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4일 월요일

더디 가더라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마을공동체(2010.10/월간자치발전)

주민자치센터사례8
‘더디 가더라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마을공동체’
- 인천시 서구 가좌2

인천시 서구 가좌2동은 부평구와 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교통의 요충지이며 아파트, 재래시장, 빌라의 혼성지역이다. 전체인구 2만여명 중에 아파트 거주자가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맞벌이 세대가 많고 초,중등학교가 밀집되어 있어 학생들이 많다. 주민들의 교육과 의식수준이 비교적 높은 편이며 전문직 종사자들도 많은 편이다. 가좌2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헬스클럽 등 주민편익시설과 각종 문화교양프로그램들이 일상적으로 운영되는데, 이로부터 발생되는 수익금이 연간 6천만원 정도로 이 예산이 주민자치센터활동의 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매년 11월경 예산편성과 함께 다음해의 사업계획을 심의하게 된다. 기획운영분과, 문화예술분과, 체육분과, 사회진흥분과 등 5개 분과별 사업계획과 마을의제팀, 푸른샘 어린이도서관, 주민자치센터 소식지 “가좌동사람들”편집위원회 등의 사업별 기구의 사업계획을 심의결정하고 있다. 가좌2동은 2005년과 2006년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활동으로 주민자치센터의 모범운영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가좌시장 입구;가좌2동주민인 김광성화백의 작품>
출처 http://blog.daum.net/medieval/
가좌2동 주민자치센터도 처음부터 활발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1999년에 주민자치센터가 개소한 후 처음 몇 년간은 다른 평범한 주민자치센터처럼 문화강좌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졌다. 이 상황을 변화시킨 것은 2004년에 주민자치위원을 젊은 층으로 재구성하면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면서이다. 때마침 민간시민사회와의 협력에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졌던 동장이 시민단체활동경험을 가진 주민자치위원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자율적 활동여건을 조성해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가좌2동은 걸어서 5분거리에 갈 수 있는 ‘푸른샘 어린이도서관’의 모범적인 운영과 동네의 10년 미래를 내다보며 발로 뛰어 만든 7대 마을의제를 작성하고 지속적인 실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푸른샘 도서관

<푸른샘 어린이 도서관 ; 김광성 >
출처 http://blog.daum.net/medieval/
가좌2동 주민자치센터 3층에 있는 푸른샘 도서관은 주민들이 스스로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낸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다. 2004년 처음 도서관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후 개관을 하기까지는 꼬박 1년이 걸렸다. 도서관을 만들어내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이혜경 씨는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행정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것이 푸른샘도서관을 책만 덩그라니 놓여있는 죽어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항상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주민들의 참여와 협조로 운영해가는 시스템이 정착된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만들었던 비결이었다.
아이들 걸음으로 5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을 만들자는 아이디어 자체도 주민들과 동네아이들, 학교선생님들의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거쳐 나온 것이었고 책 모으는 일도 부녀회에서 맡아 진행을 했다. 비록 모은 책의 20%만이 도서관에 비치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 자체가 도서관에 대한 동네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소중한 과정이었다. 한 달에 2000원씩 내는 후원회원 75명을 따로 모았고, 동사무소에서는 3층 예비군동대본부를 옮기고 도서관 공간을 내주었다. 서가와 에어컨, 선풍기 등은 모두 주민들이 힘을 모아 보탰다. 도서관 이름 짓는 것도 주민공모를 통해서 했다.
처음 사서 1명으로 시작했던 도서관 운영도 지금은 관장을 포함해 18명의 주민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다. 푸른샘도서관이 주민자율적으로 생동감있게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이 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샘동아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푸른샘도서관에서는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아이들 프로그램이 7가지가 있고 체험프로그램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는데 이 모든 기획도 샘동아리에서 하고 있다.
샘동아리의 활동이 자원봉사이지만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가좌2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푸른샘 자원활동가학교를 열어 주민과의 만남의 자리를 넓히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과의 이 만남의 자리는 매주 목요일에 펼쳐지고 있는데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 주민들도 처음에는 자신의 아이만을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마을의 아이들로 시야를 넓히고 결국 마을 전체를 생각하게 된다.

발로 뛰어 만든 7대 마을의제
<300년 고가 ; 김광성>
출처 http://blog.daum.net/medieval/
마을의제의 작성은 동네 사진 찍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마을의제팀원들은 주민자치센터에 모이기만 하면 카메라를 둘러메고 밖으로 나가 온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몇 개월에 걸쳐 그들이 찍은 사진은 5000장이 넘는 방대한 양이었다. 그 안에서 지은 지 300년이 넘는 오랜 옛날집이 마을의 새 문화유산으로 재발견되었고, 깨어진 보도블럭, 담장밑에 방치된 꽃나무들, 어지러운 간판들, 쓰레기더미에 묻힌 공터 등 개선해야할 문제점들이 재인식되었다.
찍은 사진을 보며, 우리 마을의 문제가 무엇이고 달라져야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논의했다. 6개월 정도를 토론하고 주민자치센터 분과위원회를 열고 워크숍도 개최했다. 처음부터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맞았던 건 아니다. 마을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서로 달랐다. 아파트 자치회와 부녀회, 주민자치센터 문화강좌의 수강생이나 자생단체 회원들 모두 서로의 입장에 따라 이해와 바라는 바가 달랐다. 하지만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어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했다.
주민 의견 수렴과 마을의 11개 자생단체, 부녀회, 아파트 자치회장 등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시작한지 16개월만인 2006 6월에 ‘10년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마을공동체 만들기’라는 가좌2동의 7대 마을의제가 선정되었다. 마을의제의 구체적인 실천은 2006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역량에 맞춰 실시해오고 있고, 지금은 전문가, 주민자치위원, 행정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17명의 마을의제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부녀회와 단체, 전문가 그룹과 연계하여 실천하고 있다.

7대 마을의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나무와 풀사람이 어우러지는 마을
2. 어려운 이웃과 소통하는 마을
3. 어린이 체험학습이 지속적인 마을
4. 평생교육이 가능한 마을
5. 재래시장을 보호육성하는 마을
6.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마을
7. 주민토론이 광장이 있는 마을
이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추진사업들도 정하였다.

1. 복지분야(어려운 이웃과 소통하는 마을)
1) 어르신 무료국수 및 한방진료
2) 독거노인 큰 빨래 해주기
3) 한부모가정 멘토사업 ‘나를 찾아가는 여행’
2. 교육분야(어린이 체험학습이 지속적인 마을, 평생교육이 가능한 마을, 주민토론 광장이 있는 마을)
1) 푸른샘 어린이도서관
2) 어린이도서관 네트워크
3) 청소년 풀뿌리 마을학교
3. 환경분야(나무와 풀사람이 어우러지는 마을)
1) 대기모니터링단 구성
2) 쌈지공원 만들기
3) 재래시장 주차공간 공유
4. 문화분야(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마을)
1) 작은 음악회
2) 300년 고가의 문화공간 추진
5. 경제분야(재래시장을 보호육성하는 마을)
1) 가좌재래시장 활성화

희망을 일구는 마을사람들

<동네 윳놀이대회 ; 김광성 >
출처 http://blog.daum.net/medieval/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다. 서로 이해가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 모여 차를 마시고 대화하고, 함께 웃고, 그렇게 서로 어울리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며 함께 희망을 만들어간다. 실제로 가좌2동의 마을의제팀도 한 때 다른 자생단체들과 갈등 관계에 있었다. 오해도 있었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성실한 자세와 꾸준한 활동으로 흐름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극복했다.
가좌2동이 ‘마을의제’와 ‘어린이도서관’으로 주민자치의 모범사례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기획 및 추진이 주민자치위원회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공동체’를 구성하는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갔다는 점이다. 가좌2동은 여러 형태의 ‘민주적 회의구조’를 만들었다. 월례회의, 분과회의, 임원확대회의, 마을소식지<가좌동사람들> 편집위원회, 푸른샘 어린이도서관 운영동아리<>회의, 마을의제팀 회의, 민관협력실무회의를 두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민주적 논의와 주민 참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였다. ‘민관협력실무회의’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행정이 사업을 공유하고 원활한 운영 및 지원을 위해 주 1회 실무자 중심으로 개최하고 있는 회의로 가죄2동 주민자치센터의 운영과 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주민자치센터 꽃필 때 ; 김광성 >
출처 http://blog.daum.net/medieval/
마을에서 사람을 찾고 사람을 만나면서 동네를 바꾸어나가는 것, 그것은 희망을 일구는 것이다. 한 사람의 경험이 옆 사람을 바꿀 수 있고, 한 마을의 행복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어 놓는다. 동네마다 마을마다 주민자치의 꽃이 활짝 피어날 때, 우리 이웃들 얼굴에서도 희망찬 웃음이 활짝 피어난다.

주민주도 도심재생, ‘천태만-想’ 마을만들기(2010.9 / 월간자치발전연재7)

주민자치센터사례7

주민주도 도심재생, ‘천태만-想’ 마을만들기 - 순천시 중앙동


주민자치의 대표적 활동 마을만들기
2000년대 후반으로 오면서 마을만들기와 관련된 사례가 주민자치센터의 가장 주요한 활동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을만들기는 생활공간의 질을 개선하고 공동체를 재생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기본 성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자치센터와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의 마을만들기가 이루어졌다. 짜두리공원, 옥상정원, 꽃길 등과 같은 공용공간을 만들고 가꾸는 것부터 지원봉사나 문화, 복지와 같은 프로그램내용을 통해 공동체활성화노력을 기울이는 것까지 주민참여를 통한 다양한 창의성있는 마을만들기가 전개되고 있다. 2007년경부터 정부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도 마을만들기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순천시 중앙동의 마을만들기 사례는 시내의 기존 도심이 공동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공간 정비와 축제 개최 등을 통해 주민공동체를 회복하고 활력있는 지역으로 변모시켜가는 대표적인 마을만들기 사례이다.
중앙동은 1990년대 후반까지는 순천시의 중심시가지로서 쇼핑, 문화, 주거의 중심지였으나 2000년대 들어와서는 차차 그 기능을 잃어가면서, 빠르게 공동화 현상이 진행 중인 지역이었다. 기존도심 정주인구의 감소와 상권위축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높아갔고 이러한 주민들의 상실감을 해소할 구도심 활성화 방안이 절실한 지역이었다. 기존에 행정에서 물리적 도심공간의 정비와 경관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주민 참여형 그리고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접근은 부족하였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사업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활동을 통하여 축적된 사업경험과 주민자치위원회의 역량을 도심 재생사업으로 연결시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 행정, 시민단체, 주민자치위원회가 각각 진행해온 기존도심 재생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렇게 해서 천 가지의 모습과 만 가지의 생각으로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천태만-想”마을 만들기 사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천태만상 마을만들기의 전개과정
천태만상 마을만들기의 본격적인 사업이 전개된 것은 주로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일어난 일이지만 그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동 주민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2005년에 진행된 주민자치대학에서는 ‘다함께 돌자 동네한바퀴’라는 학습과정이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중앙동이 안고 있는 구도심공동화, 주민좌절감 등 문제점에 대하여 공감대를 갖게 되었고 초보적이나마 구도심 재생을 위한 주민자치위원회의 의제를 설정하게 되었다. 2006년에는 주민자치위원회의 힘만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꽃밭조성사업을 시도하여 경험을 쌓았다. 2007년도에는 “10년 후 우리 동네 상상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회색바다 녹색섬”이라는 주제로 좀 더 진전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2008년도에는 “천태만상 마을 만들기”라는 브랜드로 기존 도심 재생 사업에 시민참여형 도시디자인 개선사업이 진행된다. 이 사업을 통해 YMCA, 관내 성동초등학교 학생 등이 참여하는 천태만상 도심 갤러리 조성, 순천지하상가 출입구 타일벽화 조성 등이 이루어진다. 2009년에는 지속적인 문화예술마당 천태만상 마을 축제를 개최하면서 기존의 소수그룹 참여에서 YMCA, 순천중앙동 상인회, 순천대 대학생 동아리, 청소년동아리, 성동초등학교, 그린순천21, 순천KYC 등 여러 단체들로 참여폭을 넓히면서 도심 활성화를 위한 민관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활기차게 운영되게 된다.
‘천태만상 마을만들기’의 주요 사업내용을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회색바다 녹색 섬
순천시가 지원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진행한 사업으로 “회색바다 녹색섬”이란 주제로 구도심 내에 상가, 사무실 등 회색건물 사이에 작은 자투리땅을 찾아내고, 여기에 화단, 텃밭 등 녹색공간을 조성하여 깨끗하고 푸른 도시경관을 만들어가는 한편, 어려운 이웃에게는 김장김치를 나누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사업이다. 도심 내 공터 소유자를 자치위원회 인맥을 통해 설득하였고 고가의 땅을 무상으로 임대받아 쓰레기 폐자재를 치우고 펜스를 설치하여 깨끗한 공간으로 바꾼 후 배추, 무, 대파 등을 심어 어려운 이웃에 매년 김장을 하여 전달하고 있다.

 (2) 천태만상 도심 갤러리와 초록광장 조성 사업
2007년 순천YMCA가 한국 토지공사 공모에 선정된 '시끌벅적 도시 디자인' 사업으로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하면서 중앙동 마을 만들기 사업이 외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하상가의 벽면을 근처 초등학교 아이들의 작품으로 제작한 벽화로 꾸몄고, 옆의 사진처럼 이 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의 얼굴이 벽화로 그려져 있어 책임감과 친근감을 주고 있다. 이 사업은 원도심 문제에 대해 행정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활성화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사업이었다. 이후 이 자신감은 순천시 자치행정과, 중앙동, 중앙동 주민자치위원, 순천YMCA가 함께 협력하는 '원도심 활성화 추진위원회(현 천태만상 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2008년에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마을'로 중앙동이 선정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천태만상 도심갤러리는 순천시내 기존 도심지역의 모습을 벽화로 옮겨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 ‘시끌벅적 기존 도심’,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는 피부색이 다른 8명의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찬 미래를 느낄 수 있는 ‘뜀틀’, 실제 살아있는 나무와 어우러지게 그려진 벽화나무 등 인근 초등학교학생, 지역예술그룹, YMCA, 주민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든 도심 속의 이색 벽화 갤러리이다. 또 함께 조성된 초록광장은 기존의 보행자 전용도로를 활용하여 지역의 특성과 관련그룹의 참여를 통해 새롭게 디자인한 휴식문화공간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디자인된 흔들의자, 고등학교 코스프레 동아리 회원들이 디자인한 피아노의자 등 휴식공간과 랜드 마크인 시계탑, 그리고 작은 무대를 설치한 광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벽화들은 모두 초록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건물의 벽면들을 빌려 그려진 것으로 사유물인 건물주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과정을 진지하게 밟아 공용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낸 것이 바로 마을만들기만이 가진 묘미라 할 수 있다.

(3) 천태만상 마을 축제
도심에 새롭게 디자인을 입히고 특화된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지역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외부의 관심을 끄는데 좋은 계기가 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능하려면 경제, 복지 등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주민욕구의 실현을 지역활성화와 연결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중앙동에서의 마을만들기는 지역상인들의 경제적 욕구를 문화축제사업을 통해 풀어내었다. 2007년 5월부터 시작된 ‘천태만상 마을축제’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중앙동으로 오세요!”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들의 손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바로 그 ‘초록광장’에서 진행된다. 많은 비용을 들여 연예인을 부르거나 대규모 축제행사를 하지 않아도 ‘천태만상 마을축제’에는 그곳만의 문화적 향기가 있고 시끌벅적한 시민참여가 있다. 구도심발전을 위한 천막포럼 이후 무료로 공연을 하겠다는 참가자들이 늘어났고, 순천대학교 학생 등 운영을 위한 자원 봉사자도 넘쳐났다. 만화예술학과 학생들의 캐리커처 그리기, 중앙동 상인회의 차 나눔, 청소년 문화 공연, 순천시 특산물 직거래, 떡매치기, 먹거리장터, 소원목거리 만들기, 풍선아트, 메이크업, 네일아트, 리본공예, 가훈써주기, POP 글씨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초기에는 공연공간 확보를 위한 상가주변 차량통제로 상인회의 반발을 사기도 하였다. 하지만 점차 소비자들이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상인들도 마을축제의 취지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다함께 상가지역 살리기에 동참하여 협력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상인회는 축제를 위해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대대적인 바겐세일에 동참하고 있으며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마을 축제로 정착시켜 가고 있다.

순천의 마을만들기는 왜 유명할까?
순천의 주민자치 마을만들기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를 이끌었던 주민자치행정, 주민자치위원회, 시민단체가 여러차례 상을 받기도 하였다. 순천의 마을만들기가 우수하게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YMCA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천태만상 마을만들기’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김석 시의원은 이렇게 대답한다. “첫번째는 행정과 시민단체간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주민자치 운동의 시작도 끝도 그리고 갈등도 학습으로 해결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주민자치운동의 과정이 학습-실천-평가라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간과 행정이 함께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지역활성화의 동력을 끌어내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서로간의 깊은 신뢰를 다지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 있었다. 행정에서는 시민단체가 문제점만 지적하는 무책임한 집단으로 보게 되는 편견이 있다. 시민단체는 행정을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하는 관료적 병폐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을만들기 과정 속에서는 실제 오해와 갈등이 많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학습을 통해 깨우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보이지 않는 노력을 거듭했기에 서로가 서로를 기다릴 줄 아는 관계로 변해갔고, 함께 추진하는 사업들 마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