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인적물적자원연계토론회 토론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1.
올해가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인데, 비유를 들자면 사회적 기업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돈도 벌면서 좋은 일도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사익(私益)과 공익(公益)은 공존할 수 있는가? 사적 이해관계의 실현과 배타적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방법을 통해 공익을 창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언뜻 보기에도 모순되고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모순된 듯이 보이는 것을 현실가능한 일로 만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가들이다.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려면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풍부한 공동체연대의 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은 위로부터 이식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공적인 자원봉사활동이 축적되고 진화하여 비즈니스적 방법을 배우고 적용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럴 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이 무슨 신묘한 처방전인 것처럼 단기적 효과를 얻으려고 잔꾀를 부려서는 안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발전의 큰 흐름 속에서 깨닫게 된 융합적 가치를 현실의 토양 속에 접목하고 확산시켜가는 소중한 시도이다.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자원봉사영역을 어떤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할까? 시민사회의 자원봉사역량을 활용가능한 인적 자원으로만 보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관리할 것인가?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왜인가? 그것은 자원봉사역량을 대상화시키고 물건으로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고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자원봉사센터 등의 자원봉사인프라는 정부가 확보하고 있고 언제든지 동원가능한 인적 자원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자원봉사자 등 시민사회의 개인, 단체들이 좋은 뜻으로 창업하고자 할 때, 또는 그런 회사나 활동에 참여하고자 할 때 무엇을 도와주고 어떻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줄 것인가?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성공한다.
2.
사회적기업이 공공부문에 비해 일자리창출과 같은 사회문제해결에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민간부분이 갖고 있는 높은 자유도(自由度)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때문에 시민사회의 자발성을 고양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높이는 관건이고 그를 통해서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높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 가능해진다. 사실 그동안의 경험을 살펴보면 사회적기업과 같은 새로운 공익적 경제활동의 시작은 개인이나 동아리의 자원봉사 활동에서부터 태동이 되며 이것이 협동조합적 성격의 조직이나 더 나아가 기업적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때문에 자원봉사의 풀(pool)이 넓어지면 질수록 사회적기업의 토대는 튼튼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영역과 사회적기업의 영역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의 성격을 다른 활동과 구분짓는 기본원칙은 자발성, 무댓가성, 공익성에 있다. 상호연관성이 높고 몇 가지 원칙을 같이하고 유사한 형태를 띤다고 해서 앞의 기본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활동을 자원봉사와 혼용해버리면 자원봉사의 가치를 훼손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의 기반을 무너뜨리게 된다.
자칫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이 자원봉사의 자발적 영역을 침해하거나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원봉사영역은 사회적 기업 창출의 저수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단기적 실적을 높이려는 지나친 정책의지가 앞서게 되면 마치 윗논 물빼서 아랫논 물대기식으로 되어 결국 저수지를 고갈시켜 버릴 수도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되려면 사회적 협력과 공동체 연대에 기반하여야 한다. 사회적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출발선부터 약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하며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은 주로 사회복지의 영역이다. 무한경쟁의 시장질서에서 승리한 사람들, 능력을 인정받고 보상받은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이고 기부와 자원봉사는 그 구체적 실천이다. 그 경쟁에서 일시적으로 패배한 사람들이 다시 활력을 찾고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은 사회통합과 정의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이다. 공동체의 유지와 연대강화를 위한 활동은 시민사회의 책무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를 위한 전형(典型)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 이루려하는 사명의 특성은 “지역을 위해서, 사람을 위해서”라는 말로 요약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기업은 무한경쟁의 시장질서에서 내몰려 지역으로 돌아온 아버지들(은퇴자, 실직자 ; 인생이막의 새로운 설계자들이기도 하다), 명함내밀기가 두려워 멈칫거리고 있는 어머니들(주부, 경력단절여성),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젊은이들(청년구직자)에게 품앗이, 계와 같은 인간적 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한 상호부조의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활동을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참여하면서 주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역역량이 강화되고 쇠퇴한 공동체가 재생한다. 그리고 지역경제의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게 된다. 자원봉사 조직, 사회적 기업형 조직, 기존의 시장형 기업이 서로 보완하여 지역을 활성화하고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다.
3.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선 사회적 기업도 훌륭한 자원봉사 수요처임을 인식하고 이를 널리 홍보하여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배치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의 일차적 목적은 사회적 목적의 실현에 있다. 즉 공동체의 공익을 위해 존재하고 활동한다. 단지 방법으로서 비즈니스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비영리경영을 하는 기관에 자원봉사자가 파견되는 것과 비교해볼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의 공익성과 시민적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대(對)사회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창의적으로 나서서 성공한 구체적 사례들이 감동적으로 전달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에서의 자원봉사할동을 조직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이는 보수를 받는 직원이고 어떤 이는 자원봉사자가 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무의 성격에 따른 자원봉사관리와 교육의 전문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는 많은 경우 경영자문, 법률자문, 세무회계, 홍보 등 전문적 영역의 지원이다. 때문에 포르보노와 같은 전문적 자원봉사가 긴요하다. 특히 전문역량이 취약한 지방에서의 수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울의 전문자원봉사역량을 조직하여 지역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커뮤니티, 집단지성, 새로운 미디어수단의 활용방안을 연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기존의 민간 중간지원기관과의 중복을 피하고 그러한 전문민간기관들이 더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 일자리사업에 관해서이다.
자원봉사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적당한 믹싱(Mixing)은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자원봉사자로서의 명예를 확실히 해 주거나, 일자리로서의 보상(정부주도의 여타 프로그램, 취로사업형 일자리나 청년인턴제 등과 비교했을 때 매리트가 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을 확실히 해 주거나 두 가지 중 하나를 명확히 하는 것이 맞다.
전자의 경우 프로보노가 가장 전형적인 사례이다. 자기 돈 내가면서 봉사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는 양보다 질이다. 단기간에 많은 수의 자원봉사실적을 올리려는 욕심을 포기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기반으로 하여(그 활동에 참여하거나 주변에서 호의적으로 지원하는 그룹들)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창업하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거나 결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상시적 고용에는 반드시 합당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를 싼 노동력 취급을 해서는 자원봉사문화도 망치고 해당기업의 경영질서도 엉망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가예산배정의 규모와 관련이 있겠지만 양적 성과를 키우려면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전체 예산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이 정책에 두는 과감한 예산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정된 예산 하에서 목표설정을 일자리창출 규모가 아니라 이 사업이 갖는 사회적 파급효과를 높이고 잘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정책을 통해 시민사회를 만날 때는 ‘단순한 비용절감’의 차원이 아니라 행정으로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발상에 의한 공공서비스 담당자로서의 ‘파트너’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활동도 비판, 견제나 자원봉사 활동을 넘어서 생산과 경제의 영역, 현실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결합하고 경험을 축적해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활용은 그 실천적 대안의 주요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파트너십의 형성은 정부와 시민사회 쌍방향에서의 노력이 만나야 하고 공동생산의 경험과 신뢰가 축적되어야 한다.
< 토론자 소개 >
성명 : 박홍순
직책 : 열린사회시민연합 공동대표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한국자원봉사관리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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