 갖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수요자인 주민과 생활현장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O 위의 주민자치센터 관련 보완의견이 수용되어 구현되지 않는다면 현장의 움직임이나 관련 전문가들의 대안은 불가피하게 읍면동사무소의 주민복지센터 개편정책과는 대립하면서 읍면동차원의 커뮤니티활성화나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 혁신안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 그것은 기존의 읍면동행정을 대신하여 제한된 범위 안에서 주민자치기능을 부여해 지방자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 것은 읍면동단위에 주민의회(혹은 근린의회)를 설치하고 일정한 자치권한을 부여하는 안이 골격이 될 수 있을 것이다.(미국, 유럽 등 지방자치선진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유사한 성격의 주민위원회가 법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 주민의회를 설치할 경우 지역실정상 현재의 주민자치위원회를 기본으로 해서, 구성에서의 주민대표성을 강화하고 권한과 역할의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본적으로 자체집행기능이 취약하기 때문에 시군구자치단체의 지원과 협력관계(읍면동단위에 행정사무소나 복지사무소 등을 둘 수도 있다)를 통해 해당지역에 필요한 사업들을 수행해야 한다.   


프랑스 세르지의 커뮤니티센터(2005.12/용인 전국평생교육포럼)

프랑스 세르지의 커뮤니티센터



* 이 내용은 2004년 10월 22일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가 주최한 “주민자치센터와 지역혁신”이란 주제의 국제세미나에서 프랑스 세르지시의 앙트앙 보네발씨가 발표한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한 것이다.


1. 프랑스의 지방자치시스템과 세르지 퐁트와즈 지역에 대한 소개


-. 프랑스 인구 6,100만, 22개 레지옹(지역), 95개 데빠르트망(도), 36000개 꼬뮌-까르티에(구, 생활권구역)

-. 세르지 인구 6만, 파리 북서부에 위치, 세르지 퐁트와즈 도시권(인구 20만, 11개 꼬뮌으로 구성)의 중심도시, 외국계와 최근이민자가 많고, 70년부터 조성된 신도시

-. 의회중심, 시의원은 부문대표(교육, 재정, 체육 등)와 지역대표(까프티에별 시장보좌관)

-. 6개 구에 지역메종(커뮤니티센터)=지역 안테나가 설치되어 운영됨.


2. 지역메종에 대한 소개


-. 생활권 구역에 설치된 복합적 사회문화교육센터, 주민들이 언제나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공간, 다용도 공간(회의, 약속, 토론, 지역차원의 공동 프로젝트), 컴퓨터, 비디오실 및 교육프로그램, 여가활동 프로그램 등등 운영

-. 특정 단체가 위탁운영할 수도 있고 시가 직영할 수도 있음.

-. 국가기관인 CAF(가족수당기금)가 운영비 지원(세르지는 1/3 정도) : 가족, 아동,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제공해야

“사회문화센터는 주민의 자발적인 발의가 피어나는 발원지임을 자처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모든 시민을 위한 사회발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를 추진한다”


3. 지역메종의 주활동 및 프로그램(인터뷰 내용 참조)


-. 청소년 활동지도 : 청소년의 인생 설계에 동반자가 되어 주는 것, 특히 생활수단이나 급여에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음. 교육적인 지원과 자원봉사자(학생, 퇴직자 등)의 원조로 운영됨. 방학중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야외활동과 이벤트 조직(레크레이션, 여행 등). 청년 대상의 프로그램(직업, 건강, 성, 주거문제에 대한 정보제공, 설계를 도와줌)


-. 주민단체활동 활성화 : 


-. 풀뿌리민주주의 활성화 :




4. 지역메종의 스태프


-. 소장 : 구역역자문위원, 단체와 주민의 대표자로 시당국 및 시의회 연계

-. 단체 및 문화활동 담당자 : 지역내 각종 단체와의 연계 구축, 단체활동 지원협력, 단체결성지원, 프로젝트(전시회, 바자회, 행사 등) 추진 지원, 행사장 대여, 보조금요청, 홍보, 시당국과 연계 

-. 지역개발 담당자 : 지역개발과 풀뿌리민주주의 촉진에 초점, 구역자문위원회 지원, 정보(인구, 도시계획, 주거 등)의 수집과 분석을 위한 모니터제 운영, 주민생활과 관련된 문제(주거, 생활환경, 상가, 주차 등)를 시당국에 연계, 주민과 동거동락하는 역할.

-. 청소년 활동지도 담당자 : 3~4명의 교사

-. 관리 및 기술요원 : 총무행정, 시설관리, 안내홍보 등


5. 풀뿌리민주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구역자문위원회)


-. 20여년전부터 지역활동 활성화와 시민참여를 위한 운동이 벌어짐

-. 탈중앙집권화 과정이며, 관료주의에 대한 대응임. 

-. 주민대의원 공개회의, 시민배심원, 청년자문기구, 아동자문기구, 어르신자문기구, 전문가 자문기구, 공개 워크숍 등

-. 구역자문위원회 : 인구 8만이상의 자치시는 의무화, 18세 이상 자원자 중에서 성별, 지역, 연령, 생활수준을 고려 골구로 선정, 외국인에게도 배정, 시장의 제청으로 시의회에서 임명, 임기3년, 꼬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선거, 추첨, 자원 등) 위원장은 해당구역의 시장보좌관(지역메종 소장)

-. 활동내용 : 외국인의 사회적응 문제, 학생들의 과외활동과 청소년 문제, 도시재정비와 교통주차문제, 도시트로젝트 검토, 부모역할에 대한 지원, 문화행사 주최

시민교육의 거점, 주민자치센터(2005.12)

시민교육의 거점, 주민자치센터 



우리나라에서의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지역사회 행정과 시민참여활동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단지 동(읍․면)사무소에 설치된 주민서비스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그 지역사회 전체단위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 각종 문화, 복지, 교육,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설정되었으며, 특히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맞물려 설계되었기 때문에 더욱 더 주민참여에 의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측면을 중요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도와 해결하는 주민광장이고 주민들의 참여와 자주적 관리에 의해 운영되는 주민자치기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은 문화여가기능, 시민교육기능, 정보교류기능, 협동경제기능, 지역복지기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기능 중에서 지역실정에 따라 역점 기능을 달리 할 수도 있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지역의 문화, 교육, 정보, 경제, 복지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주민들이 직접 참여케 하는 자치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시민교육의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훌륭한 시민학습거점 내지 단위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 주민자치력의 향상과 지역공동체의식의 함양이라는 자치센터 본연의 사명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도 전제가 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민주공동체의식으로 의식화되는 것이 필수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사명실현정도를 가늠하는 것은 곧 그 주체인 지역주민들과 주민자치위원들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공동체시민의식의 체현정도에 비례하는 것인 만큼 주민자치센터가 다른 어떤 기능보다도 시민교육기능에 중점을 두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한편 1999년도에 평생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기존의 행정기관의 주도로 간헐적으로 시행되어온 각종 사회교육 프로그램들이 평생교육체제로 재편성되어 일반시민들의 학습에 대한 욕구에 대응해왔다. 그런데 현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취미교양이나 직업훈련 등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에서 개설된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주민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발굴된 우수 프로그램들을 보면 적절한 지원여건이 갖추어진다면 시민교육의 거점으로서 주민자치센터가 역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례에서도 방과 후 교실이나 어린이도서관 운영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참여를 높이고 가족단위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 발전한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고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나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등 지역사회 알기 교육 프로그램, 농촌지역 여성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 부모역할훈련, 주민자치위원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등 현장성 있고 역동적인 학습프로그램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주민자치센터가 시민교육의 거점으로서 정착하기 위해서 먼저 시급한 것은 올바른 시민교육의 내용과 프로그램 개발의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등 지원기관들의 미래지향적인 컨텐츠 개발과 주민들과 잘 호흡할 수 있는 현장실무인력의 양성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상호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지원체계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 하에서는 효율적인 지원체계가 구축되는데 여러 가지 장애가 발생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지방자치제도에 있어 행정과 교육부분이 통합되어 종합적인 정책과 효과적인 지원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봐도 우리의 주민자치센터와 유사한 공민관이 각 지역마다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자리 잡고 있으며 지방정부의 교육관련 전문공무원들이 파견되어 공민관의 운영을 지원하고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각 종 학습동아리 모임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주민자치센터가 일본과는 환경과 설립목적에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어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주민자치기능의 강화라는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나가면서도 지역에 따라서는 평생교육센터로서의 역할을 특성화하는 등 창조적 모색을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평생학습추진 사업의 특징 중에 하나는 지역의 평생학습사업이 공민관을 거점으로 한 커뮤니티 재생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공민관이 본래는 사회교육기관으로서 설치되었고 운영되어 왔지만 사회교육 이외에도 행정관계 단체, 지역내 시민단체, 지역주민행사 등과 관련된 업무들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지구공민관들은 사회교육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많은 행정정보를 제공하면서 균형있는 마을 만들기의 추진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린 활동을 전개하였다. 교육시설로서의 공민관에서 지역만들기, 마을살리기의 거점시설로서 발전시키면서 주민의 의견과 제언, 아이디어 등이 용이하게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 반응할 수 있는 안테나 역할을 하였고, 이것이 지역혁신을 위한 평생학습거점 시설 활용의 한 예가 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특성에 맞는 시민교육은 평면적인 교육서비스의 제공이라는 형태보다는 시민들의 자주적인 실천활동과 결합되는 형태가 보다 바람직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문제해결형 학습동아리의 활성화가 반드시 요구된다. 문제해결형 학습동아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당면과제나 장기과제를 찾아내고 그 해결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시민운동 단체에 속해있는 학습동아리들이 이 문제해결형의 특성을 지니고 이슈 중심의 관심을 가지고 학습을 한다. 

운영방식은 리더와 참여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조직의 특성상 리더와 참여자간의 공유를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 문제상황에 적합한 의제를 선택하고 다양한 토론 촉진 자료로 TV, 신문, 국내외 사례자료 등을 활용하다. 문제해결형 학습동아리는 대부분 지역사회문제중심 토론과 성찰을 통해 학습하고 이를 실천한다. 즉, 사회적 실천을 위한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학습자는 해결사로서의 위상을 지니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문제해결형 학습동아리의 리더는 실천적 전략가이자 조직가, 토론 및 성찰의 촉진자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민자치위원회로의 참여가 필요하다. 지역 내 환경오염문제, 댐 건설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한 모임들이 대표적인 문제해결의 대상이 되는데 이것이 자치센터 활동의 중심과제가 되어야 한다. 학습동아리가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방법은 주로 지역사회의 공공 및 민간기관과 조직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학습동아리 입장에서는 지역사회와 협력함으로써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 운영하는 과정, 그리고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 모두에 협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는 학습동아리의 활동공간의 제공과 운영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조직화 초기부터 주민자치센터와 연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공익적인 이슈를 다룰지라도 그 실천에 어려움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적인 정착에도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에게 시혜적으로 문화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치중하는 문화센터에 그치지 말고 지역 주민의 합리적인 상호 소통력을 개발하고 지역 사회의 각종 현안을 발굴하여 자치,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주민자치역량 개발 중심의 자치센터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주민자치센터는 주민의 욕구와 요구, 주민들간의 교류를 연결해 주는 연계센터, 주민의 생활과 삶에 필요한 각종 지역정보를 제공해주는 정보제공센터(예 : 마을신문 혹은 소식지 제작, 인터넷을 이용한 홈페이지 운영, 지역 케이블TV활용 등), 지역의 단체, 기관, 민간모임(복지기관, 교육기관, 종교시설 및 각종 자율적 모임)들을 주민과 연계하는 센터, 지역현안문제를 논의하는 토론장, 주민동아리의 학습장소이자 집회장, 아동, 청소년, 여성 등을 위한 지역사회의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각종 주민운동 실천과제를 자치센터 프로그램과 접목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 작은 개혁운동」, 「기초질서지키기 운동」, 「국민생활체육프로그램」등의 실천과제를 모두 읍․면․동 자치센터의 프로그램과 접목시켜 이들 운동이 지역단위에서 자체 프로그램과 연결되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는 읍․면․동 커뮤니티가 이들 운동을 담는 그릇이고 실천하는 모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활성화되고 있는 아파트공동체 운동, 마을 만들기 프로그램, 풀뿌리공동체 운동 등의 사례를 검토하고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과 주민참여 자원동원전략, 사회적 자본 등의 개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 주민자치센터사업과 풀뿌리공동체운동의 경험을 공유하는 전국적인 민간네트워크의 형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국 각지에서 지역주민과 밀착하여 운동하고 있는 풀뿌리시민단체들은 그 수가 많고 다양하며 활동가들도 높은 헌신성으로 일하고 있지만 대개는 고립분산적인 활동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단체와 활동가들간에 상호 정보와 활동경험을 공유하고 공동의 지향을 확인해가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사업은 풀뿌리단체들의 다양한 사업을 매개하고 연결해 줄 수 잇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 사업을 장기적 관점을 갖고 꾸준히 전개한다면 풀뿌리공동체운동 활성화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시민운동의 역할과 방향(2005.11)

21세기 시민운동의 역할과 방향



박홍순

열린사회시민연합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1. 경쟁과 갈등에서 자치와 상생(相生)의 시대로


이제까지 한국사회에서 권위주의와 독점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등을 신장시키는 데 시민운동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한국사회의 시민운동 발전과정을 크게 나누어 보면 87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을 제1세대 운동시기, 그 이후를 제2세대 운동시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제1세대 운동의 특성은 ‘저항과 투쟁’의 운동이었다. 권위적인 독재권력에 맞서 강한 이념성과 정치성을 띠고 있었으며 90년대 초중반까지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제2세대 운동은 87년 이후 열려진 공간을 통해 성장한 현재 우리사회의 주류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의 특성은 ‘비판과 권익옹호’라고 할 수 있다. 제2세대 시민운동은 우리사회의 민주개혁를 촉진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또 사회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전문화되었다. 

그런데 비판과 견제, 그리고 정책대안의 제출을 통해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보다 근본적인 방향에서 총체적으로 사회의 운영원리와 발전방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시민운동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의 시민사회는근대적 시민성(civility)이 갖는 개인주의적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이 자기존중뿐 아니라 타인존중을 배우며, 개인과 공동체간의 유기성을 체득해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세계는 대립과 경쟁, 투쟁의 원리보다는 상생과 협조, 참여와 자치의 원리들에 입각하여 사회발전의 동력을 조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진보운동은 모순의 대립과 투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세상을 해석하고 실천하였다. 그것은 전근대적인 억압과 굴종에서 해방되어 자아를 찾고 각성된 개인들간의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향해 즉,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역사였다. 그 성과를 딛고 21세기에는 더 나아간 인류의 비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개인과 공동체와의 조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비젼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보다 깊은 성찰과 성숙을 전제로 한다. ‘나’와 다른 ‘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함께 해야 할 ‘우리’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책임이 없이는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비젼에 한발자욱도 다가갈 수 없다.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세계의 시민사회는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형성해가고 있다. 7,80년대에 걸쳐 우리 나라뿐 아니라 남미와 동구권에서도 민주화운동이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이것은 시민사회를 형성, 발전시키고 각종 NGO들을 활성화시켰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시민운동은 국제적 협력을 얻어 사회개발을 지원하는 개발NGO들뿐 아니라 토착적인 뿌리를 갖고 시민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으로 그 영역이 풍부해지고 역동적으로 변하였다. 

선진국에서의 NGO는 80년대 이후 ‘커뮤니티 활성화’, ‘파트너십 전략’ 을 내세우며, 기존의 계급대립 중심의 시민사회관을 비판하고 그에서 탈피하여 시민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들 즉, 정당, 노조, 교회, 각종 문화단체, 자선단체, 자원봉사단체, 지역사회단체 들간의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고 건강한 시민문화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의 시민운동도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숙에 밑받침되면서 문제제기형 운동에서 가치지향형 운동으로 변화, 발전하여야 한다. 점차 비판과 견제, 권익옹호와 같은 전통적인 역할에서 제3섹터의 창출과 확산, 공동체 형성과 같은 미래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역할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21세기 우리사회에서 제3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조직되는 제1섹터나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제2섹터와 달리 제3섹터는 자원성에 입각한 시민들의 참여와 비영리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 

제3섹터 조직들의 특성은 첫째로 민간(private)조직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비정부(nongovernmental)조직이다. 둘째, 비영리적(non-profit)이라는 점이다. 조직구성원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익적 목적의 기금 모금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 셋째, 자원적(voluntary)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주요사업과 활동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자치적(self-governing)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의사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원리가 외부의 간섭이 아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제3섹터의 특성들은 21세기 새로운 사회운영의 기초가 되고 있다. 비영리적이고 자원적이며 자치적인 NGO가 주도하는 제3섹터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높아지고 상생, 협조, 사랑의 사회운영원리가 자리잡을 때 21세기 우리사회는 새로운 사회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2. 지역공동체 활성화는 21세기 우리사회 전략과제


지역공동체(Community)의 활성화는 우리사회가 21세기의 성숙한 미래형사회로 가는데 있어 핵심적인 전략과제이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Think globally) 지역에서 실천한다(Act locally)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참여와 자치, 상생과 협조의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실현을 위해서도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핵심적인 과제이다. 

커뮤니티(Community)의 형성과 발전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인간이 자유 없이는 살 수 없듯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없이는 행복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없다. 현대사회에 와서 도시생활이 현대인 대다수의 생활양식이 되면서 공동체를 상실한 듯이 착각하게 되었지만, 역으로 개인주의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성을 갈구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공동체는 머리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의 현장 속에 바로 “여기에” 위치하여 있다. 중앙중심의 근대 산업화는 많은 문제를 초래하였다. 지역경제의 추락과 주택의 노후화, 전통적 상가의 몰락, 문화시설의 부족 등이 그것이다. 또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위기는 만성적 대량청년실업, 가족붕괴와 범죄, 쓰레기 등 생활환경의 악화, 교육환경의 열악, 사회적 신뢰상실 등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바로 공동체성의 회복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 지역공동체의 재생과 혁신으로부터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실현해나갈 주체형성 또한 “여기에” 살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 스스로의 참여와 새로운 관계맺음에 의해서이다. 시민사회의 재창조와 활성화의 구체적 현장은 시민들의 생활세계영역인 지역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된다. 협치(Governance)의 기초는 마을마다 거리마다 존재하고 또 만들어가야 할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와 행정과의 적절한 파트너십 형성이고 이를 조정하고 촉진하고 도와줄 수 있는 NGO들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부터이다. 

요즈음 국가적인 어젠더가 되고 있는 지역혁신을 위해서도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주목해야만 한다. 국가차원에서는 지방과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혁신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일률적으로 실시하기 곤란한 개혁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실현하자는 것이 지역혁신전략이고, 지방분권화시대를 감당해나갈 지역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도 지역혁신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제 자리를 잡기 위해 필수적인 지역혁신이 가능키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행정적 조치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시민사회의 공동체운동과 만날 때만이 혁신의 동력을 공급받게 되고 그 본질의 실현에 접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지역혁신전략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근대화를 일정정도 성취한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제기되고 추진되고 있는 전략이다. 그것은 근대국가들이 추구했던 복지국가모델, 시장주도의 작은정부 모델 모두 한계가 있다는 경험에 근거한 것이고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맞는 사회발전전략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 근대 산업경제와 민주주의가 성장하고 정착되면서 또 지방자치와 분권이 확대될수록 점점 확대되고 높아지는 주민의 요구 즉, 삶의 질 향상 요구에 대한 대응에서 기존의 시스템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정부의 능력은 부족하고 경직된 관료시스템만으로는 유연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민영화를 확대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맡길 때에는 시장 기능만으로는 공공서비스를 방기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사회발전의 주체측면에서 본다면 제1섹터의 관료주의와 제2섹터의 이기주의 모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3섹터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동력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통치(Government)에서 협치(Governance)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구성원들도 이제 고립되고 수동적인 개인이 아니라 책임과 권한을 함께 안고 참여를 통해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능동적 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곧 시민사회의 재창조와 활성화가 중요한 지점이다. 

혁신을 위한 구체적 현장, 즉 지역사회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의 활성화와 공공역역과의 적절한 파트너십 형성이 중요하다. 정부는 협력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고 시민사회(제3섹터)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그 능력의 신장을 통해 사회적 통합발전의 주체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동생산의 경험과 영역들을 확장해가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이 갖고 있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고양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꾸어야 하며 그럴 때만이 진정한 파트너십이 구축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시민단체, 자원봉사조직, 종교기관, 학교, 노조, 기업 등이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그들의 리더십, 관리 기술, 교육 경험, 자원봉사 동원 능력 등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존중하고 신장시켜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파악해서 제거하며, 인센티브를 마련하여야 한다. 정부가 비정부기구를 육성하고 영리기업이 비영리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터부시될 일이 아니다. 시민사회가 갖는 자정력과 창조력은 NGO를 훌륭한 파트너로 성장시킬 것이며 정부나 영리기업에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 

또 지역공동체의 각종 문제의 해결과 개발전략에 있어서도 중앙정부와 대기업 등 지역공동체 바깥으로부터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공동체 내부의 기관들, 기업들, 학교, 병원, 복지관, 시민단체, 주민자원봉사자 등이 파트너가 되어 나서는 주민참여형 문제해결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는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 즉 범죄, 교육, 도시계획, 교통, 실업 등 너무나 많은 부분들을 중앙정부에 의존해왔고 당연히 그 관계는 종속적인 것이 되었다. 서구의 복지국가형의 정책들도 문제해결의 자원을 주로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소모적인 반복이 계속되었다. 앞으로는 지역공동체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능동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자원동원 모델이 정립되어야 한다. 



3.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풀뿌리시민운동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영역에서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정책적 대안능력을 높이고 건강한 정치적 리더십 형성을 촉진하는 것, 지역의 특성과 결합한 신활력산업을 통해 경영자립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 고령화, 저출산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을 갖추는 것 등등 많은 과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제들은 모두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기는 하나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시민사회의 성숙을 위한 운동과제로서 생활권단위에서의 참여와 자치를 통한 공동체형성, 즉 풀뿌리시민운동의 활성화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90년대 이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자신의 사명과 활동목적과 관련하여 "참여"와 "자치" 또는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실제 활동의 내용에서 그러한 지향성들이 잘 결합되고 실현되고 있는 지는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동안의 많은 지역시민단체들은 과거로부터 잔존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여러 병폐에 맞서 그를 고발하고 시정하기 위한 운동들을 주로 벌여왔다. 그것은 과거 권위주의적 국가체제에 대항하여 격렬한 민주화운동을 벌여온 한국 시민운동의 전통에서 연유한 것이기도 하다. 높아진 주민들의 권리의식들과 맞물려 일반주민들의 참여도 증대하였다. 이제는 특별히 시민단체가 먼저 조직하지 않아도 각종 지역개발과 관련된 반대운동 등 비교적 큰 규모의 주민운동에서부터 아파트관리비 문제 등 작은 지역단위에서 생활상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주민운동까지 수 많은 움직임들이 자생적 형태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운동이 이러한 권리찾기 수준의 초보적인 민주주의운동에 머무르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기단체의 특정한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주민참여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말이다. 미래지향적 가치를 실현하는 시민운동으로서 보다 성숙한 "참여"와 "자치"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어야 할까? 풀뿌리시민운동을 전개하는 많은 활동가들은 이를 "주민자치"라는 말로 표현한다. 주민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지역을 운영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의 민주주의제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여러 문제에 대한 결정과 그 해결을 위한 활동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주민자치가 가능하려면 그 주체인 지역주민들의 의식과 능력의 개발이 동반되어야 한다. 권리의식만이 아닌 책임의식,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실행능력을 갖추어나가야 하며, 자신들의 이해에만 머물지 말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의식으로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자치는 완벽하게 규정된 어떤 형태를 갖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의 성숙도에 따라 그 형태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 즉, 주민자치는 훈련이고 계속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풀뿌리시민운동의 향후 전개방향과 관련하여 고민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풀뿌리시민단체들의 사명과 활동의 목적은 주민들의 권익을 옹호․대변(advocacy)하며,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참여(participation)를 통해 주민들의 정치력을 비롯한 제반 영향력의 증대(empowerment)를 꾀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보다 성숙한 참여와 자치, 주민들의 공동체의식 성장을 통해 지역사회공동체의 근본적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민운동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활동방식이 요구되고 그를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역공동체의 형성과 활성화를 지향하는 주민참여형의 풀뿌리시민운동은 아래로부터의 운동, 즉 삶터에서, 가족과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고 함께 하는 운동을 중시한다. 또 주민참여․밀착형 프로그램을 주로 전개하고, 단기적 잇슈가 아닌 지속적 실천을 통해 성과를 축적하는 것을 중요시 하며, 지역자원의 발굴․연계․동원전략을 구사한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풀뿌리시민운동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지역주민들의 생활상의 문제, 삶터에서 발생하는 문제로부터 운동의 소재를 찾는다. 

둘째, 단기적 잇슈가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활동을 통해 성과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셋째,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식변화, 생활양식의 변화를 추구한다. 

넷째, 주민 스스로가 실천과정에서 역할을 찾도록 한다. 

다섯째,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사회내의 각종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고 동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여섯째, 자원봉사자를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활용한다. 

일곱째, 해당사안뿐 아니라 지역사회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키도록 한다. 

여덟째, 일상적인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회원소모임, 각종 동아리활동 등을 조직한다. 

아홉째, 회원들의 성장과 발전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이 풀뿌리시민운동이 주민을 참여시켜 궁극적으로 이루려 하는 것은 참다운 공동체 형성에 있다. 그것은 동시에 새로운 삶터가꾸기이고 사람만들기이다. 참여의 시작은 자신의 삶터에서부터이다. 생활주변의 여러문제들은 함께사는 이웃들과 연관성을 갖고 발생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이해와 갈등 조정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조건과 질서를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생활하는 데 고통과 불편을 주는 생활환경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개선하며, 공용시설이나 장소 등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삶터 가꾸기'는 새로운 주민 참여의 좋은 출발점이다. 공유공간에서 벌어지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개선하며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단절된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의사소통의 경로와 시스템을 형성해가는 것, 그것은 공동체를 이뤄가는 과정이다. 또 이러한 과정은 새로운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기문제에만 집착하던 개인들이 공동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학습하고 체험함으로써 진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민주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개개인의 의식변화없이 사회적 시스템의 변화가 자연적으로 새로운 삶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가중심적 사고에 빠져있었다. 근대사회가 국민국가체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우리의 생활도 그러한 관성 속에서 길들여져 왔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사회시스템과 생활양식만으로는 우리의 삶은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 

지역공동체를 형성해가는 풀뿌리시민운동은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를 만들고 쌓아가는 과정이다. 21세기 사회운영에서 점차 중요한 역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율적 시민참여와 비영리적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제3섹터인 것이다. 풀뿌리시민운동은 제3섹터적인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를 사람들로 하여금 체득케 한다. 사람들은 지역사회의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참여하여 그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자기존중만이 아니라 타인존중을 배우게 되고 공동체의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체득하게 되며 자기통제의 기술과 자치의 원리들을 배우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풀뿌리시민운동이 추구하는 주민의 지역사회 참여는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생활양식을 예비하고 훈련하는 과정으로서 의의가 있는 것이다. 



4. 맺으며


21세기를 맞는 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인 지역공동체(Community)의 활성화는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운동이다. 개인 위주의 이기적이고 황폐한 인간관계를 상생(相生)의 참된 인간관계로 변화시키고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온갖 차별과 소외를 극복해 가는 함께 나누고 함께 섬기는 운동을 지향해야 한다. 생활실천 속에서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정립해가고 공공선의 문화를 창조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캠페인이나 제도정비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으며 꾸준한 체험학습과 생활실천운동을 결합할 때만이 가능하다. 한 예로 자원봉사운동의 활성화는 지역내 복지서비스의 해결을 위한 자원의 동원과 효율적 결합이란 측면뿐 아니라 오히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미래형 인간의 학습․훈련이란 측면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NGO는 새로운 시민사회 문화창조의 주역이 될 것이다. 그것은 풀뿌리(GrassRoot, 民草)가 운동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Community Based) 전개하는 시민운동, 생활실천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운동을 통해 가능하게 될 것이다.


- 끝 -

주 민 자 치 실 천 선 언 문(2005.10)

주 민 자 치 실 천 선 언 문



자치시대를 열어가는 진정한 힘은 주민에게 있다. 우리는 지난 5년간 주민자치센터의 활동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초석을 놓아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2500개 지역에서 5만 명의 주민자치위원들과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내 고장. 내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이웃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주민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지역사회 공동의 문제를 함께 도와 해결해가는 주민광장이고, 주민들의 참여와 자주적 관리에 의해 운영되는 주민자치기관이다.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등 우리 삶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주민들의 자치와 협력을 통해 결정되고 해결되어 간다면 우리 삶의 질과 행복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자치의 핵심은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다. 주변의 환경은 수시로 변화한다.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주민 속에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 우리 마을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역량을 키우면 주변 환경도 바꿀 수 있고, 우리의 꿈도 실현할 수 있다. 우리는 “주민의 힘으로 자치시대를 열자”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다음의 사항들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 실천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 


하나. 동네일은 주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권의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의 주민대표성과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주민생활과 관련된 사안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읍면동단위의 주민자치권을 확보해야 한다.


하나.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고 주민자치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전담부서 및 예산편성을 하도록 노력한다. 지역공동체와 주민자치발전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 홍보해야 한다.


하나. 이웃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는 행복한 마을만들기에 앞장선다. 지역의 비젼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약속을 담은 마을의제를 정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을 적극 전개한다.



하나. 지역 자원을 연계하고 자립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 내의 주민자원봉사자, 단체. 기관들의 참여와 협력을 강화하고, 주민과 행정사이에 건강한 파트너십이 형성되도록 노력한다. 


하나. 주민자치센터 상호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건설한다. 풀뿌리주민자치를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고 공동실천을 통해 우리의 꿈과 의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2005년 10월 11일. 진주.

2005 주민자치센터 박람회 참가자 일동

다섯 번째의 박람회를 맞이하며(2005.10)

다섯 번째의 박람회를 맞이하며



옛말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이 아무리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섯 번 째의 박람회를 맞이하면서 새삼스럽게 주민자치센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주민들 속에 얼마만큼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하고 자문해봅니다. 

주민자치센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가자로, 지역활동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시민들도 있고, 센터 활동을 돕고 있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또한 주민을 대표하여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주민자치위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의 뿌리가 미약하고 국가행정의 영향력이 큰 우리의 현실에서 읍면동단위 이하의 근린생활공동체를 가꾸고 주민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매우 보람된 일입니다.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등 우리들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이 모든 일들이 지역공동체 안에서 주민들의 자치와 협력을 통해 결정되고 해결되어 간다면 우리 삶의 질과 행복은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주민자치센터박람회는 이렇게 우리 모두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의 축제이고 배움의 장입니다. 자치의 핵심은 스스로 책임지는 것입니다. 주변의 환경은 수시로 변화합니다.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 속에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 우리 마을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역량을 키우면 주변 환경도 바꿀 수 있고, 우리가 꿈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를 “주민의 힘으로 자치시대를 열자”로 정한 것도 이러한 정신을 담고자 한 것입니다.

이번 박람회에는 예년보다 주민자치활동이 돋보이는 사례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주민자치센터의 활동도 이제 주민들의 참여와 자치위원들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민자치센터간의 교류행사와 주민자치위원들의 대토론회가 개최되는 것은 이제 주민자치센터의 주체들이 해당지역을 넘어서 연대하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해외사례와 정책세미나에서는 읍면동과 같은 근린생활권에서의 준 자치적 기능의 강화에 대한 보편적 사례와 정책적 대안이 논의됩니다. 이 모든 행사들은 지난 5년간 주민자치센터활동을 통해 우리가 개척해온 성과들입니다. 모두 함께 축하하고 앞으로의 전진을 기약해 봅니다.

이 행사가 이루어지기까지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공동주최단체인 진주시는 성의와 책임을 가지고 행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원해주신 관계기관, 관련공무원, 자원봉사자를께도 감사드립니다. 천년고도의 유서깊은 충절의 도시 진주에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가 주민자치의 새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0월 11일

사단법인 열린사회시민연합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박홍순 

    

토론을 위한 메모(2005.8)

토론을 위한 메모

열린사회시민연합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박홍순

O 지방분권추진의 한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 지역내 분권화의 문제
지방자치단체의 광역화 추세는 바람직한가? 혹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동네분권(?)의 추진
지역시민사회의 활성화
-. 지역개발에 대한 시각
지역개발(Community development)의 개념을 물리적 시설의 개발이라는 좁은 시각을 넘어 인적자본, 사회적자본의 증진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실행해야 한다. 즉 주택, 주거환경, 경제활동, 고용훈련, 사회적 서비스, 교육, 주민조직, 금융 등을 포함
-. 사회적 서비스의 균질성 확보
지역분권의 추진에 따른 사회적 서비스를 비롯한 자원배분의 균질성 확보문제는 지역사회 자체의 힘만으로 해결 불가능하므로 국가의 책임 방기하지 말아야
직접적 방식과 간접적 방식 : incentive 부여와 자율성

O Community Building & Empowerment
-. 지역(Community)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담보
-. 한국사회에 과연 커뮤니티가 있는가? 커뮤니티 차원의 공조직, 민간역량 취약
-. 지역커뮤니티 만들기의 대안은 어디로부터?
cf)미국식 지향과 일본식 적용
-. 운동권이 개척해온 성과 어떻게 볼 것인가.
대안(보편성, 확산성의 측면)이 될 수 있는가?
-. 주민자치센터, 주민자치위원회의 가능성은?
시설의 측면, 사람(주체)의 측면
-. 커뮤니티 형성의 조건(객관적 측면/ 주체적 측면)
범위의 문제(근린생활권/정치경제생활, 소비와 생산, 자치단체의 규모)
도/농, 저소득/중산층 등 지역적 특성에 따른 모델
주민과 시민, 직능단체와 시민단체, 로컬과 테마, 행정과 시민사회

O Community와 복지서비스
-. 사회적 서비스의 총량, 질, 연계, 통합성 모두가 부족
-. 서비스전달체계의 전환
o 통합서비스적 시각은 매우 중요, 하지만 생활권의 커뮤니티와 결합해야 가능
접근성과 규모의 경제성간의 모순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지역커뮤니티와 학교와의 연계 문제
o NPO 위탁 등 민간과의 파트너십 방식
=> 수탁주체의 신뢰성과 전문성 문제 : 역량강화를 위한 여건형성과 지원프로그램 필요
=> 관주도 운영방식과 종속성 문제 : 지역행정내부의 거버넌스 훈련과 시민사회로의 권한 위임
-. 기업의 사회공헌방식도 새롭게
커뮤니티 분야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 인식해야
사회적 일자리 창출도 커뮤니티의 프로그램코디네이터, 프로젝트메니저(지역활동가)에 관심을 가졌으면
직영방식은 지양해야(직접적 자기성과로 가져가는 방식 : 문어발식 확장^^ 보다 성숙한 방식으로의 전환, 사회적 신뢰의 문제와 관련, 건전한 파트너십)
‘커뮤니티 지원 펀드’의 조성

O 사족(蛇足)
-. 공급자 중심 시각의 한계 넘어서야
지역사회의 needs와 실정에서 출발해서 주민들의 자주적인 문제해결능력과 참여 높여야
-. 총체적 시각을 갖는 것은 중요, 하지만 부분이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아동청소년센터의 역할이 커뮤니티를 대신할 수는 없다.(다양한 커뮤니티센터의 한 유형)
cf)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의 (통합)서비스센터=주민생활지원센터로의 개편 움직임.
-. 그렇다면 센터의 역할은? 주체형성의 인큐베이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능력을 길러내는 것. service와 empowerment 

지방선거대응전략(2005.8/지방의제전국협의회토론)

지방선거 대응전략에 대한 토론문
박홍순
열린사회시민연합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1.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
1)지난 10년간의 민선자치 기간동안 지역은 보수화하였는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퇴보하였는가?
보수화로 평가하는 근거로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회의 구성이 한나라당 등 중앙정치에서 보수정당으로 평가받는 정당출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객관적 기준이 되기 어렵다. 그것은 지역정치에서의 진보가 중앙정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라고 하는 점 하나와 현대사회에서 보수, 진보를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을 어떻게 볼 것이며 지역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정책은 무엇인가 하는 점을 먼저 따져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들을 모두 따져 볼려면 별도의 많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꼭 생각해 봐야 할 점 두 가지만 간단히 언급하려고 한다.
먼저 진보를 평가하는 기준을 설정할 때 생태 등 가치지향성을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지역의 자율성 내지는 거버넌스 형성 등에 방점을 둘 것인가 하는 데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현 싯점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후자를 중심에 두고 전자가 녹아들어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점도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경쟁력 확보, 지역구성원들의 현재적 요구, 상호간의 갈등중재과 통합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보고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와 동의 및 이후 실행과정에서의 책임성이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2)이른바 지방의 기득권세력(유지 그룹)의 형성배경은 무엇이고 이들은 향후 지역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 과정에서에서의 걸림돌인가 아니면 긍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가?
잘 알다시피 우리 사회에서의 지방기득권세력은 과거 개발년대에 중앙집중의 ‘돌진적 근대화’과정에서 형성된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방분권과 창의적 활력을 요구하는 현재적 요구에 비쳐봤을 때 당연히 이 세력은 청산되어야 할 세력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선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먼저 지역발전을 위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방은 중앙집중적인 근대화과정에서 쓸만한 인재들은 모두 중앙에 빼앗겼다. 더욱이 농촌지역으로 가면 엘리트지식층들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진취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젊은 층도 찾아보기 힘들다. 4,50대도 청년층으로 분류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분권과 활력사업을 통해 인재의 흐름을 역류시킨다고 하지만 그것은 한계가 뚜렷한 것이고 그것도 지역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한 연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과거의 청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의 전환과 과거 성과의 재활용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의 내재적 발전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더욱 그렇다. 근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이들의 경험과 능력, 더 나아가 가치관이 지역의 혁신에 반드시 대립적이거나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버려야 할 것은 정보와 자원의 독점과 특권의식,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정부패, 비효율, 권위주의, 관료주의 같은 것이다. 살려야 할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지역 일에 대한 헌신적 태도와 경험 등이다. 전자는 돌진적 근대화의 부산물이지 근대화의 본질은 아니다. 정보와 자원의 배분권한과 시스템이 바뀌고 투명성과 경쟁시스템이 정착돼 가면 그러한 부작용은 현저히 힘을 잃게 된다.
또 근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와 사회의 실현은 근대의 성과를 충분히 성숙시키지 않은 조건에서 외부로부터 이식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지역사회의 합리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치, 경제와 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의 성장동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상대적 저발전의 극복이라는 과제와 세계화시대의 지역자율성과 경쟁력확보라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지역사회의 현실을 냉철히 본다면 지역정책의 선택에 있어 보다 신중을 요해야 하며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조의식과 능력활용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 지방선거시기의 정책
1)지역의 의제가 선거 잇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지난 몇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선거 시기의 잇슈가 지역 의제가 중심으로 되지 못하고 중앙정치의 대리전이었다는 점이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정책대결이 중심이 되지 못하는 것이 한국정치의 후진성이라고 거론되는 현실에서 지방선거까지 정책중심의 선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방분권이 국가정책으로 추진되고 지역의 활성화가 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공감이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는 지금의 시기가 지역의 의제를 지방선거의 중심잇슈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호기라 생각한다.
지역의제의 부각은 두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선거구별로 해당 지역의 발전과제와 관련하여 유권자와 후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개별 과제나 종합적 비젼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내의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존의 지역별로 작성된 지방의제들은 좋은 기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지역의제들이 현실과 유리된 이상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는 아니한지, 해당지역의 구성원들간의 합의과정과 실행에 대한 책임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또 선거시기의 특성에 맞춰 대중적 관심을 끌 수 있는 현실적이고 파급력이 큰 사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부각시키고 후보들의 공약으로 연결함으로써 지역민의 선택과 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친환경적 관광농업단지의 조성이라든지, 주민참여에 기반한 경쟁력 있는 평생학습도시의 건설 등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의 방향은 전국적 차원에서 지방화가 주요한 시대의 화두가 되도록 선거잇슈화 시키는 것이다. 지난 개발년대의 중앙집중적인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고 지방인구의 감소, 노령화, 수도권중심의 불균형성장, 생활환경의 악화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문제는 정책의 실현과정이 중앙정치의 주도권을 둘러싼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수도권과 지방간의 대립,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간의 갈등으로 왜곡되고 증폭됨으로 해서 지방화의 순방향적 의미가 희석되고 핵심잇슈가 주변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역작용을 불식하려면 지역주체들의 목소리가 중앙여론형성과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상생의 방향에서 win-win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들이 합리적으로 토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지역내부의 분권화, 지역시민사회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지방분권정책이 건강하게 정착하려면 지역내부의 분권화와 함께 할 때만이 가능하다. 지방분권정책의 핵심은 그동안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던 권한과 자원을 지방자치단체에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재정권, 인사권, 조직권, 정책결정권 등 지역주민들의 안전과 복지, 지역경제발전과 관련된 권한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줌으로써 지역의 자립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지방자치의 현실은 밑으로부터 형성되어 온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기획된 것이기에 주민자치의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 지방화시대를 경영해 나갈 수 있는 지역 능력에 대한 불신, 이것이 항상 지방분권을 주춤거리게 하는 명분이 되어 왔다. 주민자치에 기반한 지방자치의 경영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지역내부의 분권화, 지역시민사회의 활성화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지역내부로부터의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고 책임성과 자율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
지역내부의 분권화를 위한 구체적 정책으로는 읍면동단위의 지역공동체(Community) 기능 강화와 주민생활서비스분야에서의 민간역할 강화를 검토해 볼만 하다. 자치계층을 단순화하고 시군통합 등 규모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의 추세로 볼 때 읍면단위 등 전통적 의미에서의 지방자치계층의 부활은 꼭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적인 자율성을 부여받아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자치조직을 중심으로 자치단체(시, 군)와 협력하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지역특화산업의 개발(예 관광농원조성, 특수작물재배, 지역특산물 생산 등)과 주민복지(노인문제, 교육문제 등)해결을 도모해감으로써 주민자치를 훈련하고 공동체를 강화해가는 형태는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 특히 지리적, 문화적 특성상 농어촌지역에서는 이러한 모델을 적극 모색해볼 수 있다(예: 충북 청원군의 읍면중심경영체제 참조).
도시지역에서는 위의 공동체기능 강화정책에 대한 검토와 함께 주민생활과 관련된 보건, 복지, 고용, 문화, 생활체육, 교육 등 각종 서비스 분야에서 민간참여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른바 웰빙시대를 맞아 주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복지서비스체계는 그 절대적인 양과 질에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서비스분야간 통합성이 약하고 관주도의 경직된 운영으로 효율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은 주민과 밀착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주체들을 지원확충하고 계획입안과 실행과정에서 그들의 참여와 이니셔티브를 보장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를 위한 행, 재정적 지원과 효율적인 시스템의 구축을 정책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베풀고 또 그것을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공동체 스스로가 자신들의 삶을 설계하고 향상시켜나갈 수 있도록 자치적 기재들이 적극적으로 결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을의제21운동이 주민자치위원회를 매개로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구체화된다면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실현시켜나가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3)의제21기구가 직접 시민정책공약을 만들고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의제21기구는 행정, 시민사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이다. 따라서 특정의 정치적 입장에 서거나 대변할 수는 없다. 다만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합의된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하거나 평가, 환류시키는 과정을 진행한다. 선거시기에 후보들에게 일정한 정책공약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보편적으로 인정된 정책이라 해도 특정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시키는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 선거에 나선 후보진영에서 의제기구가 생산한 내용을 자신의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가능한 일이고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 다만 의제기구에 참여한 개별주체가 예를 들어 시민단체들이 의제의 내용을 정책공약화하고 후보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센터, 민간주도단계로의 이행을 시작하자(2005.6)

주민자치센터, 민간주도단계로의 이행을 시작하자.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된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이제는 관주도 단계를 벗어나 민간주도의 단계로 이행해야 할 시기이다. 애당초 정책입안단계에서도 동단위, 나아가 통반단위까지 일률적으로 관이 책임지고 통치해가는 낡은 관성을 깨고, 적어도 읍면동단위와 같은 근린생활권에서는 주민들에 의해 조직되는 자치위원회가 책임을 지고 기존의 동행정을 대신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도록 하자는 것이었고, 여러 가지 여건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관주도단계->민관합동단계->민간주도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행해가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지난 5년간의 주민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의 성과와 한계들을 살펴보면 주민자치센터의 민간주도로의 이행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전국의 주민자치센터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조사분석의 결과는 아직 보고된 것이 없지만, 매년 개최되는 주민자치센터 전국박람회나 여타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조사나 평가결과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활성화된 우수센터들의 공통된 특징은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서의 자율성이 높은 곳, 자원봉사자가 많고 센터내 주민동아리, 관내 주민자생단체 등과의 연계와 협력이 잘 되는 곳, 자치위원회 간사나 자원봉사자 등의 형태로 상시적으로 센터운영을 담당해갈 수 있는 실무인력이 있거나 동장이나 담당공무원의 마인드가 주민친화적이고 자치센터 관련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곳, 지방자치단체차원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있는 곳 등을 들 수 있다. 또 비활성화된 센터의 경우 대부분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이 과거 동정자문위원회의 재판인 곳, 주민활동의 조직이나 자생단체와의 협력보다는 실적보고위주의 형식적인 강좌프로그램 개최에 그치고 있는 곳, 센터시설을 만들어 놓기는 했으나 운영이나 활용에서 주민접근성이 떨어지는 곳 등이다. 

이러한 분석에 근거해보면 주민자치센터의 활성화, 곧 본래의 목적인 주민자치기능과 지역공동체 형성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치센터의 독립된 운영을 보장하고 그를 위한 지원과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각 주민자생단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시민사회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자율적인 자치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여 민간주도의 기반을 다지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복지나 문화서비스 기능을 위주로 행정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검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것은 현재의 주민자치센터가 본래의 목적이나 명칭과 상관없이 문화나 복지관련 프로그램운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이나 운영실태가 주민자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현실분석에 일정정도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여 그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도 않은 채, 드러난 현상을 근거로 또 다른 수단적인 접근을 통해 기능적으로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단견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초기단계에서 주민자치센터 관련 담당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기능전환이라는 행정기능 재편의 관점에서 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지, 정작 기존의 행정기능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주민자율적 자치기관인 주민자치센터의 육성과 활성화에는 별다른 정책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전국적으로 동기능전환 및 관련 조례와 센터시설설치가 일정정도 완료된 시점에서 행정자치부 관련부서의 예산편성이나 정책우선순위에서 주민자치센터가 사라져버리고, 이에 발맞추어 각 시도에서의 담당공무원의 역할도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급해진 것은 주민자치센터 운영이 몇 년차 지내면서 현실적인 센터운영의 각 종 문제점과 주민의 요구에 직면한 각 기초자치단체였다. 자치기능의 강화나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와 같은 전혀 새로운 요구에 기존의 행정경험과 시스템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거나 형식적인 대응만 할 수 밖에 없는 현장 담당공무원들로서는 상급행정기관의 정책상, 예산상의 무관심은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민간주도’가 행정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권한의 조정이고 관계의 재정립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이니셔티브를 갖고 자신의 지역사회에 대한 경영에 참여하고 책임을 행정과 함께 나누어지자는 것이다. 행정은 더 고도화되고 정밀해져야 하며 책임성은 다른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민간주도단계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기존 동행정체계로부터의 독립성 확보이다. 그것은 애초 주민자치센터 설치의 기본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첫째,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주체로서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법적인 뒷받침을 명확히 해주어야 한다. 자치위원회의 구성권한을 기존의 동장위촉방법에서 주민들의 자율성과 대표성이 보장될 수 다른 방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주민직접 선출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주민추천, 주민단체 추천-> 선정위원회 구성과 청문-> 자치단체장이나 의회의장의 위촉의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법적 지위와 관련해서는 별도입법이나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자치위원회에 독립적인 법인격을 부여할 수 도 있고,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상의 단체규정을 준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둘째, 센터운영에 필수적인 전문실무인력을 독립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기존의 동사무소 직원이 자신의 행정고유업무 이외에 부가적인 업무로서 자치위원회의 유지와 활동지원, 시설의 관리, 프로그램의 기획 및 추진과 같은 업무를 담당해나간다는 것은 초인적인 정력과 헌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일정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계약직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배치하여야 한다. 일본의 공민관이나 서구의 커뮤니티센터에는 공히 3~4명의 전문인력들이 배치되어 일하고 있다.

셋째, 프로그램의 운영과 지역공동체활성화사업에 필요한 재원이 지원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원의 방법은 신중해야 한다. 행정의 계획과 필요에 따라 필요한 실적사업을 수행하는 식으로 예산이 쓰여서는 안되며, 주민자치센터 스스로의 판단과 계획에 따라 예산이 집행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방식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일정시기까지는 기존의 민간단체보조금 집행의 방식을 준용해볼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별도의 독립적인 기금의 설치를 통해 프로젝트 공모나 목적사업별 지원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물론 공적 기금의 보조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기금의 마련과 수익사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해야 하고 매칭펀드 등의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민자치위원들을 포함해서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참여하는 인력들을 교육, 훈련하고 일상적인 컨설팅을 통해 그 활동과 사업을 촉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 설치되고 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기관은 관련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중앙단위와 각 지역별로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급적 민간기관으로서의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민관합동으로 설치하고 운영할 수 도 있다. 또 다소 효율성에 한계가 있기는 하겠지만 기존의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나 단체들이 협력하여 그 기능을 대신하는 방법도 있다.


이상에서 제시한 방법 외에도 다른 선택의 방법도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등 읍면동단위의 주민자치조직이나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크게 목적에 두지 않을 경우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각 센터를 기존의 유사기관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능적으로 재편하고 행정이 관련전문가를 채용하여 직영하거나, 적절한 민간단체나 기관에 위탁경영토록 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기존에 조직된 주민자치위원회와 센터간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안이 심도깊게 연구되어야 하고, 이러한 경우에도 가급적 ‘민간주도’의 취지 및 방향, 지역시민사회의 활성화와 거버넌스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관련민간단체에의 위탁 등이 장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민간주도단계로의 이행조차 또다시 중앙정부의 일률적이고 일방적인 주도로 진행되어서는 그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적인 방향과 흐름의 유도, 그리고 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재정적 환경의 조성과 지원은 중앙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그 실현의 주체는 민간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자치분권의 지속적 추진,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거버넌스의 실현이라는 대세의 흐름과도 맞고, 민간주도의 본래 취지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능력이 부족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역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지역시민사회의 자율적 역량이 미약하다는 현실진단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책임 하에 다양한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다만 중앙정부는 민간주도로의 이행이라는 일관된 정책방향을 유지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우월한 정책적, 재정적 수단을 활용하여 선택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목표를 실현키 위해 노력하면 된다. 그것이 주민자치센터 설치과정에서 보여줬던 것과 같은 한정된 재원의 나눠주기식 배분 - 그 예산은 모두 동사무소의 리모델링과 시설설치비로 쓰였다 - 전국적으로 자구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조례와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의 운영과 같은 현재의 모습 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