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일 일요일

평생학습과 주민자치센터(2004.9/제 3차 KEDI 평생교육포럼 )

평생학습과 주민자치센터 : 지역혁신을 위한 기반

박홍순
(열린사회시민연합 커뮤니티파트너십센터 소장)
community@partner.or.kr

I. 지역혁신의 기본관점

지역혁신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볼 때도 근대화를 일정정도 성취한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제기되고 추진되고 있는 사회발전전략이다. 그것은 근대국가들이 추구했던 복지국가모델, 시장주도의 작은정부 모델 모두 한계가 있다는 경험에 근거한 것이고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맞는 사회발전전략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 근대 산업경제와 민주주의가 성장하고 정착되면서 또 지방자치와 분권이 확대될수록 점점 확대되고 높아지는 주민의 요구 즉, 삶의 질 향상 요구에 대한 대응에서 기존의 시스템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정부의 능력은 부족하고 경직된 관료시스템만으로는 유연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민영화를 확대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맡길 때에는 시장 기능만으로는 공공서비스를 방기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사회발전의 주체측면에서 본다면 제1섹터의 관료주의와 제2섹터의 이기주의 모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3섹터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동력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Government에서 Governance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구성원들도 이제 고립되고 수동적인 개인이 아니라 책임과 권한을 함께 갖고 참여를 통해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능동적 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곧 시민사회의 재창조와 활성화가 중요한 지점이다. 혁신을 위한 구체적 현장, 즉 지역사회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의 활성화와 행정과의 적절한 파트너십 형성이 중요하다. 정부는 협력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고 시민사회(제3섹터)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그 능력의 신장을 통해 사회적 통합발전의 주체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동생산의 경험과 영역들을 확장해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다 복잡한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즉 단기간의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사회가 갖게 된 특성 이른바 “비동시성의 동시성”의 측면을 감안하여 상대적 저개발과 불균등의 문제해결과 지속적인 성장과 새로운 삶의 질 형성이라는 과제를 함께 해결해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시병행적인 문제해결을 하면서도 중심방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 발전의 비전에 대한 구성원간의 합의와 공유를 바탕으로 갈등을 줄이고 창조적 활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특구정책의 추진에 있어서 지역의 주체들에게 있어 과연 ‘경제하려는 의지’가 형성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 기업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기업하기 어려운 풍토를 이야기하고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의 소외의 해소와 분배만을 주장하기 시작하면 사회적 갈등과 대립, 불신이 증폭되고 지역사회의 미래 비전에 대한 전망을 세울 수가 없다. 이러한 조건에서 과거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기초한 첨단기업육성정책만으로는 사회적 갈등을 더욱 조장시킬 뿐이지 지역혁신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역 차원에서도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새로운 성장발전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켜야 하며, 국가경영의 측면에서도 사회전체의 지원인프라를 형성하고 지역특성화를 통한 실험전략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획득하고, 글로벌한 시각과 적용 속에서 지역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발전의 요구와 지역산업경제발전에 대한 요구가 상호 대립적으로 가지 않고 상생하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혁신전략이 필요하다.


Ⅱ. 지역공동체와 혁신의 동력


커뮤니티(Community)의 형성과 발전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인간이 자유 없이는 살 수 없듯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없이는 행복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없다. 현대사회에 와서 도시생활이 현대인 대다수의 생활양식이 되면서 공동체를 상실한 듯이 착각하게 되었지만, 역으로 개인주의와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성을 갈구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공동체는 머리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의 현장 속에 바로 “여기에” 위치하여 있다. 중앙중심의 근대 산업화는 많은 문제를 초래하였다. 지역경제의 추락과 주택의 노후화, 전통적 상가의 몰락, 문화시설의 부족 등이 그것이다. 또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위기는 만성적 대량청년실업, 가족붕괴와 범죄, 쓰레기 등 생활환경의 악화, 교육환경의 열악, 사회적 신뢰상실 등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바로 공동체성의 회복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 지역공동체의 재생과 혁신으로부터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실현해나갈 주체형성 또한 “여기에” 살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 스스로의 참여와 새로운 관계맺음에 의해서이다. 앞에서 얘기한 제3섹터, 시민사회의 재창조와 활성화의 구체적 현장은 시민들의 생활세계영역인 지역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된다. 거버넌스의 기초는 마을마다 거리마다 존재하고 또 만들어가야 할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와 행정과의 적절한 파트너십 형성이고 이를 조정하고 촉진하고 도와줄 수 있는 NPO들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부터이다.
국가차원에서는 지방과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혁신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일률적으로 실시하기 곤란한 개혁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실현하자는 것이 지역혁신전략이고, 지방분권화시대를 감당해나갈 지역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도 지역혁신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제 자리를 잡기 위해 필수적인 지역혁신이 가능키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행정적 조치로 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현대사회의 공동체운동에의 요구, 즉 밑으로부터의 시민사회운동과 만날 때만이 혁신의 동력을 공급받게 되고 그 본질의 실현에 접근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풀뿌리로부터의 운동, 즉 마을만들기운동과 주민자치운동, 평생학습운동과 자원봉사운동 등은 지역혁신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민간시민운동이 지역혁신의 주체적 동력으로 존중받고 그 경험이 올바로 결합된다면 지역주민들로부터 나오는 자발적 의지와 능력을 지역혁신의 에너지로 전환시켜낼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경직된 관료시스템의 행정조직을 가지고서는 접근해가는 데 한계가 있다. 여기서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 지역사회의 전문적 NPO들이 파트너로서 실질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과 여건 제공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제3섹터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선행되고 가버넌스적 시각에서의 관계형성이 중요하겠지만 그와 함께 실질적으로는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물적 설비와 활동재원, 필요한 정보와 지식과 같은 인프라의 건설을 위한 행정적 책임이 중요하다. 같은 공익적 활동을 하면서 관료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막대한 재정지출에 비한다면 이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투자가치가 높은 것이다. 또 그것은 날로 심각해져가는 고학력실업문제를 고려할 때 헌신적이고 전문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들이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지역혁신전략은 지역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의 양 측면 모두에서 추구해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당면한 지역혁신의 과제를 첨단산업단지의 유치나 그를 위한 인프라 구축정도로 귀결시킨다면 그것은 과거 개발 년대에 중앙의 재원을 지원받아 토목건설 위주의 지역개발을 추진하였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게 된다. 수많은 대규모 지방공단들이 조성되었지만 지역민들의 생활과는 관련성이 떨어지고 그나마 비효율적인 중복투자와 공실률로 부실한 재정적자의 누적으로 귀결되었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또 지방의 산업발전이 그 지역의 주민들의 삶과 무관하게 되고 오히려 지역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교육과 복지, 환경과 보건, 주거와 문화 등 지역주민들의 삶을 규정하는 사회발전 영역에서의 새로운 성장과 혁신이 병행될 때만이 지역혁신전략은 비로소 총체성을 담보하게 된다.
아니 그것은 단순한 병행이나 보완이 아니라 올바른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의 창출과 성장 동력의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또 그럴 때만이 지속적 발전이 가능해진다. 질 높은 교육과 문화,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추지 않고서야 공공기관이나 IT산업을 유치하고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지역에 정주토록 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또 지식기반산업의 활성화가 그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시민사회의 의식문화수준의 향상 없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안정적 영업과 노동자들의 소비가 없고서야 어떻게 내수시장의 확보가 가능하겠는가? 결국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투자는 경제와 산업발전을 위한 선순환적 투자인 것이다. 더욱이 관료주의적 비효율성과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투자가 아니라 민간시민사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고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지역경제영역과 사회문화 영역에서 함께 형성되고 결합된다면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이고 상생의 길이 될 것이다.
 

Ⅲ. 평생학습과 지역공동체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된 것은 포스트모던의 지식기반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생활세계의 삶의 방식들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가야 하는 시민사회 스스로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학습자 중심적 관점은 곧 학습주체인 시민의 자주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21세기 포스트모던의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생활세계의 삶의 방식들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가야 하는 요구가 존재하며, 시민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런 시민들에게는 현대생활에 필요한 지식정보의 습득, 다양한 갈등의 중재능력, 자기소외로부터의 해방, 개인주의의 극복, 시민들의 능동적 공동체 활동 참여, 개인과 공동체간의 조화로운 관계형성 등의 욕구가 존재하며 시민교육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교육적 내용과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때문에 생활세계를 위협하는 외부로부터의 위험에 대처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해 가는 시민사회의 담론형성과 실천행위인 시민사회운동은 본성적으로 평생학습과 만날 수밖에 없으며, 그 주요한 담당자가 되어야만 한다.
한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여 가는 데 있어 국가나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 모태가 되기도 하고 대상이 되기도 하며, 더 나아가 비판과 견제, 새로운 창조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시민사회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시민사회야말로 한 사회의 성장발전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영역이다.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인 시민들이 어떠한 의식과 삶의 문화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시민사회의 수준과 역할이 규정된다고 했을 때, 그러한 시민들의 의식성장과 삶의 양식들을 변화시켜내는 기초가 되는 분야가 시민교육이고, 시민운동이 진정 시민사회를 대변하고 이끌어가려 한다면 무엇보다도 시민교육에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시민교육의 측면에서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갖는 1차적 특성이자 장점은 교육주체의 자주성과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각성과 자율적인 선택을 기초로 하는 근대민주사회에서 시민들의 자기성장과 발전, 나아가 공동체의 한 성원으로서의 책임성을 갖춰나가는 것은 국가행정권력의 강제적인 힘이나 제도적인 규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없으며, 시장논리에 내맡겨서도 그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 시민교육의 주체, 특히 성인교육의 주체와 관련하여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교육의 주요한 영역을 국가와 시장이 선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결국 향후 평생학습을 시민사회가 어떻게 끌어안고 갈 것인가가 평생교육의 본래적 사명에 제대로 접근하고 올바로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최대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평생교육담론은 시민사회영역의 문제이며 생활세계의 삶과 관련된 문제들이란 것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은 지역사회이다. 시민들의 생활세계의 삶의 방식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 가야 할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평생학습이고, 그것을 주요하게 담당해나가야 할 영역이 시민사회영역이라고 했을 때, 그것을 구체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동력은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운동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들어 평생학습분야에서도 마을만들기활동, 주민자치운동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실천활동과의 결합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또 시민단체들에 의한 민주시민교육에서의 새로운 경향, 즉 풀뿌리지역사회에서의 시민교육, 체험학습, 소모임의 결성과 실천으로의 연결, 참여자 중심의 교수방법 등의 강조도 그러한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민중교육으로부터 시작하여 민주시민교육을 거쳐 새로운 모색을 거듭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시민교육운동이 자연스럽게 여기로 수렴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론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시민사회의 현실적 요구가 그러하기에 시민단체들도 거기에 조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일본에서의 평생학습운동의 전개도 마을만들기로 대표되는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실천운동과 깊게 결합되어 있다. 일본의 평생학습사회 추진과정을 보면 최근으로 올수록 더욱 더 시민참여와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고, 단지 교육분야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정책, 사회정책, 노동, 산업정책과 결합하여 통합적으로 사고되어지고 있다. 평생학습 마을만들기 유형에서도 초기에는 국토교통성과 농림수산성 등의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들, 즉 행정주도형 마을만들기가 진행되었고 다음으로는 평생학습기회제공과 상담체제 구축 및 평생학습센터 신축 등 시민들에게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마을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평생학습추진을 위한 마을 만들기로 학습성과를 살려 자원봉사와 NPO를 활성화해서 지역재생을 꾀하거나 기획과 실행과정에의 시민 참여를 통한 새로운 지역사회의 혁신을 꾀하는 민관파트너십에 입각한 상생의 마을만들기운동이 주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것은 과거의 탑다운형 방식에서 바텀업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고 성숙한 시민사회, 지방분권 시대에 조응하는 지역특화발전과 혁신전략으로서 시민참여와 협동, 또 그 과정으로서의 평생학습을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평생학습추진 사업의 특징 중에 하나는 지역의 평생학습사업이 공민관을 거점으로 한 커뮤니티 재생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공민관이 본래는 사회교육기관으로서 설치되었고 운영되어 왔지만 사회교육 이외에도 행정관계 단체, 지역내 시민단체, 지역주민행사 등과 관련된 업무들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지구공민관들은 사회교육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많은 행정정보를 제공하면서 균형있는 마을 만들기의 추진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린 활동을 전개하였다. 교육시설로서의 공민관에서 지역만들기, 마을살리기의 거점시설로서 발전시키면서 주민의 의견과 제언, 아이디어 등이 용이하게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 반응할 수 있는 안테나 역할을 하였고, 이것이 지역혁신을 위한 평생학습거점 시설 활용의 한 예가 되고 있다.

Ⅳ. 평생학습거점으로서의 주민자치센터

우리나라에서의 주민자치센터의 설치와 운영은 지역사회 행정과 시민참여활동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단지 동(읍․면)사무소에 설치된 주민서비스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그 지역사회 전체단위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 각종 문화, 복지, 교육, 편익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설정되었으며, 특히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맞물려 설계되었기 때문에 더욱 더 주민참여에 의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측면을 중요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도와 해결하는 주민광장이고 주민들의 참여와 자주적 관리에 의해 운영되는 주민자치기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센터의 기능은 문화여가기능, 시민교육기능, 정보교류기능, 협동경제기능, 지역복지기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기능 중에서 지역실정에 따라 역점 기능을 달리 할 수도 있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지역의 문화, 교육, 정보, 경제, 복지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주민들이 직접 참여케 하는 자치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주민자치센터는 평생교육정책의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훌륭한 평생학습거점 내지 단위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 주민자치력의 향상과 지역공동체의식의 함양이라는 자치센터 본연의 사명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도 전제가 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민주공동체의식으로 의식화되는 것이 필수이다. 주민자치센터의 사명실현정도를 가늠하는 것은 곧 그 주체인 지역주민들과 주민자치위원들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공동체시민의식의 체현정도에 비례하는 것인 만큼 주민자치센터가 다른 어떤 기능보다도 시민교육기능에 중점을 두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동안 주민자치센터 운영과정에서 발굴된 우수 프로그램들을 보면 방과 후 교실이나 어린이도서관 운영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참여를 높이고 가족단위 체험학습프로그램으로 발전한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나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등 지역사회 알기 교육 프로그램, 농촌지역 여성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문해교육, 부모역할훈련, 주민자치위원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등 현장성 있고 역동적인 학습프로그램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취미교양이나 직업훈련 등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에서 개설된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으므로, 시급한 것은 올바른 시민교육의 내용과 프로그램 개발의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등 지원기관들의 미래지향적인 컨텐츠 개발과 주민들과 잘 호흡할 수 있는 현장실무인력의 양성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상호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지원체계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 하에서는 효율적인 지원체계가 구축되는데 여러 가지 장애가 발생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지방자치제도에 있어 행정과 교육부분이 통합되어 종합적인 정책과 효과적인 지원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커다란 국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 정부의 여러 가지 국정과제들 중에서 이 과제만큼 현실성과 객관적 비중을 갖고 추진되는 과제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 과제는 단기간에 쉽게 실현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 과제 실현을 위한 충실한 기초를 놓았는가 하는 것이 후세에 현 정부에 대한 평가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정부들이 늘 그래왔듯이 일시적인 정치적 필요에 따라 우리사회의 주요한 핵심과제들이 제멋대로 재단되고 포장되어 추진되다가 정권의 운명과 함께 힘을 잃고 사라지는 전철을 밟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또 정치적 판단에 의해 너무 쉽게 과거의 성과나 축적물들이 무시되고 그 위에 새로운 것들을 급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역혁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혁신과 함께 지역시민사회의 활성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것은 위로부터의 행정적 조치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시민사회운동과 만날 때만이 혁신의 동력을 공급받게 되고 그 본질의 실현에 접근해 갈 수 있다. 지역사회의 혁신은 그 지역에 뿌리박고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생각과 삶이 혁신될 때만 가능하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은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평생학습의 과정과 그 속에서 길러지는 주민자치의 역량이다. 지역사회의 새로운 산업발전전략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도 그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역의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그것의 요체는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자주적 의지와 무한한 창조력을 결합시키는 것이고 그를 위한 새로운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사고방식과 시스템을 요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전 시기부터 배태되고 새롭게 성장해 온 자산을 근거로 할 때 현실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평생학습사회건설을 위한 오랜 노력들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지역평생교육협의회,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 평생학습축제 등의 인프라들, 마을만들기와 주민자치를 위한 시민사회운동과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자치센터, 주민자치센터박람회, 전문적 NPO 등이 그러한 것들이고 이것들을 옳게 결합시킨다면 지역혁신을 위한 밑으로부터의 기반을 형성하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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